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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3가지가 없어서 맑은 삼청동이 2가지가 생겨서 밋밋한 곳이 되다

by 썬도그 2012.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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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동은 2009년을 전후로 해서 크게 인기를 얻기 시작한 동네입니다. 청와대와 국무총리 공관 옆 동네이자 일본인 관광객들이 좋아하는 한옥마을이 있는 북촌이 있는 동네이기도 하죠.  저는 2007년 경 한 책의 소개를 받고 그 삼청동을 들락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서울에서 점점 사라지는 골목길이 아직도 남아있고 그 골목길이 주는 정서가 좋다고 소개를 받은 후 작년까지 매달 한번 이상씩 들렸던 곳입니다. 동네 마트 가듯 틈만나면 약속 장소를 삼청동으로 잡았는데요. 이제 더 이상 삼청동을 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2012/02/22 - [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 프랜차이즈와 편의점이 없어서 맑은 동네 삼청동이 흙탕물이 되다 라는 글을 통해서 삼청동의 변한 모습을 심하게 꾸짖었습니다.  그 꾸짖음은 한 신문기사에 대한 반응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삼청동을 다시 찾았습니다. 뭐 앞으로 이 곳 더 이상 찾지 않을 생각이라서 둘러보고 싶은 생각은 없었지만 약속시간도 남고해서 어떻게 변했나 정말 많이 변했나 하는 생각에 들렸습니다. 그러고보니 올해 들어서 처음 방문하는 것 같네요


이제는 익숙해진 삼청동의 멋지구리구리한 커피숍풍경입니다. 
제가 처음 이 삼청동을 찾았을때는 이런 멋지구리구리한 커피숍은 없었습니다. 누추하고 허름한 그러나 실속있고 알차고 재미있고 특색있고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오로지 삼청동에서만 볼 수 있는 커피숍들이 즐비했습니다. 이 커피숍도 기성품 같은 곳이 아니라서 그나마 다행인제 이 이미지는 저 강남 가로수길이나 강남역 뒷골목이나 어울리지 삼청동과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삼청동의 이미지는 허름함과 다정다감입니다. 주머니가 가벼운 예술가들 가난한 예술가들이 소품을 파는 소소함이 있던 동네였습니다. 예술가들의 다양성들이 넘실거리고 골목을 돌때마다 신기하고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이미지들에 감탄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젠 부티끄들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뭐 이전에도 20,30대 여성들이 좋아할 부티끄들이 있긴 했습니다만 이렇게 화려한 곳은 아니였는데 이제는 너무 화려해졌습니다. 호롱불 같은 정취의 삼청동이 형광등일 킨 곳이 되었네요.


삼청동은 산,물,인심이 맑은 3가지가 맑은 동네라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한 소설가는 삼청동에서 살때 모기가 없어서 모기가 없어서 맑은 동네라고 하는 소리도 하더군요. 전두환 정권때 VIP가 모기에 물릴까봐 삼청동등 청와대 주변동네의 모기를 박멸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엄청난 소독의 댓가라고 하네요

현재버젼으로 보자면 삼청동은  프랜차이즈가 없는 동네, 아파트가 없는 동네, 편의점이 없는 동네라서 삼청동이라고 불리우고 있습니다. 역으로 생각하면 서울 어디 아니 전국 어디에나 프랜차이즈, 편의점, 아파트가 있다는 것이고 그런 이미지들이 비벼진 한국풍경은 온통  이미지들의 복사판들이 넘쳐아고 있고 이런 모습으로 인해 여행의 풍미는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아니 집 앞에 있는 편의점과 프랜차이즈가 넘쳐나는 지방여행을 왜 하겠습니까? 그 곳에서만 볼 수 있는 이미지가 가득해야 여행의 느낌이 강해지고 그 강한 느낌은 여운을 만들어 다른 사람에게 권유를 합니다 하지만 이런 것은 모른채 사람이 몰리면 돈이 몰리고 돈이 몰리면   편의점과 프랜차이즈 같은 것들이 들어서기 시작합니다. 

분명 이런 프랜차이즈가 제공하느니 편리성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에 스타벅스 하나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많이 합니다. 그 프랜차이즈의 익숨함과 편리성의 혜택을 받고 싶어하는게 도시인들이죠

문제는 이 삼청동을 찾는 사람들은 이곳을 업무상 찾는게 아닌 관광목적 데이트 목적으로 찾는다는 것 입니다.
즉 외지인들이 이 동네에 주로 오고 실제로 주말이면 줄서서 지나갈 정도로 바글바글 합니다. 그런데 이 삼청도에서 네스카페를 만나고 편의점을 만나고 하겐다스를 만나고 파리바게트를 만난다?

그래서 그 파리바게트에서 생크림 놓고 커피 마시면서 친구들과 수다떤다?

그런거라면 차라리 집앞에서 친구들 만나는것이 더 현명하지 않을까요? 굳이 삼청동까지 올 필요가 있겠습니까?
뭐 삼청동 구경하고 아픈 다리 피로도 풀겸해서 들어간다고요? 네 그럴 수 있죠. 단 그런 프랜차이즈가 극소수일때는 그게 공감이 가지만  온통 프랜차이즈라면 프랜차이즈들 구경하다가 프랜차이즈에서 쉬는것이 과연 뭔 재미와 흥미가 있겠습니까?

삼청동은 아파트만 빼고 편의점과 프랜차이즈가 들어서고 있고  옛 한식을 팔던곳은 와풀을 팔던 곳으로 변했습니다
한옥에서 서양음식인 와플을 파는 모습이 갓쓰고 양복 입은 모습 같네요. 아무리 하이브리드와 퓨전이 유행이라지만 자신의 정체성마져도 돈 때문에 휩쓸리는 줏대없는 모습은 폐망의 길로 인도할 것 입니다. 

삼청동은 가로수길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삼청동이라는 주체적인 모습은 사라지고 강남 가로수길의 강북버젼으로 변하고 있고 이런 이유로 사람들은 이 곳을 찾긴 하겠지만 흥미를 끌지는 못할 것입니다. 처음오고 두번 오긴 힘든 곳이 되겠죠

이미 이런 풍경은 삼청동이 아니더라도 많이 볼 수 있는 이미지와 풍경입니다. 굳이 교통편도 안좋은 삼청동에 갈 필요가 없습니다. 뭐 그나마 근처에 갤러리들이 많아서 겸사겸사 오기는 하겠지만 삼청동만의 느낌은 느끼지는 못할 것 입니다

이런 모습은 이미 인사동이 보여줬습니다. 골동품거리가 이제는 밋밋한 거리가 되었고  디자인 외치다가 사라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제2의 인사동골목을 만든다고 했는데 그 자체가 코메디입니다.


북촌한옥마을도 그렇습니다. 솔직히 북촌 한옥마을에 제대로 된 한옥이 몇이나 있겠습니다. 한옥풍 건물이죠. 한옥은 2층구조가 아닌 단층구조입니다. 하지만 위 사진 처럼 복층에 지붕만 기와를 올리면 한옥이라고 우기는 모습은 천박스럽기만 하네요

차라리 네덜란드의 길드건물이라고 하면 더 어울리겠네요

그럼에도 어제 발견한 새로운 골목길의 풍미를 여전히 가지고 있는 동네입니다. 더 이상은 안됩니다. 더 이상 프랜차으즈와 편의점이 들어선다면 삼청동의 그 풍미를 느낄 수 없게 되고 시나브로 사람들은 또 다른 색다른 곳을 찾아 떠날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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