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가 끼리끼리 문화를 더 증폭시킨다?
오늘 아침에 한 보수 일간지의 기사 제목을 보고 어느정도 공감을 했습니다. 물론 기사 내용은 안 봐도 뻔한 내용이라서 읽지는 않았습니다. 뻔하죠 진보세력들이 SNS 활용 능력이 워낙 뛰어나니 진보를 까기 위한 기획 기사일뿐입니다. 하지만 제목만은 공감을 합니다
SNS가 끼리끼리 문화를 더 심화 시키는 이유는 뭘까?
한국인들 끼리끼리 놀기 너무 좋아하죠. 뭐 이걸 한국인들의 특성이라고 하긴 힘들겠지만 서양인들에 비해서 끼리끼리 모여서 노는 집단문화가 강한 것은 어느정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무리에 들어갈려고 학생들은 노스페이스를 입고 다니고요.
어디 그뿐입니까? 우리가 비판의식도 없이 맹목적으로 따라하는 집단의식 같은 비슷한 모습들을 보면 집단이라는 포근함을 얻기 위해서 자기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도 유행이라고 혹은 집단에 소속되기 위해서 자신을 위장하기도 합니다. 중,고등학생들이 욕을 많이 하는 것도 다 또래들에게 속하고 싶어서죠. 다 욕하는데 자기 혼자 욕 안하면 이상하게 쳐다 보잖아요.
학생만 그럽니까? 어른은 물론 중년 아니 심지어 노인분들도 대세라고 유행이라고 하면 자기에게 어울리지도 않고 자신의 개성은 망각하고 너도나도 따라하잖아요. 이렇게 우리는 쉽게 어떤 집단에 끊임없이 속할려고 노력을 합니다.
반면 그 집단에서 떨어져 나가면 외롭고 춥고 서글프로 죽고 싶은 생각도 들고요. 왕따라는 문화도 집단의식이 강할수록 더 커지는 것 아닐까요? 개인주의가 발달하지 않은 한국의 모습이죠. 물론 집단주의 우리라는 거대한 공동체 의식의 장점도 있습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 대동단결해서 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정말 잘 하잖아요. 태안 앞바다를 가득 채운 기름을 필부필부의 국민들이 자기 돈 써가면서 도와줬습니다.
아무튼 이런 집단주의가 강하고 공동체를 개인보다 우선시 하는 한국에서 SNS는 끼리끼리 문화를 더 심화 시키는 것 같기는 하네요. 저 조차도 나와 다른 성향의 사람의 글은 살며시 닫아버리니까요. 왜 SNS가 끼리끼리 문화를 심화 시킬까요? 곰곰히 생각해 봤습니다
1.관계를 맺고(1) 끊기(0)가 클릭하나로 가능한 디지털시대의 관계 맺기 때문
디지털 온라인 시대의 장점은 물리적 공간의 거리감을 지워버렸습니다. 또한 누구나 쉽게 낯선 사람에게 질문을 하고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능력과 시간만 있다면 하루 아침에 수천 명의 친구를 만들수도 있습니다.
특히 트위터와 페이스북과 싸이월드라는 SNS는 이런 낯선이와의 관계맺기를 무한대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와 쉽게 친구가 되는 시대가 되었죠. 친구를 맺으면서 최소한의 첫 인사 같은 것도 필요 없게 되었습니다. 친구 맺기가 아주 편해지고 빨라졌습니다.
디지털 시대가 만든 온라인 세계는 쉽게 관계를 맺을 수 있지만 반대로 쉽게 관계를 끊기도 합니다.
비유가 알 맞지는 않지만 쉽게 들어온 돈은 쉽게 나간다고 해야 할까요? 쉽게 맺은 관계는 쉽게 깨지는 것이 일상다반사인듯 합니다.
우리가 누군가가 헤어지고 싶고 실제로 헤어질려고 마음을 먹다가도 그 사람과의 만나서 함께 웃고 떠들던 그 시간들이 발목을 잡습니다. 따라서 관계를 오래 유지한 사람과 헤어질려면 그 만큼의 고통과 노력이 필요 합니다. 1개월을 만난 친구 보다 10년 동안 계속 만나온 친구가 더 헤어지기 힘들듯이요.
