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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그냥 예쁘기만 하얀 백지 같은 무미건조한 영화 백설공주

by 썬도그 2012.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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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신기해요. 왜 비슷한 소재를 다룬 영화들이 연이어 개봉되고 제작이 되는지 참 알다가도 모르겠어요.

2007년에 이준익 감독의 영화 '즐거운 인생'과 1주일 전에 개봉한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그 소재가 너무 흡사해서 표절시비가 일었죠. 둘다 직장인 밴드를 소재로 했는데요. 왜 비슷한 소재의 영화가 비슷한 시기에 제작되고 개봉될까요?

제가 보기에는 두 작품중 분명 한 작품이 다른 작품의 기획을 훔쳤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은 영화계에서는 비일비재 합니다. 80년대에는 '제임스 카메룬'감독이 '어비스'라는 심해SF물을 만들자 비슷한 시기에 나중에 제작이 들어가고 먼저 제작을 마치고 개봉한 '레비아탄'이 영화관에서 먼저 개봉해서 큰 흥행에 성공을 거두고 나중에 도착한 어비스는 '레비아탄'의 아류라고 소문나서 큰 인기를 끌지 못했습니다. 사실은 얍삽한 제작자가 어비스를 보고 비슷한 기획물을 만든 것인데요

올해는 백설공주가 그렇습니다.
영화 '백설공주'가 개봉을 하더니 몇달 후에는 스캔들로 인장 막장을 연출한  '크리스틴 스튜어트'주연의 영화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이라는 쓸데 없이 영어제목을 그대로 한글로 바꾼 영화가 개봉을 했습니다. 둘 다 재미없을 것 같아서 보지 않았고 그나마 볼려고 했던 영화는 백설공주였습니다.


분명 스노우화이트 앤 더 헌츠맨이 볼꺼리나 액션이 많지만 제가 이 영화가 보고 싶었던 이유는 감독 때문입니다.
타셈 싱 감독은 인도 출신의 CF감독으로 유명한 감독입니다. CF의 아름다운 미장센을 만드는데는 세계 최고이고 그의 뛰어난 미술적이고 시각예술의 감각은 영화 '더 폴 :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에서 직접 느낄 수 있습니다.

CG를 사용하지 않고도 CG보다 더 아름다운 시각적 충격을 준 이 영화는 영화적인 재미는 아주 크지 않지만 그 놀라운 시각적인 충격에 지금도 눈이 얼얼할 정도입니다. 이 감독이 백설공주를 만들면 정말 아릅답겠다 생각하고 봤습니다.

요즘 하루 하나 무료앱을 올리고 있는 T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 받아서 봤습니다.

예상대로 영화 '백설공주'는 화려한 의상과 미끈하고 아름다운 미쟝센이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다만 더 폴과는 달리 CG가 많이 보이네요. 먼저 스토리 부터 이야기 해보죠


스토리야 워낙 유명한 동화라서 이미 다 알고 있는 스토리입니다. 하지만 워낙 유명한 스토리라는 장점이자 단점을 이 영화는 예상대로 살짝 바꾸어 놓았습니다. 예를 들어 일곱 난장이를 산적으로 묘사한 점과 공주가 공주짓만 하지 않고 악과 맞서서 칼을 휘두르는 여전사적인 이미지가 살짝 담깁니다. 그렇다고 칼의 고수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자기 인생을 자기 스스로 개척하겠다는 주관적인 모습으로 보여집니다.

몇몇 스토리를 바뀌어 놓긴 했지만 큰 줄거리는 바꾸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 상당히 코믹스러운 영화입니다. 여러 곳에서 코믹스러운 장면을 배치했고 생각보다 웃음꺼리가 많은 모습에 디즈니랜드에서 제작한 것이 아닐까 할 정도로 요소요소에 코믹한 모습을 많이 심어 놓았네요. 특히 일곱 난장이 아니 일곱 산정의 입담은 상당히 유쾌합니다.

