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예술공장은 예술가들의 인큐베이터입니다. 또는 학교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 금천예술공장에 새로운 작가들이 들어왔고 이전에 계시던 작가들은 떠났습니다. 

이 제2회 도시문제 리서치 '그밖에 달리 꿈꾸는 법'은 해외 5개 협력기관으로 부터 추천받은 해외작가와 한국의 작가가 함께 이룬 전시회로 1회 '국외자가 국외자를 본다'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2011/12/13 - [사진정보/사진전시회] - 한국의 아웃사이더들을 돌아보게한 '국외자가 국외자들을 본다/

이 전시회는 국내외 작가가 이 금천예술공장이 있는 금천구 독산동, 시흥동과 함께 서울을 각자의 느낌으로 표현 했습니다.


▲ 즉흥  (미겔 앙헬 델가도 + 일마 알바레스 라비아다)

전시는 1층 창고동과 3층 전시장으로 이루어졌습니다. 1층에 들어가면 입구에 즉흥이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벽면 가득 뭔가 들어간 작은 비닐봉투가 뭔가를 채집해서 걸어 놓았습니다.


자세히 보니 철조각들이네요. 이런 철조각은 철공소 같이 금속을 깍아내는 공장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독산동은 준공업지역이라서 여전히 철강을 다루는 공장이 많습니다. 뭐 이 때문에 주민들은 공업지역을 없애고 그 곳에 아파트를 올리고 싶어하고 실제로 오세훈 시장이 이 곳을 개발하겠다고 공언 했지만 다 공허한 말이 되었습니다.

서울 최대 개발 프로젝트라는 금천구심개발은 수포로 돌아갔고 금천구는 이전의 모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인위적인 개발 보다는 금천구 집값이나 땅값이 오르면 저절로 공장들은 경기도로 나갈 것 입니다. 그러나 아파트값이나 땅값이 서울에서도 가장 하위 지역이니 공장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고요. 

공장지대가 많은 것이 저 같은 주민에게는 크게 좋은 풍경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 자리에 유흥지대가 많아 지는 것도 딱히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어차피 사람들은 공장이 많은 지역을 거의 지나다니지 않습니다. 아무튼 이런 철공소를 지나다보면 철 비린내가 많이 나는데요. 그 비린내 나는 조각들을 작가가 채집했네요

두 작가는 철조각이라는 쓰레기에 의미 부여를 했는데 멀리서 보면 마치 하나의 오브제들이 꿈틀 거리는 느낌도 듭니다. 종자나 유물 같아 보이기도 하고요


                                             ▲ 모세관 현상의 도시에서 나온 일기 (타카시 호리사키)

위 작품은 공장에서 나온 플라스틱 쓰레기를 담은 작품입니다. 청계천에 가면 많은 철공소가 있고 금형 사출 공장도 있습니다
플라스틱을 주물에 넣고 짜내면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플라스틱 제품이 나오고 그 찌꺼기가 저렇게 흘러 나옵니다

작가는 서촌과 종로 3가 지역의 오래돈 구역을 다니면서 작은 규모의 공장에서 나온 라텍스 주형들을 그러모았는데요.
마치 똥의 느낌도 듭니다. 

도시가 싸 놓은 파란 똥 

보통 도시는 이런 공장을 잘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특히나 메가시티인 서울안의 서울인 종로에 이런 공장이 있는 것이 보통 우리는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세훈과 이명박 시장은 서울 그것도 청와대의 근거리에 있는 종로에 이런 공장이나 상가가 있다는 것을 못마땅히 여겨서 저 외곽으로 밀어버렸습니다. 그게 바로 가든파이브이고 가든파이브가 성공적으로 밀어내기가 되지 않자 상인들은 다시 청계천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추하고 드럽다고 내쫒을려는 시도는 박정희때도 전두환 때도 많았습니다. 청계천 공구상가 밀어낼려고 시흥동 공구상가를 만들어서 밀어내기 했지만 그게 쉽게 밀려나가나요? 청계천 공구상가와 철공소들이 밀려나가지 않는 이유는 그 공간들은 유기체이기 때문입니다. 아니 하나의 콘베이너 벨트가 있는 공장입니다. 하나의 부품 같이 조각조각 나 있지만 합치면 거대한 유기체입니다.