오프라인 만남은 시간이 많이 듭니다. 두 사람이 만나더라도 대중교통을 타고 혹은 차를 몰고 그 만남의 장소로 가는 시간까지 온라인보다 느리죠. 또한 만남은 온라인 보다 강렬합니다. 그 사람의 입과 눈과 코와 옷을 볼 수 있고 짧은 시간이지만 엄청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그 사람의 성향이나 기질도 몇시간 동안 대화를 나누면 대충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번의 만남에도 강한 인상을 받고 그 기억은 헤어질때 바지끄댕이를 잡게 됩니다.
하지만 온라인은 다릅니다. 친구추가 혹은 팔로워 버튼 하나면 누르면 됩니다. 그리고 인사를 해도 안 해도 됩니다. 안 한다고 누가 뭐라고 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친구가 되었지만 정작 친구인지도 상대가 잘 모를 정도로 관계가 아주 얇죠. 이런 관계는 떠날때도 쉽습니다. 친구리스트에서 삭제하거나 블럭 처리를 하거나 메신저에서 지워버리면 끝입니다.
아주 편하게 만났다가 편하게 헤어집니다. 상대의 얼굴도 모르니 큰 죄책감도 없습니다. 또한 디지털 시대의 관계 맺고 끊기는 간결하면서도 명징합니다. 보통 오프라인 관계는 그 친구가 나를 친구라고 생각하지 않는지 아닌지를 알 수 없습니다. 우리는 보통 사람과 헤어질때 우리 이제 그만 만나! 라고 하고 헤어지는 관계는 아주 각별한 애인사이나 친구사이등에서만 하지 아는 지인이나 덜 친한 친구에게는 그런 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냥 오랫동안 연락을 안 하면 됩니다. 그렇다고 관계가 끊어졌다고 할수도 없죠
친하지 않고 별로 친하고 싶지 않아도 10년 만에 전화가 오면 또 어색하게 반가워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물론 서로 친하지 않은 사이라면 이런 일은 거의 없지만 우연히 길거리에서 만나도 서로 반가워는 해주잖아요. 언제 술 한잔 하자고 하지만 정작 술 한잔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디지털은 명징합니다. 친구 리스트에서 그 사람을 지워버리면 됩니다. 지워진 상대가 그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면
정신적인 데미지가 아주 큽니다. 어느날 페이스북이나 메신저에서 내가 그 사람의 친구에서 사라진것을 알게 되면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좀 화가 많이 납니다. 이렇게 관계를 맺고 끊고가 아주 확실한것이 디지털 시대의 온라인 관계맺기입니다.
오프라인 관계처럼 그냥 무시하고 연락을 안하면 되지만 온라인은 친구 삭제라는 눈에 보이는 행동이 보이기 때문에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디지털 시대의 관계 끊기는 세심함을 요구합니다. 그래서 페이스북에서 자신을 친구리스트에서 지웠다고 살인사건이 나기도 하잖아요. 디지털 온라인 시대의 친구 맺고 끊기는 너무나 간단하고 어디서나 할 수 있습니다. 길가다가도 끊을 수 있고 전세계 어디가서도 끊을 수가 있습니다. 온라인의 관계맺기의 장점이 헤어질때는 큰 단점이 됩니다.
2. 쉬운 관계 맺고 끊기로 인해서 자신과 조금만 같으면 관계를 맺다가 조금만 다르면 끊는 SNS
우리는 SNS의 친구를 맺을 때 특별한 이유없이 관계를 맺습니다. 특히 트위터가 심하죠. 팔로워 숫자 늘릴려고 누군지도 모르고 마구 친구 추가 합니다. 저 또한 그렇게 관계 맺기를 해 봤는데 1주일에 500명 이상을 늘릴 수 있더군요. 더 늘릴 수 있었지만 숫자가 중요한 것도 아니고 테스트겸(사람들이 내가 마구 추가하면 정말 맞팔 해주나?) 해 봤는데 놀랍게도 맞팔율이 90%가 넘었습니다.
이렇게 이유도 없이 누군지도 모르고 관계를 맺기도 하지만 어느정도 알고서 친구맺기를 하기도 합니다.
