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읽은 2011/07/11 - [세상 모든 리뷰/책서평] - 유명 사진 이면의 논쟁들, 논쟁이 있는 사진의 역사 이라는 책은 사진을 둘러싼 수 많은 논란과 논쟁을 담고 있었습니다
사진 저작권의 문제라든지, 사진 조작, 포로노 시크, 글램 트래시 문제라든지, 사진가의 윤리문제등 사진을 둘러싼 수 많은 논란들을 담았습니다. 그런데 그 책에서 다루지 않는 또 다른 논쟁이 일어났네요
그 논쟁이 이 한마리의 원숭이 때문입니다. 야생사진작가 데이비드 슬래이터는 3년전 인도네이사 국립공원에서 3일동안 야생동물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무리의 짧은꼬리 원숭이들이 습격을 했고 이 사진작가의 카메라를 가지고 놀았습니다
셔터를 누르고 그 셔터음에 도망갔던 원숭이들은 나중에 카메라에 익숙했는지 셔터를 누르고 신나게 놀았습니다. 이렇게 한바탕 놀고간 후 이 카메라의 주인인 데이비드 슬레이터는 카메라 메모리에서 위 사진을 발견합니다
정말 완벽한 셀프 카메라 사진입니다. 저 원숭이 로버트 카파가 환생한것 아닐까요? 프로의 초상사진 아우라가 느껴지네요 생활사진가들 보다 더 멋진 셀카를 남겼네요. 살짝 웃어주는 센스가 대단합니다
사진작가도 찍었네요. 셀카뿐 아니라 구도 볼줄도 아네요. 오른쪽에 친구 얼굴을 아웃포커스로 날리면서 카메라를 달라는 애처로운 사진작가의 표정이 살아 있습니다.
원생이 작가님 탄생이네요. 이 원생이에게 카메라 하나 주면 나무에서 하이앵글과 친구들 사진 찍어서 갖다 주지 않을까요? 그럼 바나나 왕창주고 ㅋㅋㅋ 그러면 굳이 사진작가가 정글에서 수일을 텐트속에서 숨어 있을 필요 없죠. ㅋㅋ
문제는 이후에 일어납니다. 한 테크블로그가 이 사진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그 사진을 본 Caters News가 저작권 위반이라며 사진을 내려달라고 했습니다. 뭐 여기까지는 자연스러운 풍경이죠. 사진작가가 그렇게 원하니 내리는 것은 당연한건데 문제는 이 사진의 원주인이 누구냐는 것 입니다.
생각해보면 저 사진 사진작가가 찍은 사진이 아닌 단지 카메라를 빌려준 것 뿐인데요. 사실 빌려준것도 아니고 원생이가 혼자 가지고 놀다 찍은 것이죠. 그렇다면 정확하게 원작자는 저 이름 모를 짧은꼬리 원숭이입니다.
테크블로그 운영자는 메일을 보내서 원작자가 원숭이 이기 때문에 저작권법 위반이 아니다라고 주장했고 Caters News측은 헛소리 말라고 일축 했습니다.
블로그 운영자의 지적도 일리가 있죠. 단지 카메라 빌려줬다고 그 사진을 자기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내 카메라를 빌려서 친구가 주말에 멋진 사진을 찍었는데 그 멋진 사진을 모두 내것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저 원작자를 다시 만나기 힘들다는 것과 저작권법 개념을 모르는 동물인게 다르긴 하죠
지금은 그런일이 거의 없지만 원숭이 같은 똑똑한 동물을 길들여서 사진 촬영법을 알려주면 야생사진작가들 특히 정글 사진 작가들은 밥벌이에 위협이 되긴 하겠네요 ㅋㅋ 물론 그럴일은 없긴 하겠죠. 하지만 관광지나 그런곳에서 원숭이가 찍어주는 폴라로이드 사진 장사하면 잘될것 같은데요. ^^
얼마전에 화제가 된 영상이죠. 이 영상은 HD 캠코더를 갈매기가 물고가면서 찍은 프랑스 칸의 밤의 풍경입니다
위 동영상의 주인은 누구일까요?
실현가능성은 낮지만 미래에는 동물이 찍은 사진에 대한 저작권 개념이 필요할 듯 합니다.
미래에는 우리는 동물과도 사진경쟁하는 시대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화제꺼리로만 소모되고 말긴 하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