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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몇주 전에 서울역사박물관에서 한 '강남 40년 영동에서 강남으로' 전을 봤습니다.
상전벽해라고하죠. 강남은 정말 엄청난 발전을 했고 국내 최고의 부가 창출되는 곳, 국내 최고의 인프라가 갖쳐진 서울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나날이 발전하는 강남을 보고 있노라면 부럽기도 하고 시샘이 나기도 합니다.
몇년전 대기업의 한 아파트 광고에서 자신이 고급아파트에 산다고 은근히 자랑하는 아가씨를 봤습니다.
전 그 광고가 상당히 거북했습니다. 그 이유는 그 아가씨는 별 노력도 하지 않고 아버지가 산 고급아파트를 대놓고 자랑을 했었죠. 자신이 돈벌어서 산 고급아파트면 칭송받아야겠지만 자신은 노력도 하나도 안하고 단지 아버지 잘 만났다는 인생 복불복을 자랑하다니 속으로 기분이 많이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세상의 평균율로 보면 그 아가씨의 행동은 전혀 이상할게 없습니다.
미수다에서 가리봉동에 산다는 것을 창피해 하던 친구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던 캐나다 출신의 패널을 기억합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이해해야 합니다. 자신이 사는 동네에 따라 그 사람을 보는 시선이 달라지니까요.
자신이 사는 동네, 자신이 입고 있는 옷, 자신이 다니는 회사, 자신이 타고 다니는 차가 그 사람의 정체성인 나라가 한국입니다.
출처 : 디씨인사이드 부동산 갤러리
한 신문이 부동산 계급표를 소개했습니다. 디씨인사이드에서 만들었네요
강남구는 황족, 서초, 송파, 과천, 용산은 왕족, 그리고 제가 사는 금천구는 노비입니다.
예상은 했습니다. 금천구 아파트 가격은 강남의 전세가격보다 낮습니다.
양극화의 표본이죠. 같은 서울이지만 강남구의 전세값보다 못한 지역이 금천구입니다.
어떻게 경기도 보다 아파트가격이 낮을까요? 전 이 모습을 이전부터 알고 있었고 그나마 3년 전에 1억 6천대 하던 24평 아파트가 2억원이 살짝 넘은게 3년전이고 그 이후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금천구 아파트 가격이 싼 이유는 있습니다. 바로 교육인프라가 최악입니다. 저도 중고등학교 갈 자식이 있다면 금천구는 피할 것입니다. 명문고등학교는 없고 장동건이 나온 학교는 있습니다.
이렇게 교육인프라가 최악이다 보니 자녀를 둔 부모님들의 기피지역이 되고 아파트 가격을 떨어트리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강남의 명문학교를 이식하면 해결되냐? 그것도 아닙니다. 강남 프리미엄은 명문학교도 있지만 명문학원도 무시 못합니다.
금천구는 노비입니다.
적나라하면서 직설적으로 적은 그림을 지적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시원스럽게 우리 안에 있던 의식을 직설적으로 담았네요. 몇몇 분들은 저 모습에 불쾌해 할 것입니다. 특히 금천구 주민들은 한숨을 쉬것이며 가축으로 분리된 사람들은 허망할 것이며 분노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 저 모습에 그냥 웃었습니다
그 이유는 부동산투기를 하는 분들에게는 분노가 될 수 있겠지만 이사할 생각도 없고 평생 살 생각이라면 별 의미는 없습니다. 금천구는 서울에서 가장 낙후된 동네입니다. 서로들 낙후된 동네라고 하지만 금천구에 와 보십시요. 극장이라곤 꼴랑 하나 있는 동네입니다. 오히려 근처 안양이나 광명시의 번화가가 더 발달했습니다.
친구들이랑 술자리를 하면 관악구나 광명시로 잡지 금천구로 오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전 아파트 가격에 크게 연연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제가 살 아파트를 떠날 생각이 없기 때문이죠.
마찬가지입니다. 강남에 6억이상의 아파트에서 사는 사람이 그 집을 팔고 평민이하 노비급 지역에 와서 산다면 차익 수억원을 남기고 그 수억원의 차익을 은행에 넣고 이지만 받아도 한달 수백만원은 될것이고 그 돈으로 남은 여생 연금처럼 쓰면 딱 좋죠. 그런데 강남에 살아 본 사람이 강남을 떠날까요? 실버세대중에는 저 경기도 외곽 실버타운에서 살 수는 있지만 실버세대가 아니라면 결코 그 강남을 떠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금천구에서 평생 살 사람이라면 강남구 아파트가 30억을 넘던 10억을 넘던 신경을 안씁니다.
그럼 누가 위 그림을 보고 화가 나느냐? 노비에서 평민이 되고 싶고 왕족이 되고 싶은 사람들이나 위 그래프를 통해서 마치 금천구가 노비소굴이라고 인식되는거 아니냐며 걱정하는 애향심 많은 분들이죠.
강남구 아파트를 유심히 본 적이 있습니다. 지어진지 30년이 가까워오는 강남아파트들은 껍질이 벗겨진 모습을 보면서 제가 사는 아파트보다 못한 시설에 놀랐습니다. 가격만 수십억이지 3억짜리 아파트 보다 못한 모습에 과연 누가 더 시설이 좋은 곳에서 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인프라 측면에서는 강남이 최고죠. 하지만 집 자체로 본다면 3억짜리 아파트가 10억짜리 아파트 보다 더 시설이 좋습니다. 일본인 특히 도쿄에서 정말 코딱지 만한 맨션에서 사는데 제가 사는 아파트 보다 비싼 모습에 아파트 가격만 비쌌지 삶은 더 너저분 하게 사는 모습에 과연 비싼 아파트값을 우러러 봐야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애향심은 없고 틈만 나면 금천구 비판해서 금천구 주민들이 절 고소한다는 댓글까지 받았지만 금천구는 자녀가 없는 분들이나 실버세대에게는 아주 좋은 동네입니다. 단지 명문고등학교가 없을 뿐 강남에 비해 사는데 불편한 것은 없습니다.
위 그림이 누군가에게는 난 노비구나 자괴하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오히려 비싼집에 살면서 시설은 더 낡은 강남의 아파트를 보고 웃겠죠.
대한민국은 서울공화국입니다. 서울은 강남공화국입니다. 대한민국은 강남공화국입니다.
위 그림에 들어가지 못한 가축으로 분류된 사람들은 가축이 아닙니다. 오히려 비싼 아파트 살면서 그곳에서 평생 벗어나지 못하면서 낡은 아파트에 사는 모습, 그러면서 자신이 강남에 산다고 으스되는 사람들을 천박하게 봐야겠죠
이렇게 말은 하지만 제 생각에 공감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는 것을 전 잘 알고 있습니다. 사는 곳이 당신의 계급을 나타내는 21세기 한국입니다.
덧붙임 : 이 글을 검색엔진에서 금천구 검색해서 읽어볼 금천구 주민이 또 악플 달것 같은데 금천구가 노비라고 분류된다고 노여워 하지 않았으면 하네요. 위 그림이 거북할지는 모르지만 어떻게 보면 객관적인 외부의 시선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시선을 보내는 사회풍토를 고치는게 우선이여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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