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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책서평

친절한 교수의 강의 같아서 좋았던 오동명의 보도사진 강의

by 썬도그 2013.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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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참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사진만큼 핫한 매체도 없죠. 뛰어난 재현력과 증명성의 기본 능력치에 디지털 시대에 맞아서 일상성과 쉬운 조작감이 더해져서 가장 널리 빠르게 퍼지는 매체가 바로 사진입니다. 

이런 사진의 홍수 시대에 우리는 사진에 울고 웃고 분노하기도 하며 사진에 낚여서 멘붕이 되기도 합니다. 

사진의 이런 대홍수 시대에 다양한 장르의 사진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르는 보도 사진이라고 하는 포토저널리즘 사진입니다. 8월 초부터 로버트 카파 사진전이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다고 하는데 벌써 흥분이 됩니다. 


오동명의 보도사진 강의

오도독 전자책 서비스에서 오동명의 보도사진 강의를 오도독 체험단으로 읽어 봤습니다. 
이 책은 제가 좋아하는 보도사진에 대한 제목을 하고 있네요. 저자가 누구인지도 어떤 내용인지도 안 보고 충동구매를 했습니다. 

책을 다 읽고 저자를 찾아 봤습니다
놀랬습니다. 상당히 많은 책을 썼고 그 책이 에세이와 사진에 관한 책이 많네요. 출판사가 다 다르고 너무나 확연히 다른 책들이라서 오동명이라는 저자가 맞나? 한 권 한 권 다 찾아보니 놀랍게도 동일 저자였습니다. 

저자 오동명은 제일기획에서 근무하다가 국민, 중앙일보에서 사진기자를 하다가 언론사의 자기 반성을 촉구하며 <언론 탄압이라고 주장만 하기에 앞서>라는 대자보를 남김 뒤 언론사를 나온 열혈 기자입니다. 자기반성이 없는 현재의 한국 언론에 과감하게 돌맹이를 던지고 나온 분이네요. 사진기자분이 사진집도 아니고 이렇게 다양한 글 쓰기를 하는데 탐복을 안 할 수가 없습니다. 뭐 좀 비판하자면 글쓰는 솜씨가 썩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친근감 있고 정감어린 구어체에 가까운 글쓰기는 생기가 돋습니다. 

지금은 제주대학 언론홍보학과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분입니다. 
책 '오동명의 보도사진 강의'는 충남대 언론정보학과와 전북대 신문방송학과의 보도사진 강의를 바탕으로 한 책입니다. 
학생들과 강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 책입니다. 하나의 강의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책의 수준은 사진에 잘 모르는 대학생들을 위한 수준이기에 아주 깊지 않습니다. 이게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저는 이 책이 상당히 많은 부분을 보도사진에 대한 여러가지 경험담과 다양한 예시를 들어주면서 천착하는 책인 줄 알았는데 그렇게 깊지는 않습니다. 

저 같이 보도사진 관련 책을 많이 해치운 사람에게는 약간 든든한 한끼 식사가 될 수 없지만 이제 막 보도사진에 대한 매력, 혹은 미디어의 속성, 사진이 말하지 않는 진실 등의 우리가 매일 접하는 보도사진의 진실을 탐닉하고 싶은 초보자에게는 꽤 좋은 책입니다.

책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먼저 보도 사진 아니 사진에 대한 깊은 사유부터 합니다. 
학생들에게 자신의 첫 사진(대부분 돌 사진이나 아기 사진이죠)을 그림으로 그리면서 사진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부터 시작합니다. 사진은 있는 그대로로 담는다고 하지만 언제든지 내 상황과 상태에 따라서 달리 해석되어 진다는 것을 유려하게 풀면서 시작 합니다. 



그리고 보도 사진가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촛불 시위를 촬영한 사진기자가  일부 과격한 촛불 시위자가 전경을 때리는 모습을 카메라로 담고 그걸 신문 1면에 냈다면 그건 기만적인 사진입니다. 일부를 전체라고 매도하는 사진이죠. 아마, 이런 모습 때문에 저자가 보수 언론사에 대자보를 쓰고 나온 것 아닐까요? 

그 누구보다 보도사진가 즉 사진기자는 양심적이어야 합니다. 또한, 목격자여야 합니다. 그러나 이 분별력 없고 자기기만적인 사진기자의 문제를 저자는 개탄스러워합니다. 그 이유는 한국 언론의 후진성 때문입니다. 사진기자가 아무리 정직하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담아도 사진 셀렉팅을 하는 것은 사진부장과 데스크라고 하는 편집국의 일이니까요. 그 상전들이 게이트키핑을 하니 항상 왜곡된 사진들이 신문 1면을 장식합니다.

