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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시골의사 박경철이 말하는 IMF때 보다 지금이 더 견디기 힘든 이유

by 썬도그 2011.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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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 박경철의 강연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내가 할 수 있을까? 그 충격적인 발언은 마트를 끊고 재래시장가서 콩나물 가격 깍지 말라는 소리였습니다.


2011/04/26 - [삶/좋은글묶음] - 부동산은 재산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시골의사 박경철 


라는 글에 이어집니다.  시골의사 박경철은 금천구 강연 후반에 이런 말을 했습니다.  IMF때 보다 지금이 더 견디기 힘들다 라고 말하면서 IMF시절 이야기를 했습니다

지방에서 작은 병원을 운영하던 박경철은  어느날 어머니가 떡 좀 하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떡이요?"  
"환자들에게 나눠죠"
"어머니 떡은 환자들에게 잘못 나눠주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차라리 볼펜이나 다른 물건은 몰라도 그건 좀 곤란합니다"
"아 그러면 직원들이나 환자 말고 다른 사람에게 나눠줘"
"어머니 왜 그러니시는데요"
"사실 이번에 동네 XX씨 아들이 IMF때문에 회사에서 쫒겨났어. 그래서 자영업을 하는데 떡장사를 하는구나. 그래서 우리가 좀 도와줘야 하지 않겠니?"


IMF때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정리해고 당하고 부도가 났습니다. 제 친구도 어느날  아버지 공장이 망해서 중앙아시아로 이민을 가게 되었다고 말하더군요.  그 시절 겪어본 분들은 다 아실거예요.  정리해고의 여파가 비켜간 직장에서도  사장이나 상사들이  안짤리고 다니는게 행복한 줄 알라면서 무언의 압박을 했었죠.

대기업들의 수백조에 달하는 빚을 공적자금이라는 국민들의 세금으로 매꾸던 시절.  그 시절 대기업들이 안망하고 다시 살아 날 수 있었던 이유는 국민들의 무언의 지원떄문입니다.  국민들의 세금으로  대기업 빚 갚고 재기의 종자돈을 되어 주었죠

하지만 보세요.  지금 대기업들  창고에 돈다발 쌓아놓고 있으면서  사회환원 하지도 않고 있잖아요. 어려울때 국민들이 도와줬더니 경제논리만 읇어되는게 한국 대기업들입니다. 얼마나 돈이 많은지  SK 최태원 회장은 1천억원을 선물투자로 날려도 멀쩡하잖아요.  선물은 거의 놀음수준이라고 하는데 누구는  1천억  탕진해도  끄떡없네요

시골의사는 그런 말을 했습니다. IMF때는 누가 해고당한 후 닭집 열면 거기 몰려가서 닭 사먹고  틈틈히 도와주었다고요
그리고 그런 연대의식이 많아서  누군가가 망하고 새로 사업하면  비싸더라도 그 닭집이 비싸더라도 사먹어주었죠.
이렇게 해서 우리는 서로의 상처를 아픔을 치유했습니다. 사회적인 끈끈한 연대의식이 강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IMF때 보다 더 어렵다고들 합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국가적 부도위기도 아닌데 왜 사는게 더 고달프고 팍팍할까요?  그 이유는 사회적 연대의식이 깨져버렸기 때문입니다

동네 피자가게 하던 김씨 아저씨가  이마트 앞에 가서  시위를 하지만 이 김씨 아저씨는 저녁에 홈플러스 가서 양말을 삽니다.  이 부분에서 많은 분들이 웃더군요.  참 재미있죠.  이게 우리의 현실인데 그걸 먼 발치에서 보면 희극이 됩니다.

동네 치킨집하던 이씨 아저씨는  롯데마트 나쁜 놈들이라고 욕을 하면서  저녁에  이마트 피자를 사서 아이들에게 줍니다.
이렇게  연대의식이 깨져버리니  중소기업이나  중소상인들은 먹고살기가 힘든 것 입니다. 정말 세상이 더럽고 야박하다면 김씨나 이씨 아저씨가 마트에 갈게 아니라 동네 재래시장에 가서 물건을 사줘야 한다고 역설을 했습니다


재래시장 많이 변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덥고 춥고  냄새 많이 나고 불편합니다. 특히 자동차 주차공간도 없죠.
거기에 대부분은 비쌉니다.  뭐 싼 제품도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비싼 편이죠.  그러나 마트에 없는 덤이라는 문화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말만 잘하면 더 받을 수도 있죠.  그런 정감있는 문화가 바로 재래시장의 구수한 인심문화입니다.

마트보세요. 얼마나 디지털적입니까? 덤도 정량화 해서 1+1 이라고 팔잖아요. 1+1은 덤이 아닙니다. 안팔리는 물건 소진하기 위해서 떨이로 파는 것이죠. 덤은 다릅니다. 덤은 좋은 제품을 좀 더 많이 주는 것이죠.

시골의사는 우리가 마트에 가지 않고 재래시장을 가고  대형 피자가게에 가지 않고 동네 짜장면집에 가서 먹거나 분식집을 이용하는 모습에서  연대가 생기고 서로 살기 좋아진다고 역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나 그걸 모르는 사람도 있겠지만 알고 있는 저도 그런 행동을 잘 하지 못합니다. 저 또한 돈의 논리에 의해서 움직이는 미물이기 때문이죠.  물건이 싸면 그게 전부지 그걸 만드는 공정까지 다 따져보고 사는 소비자가 얼마나 있을까요?

초콜렛은  저개발국가인 코트디브와르의 아이들이 살이라는 말이 있죠.  돈 한푼 받지 못하고 사슬에 묶여서 하루종일 카카오를 따는 아이들.  우리가 신고 있는 유명 브랜드 신발이 저개발 국가의 아이들이 만드는 현실, 그런 현실을 우리는 알지만  그것과 내 소비와는 별개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모든 것이 별개 나와 다르다. 내가 사는 것과 다르다.
내가 싼거 사겠다는데 그게 욕먹을 짓이냐? 라는 항변도 나올 수 있습니다. 욕먹을 짓은 아니죠. 하지만 적어도 그 싼 제품의 배경을 알려고 하는 노력은 바라지 않지만 안다면 적어도 한번 생각해보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생각과 행동 사이에는 큰 장벽이 있습니다.

 IMF때 보다 더 살기 힘들어진 것은  외부적인 요인도 있지만 우리안의 문제도 있네요. 연대의식이 깨지고 자본에 종속된 삶을 살면서 점점 더 살기 팍팍해지는 모습입니다

이런 변화가 좋은 사람도 있습니다.
돈 많은 부자들은 현재가 IMF때 보다 더 살기 좋아졌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부익부 빈익빈이 고착화 되어서 소수의 부자들은 현재가 너무나 좋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삶의 질이 후퇴했습니다.
뒷걸음질 하는 모습에는 연대의식이라는 브레이크가 파열된 모습입니다

당장 마트를 끊기는 힘들겠죠. 저 또한 그러니까요. 먼저 마트에 가는 것에 대한 죄책감 부터 느껴보도록 해야겠습니다. 
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이런 저를 보면  이념적 소비하냐고 타박하겠네요. 아니요 전 좀 더 착한 소비를 할려고요.

 홈플러스는 요즘 착한 마케팅을 하더군요.  재래시장 이용은 착하고 마트는 악하다? 그렇게 이분법적인 생각보다는 시나브로 건강한 소비를 점차 늘리는게 가장 현실적인 대안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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