글을 보니 자신과 정치성향도 비슷하거나 취미가 비슷하거나 대학 선배이거나 후배이거나 여러가지 이유로 친구맺기를 합니다. 물론 오프라인에서 아는 사람들을 온라인까지 이어가는 그런 만남은 제외합니다. 상대를 누군지 모르고 알더라도 살짝 하는 상태에서 쉽게 우리는 친구를 맺습니다. 하지만 이 조금만 아는게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의 페이스북 이웃중에 제가 사진관련 이야기를 많이 하고 카메라 정보들을 수시로 올려서 친구로 삼은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어느날 문재인 만세! 박근혜는 꺼져라! 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썼다고 칩시다. 그런데 그 이웃분은 박근혜 대선 후보를 지지하고 있었다면 어떻게 생각할까요?
아! 그런가 보다라고 할까요? 아니면 불쾌해 할까요?
대부분은 불쾌해 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나 물건이나 영화를 아는 사람이 혹평을 하거나 대놓고 욕을 하면 욱하게 되죠. 이걸 참으면 관계는 계속 이어지지만 참지 못하면 사진 관련해서 맺은 관계를 바로 끊어버리게 됩니다. 실제로 제 페이스북 이웃중에 저의 이런 정치적 성향 혹은 정치 이야기 한다고 끊어버린 이웃분들 꽤 많을 것입니다.
물론 반대되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만 저는 그냥 두고 반응을 하지 않습니다. 나의 의견과 다른 혹은 다른 성향 혹은 다른 취향의 사람과 일부러 토론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죠. 이렇게 우리는 SNS 친구의 일부만 보고 같은 성향인줄 알고 있다가 다른 취향이나 성향을 가진것으로 판단이 되면 바로 관계 끊기를 합니다. 끊을때 당신과 친구관계를 끊어버린 친구가 있습니다라고 메세지를 보내주는 것도 아닙니다. 어느날 끊어진지도 잘 모릅니다.
아주 쉽고 편하고 빠르죠. 간혹 그런 사람인지 몰랐다느니 하면서 저에게 화를 내면서 관계를 끊어버리는 분도 계시는데요.
그런 사람은 내가 만든 것이 아닌 저에게 화를 낸 그분의 편견과 일방적인 시선 때문입니다. 전 변하지 않는데 혼자 이렇게 봤다가 저렇게 봤다가 한 것이고요. 저의 일부인 10%만 보고 나머지 90%를 자신의 편견으로 채워놓고 저의 20%를 보고 그 편견으로 채운 상상의 이미지가 깨지자 그런 사람인지 몰랐다고 하는 것 아닐까 하네요
이렇게 SNS는 일부만 보고 관계를 맺었다가 자신이 생각한 것과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되어지면 또 쉽게 관계를 끊어버립니다.
3. 싫어 하는 사람과 함께 관계를 맺어야 하는 오프라인 세상과 달리 좋아하는 사람 만 함께 할 수 있는 온라인 세상
오프라인은 싫어하는 사람과 함께 지낼 수 밖에 없는 환경입니다. 이상하게 군대나 직장에 가면 꼭 악인들이 있습니다.
없는 회사가 없을걸요. 뭐 자신이 악인인지도 모르는 직장상사들도 많을 것입니다. 아무튼 오프라인에서는 싫어하는 사람과 매일 마주칠 수 밖에 없는 관계가 많습니다. 싫어하는 친구지만 같은 반이라서 같은 학교라서 어쩔 수 없이 만나는 관계가 있죠.
하지만 온라인은 그럴 고민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싫으면 그냥 관계 끊기를 하면 됩니다. 이 간편함과 편리함으로 인해서 조금만 싫거나 혹은 내 인내심을 넘어서는 페이스북 이웃이나 트위터 이웃을 보게 되면 살짝 관계를 끊어버립니다. 어떤 분은 몇시간을 투자해서 하루 날 잡아서 싹 정리를 하기도 하고 수시로 하는 분들도 있는 등 악인을 주기적으로 소탕합니다. 그러다 보면 자신의 성향과 취향과 최대한 근접한 사람들만 남게 되고 이런 모습이 바로 끼리끼리 문화로 비추어집니다. 실제로 저 조차도 끼리끼리 모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 같은 정치적인 성향인 사람들만이 제 주변에 가득합니다.
하지만 이런 관계가 과연 건강한 관계맺기인가는 좀 고민을 해야 할 것입니다
엄마들이 아이들 건강 걱정한다면서 손에 묻은 세균 없애주는 세정제를 많이 발라주는데요. 그렇게 세균과 멀어지게 할수록 아이는 면역력이 떨어져 실제로는 건강하지 못하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인간 관계도 마찬가지 않을까요? 끼리끼리 취향과 성향이 같은 사람끼리만 뭉치고 놀다보면 우물안 개구리처럼 지낼 수도 있습니다. 즉 자신 주변이 세계의 전부인양 착각하고 사는 것이죠.
