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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겨울 같은 차갑고 건조한 스릴러 밀레니엄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by 썬도그 2012.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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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 6점
데이빗 핀처
 
http://photohistory.tistory.com2012-01-12T04:59:110.3610

 

 

맑고 차가운 건조한 겨울 날씨 같은 영화 , 영화 밀레니엄 : 여자를 중오한 남자들을  보고 나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포스터 메인을 장식한 007로 유명한 '다니엘 크레이그' 는 기억에 나지 않고  용문신을 한 소녀 같은 그러나 남자를 잡아 먹을 듯한 강함과 오토바이 굉음을 달고 사는 피어싱한 히피풍의 리스베트만 머리 속에 가득합니다


이 영화는 리스베트의 영화라고 봐야 합니다.
강렬한 이미지, 속도감, 광끼어린 폭주, 뛰어난 직관과 통찰력 복수의 화신이자 한 남자를 사랑하는 순수한 이미지까지
정말 다양한 이미지를 가진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리스베트라는 인물이 이 영화의 8할을 차지하며 이 리스베트가 없었다면 이 영화는 그냥 지루한 3류 탐정수사물이 되었을 것 입니다.

 

영화는 시작하자마자 오프닝씬의 마법사 같은 데이빗 핀처라는 낙인 같은 현란한 오프닝씬이 나옵니다. 이거 핀처표 영화다라고 알리고 시작을 하죠

독립언론 밀레니엄사의 열혈 기자 미카엘(다니엘 크레이그 분)은 재벌의 비리를 폭로하다가 명예훼손죄로 공격을 받고 그 재판에서 패소를 합니다. 미카엘의 전재산을 소송비용으로 물어주게 된 난감해하는 미카엘에게 아주 솔깃한 제안이 들어옵니다.

바로 스페인의 거대 재벌을 운영하는 헨리크가 40년전 사라진 손녀 '하리에트'의 사건을 조사해 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그 부탁을 거절하지만 재판에서 심증만 있고 결정적 물증이 없어서 명예훼손이라는 역공격을 당한 그 재판의 결정적인 물적 증거를 제공해 주겠다는 조건의 덫에 걸리게 됩니다. 

미카엘은 헨리크 집안 사람들만 사는 섬의 방가루에서 이 40년전 사라진 손녀 '하리에트'를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알게 되죠. 이 집안 사람들이 서로 말 한마디 안하고 살거나  나치 신봉자들이 있다는 것을요.  이 영화는 이렇게 나치라는 아픈 스웨덴의 과거를 관통하면서 추리영화의 맥을 이어갑니다.

사건을 추적하다가 단서를 찾은 미카엘은 조수를 구해달라고 부탁을 하고  해킹과 뒷조사의 달인인 용문신을 한 리스베트(루니 마라분)을 만나게 됩니다. 영화는 여기서 부터 큰 도약을 합니다. 뛰어난 능력을 가진 리스베트는 사건을 맡자마자 뛰어난 직관과 능력을 통해서 사건의 진실에 척척 다가갑니다. 

 


이 영화는 캐릭터 영화 같다고 느껴집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영화 스릴러 영화이긴 하지만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꼼수가 등장하는 영화는 아닙니다.  오로지 빠른 직구만 던지는 투수 같다고 할까요? 그 직구가 상당히 묵직합니다. 어떤 편집기교나 우회방법 혹은 반전과 복선을 여기저기 설치해놓고  관객을 놀라게 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정말 스토리 자체만 보면 80,90년대 추리물 같습니다. 요즘 같이 '내가 니 애비다'하는  반전이 큰 영화는 아닙니다.
물론 아예 없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있긴 있는데 그 충격이 크지 않습니다. 워낙 이런 스릴러물에 익숙하고 많이 속고 살다 보니 웬만한 복선과 트릭에 요즘 관객들 넘어가지 않고 넘어가도 그냥 시큰둥 합니다

적어도 '내가 니 애비다'라고 하면서 가면을 벗으니 엄마가 나올 정도는 돼야.. 관객들의 띠용~ 하고 보죠.
그런 것은 없습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나면 건조하다는 느낌이 들죠. 아니 반전이 몇개 있습니다만 팽팽한 활시위에서 활을 쏘는 그런 긴장감은 없고 그냥  아~~~ 라고 하는 정도입니다. 

