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매력이 없는 제품도 가격이 싸면 없던 매력도 생겨납니다. 정확하게는 싸다는 매력이 생기는 것이고 이 싸다라는 매력은 그 어떤 장점보다 뛰어난 장점입니다. IT제품들 중에 고가의 제품들이 꽤 많죠. 특히나 막 출시한 IT기기들은 상당한 고가에 화들짝 놀랍니다.
하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가격이 팍팍 떨어지는 것도 IT기기입니다. 제품이 잘 안 팔리면 빠르면 3개월 후에 가격이 10%를 넘어 20% 혹은 30%까지 떨어지고 6개월 혹은 1년이 지나면 50% 이상 확 떨어집니다. 이렇게 큰 가격 변동폭으로 인해 합리적이고 실속 소비를 하는 분들은 최신 제품을 구매하기 보다는 철이 지난 혹은 후속기종이 나왔을 때 낙엽보다 더 빠르게 떨어지는 전작 모델을 구매합니다.
사고 싶었던 미러리스 카메라를 33만원에 구매하다
고민을 며칠 간 했습니다. 동영상 촬영용으로 쓰고 있던 삼성 IT100이라는 똑딱이 카메라가 자주 말썽을 일으켜서 대체제를 고르고 있었습니다. 캐논의 하이엔드 카메라를 살까 아니면 HD캠코더를 살까 고민만 하고 있었습니다.
장시간 동영상 촬영을 해야 한다면 HD캠코더가 맞겠지만 그런 장시간 촬영이 아닌 스케치 용도라서 캠코더는 제외시켰습니다. 그 다음으로 들어온 것이 광학 21배 줌이 되는 캐논의 하이엔드 카메라들이었습니다. 이미지센서 크기는 작지만 슈퍼 줌에 사진과 동영상 촬영을 모두 만족할 수 있기에 고려를 해봤습니다만 이미지센서가 컴팩트 카메라에서 많이 쓰는 1/2.3인치 형이라서 화질 부분에서 제외를 시켰습니다.
DSLR의 무거움을 대신하면서도 화질은 DSLR급이고 동영상도 가끔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를 생각해보니 정답은 미러리스 밖에 없더군요. 하지만 미러리스 너무 비쌉니다. 50만원이라고 해서 좋다고 클릭하면 렌즈 미 포함 ㅠ.ㅠ 렌즈 포함하면 70만원이 훌쩍 넘어가죠. 그래서 손가락만 빨고 있었습니다.
그때 희소식이 연말이 들려 왔습니다. 티몬에서 올림푸스의 팬 미니 E-PM1이 표준 줌렌즈(번들) 포함애서 319,000원에 판매한다고 하네요. 앗싸~~~ 바로 구매 했습니다. 이렇게 싸게 파는 이유는 아마도 재고 털어내기 같네요. E-PM2라는 후속기가 작년 10월 경에 출시 되었습니다. 이렇게 후속기종이 출시되면 전작은 가격이 확 떨어지고 생산중단을 단행합니다.
그 재고 물량털이가 단행되었고 냉큼 집어들었습니다.
16기가 메모리 포함해서 실제 낸 가격은 33만원이었습니다.
제품은 올림푸스 팬 미니 E-PM1과 16기가 SD메모리와 UV필터가 포함된 가격입니다.
개봉을 하니 메뉴얼과 CD가 있네요. 이런 것 요즘은 잘 안 읽습니다. 만져보다가 막히면 그때 보죠. 하지만 초보자들은 부디 꼼꼼하게 읽고 공부하셨으면 합니다. 만지다 궁금한 것 대부분은 메뉴얼에 있습니다. 저야 여러 카메라를 다루어봤기에 금방 익히기에 메뉴얼은 나중에 읽어 봤습니다.
열어보니 에어캡으로 둘러쌓인 바디와 렌즈가 보입니다
이게 구성품입니다. 배터리 충전기가 상당히 크네요. 반면 제품은 생각보다 너무 작았습니다. 이건 마치 컴팩트 카메라 크기네요. 나중에 쥐어보고 만져보니 작아도 너무 작아서 미러리스라기 보다는 컴팩트 카메라 같았습니다. 여자분들에게 아주 좋겠는데요. 외장형 플래시가 있고 상단에 검은 복주머니 같은게 있었습니다. 뭐지? 이 복주머니의 정체는 뭐지?
미러리스 카메라의 최대 약점은 배터리입니다. 액정 디스플레이를 파인더로 삼기 때문에 DSLR보다 배터리 소모량이 심하죠. 따라서 한번 충전해서 하루 종일 쓸려면 완충을 한 상태로 출사를 나가야 합니다. 배터리 용량은 1150mAH입니다.
렌즈는 M.ZIUKO DIGITAL 14~42mm F3.5~5.6 2 R 입니다. 렌즈 중간에 UNLOCK버튼이 있는데 이게 뭔지 몰랐습니다
그런데 렌즈를 바디에 연결해보니 촬영이 안됩니다. 렌즈가 잠겨 있다고 어쩌고 칭얼거려서 둘러보니 이 UNLOCK버튼을 누르고 렌즈를 돌리니 딸깍 소리가 나면서 렌즈가 열립니다.