그래서 어떤 제품을 만들때 여기서 철을 깍고 다듬고 저기로 용접을 하고 다른 곳에서 외형을 잡아주는 등 다양한 작업을 청계천에서 다 할 수 있습니다. 골목을 따라 가다보면 완성품 하나가 뚝딱 나온다고 하잖아요. 물론 환경 개선을 하면 되는데 그걸 무시하고 냄새나고 더럽다고 밖으로 내 보낼려고 하니 그게 성공하겠습니까? 

몰이해가 가져온 실패죠. 

작가의 사진들을 보면서 내가 이래서 종로를 사랑할 수 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보세요. 공장과 경복궁과 청계천과 고궁과 고층빌딩이 모두 어우러지는 곳이 종로입니다. 종로 자체가 작은 한국입니다



공장에서 나온 플라스틱 쓰레기를 오브제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 임흥순 + 금천미세스 

이 작품은 디스플레이 작품과 비디오 작품과 사진이 섞여 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하단에는 작은 미니어쳐 조형물들이 있고  그 끝에는 강한 빛을 쏘는 빔 프로젝터가 바닥에 있었습니다.


강한 빔 프로젝터에서 나온 광선은 조형물에 맞아서 사라지고 그 빛의 그림자가 스크린에 담깁니다. 하단은 그림자 놀이 처럼 드리우고 그 위에 영상물이 나옵니다. 영상물은 미싱 킴, 굴레, 피아노, 사과머리는 작품으로 구로공단이 가진 공간, 여성 노동자의 삶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은 구로공단이라는 수출공간이 있었던 공간이었습니다. 한국을 먹여 살렸던 곳이고 수 많은 여공들이 돈을 벌기 위해서 밤샘 근무를 했습니다. 타이밍 아세요? 친구가 중학교 때 타이밍이라면서 이거 먹으면 잠 안온다면서 타이밍 먹고 밤새 놀던 모습에 쓴웃음이 나왔습니다. 

70,80년대 타이밍 먹고 잠을 쫒았던 한국의 여공들과 학생들 이제는 에너지 드링크를 이용해서 붕붕주스를 마시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세월과 외형적인 성장은 고속, 고도 성장을 했지만 우리의 삶의 성장은 70년대 수준입니다


▲ 공업적 이동 (미겔 앙헬 델가도)

공장지대를 다니면서 공장의 휴게실 혹은 사무공간을 촬영한 사진입니다. 핀 라이트가 떨어지는 무대 사진 같기도 합니다
다분히 미학적으로 접근했는데요. 많은 사람들은 이런 후질근(?)한 공간에 눈쌀을 찌푸립니다. 그렇긴 하죠. 분명 깨끗함과는 거리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것도 익숙해지면 편해지고 여러가지 아이디어 끝에 안착한 형태입니다. 오히려 넓은 사무실은 머리를 쓸 것이 없습니다. 공간이 넓으니 쉽게 자리를 배치하고 바꾸기도 쉽죠. 하지만 좁은 공간은 머리를 잘 써야 합니다. 1cm도 허투르 쓸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적의 형태로 형태가 갖추어지죠


비디오 영상물도 있는데 공장을 수평으로 트래킹 하면서 촬영을 했는데 마치 영화의 달리샷 같이 보이더군요. 우리의 일상을 객관화하고 영상을 보고 있으니 그 노동이 거룩해 보이기도 합니다.


3층으로 올라갔습니다. 

3층도 어둡습니다. 예상컨데 설치 작품 보다는 영상 작품이 많은가 봅니다


                                                      ▲  사랑채 식당 (박능생 , 인진미)

가장 감동을 받은 작품입니다. 위 작품은 사랑채 식당이라는 작품입니다. 두 작가는 금천구에 있는 3곳의 식당을 섭외합니다. 
섭외한 식당은 사랑채식당, 실비집 순대국, 칠 공주 포장마차입니다. 이 3곳중 2곳은 제가 자주 지나가는 골목에 있기에 카메라로 언제 담아 볼까 합니다. 또 하는 한 곳도 철공소 공장지대에 있더군요

두 작가는 이 3곳의 식당에 찾아가서 작가들의 재능으로 인테리어와 아웃테리어를 바꿉니다. 재능기부일 수도 있지만 작가들은 현실과의 조우를 합니다. 삶의 변화가 예술이라고 생각하는 듯 하네요. 

