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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네 곁에 있는 사람, 네자 자주 가는 곳, 네가 읽는 책들이 너를 말해준다
작년 광화문 교보빌딩에 걸려있던 현수막에는 위 문구가 써져 있었습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자 환경에 크게 좌지우지 되는 동물이기도 합니다.
더구나 미국과 한국같이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가 고착화 되고 계급사회화 되어가는 사회에서는 아버지가 깡패면 아들이 깡패고 아버지가 재벌이면 아들이 재벌인 사회가 되죠
더그는 하키선수였지만 부상을 당한 후 아버지의 가업(?)인 은행털이범이 됩니다.
이 친구이자 일당 4명은 대부분 불우한 환경에서 자랐고 못난 아버지 밑에서 자랍니다.
그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80년대에 아프카니스탄을 간 프랑스 사진작가가 탈레반을 만났는데 그들이 삶은 탈레반 그 자체였습니다. 남자 어른들은 모두 총을 든 무자헤딘이 되니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탈레반이 됩니다. 국경없는 의사회는 모범적인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게 쉽지 않습니다.
가난이 대물림, 악의 대물림이 계속되는 찰스타운
이곳에서 더그와 젬은 동네 마실 다니듯 동네 은행을 털고 다닙니다.
모든 계획은 브레인 꽃집 아저씨가 하죠. 이 꽃집 아저씨는 더그의 아버지랑 은행을 털다가 더그 아버지가 경찰을 죽이는 바람에 아버지만 감옥에 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아들에게도 은행 강도일을 시키네요
더그는 폭력적인 인물은 아닙니다. 그냥 심심풀이로 하는 듯 합니다. 하지만 젬은 아주 폭력적이죠
이 영화는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허트 로커'의 제레미 레너의 강렬한 카리스마가 엄청납니다. 벤 에플렉도 연기를 잘 하지만 제레미 레너의 큰 눈을 부라리는 연기는 대단합니다.
더그는 은행을 턴 후에 잠깐 인질로 데리고 있던 클레어를 우연히 세탁방에서 만납니다. 더그는 은행을 털때 가면을 쓰고 있었고 클레어는 인질이 되었을 때 눈가리개를 하고 있어서 더그는 클레어를 알지만 클레어는 더그가 은행털이 범인지 모릅니다. 사랑해서는 안될 사람을 더그는 사랑하게 됩니다.
더그는 클레어를 만난 후 처음으로 이 마을을 뜨고 싶고 은행털이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새로운 삶을 살고 싶은 더그, 그러나 찰스타운을 떠날려면 죽어야 떠난다는 말이 있듯이 이 범죄의 연결고리는 쉽게 부셔내기 힘듭니다. 거기에 젬이 이 사실을 알아버립니다.
여기까지 보면 이 영화 전형적인 갱영화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갱영화들이 주인공이 갱생활을 하다가 사랑을 느낀 후 갱생활을 청산할려고 하지만 조직에서 가만히 두지 않는다는 그렇고 그런 뻔한 이야기로 보입니다. 이때 부터 좀 지루해집니다. 액션영화인줄 알았는데 액션도 그닥 많이 나오지도 않습니다.
여기에 더 졸립게 했던것은 FBI들입니다. 이 들은 더그일당을 잘 알고 있고 두번째 은행을 털자마자 4명을 잡아들이지만 심증만 있고 물증이 없어서 풀어줍니다.
참고로 현금수송차를 털고 은행을 터는 장면은 가장 사실적이고 정밀하고 긴장감이 넘칩니다.
특히 좁은 골목길의 액션씬과 차를 갈아타면서 도망가는 모습, 수녀가면을 쓴 일당이 트럭에서 내리는데 순찰차에 혼자 있던 경찰이 그들을 외면하는 모습등 가장 현실적으로 그렸죠.
'노인들의 나라는 없다'가 생각날 정도로 현실적이었습니다. 솔직히 영화속에서나 은행강도와 테러리스트들과 맞짱을 뜨지 경찰들 중에는 혼자 있을 때 총을 든 갱단을 만나면 슬쩍 도망가는 미국경찰도 많을 것 입니다.
가만 안두겠어~~~ 라고만 하지 정작 이 더그 일당을 막지 못합니다.
더그는 마지막 은행털이를 할려고 준비합니다. 이번만 하고 클레어랑 저 먼곳에서 살 생각이죠
마지막 은행털이를 하러 나가는 더그와 젬, 그러나 그 계획은 틀어지게 됩니다.
영화는 뻔하지 않는 결말로 끝납니다. 허리우드 액션영화의 문법을 따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다큐멘터리처럼 철저하게 현실적으로 끝납니다.
배나온 벤 애플렉의 외모가 중년의 모습이라서 좀 서글펐지만 감독과 주연을 동시에 한 에너지 만큼은 큰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이 타운은 액션영화라고 하기엔 액션이 좀 부족합니다. 그렇다고 스토리가 뛰어난 영화도 아닙니다. 영화에서 가장 비현실적인 캐릭터들이 경찰인데요. 정말 어이없는 트릭에 다 속습니다. 그 트릭도 이미 레옹에서 다 써먹었던 트릭이고 이제는 너무 식상한 트릭이죠
전 이 영화를 더그의 운명이라는 사슬을 끊고 대탈출을 하는 사회비판적인 영화로 보고 싶습니다
환경이 은행털이로 만들었지만 사랑을 느끼고 새 삶을 살고 싶다는 강력한 욕망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이 영화는 좀 어중간한 화법으로 말합니다. 액션도 뜨드미지근, 사회비판도 뜨드미지긴 그냥 죽같은 영화입니다. 더그가 자신의 현실을 타파할려고 하는 노력이 많이 보이지 않고 단지(?) 여자 하나 만나서 새 삶을 살고 싶다는 것, 그 여자는 더그가 은행털이 범인줄 알면서도 완벽하게 거부하지 않는 모습과 멍청한 경찰등 어수룩한 시나리오도 영화적 완성도를 낮추고 있습니다.
권하는 영화는 아닙니다. 그냥 그런 영화입니다. 다만 이전에 볼 수 없었던 가장 현실적인 은행털이 장면이 나온다는게 흥미로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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