렌즈 잠금 버튼이네요.
이 렌즈는 비구면 렌즈 3매와 7군 8매로 이루어졌고 화각은 29~75도까지 됩니다. 무게는 115g이고 필터는 37mm를 사용합니다. 렌즈 가격만으로 약 12만원 정도 하는데 전동 줌렌즈가 아니라서 침동식(심동식)렌즈는 아닙니다.
올림푸스 미러리스 카메라에서 사용하는 이미지 센서는 포서드라는 이미지센서로 풀프레임 이미지 센서보다 작고 삼성과 소니의 미러리스 제품에서 사용하는 APS-C형 보다도 작습니다. 그러나 화질의 차이는 눈에 확 띄지는 않습니다. 다 거기서 거기죠.
포서드 방식을 쓰는 파나소닉의 미러리스 제품과 렌즈 호환도 되니 올림푸스 렌즈 중에 맘에 안들면 파나소닉 렌즈군을 살펴봐도 됩니다.
올림푸스 미러리스 제품 모두가 포서드를 사용하죠 OM-D라는 뛰어난 올림푸스 미러리스 조차도 포서드입니다. 이 포서드 보다 작은 크기의 미러리스가 니콘의 J1, J2입니다. 그 밑에가 컴팩트 카메라들이 많이 쓰는 1/2,3형 이미지센서를 사용합니다. 센서 크기가 클 수록 화질은 좋아집니다.
미러리스 답게 반사경도 없고 펜타 프리즘도 없습니다. 따라서 반사경 올라갔다 내려가는 찰진 셔터음과 물리적 충격은 없습니다. 대신 크기가 작고 얇죠
렌즈 앞 UV필터를 끼다가 뭐가 벗져집니다. 저건 뭘까요? 일단 돌려서 껴 놓았습니다만 잉여 부품은 아닐테고 뭔 역활을 하겠죠. 고객센터에 물어보니 저 부분은 렌즈 후드 장착할 때 빼야 하는 부분이라고 하네요. 아하! 렌즈 후드도 사야겠네요 흠...
배터리 넣을때는 앞 뒤 구분이 있으니 잘 넣어야 합니다. 구석에 모서리 부분이 요철이 있는 것을 보시면 어떤 방향인지 알 수 있습니다.
안을 들여다보니 요철 부분이 맞물리는 부분이 있군요
메모리도 16기가 먹여주었습니다
외장형 플래시는 탈 부착이 가능합니다.
플래시 사용을 극도로 싫어하기 때문에 처음에만 붙여 놓았고 나중에는 빼 놓았습니다.
상단을 보니 맨 오른쪽에 전원버튼과 그 옆에 셔터버튼이 있고 아무젃도 없습니다. 크기도 작지만 두께도 무척 얇습니다.
그리고 검은 복주머니 같은 것을 쪼물 거리다가 뒤에 벨크로 가 있는 것을 보고 카메라 스트랩에 걸어 보았습니다. 잘 붙네요. 그 안에 렌즈 뚜껑을 넣었습니다. 오호!! 딱 맞네요. 렌즈 뚜껑 저거 한 3개월 지나면 어디에 갔는지 기억도 안나겠죠. 뚜껑은 분실할 때 완성되잖아요. 하지만 분실 방지용 주머니가 분실을 막아줄 듯 합니다.
보호필름을 붙인 뒷면에는 상단에 빨간 녹화버튼이 있고 그 밑에 INFO버튼과 휠 다이얼이 있습니다. 그 밑에 메뉴와 재생 버튼이 있는데 다른 카메라 버튼과 위치나 사용법이 비슷하기에 금방 익힐 수 있었습니다
다만 DSLR보다 다뤄야할 메뉴가 상당히 많습니다. DSLR은 아직 기계적인 느낌이 강하지만 미러리스 카메라는 컴팩트 카메라 아니 그 이상의 다양한 설정들을 제공하기에 이리저리 들어가 보면 상당히 복잡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다뤄야 할 메뉴가 많습니다.
표준 줌 렌즈를 다 돌려보니 이렇게 피노키오 코 처럼 쑥 나오네요.
저는 이동하면서 바로바로 찍기 때문에 수시로 카메라르 껐다 켰다 해야 합니다. 그런데 올림푸스 팬 미니 E-PM1은
전원을 넣고 렌즈 락을 풀어야 하는 2중 과정이 있습니다. 이게 좀 불편해서 고객센터에 물어보니 렌즈 락 기능은 렌즈가 튀어나와 있어서 들고 다니다가 지나가는 사람에게 부딪히거나 걸리적 거릴때 필요한 것이지 계속 촬영할 거면 락 상태로 안 해 놓아도 된다고 하네요.
이 렌즈 락 기능을 사용하면 렌즈 코가 쑥 들어갑니다. 출사갈 때는 락 안하고 카메라 가방에 넣을 때만 락을 걸면 되겠네요
메뉴를 누르면 아트, iAUTO, SCN, 동영상, PASM모드, SETUP이 있습니다.
