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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내 이름은 칸, 증오로 가득한 세상에 빛이 된 영화

by 썬도그 2011.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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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내리는 눈물을 손으로 훔치다가 내버려 두었습니다. 그냥 흐르게 나두웠습니다
얼마만에 영화를 보면서 펑펑 흘려보는 눈물인가요?  작년에 영화 '시'를 보고 흘린 눈물은 마지막 장면 딱 하나 뿐이였지만
'내 이름은 칸'은  수시로 눈물을 흘리게 합니다

이 영화가 절 그렇게 울리네요.  운 이유는 명징합니다
칸의 순수함 때문입니다

발리우드 영화가 요즘 국내에서 많이 개봉되네요. 발리우드 영화하면 황당하면서 느닷없이 집단 군무가 펼쳐지는 유치한 스토리나 허리우드 유명영화의 스토리를 배낀 영화들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인도영화가 그런 부류의 영화라고 생각했죠.  그러나 인도영화 무시하면 안됩니다.  세계 유수의 광고제를 휩쓰는 감독들이 인도출신이 많습니다.

영화 '더 폴'을 보면 영상미학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었고  영화 '블랙'을 보면서 인도영화의 수려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허리우드 다음으로 영화를 많이 만드는 나라 인도.  그 인도영화의 저력을 보여준 영화가 바로 '내 이름은 칸'
입니다

 


한 남자가 공항에서 체포됩니다.
그 이유는 대통령을 밑도 끝도 없이 만나야 한다고 하기 때문이죠. 거기에 이름도 무슬림들이 많이 쓰는 칸이라는 이름을 씁니다. 철저하게 조사했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자 경찰은 그를 풀어 줍니다. 

칸은 대통령을 만나야 합니다. 그것만이  아내 만디라가 자신을 용서해 줄 수 있고 그녀와의 약속을 지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영화는 칸이 대통령을 만나는 과정부터 다룹니다. 그리고 왜 그가 대통령을 만나러 가는지에 대한 슬픈 과거회상씬이 삽입됩니다. 


칸은 인도사람입니다.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 장애인입니다. 그러나 심하지는 않습니다.
영화 레인맨과 일부 자폐환자들이 겪고 있는 병이기도 하죠.   남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잘 모르지만 뛰어난 기억력과 머리로 사람들을 놀라게 하죠. 칸은 모든지 고칠 수 있는 초능력같은 능력이 있습니다

이런 그가 인도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후 유부녀 만디라를 만나게 됩니다
아들이 있는 유부녀 만디라를 졸졸 따라 다니면서 사랑을 고백하는 칸. 그 순수한 사랑에 만디라는 마음을 열어줍니다.


이렇게  세식구는 행복에 겨운 나날을 보냅니다.  인도영화답게 영상미학이 참 뛰어난 영화더군요
그러나  911이 터집니다. 서양역사는  기원전 기원후 두가지로 나뉘었는데 911이 터진후  3가지로 나뉘었다고 말하는 칸

칸은 무슬림입니다. 911이 터진후  무슬림들은 단지 무슬림이라는 이유로 많은 학대와 멸시와 차별을 당하게 됩니다.
광끼에 젖어든 미국은 무슬림=테러리스트라는 공식을 만들어 냅니다.


어머니의 말씀대로 가족은 혈육이 아닌 사랑으로 맺어지는 것이라고 배운고 느낀 칸. 그런 가족같은 이웃집 기자가
아프칸에 취재를 갔다가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 옵니다

이후 변화들이 생깁니다. 아들과 절친이었던 이웃집 아이는 아들을 따돌립니다.
자기 아빠의 죽음이 무슬림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무슬림인 칸의 아들을 외면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큰 사건이 일어납니다. 학교 운동장에서 무슬림이라고 괄시하던 백인과 흑인 학생들에게 집단 구타을 당해서 사망하게 됩니다.  아들의 죽음에 만디라는 억장이 무너지고 그 모든 책임을 무슬림인 칸에게 향합니다.

아버지가 무슬림이고 이름이 아랍에서 많이 쓰는 칸이라는 성을 쓰는데 그런 성을 따라야 하는 자신과 아들이 피해를 보고 아니 죽임을 당했다고 소리소리 지릅니다.  칸은  이해가 안갑니다. 자신은 단지 오사마 빈 라덴과 똑같은 무슬림일 뿐
자신이 911테러를 한것도 아닌데 왜 자신을 탓할까요?  

칸의 어머니는 어린 칸에서 그런 말을 합니다
세상엔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 두부류의 있을 뿐 힌두교와 이슬람교로 구분하면 안된다고요



칸은 졸지에 나쁜사람이 되었습니다
만디라는 지나가는 말로  대통령에게 가서  난 테러리스트가 아니라고 말해보라고 소리지릅니다
그런데 칸은 그 말을 실천합니다. 그리고 떠납니다. 미국 전역을 떠돌면서 미국 대통령을 만나려고 합니다

여기서 부터 영화는 저의 눈물샘을 자극하기 시작합니다.


칸은 미국 전역을 돌아 다니다가  한 흑인마을에서 마음의 상처를 치유받습니다.
전 이 장면이 너무 아름답고 슬퍼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가난한 흑인동네의 작은 교회에서 한 어머니의 아들이자 한 아이의 형이 이라크에서 전사한 형을 위한 기도를 올릴 때  칸도 자신의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을 무슬림이라고 밝히지만  다른 곳과 달리 그런 무슬림의 슬픔을 함께 공유합니다. 
그리고 흑인 교회답게 집단 합창을 합니다. 이 모습은 발리우드 영화의 군무씬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미국버젼이라고 해야 할까요?