이 영화의 그런 스토리에 대한 재미도 있긴 하지만 그것 보다는 '리스베트'라는 여자 캐릭터입니다.
용문신을 하고 자신이 당하면 당한 이상으로 복수하는 리스베트,  캬르릉 거리는 오토바이 소음을 항상 달고 사는 듯한 날카롭고 으르렁 거리는 10대 불량 청소년 같은 느낌이 들죠.  그래서 피어싱도 주렁주렁하고 불량끼 가득한 옷을 입고 다닙니다. 하지만 자신이 꽂힌 일에는 끝장을 보는 맹렬함과 함께  순수함도 있습니다. 사랑받고 크지 못한 10대 소녀들은 날선 표정을 하고 있지만 그 날선 표정뒤의 공포감이라고 할까요?  리스베트는 그런 10대 소녀 이미지를 가진 캐릭터입니다.

온몸에  용문신을 했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는 엄마가 되어주기도 하고 위로해주고 사랑스러운 여자로 변할 줄도 압니다. 해킹과 뒷조사의 달인인 리스베트,  이런 이미지는 이전 영화에서는 보기 힘든 캐릭터인데요.  양성애자로 나오는 그녀 만큼이나  폭력적이미지와 해킹이라는 엘리트적인 이미지가 공존하는  중성적이지만 남성적이기도 여성적이기도 하는 다중의 이미지를 가진 묘한 캐릭터이고 이런 이유로  이 영화의 후속편에서도 다시 만나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소설 밀레니엄 3부작중 1부만을 영화해 했고 그런 이유로 2부에도 당연히 리스베트도 나오기에 2부가 더 기대되는 영화입니다. 리스베트를 연기한 루니 마라의 모습도 참 인상적입니다.  허리우드 유명 배우들이 이 소설의 리스베트를 연기하겠다고  데이빗 핀처 감독 앞에 줄을 섰지만 마르면서도 중성적인 이미지이고 키도 적당한  루니 마라가 연기를 하는데 상당히 연기를 잘 했습니다. 정말 독특한 캐릭터인데 그 독특한 캐릭터를 훌륭하게 소화해 냈습니다. 

소설을 안 읽어서 정확한 캐릭터를 볼 수 없었지만 상당히 연기력이 뛰어나고 독특한 캐릭터를 만들어낸것은 틀림없습니다.

 

이 영화는 러닝타임이 무척 깁니다. 158분이니 2시간 30분 정도하는 긴 영화입니다.  2시간 30분 짜리 영화지만 지루함은 크게 있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아주 재미있다고 하기도 힘듭니다. 그냥 좀 밍밍합니다.  스토리를 따라가는 힘은 크고  재벌가의 비리등을 캐내는 추악함을 잘 그려내긴 했지만 기교가 없어서 그런지 좀 밍밍합니다.

음식으로 치자면 고추가루가 빠진 담백한 맛이 좋은 지리탕이라고 할까요?
지리탕 한사발 먹은 느낌의 영화입니다. 담백한 스릴러라고 해야 되겠네요.

이 영화가 긴 이유는 사건이 해결된 후 뭔가가 펑하고 터지고 끝이 나는 줄 알았는데 그 이후로도 30분은 더 진행됩니다. 개인적으로는 후반 30분의 이야기가 더 재미있고 솔깃하던데요. 부록같은 이야기가 더 재미있다니 이전의 이야기는 좀 싱겁게 봤나 봅니다. 

 

꼭 보라고 하긴 힘듭니다. 그냥 볼만 하다 정도입니다.  이 영화가 개봉하자 이 영화의 원본인 스웨덴의 동명 영화가 동시에 개봉했는데요. 허리우드버젼과 스웨덴 버젼 두 작품이 평론가들 사이에서 누가 더 좋다느니 하는 평이 엇갈린다고 하네요

둘 작품 모두 좋은 작품이라는 소리죠. 왠지 스웨덴 2009년 버젼을 보고 싶게 하네요. 
설 전에 볼 영화 없으면 살짝 문을 열어봐도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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