아트는 올림푸스의 아트필터 6종을 사용해서 촬영을 할 수 있고
iAUTO는 인텔리젠트 오토라고 해서 카메라가 설정을 스스로 인식해서 촬영하기 때문에 초보자들은 여기에 놓고 촬영하면 됩니다. 매크로 사진이면 스스로 매크로 모드로 변신을 하죠.
SCN 모드는 씬 모드라고 해서 매크로, 풍경, 어안, 파노라마 등 다양한 촬영 모드를 지정해서 촬영할 수 있습니다. 매크로나 파노라마 사진 찍을 때 이 SCN으로 들어와야 합니다.
PASM은 중급자 이상이 사용하면 좋은데요. 프로그램 모드 셔터 우선, 조리개 우선, 메뉴얼 모드를 여기서 설정할 수 있습니다.
SETUP은 카메라 기본 설정을 하는 곳입니다
RAW파일로 촬영하고자 이리저리 둘러봐도 어디서 설정하는지 몰랐는데요. SETUP에 들어가니 상단에 카메라1 속에 있습니다.
위 이미지에서 화상효과설정 밑에 보면 왼쪽으로 된 화살표가 있죠. 저기를 누르면 RAW파일 설정과 동영상 해상도 설정을 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기능들이 참 많네요. 브라케팅 촬영, 손떨림 보정도 있고요. 렌즈에는 손떨림이 없고 바디에만 있네요
개인설정 부분도 있는데 이 부분은 생소한 곳이라서 메뉴얼 보고 공부를 좀 해야겠습니다. 개인설정이 상당히 뛰어나 보입니다.
팝아트 등의 아트필터등이 있는데 개인 취향은 아니라서 별로 쓸 것같지는 않네요.
몇장을 샘플로 찍어 봤습니다.
주간 촬영 모드는 그런대로 만족스럽지만 역시나 예상대로 야간의 저 자글자글한 노이즈는 좀 심하네요. 제가 쓰고 있는 D3100 보다 훨씬 떨어집니다. D3100이 화상엔진이 좋아서 그런지 노이즈 억제력이 상당히 좋은데요. 올림푸스 팬 미니 E-PM1은 마치 니콘 D40급으로 야간 촬영시 노이즈 억제력이 떨어집니다. 따라서 야간 촬영 보다는 밝은 곳 혹은 주간 촬영에 적합합니다. 이 모습은 이미 알고 있었기에 크게 실망하지는 않았습니다.
노이즈가 그렇다고 거북스럽게 심한것도 아닌데요 뭐
올림푸스 팬 시리즈 스펙비교
| E-PM1(보급 미니형) | E-PL3(보급형) | E-P3(고급형) |
유효화소수 | 1230만화소 | 1230만화소 | 1230만화소 |
화상처리 엔진 | TruePic 4 | TruePic 4 | TruePic 4 |
액정 모니터 | 3인치 46만 픽셀 | 3인치 46만 픽셀 | 3인치 OLED 61만 픽셀 액정, 터치스크린 |
측거 영역 | 35 | 35 | 35 |
셔터 속도 | 60~1/4000 밸브 모드 지원 | 60~1/4000 밸브 모드 지원 | 60~1/4000 밸브 모드 지원 |
ISO 감도 | ISO 200~12800 | ISO 200~12800 | ISO 200~12800 |
연속 촬영 속도 | 고속연사 1초에 5.5장 | 고속연사 1초에 5.5장 | 1초에 3장 |
내장 스트로브 | 없음 | 없음 | 있음 |
아트 필터 | 6종류 | 6종류 | 10종류 |
아트 이펙트 기능 | 불가 | 가능 | 가능 |
아트 필터 브라켓 | 가능 | 가능 | 가능 |
사용전지 | 리튬이온 충전지 | 리튬이온 충전지 | 리튬이온 충전지 |
무게 | 217g | 265g | 321g |
올림푸스 팬 미니 E-PM1은 생각보다 작은 크기에 목에 걸고 다녀도 덜렁거리지도 무게감도 느낄 수 없어서 좋았습니다. 출사 갈때나 자전거 타고 다닐때도 목에 걸고 다녀도 될 정도네요. 봄이 되면 자전거와 함께 다녀봐야겠습니다.
가격이 싸도 너무 싸서 쌌는데 E-PM1은 2011년에 출시된 제품이고 개봉을 해보니 2011년 7월에 생산된 제품이네요. 그렇다고 A/S를 안 해주는 것이 아니기에 전혀 문제는 없죠. 참고로 A/S는 1년인데요. 니콘처럼 2년 해주면 좋겠습니다.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32만원에 미러리스를 가질 수 있는 제품이 이것 하나이기 때문에 대만족합니다. 가격대비 성능면에서는 가장 만족스럽고요. 앞으로 이 카메라로 블로그를 할 때가 더 많긴 하겠네요.
동영상은 그런대로 만족하지만 백퍼 만족하지는 못합니다. 화질이 만족스럽지는 못하네요. 다만 AF속도는 그런대로 괜찮네요. 일단 살짝 테스트이니 정확한 평가는 몇주 후에 다시 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