저는 이런 생각을 가끔 합니다. 예술이 밥 먹여줘? 네 밥 먹여주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밥만 먹고 사나요? 왜 우리는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TV를 볼까요? 그게 밥을 먹여줍니까? 인간은 유희의 동물입니다. 놀기 위해 돈 벌고 밥 먹습니다. 기본은 유희인데 문제는 노동이라는 것이 유희와 분리되기 시작하면서 고통이 늘었습니다. 노동이 유희이자 쾌락이면 좋겠지만 노동은 고통이고 유희는 노동에서 나온 고통을 치료하기 위해 돈을 내고 유희를 사죠. 

따라서 가끔은 현대 예술은 고급 유희 혹은 돈 많은 사람들의 허영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예술이 대중과 멀어지고 현실과 멀어지면서 따로 노는 느낌입니다. 예술이 대중에게 다가가는 것은 어떨까요? 그런면에서 박능생, 인진미 작가는 삶의 디자인 했습니다. 

인테리어가 바뀌면서 매출이 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두 작가는 3곳의 식당 주인분과의 삶의 이야기를 기록했습니다. 다 들어 봤습니다.
우리 하나하나가 책 한권 분량의 이야기인데 우리는 성공한 삶의 이야기만 듣고 탐닉하는 것은 아닐까요? 성공 못하면 좀 어때요. 그게 실패한 삶도 아닌데요. 그러나 우리는 그걸 실패라고 생각합니다.


소박한 밥상이나 청와대의 밥상이나 칼로리는 비슷합니다. 

작업과정도 기록에 담았네요. 3가게 중 2가게가 예전 보다 살기 힘들어졌다고 합니다. 가슴 아프죠. 살기 좋아지지 않고 자꾸만 수축하는 우리 중산층과 저소득층, 나라는 연일 대박 수출인데 그 온기가 바닥까지 내려오지 않습니다. 

저는 좀 이해가 안 갔던것이 세계 1위 갑부가 왜 멕시코라는 중진국에 있는지 몰랐습니다. 무슨 멕시코 통신재벌이 세계 1위 갑부이기에 왜 그런가 봤더니 멕시코라는 나라가 재벌을 만들어 주었더군요. 한국처럼 줄푸세로 세금은 줄여주고 대기업 규제는 죄다 풀어주고 서민들에게는 법이 강력하지만 재벌에게는 관대한 모습, 딱 한국 꼴입니다.

보세요. 삼성이 세계 제 1의 기업이 되어도 그 온기가 우리에게 까지 절대로 오지 않을 것입니다. 뭐 수출강국 어쩌고 하는 것은 다 듣기에나 좋은 이야기지 서민들까지 그 온기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대기업 출종제 폐지하니까 문어발 확장을 해서 골목골목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점령했잖아요. 


▲ 세 번째 미니앨범 (데이비드 케건)

위 작가는 서울의 도심 환경 속의 소리와 이미지를 모아서 개념적인 판소리로 만들었습니다. 서울의 소리를 이용해서 음악을 만들었는데 이번으로 3번 째 앨범을 냈다고 하네요. 

가사는 서울 시민과의 인터뷰 내용과 명성황후, 심청전 속 이야기를 섞어서 만들었습니다


▲ 올덴버그 작품에 대한 즉흥 (Zesty Internationale)

서울 종로 청계광장에 가면 거대한 소라 모양의 작품이 있습니다. 작품명은 스프링인데요.이 작품은 팝 아트 작가인 
'클래스 올덴버그'가 만든 작품입니다. 


이 작품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며칠 전에 시각장애아동을 위한 미술 교재에 이 사진을 넣고 싶다는 메일을 받았는데요. 보통의 사람들은 이 작품에 큰 느낌이 없고 소라 같이 생겨서 청계광장을 소라광장이라고도 합니다.

하지만 이 작품에 대한 잡음이 많습니다. 먼저 필요 이상으로 비싸게 샀다는 소리가 많고 예술가들은 이 작품에 대한 반감이 아주 심합니다. 

▲ 문화 거머리 장소 강탈 기계 (더글라스 폴슨)

위 두 작품은 올덴버그의 스프링에 대한 조롱을 담고 있습니다. 스프링을 소라로 보지 않고 똥으로 보거나 드릴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예술적인 측면에서는 이 스프링이라는 작품은 호평을 받고 있지 않습니다. 또한 올덴버그 작가의 다른 작품에 비해서 작품의 완성도도 떨어지고요. 뭐 올덴버그가 아닌 부인이 만들었다는 흉흉한 이야기가 들리긴 합니다

하지만 그건 예술가들의 시선이지 정작 가장 많이 이 스프링을 소비하는 일반인들은 아무런 느낌이 없을걸요. 그냥 있으니까 멋지다고 느껴질 뿐이죠. 이런 것이 어디 한 둘입니까?

