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외계인 침공 영화의 소모품이었던 군인에 초점을 맞춘 신선한 시선
외계인이 지구에 침공하는 영화는 외계인과 악수를 하는 영화보다 인기가 많습니다.
영화 E.T를 빼면 대부분의 외계인의 영화들은 외계인이 지구를 정복하거나 침공하는 영화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렇게 지구를 침공하는 영화가 관객에게 공포감과 흥분감을 잘 줄 수 있기에 허리우드 시나리오 작가들은 외계인의 지구 침공을 자주 다룹니다
어떤 영화들이 있었을까요?
우주전쟁이 가장 대표적이겠죠. 우주전쟁 같은 경우는 충격과 공포는 참 대단했던 영화이자 소설입니다.
하지만 지구의 미생물에 두손을 들었다는 설정은 가장 과학적이면서 좀 허무하게 끝이 났습니다.
그 이유는 지구인들이 한게 아무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대통령이 전투기 몰고 전투를 한다는 식의 '인디펜던스 데이' 같은 허무맹랑 애국주의 영화는 손발이 오골오골거리게 됩니다. 분명 보는 재미는 있지만 이야기의 재미는 크지 않습니다.
영화 '월드 인베이젼'은 재미있습니다. 2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몰입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그 몰입감은 외계인에 대한 공포감이라기 보다는 전쟁영화의 긴장감입니다.
이 영화는 SF영화의 형식을 빌렸지만 정글에서 베트콩과 싸우는 월남전 영화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시선이 철저하게 군인들에게 맞춰져 있습니다. 이전의 SF 외계인 침공영화에서는 주인공을 뺀 민간인과 군인은 소모품으로 나옵니다
외계인에게 일방적으로 깨지는 역활이죠
그러나 이 영화 그 소모품이었던 엑스트라였던 군인에 초점을 맞춘 영화입니다. 군인과 외계인의 정면대결을 다루고 있습니다.
보통의 외계인 침공 영화라면 엄청나게 발달한 기술로 지구 군대의 군인들이 대적할 수 없는 절대자적인 모습으로 나오죠
영화 우주전쟁에서 거대한 트라이포드에 얼마나 우린 놀랬습니까. 핵미사일도 막아내는 트라이포드에 경악을 했죠
그런데 이 영화는 조금 다릅니다.
먼저 외계인이 침공을 했는데 외계인이 불사신은 아닙니다. 죽기는 죽는데 잘 죽지 않습니다. 총알 수십발을 맞아야 죽고 급소에 맞아야 죽는 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유기체와 메카닉이 섞인 괴상한 존재입니다.
이렇게 적의 약점을 공격하면 쓰러트릴 존재입니다. 이때 부터 군인은 소모품이 아닌 적과 맛서는 용사가 됩니다.
뭐 한마디로 표현하면 스타크래프트의 테란(해병대)와 프로토스(외계인)의 전쟁이라고 할까요?
'월드 인베이젼'은 재미있습니다.
이 재미는 SF의 재미도 있지만 전투영화의 재미가 대부분 입니다. 주인공이 이끄는 한 소대의 악전고투를 다루고 있는 영화입니다. 영화 '우주전쟁'보다는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나 '블랙 호크 다운'의 향기가 더 진한 영화입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별거 없습니다.
한 해병대 소대가 외계인 침공 후 구조요청을 했고 해병대가 그 민간인들을 구출하고 기지로 복귀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의 긴장감과 긴박감은 핸드헬드 카메라로 담아서 무척 진하게 나타납니다. 저도 외계인이 나올까 두근두근 거리기도 했으니까요
그러나 이 영화는 재미있긴 하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 보면 좀 한숨이 나옵니다
해병대 홍보영화로 완성맞춤인 월드 인베이젼
한국의 해병대는 이런 구호를 외치죠.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다"
미국 해병은 이렇게 외치나 봅니다.
"후퇴란 없다"
이 영화는 군인정신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줍니다. 투철한 군인정신으로 민간인 몇명의 SOS구조에 해병대 한 소대가
그 민간인을 구하러 갑니다.
여기서 부터 전 이상하게 생각되더군요. 아니 현실적으로 민간인의 구조요청을 받고 군인이 출동한다? 그게 가능할까요?
적과의 교전상황이고 그것도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민간인을 구출하러 가는 모습은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연상하게 합니다.
미국의 거룩한 가치를 위해서 라이언 일병을 구하고 소대원들이 다 죽는 모습은 거룩함이 아닌 인간의 가치에 대한 물음을 던지게 합니다. 뭐 영화니까 그렇다고 넘어갈 수 있을 정도니 그렇다고 치죠
구출하고 데리고 가던 민간인중에 아버지가 죽자 해병대 하사는 아들에게 용기를 주며 해병대 정신과 해병이라고 말하는 모습은 해병대 홍보영화가 아닐까 할 정도로 해병대에 대한 이야기가 엄청나게 나옵니다.