이후 기적과 같은 일들이 계속 일어나면서 절 감동시키고 또 절 울게 만듭니다. 증오로 가득한 세상. 사랑만이 해결방법이라고 말하는 사랑의 전도사가 된 칸은   미국의 거대한 증오병을 치유해 갑니다


증오로 가득한 세상을 사랑으로 치유하는  칸


영화를 본 사람들은 영화를 본 후에 이 영화의 실화여부를 검색할 것 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만 이 영화 실화가 아닙니다.
다만 911이나 부시, 오바마 대통령이 나와서 실화라고 착각하지만  현실의 사건을 바탕으로 허구를 덮어쓴 팩션입니다.

실제 칸은 세상에 없습니다. 영화속에서는 미국인들이 무슬림에 대한 시선이 부드러워졌다는 식으로 포장되어지지만 
이 영화를 홍보하기 위해 인도의 국민배우이자 이 영화의 주연인 '샤룩 칸'이 미국에 입국하자 마자 2시간동안 조사를 받습니다. 그 이유는 이슬람 이름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그게 현실속 미국이죠.  정말 황당하지 않나요. 이슬람 이름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2시간 동안 이유도 없이 공항에서 감금당하고요

실제 샤룩 칸은 이슬람교도입니다. 인도에서 이슬람교도는 성공하기 힘들지만 갖은 편견을 물리치고 인도의 국민배우가 되죠. 그 모습자체가 어찌보면 이 영화의 근간이 된 이야기 같아 보이기도 하네요

이 영화를 보면 딱 두가지의 영화가 떠오릅니다
레인맨과  포레스트 검프,  두 영화 모두 어수룩한 장애인을 모델로 한 영화죠. 레인맨은 판단력은 흐리지만 기억력은 천재인 칸과 같은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는  주인공이 나오고  포레스트 검프는 저능한 머리지만  마음만은 맑고 착한 포레스트가 나옵니다. 이 두 영화를 섞에 놓은 듯한 영화가 바로 '내 이름은 칸'입니다

이 영화는 소재의 독착성면은 좀 떨어집니다. 이리보고 저리봐도 영화 포레스트 검프와 흡사한 부분이 많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만 포레스트 검프는 좀 더 밝았던 반면에 이 영화는 좀 무겁습니다.  또한 사랑에 대한 단 하나의 주제만 달고 달리기에 포레스트 검프보다는 힘이 강합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순수와 사랑입니다. 
911이 후 증오로 가득한 세상.  전혀 연결고리도 없는데  같은 무슬림이라는 이유만으로 욕을 먹고 손지검을 당하고 구타를 당해야 하는 미국에 사는 무슬림들.   우리도 마찬가지죠. 일본대지진에  꼴좋다라고 하는 민족주의에 쩐 모습들도 증오심에서 나오는 행동들입니다.  사랑보다 증오가 더 손에 쉽게 잡히기에  선생님들은 원거리에 있는 사랑보다  근거리에 있는 회초리를 들고  그게 사랑의 매라고 명명합니다

우리 사회 곳곳에 증오심이 가득합니다.  증오심을 증오심으로 받아치면 어떻게 될까요?
그 세상은 연쇄폭발을 일으키는 폭탄을 안고 사는 사회일 것입니다. 누군가가 중간에 모든 것을 사랑으로 용서한다면 그 사회는 증오심으로 작동하는 폭탄의 연쇄반응을 멈출 것 입니다.

이 영화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아주 훌륭하게 잘 다루고 있습니다.
칸은 자신에 대한 증오심의 정체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자신에 대한 증오심으로 가득한 아내 만디라와이 약속을 위해서   사랑의 순례길을 떠납니다.

그 칸의 순수한 모습이 절 울게 만드네요.
모르겠습니다. 몇년 전이라면 이런 내용의 영화에 눈물이 흘리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요즘 한국사회를 보면 모든 것을 증오심으로 해결할려는 모습이 많은 것 같아 안타깝네요. 근거 있는 증오심은 이해하고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근거 없는 증오심은 세상을 지키게 만드네요.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와 멋진 화면 그리고 아름다운 노래 별 다섯을 주고 싶은 영화


이 영화는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된 영화입니다. 전세계에서 아주 높은 평점을 주웠고 인터넷 평론이나 한줄평가의 댓글 대부분이 칭찬의 글입니다.  알바 푼거냐고요?  아니요? 이 영화는 특별하게 홍보할 것도 없습니다. 이미 어둠의 경로로 본 분들이 입소문을 내서 그런지  이 영화에 대한 명성은 익히 잘 알고들 계실 것입니다.

두 엄지손가락을 다 올리고도 모자랄 만큼 강력추천하는 글들 일색입니다.
네 물론 저도 추천 아니 강력추천합니다. 지리멸렬한 3월 극장가에 한줄기 빛과 같은 영화입니다
정말 안보면 후회할 영화입니다.   두 주연 배우의 훌륭한 연기는 많은 사람들을 울립니다. 거기에 아름다운 화면 구도와 카메라 워킹 그리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후반부에 봇물 터지듯 흐릅니다.

아름다운 영화입니다. 그렇다고 흠집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야기가 참 아름답지만 몇몇 부분에서는 너무 작위적이어서 눈쌀이 써지기도 하네요. 너무 치장할려다가 오버한 느낌이 드는 모습도 있고요. 거기에 독차성 면에서는 큰 점수를 주긴 힘듭니다.   그래도 보석같은 이 영화에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닙니다.

올 봄 크게 울고 싶다면 이 영화 '내 이름은 칸'을 강력 권해드립니다. 
증오로 가득한 세상을 살아가는 혜안을 담고 있는 영화입니다. 세상에 칸과 같은 착한 사람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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