▲ 보행자를 위한 공공미술 가이드 (더글라스 폴슨)

스프링은 공공미술 작품입니다.
우리는 길거리에서 많은 조각품들을 만납니다. 위 사진속 작품은 포스코 건물 앞에 있는 프랭크 스텔라의 아마벨이라는 작품입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아랫 글로 대신합니다.

2012/09/01 - [세상 모든 리뷰/책서평] - 서울에 숨어 있는 공공예술품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한 '도시예술산책'

서울은 프랑스의 1%법이라고 해서 거대한 빌딩을 올릴 때 그 건축비의 1%인가 아무튼 1%의 돈을 예술작품에 써야 합니다. 
그래서 서울의 빌딩 앞에는 많은 조각품들이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조각품들이 많은 것은 도시의 활력이 되어야 하는데 전혀 어울리지도 인기도 없는 조각품들이 대부분입니다. 또한 유지보수도 잘 되고 있는 것 같지도 않고요




작가 더글라스 폴슨은 서울의 잉여조각품이 된듯한 공공미술 작품이나 조각품들에 대한 고민을 그림책으로 만들었습니다.
작가는 예술가들은 법을 모르고 개발자들은 예술을 모른다면서 브로커인 중개인만 돈을 버는 공공미술의 속내를 끄집어 냅니다.

성남시 같은 경우는 개발시대 때 성남시 공공미술의 60%가 한 작가가 만든 작품이라고 하잖아요. 예술 쪽도 드려다보면 추악한 구석이 참 많습니다. 작품의 질 보다는 서로 짬짜미와 뒷돈 거래가 난무한 곳입니다. 

위에서 작가가 지적한 것 처럼 예술가들도 경영이나 경제나 돈에 대해서 좀 공부를 했으면 해요. 그게 더 나아 보여요. 돈은 퇴물 취급하고 없으면 없을수록 순수해진다는 생각들을 하는 듯 한데요. 그게 꼭 옳은 생각일까 고민이 들기도 합니다.  
돈이 없는 것은 없다고 쳐도 돈에 대해서는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예술도 가만히 보면 포장술이 아주 중요하더라고요.
세상 대부분의 것들이 포장이 아주 중요하죠

본질을 볼려면 포장 뜯는 시간이 걸리듯 시간이 걸리기에 시간이 물리적으로 부족한 우리는 포장만 보고 소비하고 좋아하고 즐거워 합니다





2층에는 금천미세스 작품이 있는데 이 금천예술공장에서 행해졌던 예술활동을 기록 했습니다.


친절한 설명을 해주신 분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예전에는 설명 해드릴까요? 라는 말이 한번 도 없었는데 이번에는 잘 해주시네요. 너무 감사했습니다. 저야 설명을 딱히 듣지 않아도 궁금하면 팜플렛을 보는데 사람이라는 것이 글 보다는 말이 더 친근하고 정겹죠

아쉬운 점이 있다면 금천구에는 공장만 있는 것이 아닌 거대한 섬인 가산디지털단지도 있고 산기슭 공원도 있고 관악산도 안양천도 있어요. 공장은 오히려 일부 지역인데요. 계속 지켜보면 항상 공장 이야기만 가득하네요. 도시문제 리서치라는 전시명에 공장만 찍으라는 강요가 없다면 좀 더 폭 넓은 주제와 소재 발굴을 했으면 합니다. 

좀 더 쾌활하고 밝게 했으면 하고 오히려 가산디지털단지에 대한 생태학적인 연구나 관찰이 더 재미있는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요? 그곳은 가끔 가지만 갈 때마다 뭔가 이질감 같은 것이 느껴지거든요. 새로운 작가분들이 입주 했다는데 새로운 작가분들은 그 쪽에 관심을 좀 가져봤으면 합니다. 


전시명 :  제2회 도시 리서치 프로젝트 (그밖에 달리 꿈꾸는 법)
전시장소 : 금천예술공장
전시일 : 2012년 11월 28 ~ 12월 18일
참여작가 : 더그라스 폴슨, 타카시 호리사키, 데이비드 케건, 미겔 앙헬 델가도+일마 알바레스 라비아다
             마누엘 그라프, 잔 알버스, 박능생+인진미, 임흥순+금천 미세스

관람료 :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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