나중에는 이거 미국 해병대 홍보모집 영화인가 할 정도였고 해병대 과잉시대에 살고 있는 한국의 군대 기지에서 수개월 후에 무료로 상영해도 되겠다 싶을 정도입니다.
해병대, 해병대, 해병대
나중에 아 됐다고 고만좀 해 해병대 니들 짱~~~ 짱인거 아니까 고만하라고 하는 소리가 나올 정도입니다
투철한 군인정신을 가진 해병대의 아이콘인 주인공은 어떠한 떨림과 두려움도 물리치고 본연의 임무만을 계속합니다.
그 군인정신에 탐복했는지 프로토스같은 중장갑을 한 듯한 외계인들은 픽픽 쓰러집니다
응? 급소를 쏴야 죽는데 그냥 막쏴도 다 급소인가?
저 외계인들은 예비군인가? 엎드려 쏴나 은폐 엄폐도 모르나? 아니 지구로 날아올 정도로 뛰어난 기술을 가졌으면서
정작 전투방식은 왜 이리 구식이지? 혹시 저 외계인들 군인이 아닌 민간인??
이렇게 영화는 처음의 탄탄함에서 느슨함을 보여주게 됩니다.
좀 맥이 빠지더군요. 해병대에 대한 거룩함을 영화 곳곳에서 보여주고 있는데 이게 좀 거북스럽습니다.
분명 좋은 가치입니다. 자신을 희생해서 민간인과 동료를 구한다는 희생정신이 영화 곳곳에 나오기는 합니다.
따라서 그런 재미가 분명 큽니다. 저 또한 몇몇 장면에서 가슴 뭉클했으니까요
문제는 적당히 했어야 하는데 영화 마지막 장면은 너무 쥐어 짠다는 느낌이 나네요
이제 막 외계인을 소탕하고 온 소대원들이 다시 출동한다는 모습은 좀 뜨악스럽습니다. 그런게 해병대정신이라고 한다면 할 말 없지만 그걸 이해 못하는 관객도 많을 것 입니다. 저 또한 인간적인 모습 즉 공포에 떨면서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용감한 척 하는 군인들의 현실성 있는 생동감이 있었으면 하는데 이 '월드 인베이젼'의 소대는 오히려 외계인들 보다 더 기계적인 충성심을 보여줍니다.
외계인과의 대단한 시가지 전투, 보는 재미는 분명 크다
위에 비판적인 글을 써서 이 영화 보지 말라는 거냐? 라고 물으신다면 그건 아닙니다라고 답변 드릴께요
이 영화 보세요. 재미있습니다. 시각적재미는 탁월합니다. 뭐랄까요? '블랙호크다운'의 전투씬도 연상케 하면서도 외계인과의 전투가 마치 월남전쟁영화를 보는듯한 흥미도 줍니다. 거기에 시가지전은 또 다른 재미이고요.
다만 스토리가 너무 진부하다는 것과 해병대 예찬의 영화라는 것 그리고 스케일이 생각보다 작습니다.
보통 외계침공하면 지구 대통령인 미국 대통령이 나오고 어쩌고 해야 할텐데요. 이 영화는 철저하게 해병대의 한소대에만 초점을 맞춥니다. 초토화 되는 LA시가지를 보여주긴 하지만 그 이상은 없습니다.
범 지구적 스케일은 없습니다. 한 소대가 주인공이니 그들의 행동반경만 다루고 있기에 스케일은 작습니다.
가장 큰 스케일이라고 해봐야 거대한 통제센터가 나오는 것과
시가지전입니다. 이 시가지전은 이 영화의 최고의 볼거리이기도 합니다.
시각적 재미는 대단한 영화이지만 스토리가 그 시각적 재미를 따르지 못합니다
영화사상 가장 투철한 군인정신을 가진 군인이 나오는 영화, 잔뜩 어깨에 힘들어간 모습만 아니였다면 별 하나를 더 주고 싶은 영화입니다. 거기에 스토리는 예상했던 그대로입니다. 우주를 가로질러 지구까지 왔는데 치명적 약점이 있다는 모습, 그리고 그 약점을 지구군대가 공격한다는 설정은 이전의 외계인 침공 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고 보면 영화 클로버필드는 참 대단한 영화였습니다. 괴생물체를 죽이지 않고 끝났으니까요..
군입대를 압둔 분들이나 예비역들에게 강력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