따라서 악인들도 만나주고 하면서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혹은 그런 관계가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풍요롭다는 의미는 편견이라는 우물에 갖혀 사는 것을 방지해 준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듭니다. 그럼 일부러 싫어하는 사람과의 관계를 온라인 까지 이어가야 하나? 가뜩이나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악인들 때문에 골치아프고 짜증나 죽겠는데요.
참 고민이 되죠.
정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각자 알아서 판단해야죠. 저 같은 경우는 끼리끼리 문화를 유지하면서도 중립적인 시선을 가질려고 노력은 하고 있긴 합니다. 아니면 상식선을 항상 유지할려고 하고요. 도한 끼리끼리 문화가 또 나쁘게만 볼 것이 아닌 그 끼리끼리 문화속에서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기 때문에 긍정적인 모습도 있습니다. 다만 너무 한 쪽 이야기만 듣지 말았으면 하네요. 뭐 저 부터 반성해야할 부분이지만 그렇다고 반대 쪽 이야기 중에 들을만한 이야기가 없다는 것이 아쉽네요. 물론 이것도 제 편견이긴 하겠지만요
5. 긴 대화를 할 수 없는 SNS의 가벼움
SNS는 가볍습니다. 긴 말을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어떤 사건이나 사안에 대해서 이렇다 저렇다 의견을 피력할 수는 있지만 그걸 길게 말하긴 힘듭니다. 길게 말하기 보다는 서로 언쟁만 하다가 트러지면 관계를 끊어버리죠. 세상일은 그 자리에서 결론을 낼 수 있는 사안이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계속 지켜봐야하거나 서로 의견 교환을 하면서 조금씩 의견을 조율해 가는 과정속에 모두에게 가장 큰 이익이 되는 모습으로 결말이 나죠. 세상이 이럴진데 SNS라는 협소한 공간에서 긴 말을 할 수 없고 서로의 긴 의견 피력을 할 수 없습니다.
간편함은 강렬한 언어로 이어집니다. 짧은 문장과 단어속에 자신의 의견을 최대한 많이 담아야 하기 때문에 보다 강한 언어와 강한 문장으로 자신의 생각을 담아내다가 싸움도 납니다. 또한 긴 토론 보다는 간편하게 친구 끊기를 해버리거나 블럭을 해 버립니다.
물론 오프라인에서도 서로 멱살 잡고 싸우기도 하지만 얼굴을 보면서 이야기를 하면 최대한 예의를 갖추고 말할려고 하잖아요. 인터넷에서 악플 다는 사람들도 오프라인 만남에서는 욕설 보다는 자신의 명성과 자신을 위해서라도 말을 곱게 합니다. 하지만 익명의 뒤에 숨게 되면 강한 언어로 말하게 됩니다. 트위터가 익명성이 페이스북 보다 강한데요. 익명성이 강한 SNS일수록 욕설과 강한 언어들은 더 심합니다.
SNS의 끼리끼리 문화는 우리의 속 마음을 드러내는 것일뿐이다
SNS의 끼리끼리 문화가 꼭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습니다. 다만 너무 깊게 빠지다보면 편견의 성에 갖혀사는 공주가 될 수 있습니다. 그것만 경계한다면 꼭 나쁜 것은 아니죠.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SNS의 끼리끼리 문화는 우리의 속 마음을 가시화 시킨 것 뿐이라는 것을요
우리는 속으로 상사를 뒤에서 욕하고 싫어하지만 실제로 관계를 끊을 수 없습니다. 또한 그 친구가 싫고 만나서 편하지는 않지만 다른 친구들과 함께 만나기에 싫은 내색을 심하게 하지 않기도 합니다. 하지만 온라인은 이런 장벽이 없는 세상입니다. 싫으면 바로 싫다고 내색하고 거부하고 차단하고 친구에서 삭제합니다.
어떻게 보면 SNS는 우리 속내를 담은 거울 같기도 합니다.
(위 SNS의 친구는 오프라인 만남과 연계된 관계 말고 온라인에서만 친구사이인 관계를 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