또 한명의 입담꾼은 이 영화의 실질적인 주인공인 '줄리아 로버츠'가 연기한 여왕에 있습니다. 독선적이고 교활하고 표독스러운 이미지이면서도 가끔은 웃음을 선사하는데 의도적인 웃음이 아닌 수다스러운 아줌마의 수다가 웃음으로 크게 다가 옵니다.


공주가 난장이들에게 검술과 무술을 배운다는 설정도 신선하기도 했지만 전제적으로 이 영화는 영화적 재미가 많지 않습니다. 온통 세트촬영한 듯한 답답함과 그런 세트 촬영에서 품어져 나오는 장면과 그림의 아름다움은 인공감미료로 억지로 맛을 내는 것 같더군요.  한마디로 국이 재료에서 나오는 맛에서 느끼는 진솔하고 담백하고 풍부한 맛이 아닌 쇠고기맛 다시다를 듬뿍 뿌려서 다시다 맛이 나는 국을 한 사발 들이킨 느낌입니다.


내가 이 감독을 좋아한 것은 CG라는 인공감미료가 아닌 자연의 재료를 이용해서 맛을 내는 지리탕을 잘 끊이기 떄문인데요. 온통 다시다맛이 나니 전체적으로는 좀 졸리운 영화입니다.


그럼에도 뛰어난 의상디자인과 화려안 영상은 이 영화의 유일한 재미입니다. 목각 꼭두각시 인형의 CG는 무척 창의적이었고 난장이들이 특수 장치를 발에 달아서 거인이 되는 모습등은 좋았으나 액션의 규모도 소규모라서 눈으로 보기는 좋지만 짜릿함은 없습니다.  유머는 피식거리기는 하는데 박장대소는 이끌지 못하고 전체적으로 웃음 마져도 지루한 느낌입니다. 

더구나 백설공주와 여왕의 한번 정도는 머리 끄댕이 잡고 진검승부를 해야 재미가 있는데 그런 장면도 없습니다.
 

게다가 이 영화는 여왕이 그닥 밉게 느껴지지 않는 다는 큰 결점이 있습니다. 어둠이 강해야 빛이 더 밝게 보이는 것 처럼 강력한 악이 영화의 재미적 진폭을 크게 하는데요. 이상하게 줄리아 로버츠가 연기한 여왕이 밉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또 한가지는 여왕이 어쩔 때는 백설공주보다 예쁘게 보이기도 합니다.

이런면에서는 '스노우화이트 앤 더 헌츠맨'의 샤를레즈 테론의 습기 하나 없는 냉혈적인 이미지가 더 어울릴텐데요. 이 영화 아동용으로 만든것인지는 몰라도 악의 화신인 여왕이 밉지 않습니다. 또한 결말 부분도 너무 허무하게 끝이나고요. 뭐 뜬금 없는 집단 춤사위야  영화 감독이 인도출신이라서   싸이가 NBC방송에 나가서 '대한민국 만세'처럼 인도영화의 유명한 군중의 느닷없는 춤사위를 껴 넣은 것은 뭐라고 하고 싶지는 않지만 영화가 전체적으로 맥아리가 없습니다.

그냥 인공감미료 담쁙 넣어서는 맛집이라고 하는 식당에 가서 다시다맛만 나는 국 한그릇 먹고 기분 드러워져서 나온 느낌이라고 할까요?  따라서 권하는 영화는 아닙니다.

다행이라면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보지 않았다는 것과 개봉하자 마자 교차상영해준 영화관의 알흠다운 배려가 감사할 따름입니다. 교차상영을 미워하지만 재미 없는 영화 미리 개봉하자마자 교차상영해준 센스가 감사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상영할거면 왜 수입했는지가 더 의문스럽네요. 자기들도 재미없을 것이라고 알면서 첫날 부터 교차상영했는데 스크린쿼터에 적용도 안되는 재미없는 영화를 왜 수입했습니까?

아무튼 비추천 영화입니다. 다만 화려한 의상만은 인정...

별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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