저자는 이런 모습을 열정만 있고 윤리성과 논리성이 없는 파파라치라고 혼지검을 냅니다
또한, 사진을 찍기전에 사전 지식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말하고 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끼듯 사진도 아는 만큼 사진에 올곧하게 담을 수 있습니다.

2장에서는 촬영의 기초를 소개하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사진학과가 아닌 언론에 관련된 학과 학생들을 위한 강의다 보니 사진 혹은 초라영에 대한 기초를 설명합니다. 그런데 이 부분도 상당히 미끈하게 잘 절명합니다. 나름 사진에 대한 지식이 많다고 했는데 저자가 정리해주는 카메라 구조와 렌즈의 종류와 카메라 역사는 아주 솔깃합니다.

3장은 보도 사진이란 무엇인가가 나오는데 이 책의 핵심 단락입니다

사진은 사진으로만 말한다는 자만감을 버리라고 저자는 지적하고 있는데 참으로 공감이 갑니다. 대부분의 보도사진은 사진 한장으로 그 현장 상황을 다 설명할 수 없습니다. 물론 그런 사진들이 있습니다. 어떤 캡션이 없어도 사진만 딱 보고 모든 것을 파악하는 보도사진이 있긴 하지만 아주 극히 일부의 사진이 그렇고 대부분은 캡션이라는 설명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퓰리쳐 상을 받은 보도사진 대부분은 밑에 설명이 있습니다. 

저자는 사진을 사진으로만 전달한다는 감성주의를 비판하며 감정의 진폭을 막아줄 설명(캡션)을 적극 사용핸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추상화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습니다.
사진의 추상화란 전체를 하나로 보여주면서 전체를 다 나타날 수 있게 하는 것이 추상화입니다.
사진 한장에 그 상황을 다 담는 사진이 정말 멋진사진이고 우리를 흔들어 놓는 사진입니다. 저는 이런 추상화가 멋진 사진에 탐복을 합니다. 그리고 사진기자가 누구인지 사진작가가 누구인지 봅니다.

정말 사진 잘 찍는 사진기자들은 추상화의 대가입니다. 한 장의 사진에 그 현장 상황과 이해타산을 모두 담은 사진들이 정말 멋진 사진들입니다. 그리고 제가 듣고 싶었던 저자의 사진기자 시절의 경험담이 쭈루룩 나옵니다. 

흥미로운 경험담이 참 많습니다 그중 하나가 전두환, 노태우 전직 대통령이 김영삼 정권 때 반란수괴 혐의로 검찰 출두를 앞두고 있었습니다. 이 둘은 현충원 참배를 하고 난 후 강남 고깃집에서 양주 여러 병을 깠습니다. 낮술을 마신 두 현직 대통령은
휘청거리면서 계단을 내려옵니다. 이 모습을 사진기자들이 카메라에 담았지만 다음날 신문에는 현충원 참배 하는 모습만 담깁니다. 왜냐하면,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라고 할 수 있죠. 

저자는 이런 것은 기만적 행동이라고 비판을 합니다. 오히려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라고 하는 것이 언론의 사명임에도 우리의 언론은 권력의 시녀마냥 행동했습니다. 이런 모습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 가장 절 흔들어 놓은 문장이 나옵니다. 
언론의 균형에 대한 설명인데 정말 멋진 비유입니다.

요즘 언론 보면 기계적으로 이쪽 이야기, 저쪽 이야기만 소개하고 중립 지켰다고 좋아합니다. 그건 기계적 중립입니다. 때로는 한쪽으로 기울어주는 것이 언론의 균형입니다. 그러나 지금 한국의 언론 대부분은 한쪽에 서 있으면서 중립이라고 우기고 있습니다. 개탄스러운 현실이죠. 자전거가 코너에서 쓰러지지 않기 위해서 한쪽으로 몸을 기울이는 모습처럼 균형잡기를 하는 언론이 많아져야 할 것입니다.

4장에서는 다양한 보도사진의 세계와 보도사진의 구분점과 차이점과 노하우가 살짝 소개됩니다
5장에서는 사진들의 과제 내용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보도사진과는 연관이 없긴 하지만 쉬어가는 페이지로써는 괜찮습니다. 그리고 저자의 첨삭지도도 재미있고요. 

이 오동명의 보도사진 강의는 깊이는 깊지 않지만 학생들이 강의를 듣듯 친근하고 세련된 비유과 저자의 현장 경험 그리고 언론의 바른자세를 잘 설명하고 있어서 깊이 빠져들어서 읽을 수 있습니다. 보도사진 혹은 사진기자가 되고 싶은 분들에게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또한, 언론의 생리와 사진기자의 삶 또는 미디어의 이면을 들어다보는 혜안도 들을 수 있는 책입니다. 

이 글은 오도독 체험단에  참여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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