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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패가 말합니다. 프랑스, 영국에서는 취직안되는게 나라가 문제라고 해서 시위를 하는데 한국얘들은 착한것이 멍청한건지 취직안되는게 자기탓인줄 알아요.
쿵!! 깡패의 말이 맞나? 아무래도 감독이 주인공 깡패의 입을 빌어서 세상에 대한 쓴소리를 하는것 같았습니다.
잘려다가 이 한마디에 눈이 크게 떠지더군요.
사실 그렇죠. 요즘 젊은 사람들 취직 안되는게 자기들 탓입니까? 대학진학률 80%로 만들어 놓고 대학졸업자 일자리는 충분히 만들어 놓지 않았으니 노는 청년 백수가 태반이죠. 자신이 놀면 자신이 못나서 그런줄 압니다. 취직하는 소수를 보고 내가 소수에 속하지 못하는 것을 자기탓인줄 압니다. 물론 자기탓도 있죠. 그러나 근본적으로 국가의 경제정책및 사회시스템의 실패죠. 이런 모습은 어느 한 정권이 만든게 아닌 3~4개 정권이 합동으로 만든 풍경입니다.
영화 내 깡패같은 애인은 이런 20대의 취직과정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한 20대 여자 백수의 취직과정에 훌륭한 조력자가 되주는 깡패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박중훈의 이런 떵폼은 참 오랜만에 보지만 볼때 마다 느끼는것은 가장 박중훈 스런 포즈가 아닐까 합니다.
이제는 박중훈이 나왔다고 해서 사람들이 무조건 영화를 보러 가지는 않지만 여전히 포스가 있고 아우라가 있는 배우중 하나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박중훈을 잘 담은 영화로 이명세감독의 '인정사정 볼 것 없다'를 꼽고 싶습니다.
그나저나 이명세감독님 영화 요즘 왜 안만드시나요. 영화 M이후에 3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는 정말 10년이 더 지난 작품이지만 영원히 가져갈 최고의 한국영화중 하나입니다.
그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 욕잘하고 껄렁한 깡패같은 형사를 하고 나와 관객을 웃겼던 박중훈, 그가 다시 떵폼을 잡고 나오는게 영화
'내 깡패 같은 애인'입니다. 여자 주인공으로는 배우 정유미가 나오는데 빼어난 미모는 아니지만 언젠가 이 정유미라는 배우 크게 될 배우입니다. 요즘 유심히 지켜 보고 있는데 볼 때마다 자기색을 잘 찾아내더군요. 연말에 개봉할 평론가의 대부격인 정성일 평론가가 연출한 '카페 느와르'에서도 나오네요
이 영화는 20대라는 사회적 약자를 담은 영화입니다.
저도 20대때 취직을 위해서 이리저리 면접을 보더 다니던 때가 기억나네요. 사람이 가장 나약해 질때가 바로 대학 졸업 후 하릴 없이 면접 준비를 하고 면접을 보면서 느끼는 자괴감과 열패감, 자기모멸감을 많이 느끼게 됩니다. 이력서엔 쓸 내용도 없고 자기소개서는 쓰다 보면 '자기 반성문'을 쓰게 되고 거기에 면접관들은 왜 그리 불성실 한지
영화속에서 여주인공 세진이 격는 면접시의 수모는 현재진행형으로 여전히 어느 못난 면접관에 의해서 자행 되고 있을 것 입니다.
세진은 회사에 취직했지만 그 회사가 부도나고 그렇다고 고향으로 내려 갈 수도 없는 처지입니다.
그렇게 싼 지하방을 구해서 사는데 옆집에 깡패가 살고 있네요. 처음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이 껄렁한 동철이가 누군지 몰라 했지만
자신에게 여러모로 신경써 주는 모습에 마음이 풀립니다.
면접보러 가는데 우산 좀 사달라는 부탁을 들어주는 모습이나 성추행을 당한것을 복수해주는 등 여러모로
세진을 신경쓰고 감싸줍니다. 개차반 같은 면접을 마치고 온후 세상 밑바닥을 느끼는 세진을 이미 세상 밑바닥에 거주하고 있던
동철이 감싸주게 됩니다. 그렇게 둘은 하룻밤을 자게 된 인연으로 세진은 자신의 애인역활을 해달라고 부탁 합니다.
그래야 시골집으로 내려가서 갑순이로 살지 않을수 있으니까요
동네 깡패지만 맨날 쥐어 터지고만 다니는 찌질이 3류 깡패 동철은 그 부탁을 들어줍니다.
그러나 더 이상 가까워 지는 것을 경계하고 세진을 아끼는 마음에 사람을 패고 깡패임을 다 까발립니다.
세진과 동철의 이상한 관계도 거기서 끝이 나는듯 합니다.
그리고 동철은 세진에게 마지막 선물을 준비합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마음이 아팠던것은 서두에서 말했지만 정말 현재의 20대들이 착한건지 멍청한건지 너무 세상에 고분고분한 모습을 한다는 것 입니다. 전 세상에서 가장 듣기 싫은 말 중에 하나가 바로 착하다입니다. 제가 지금은 무척 까칠한 녀석이 되었지만
10년전만 해도 이러지 않았죠.
모든것을 내탓으로 돌리고 동네 어른들에게 주변인들에게 착하다라는 말만 주서먹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착하다라는 말은 개성없사. 고분고분하다. 순종적이다라는 말과 동급이었고 멍청하다는 말로 들리기 시작하면서 제 성격이
바뀌었던것 같습니다. 착하다는 자기주장도 없고 자기것을 누가 부당하게 훔쳐가도 눈만 껌뻑이는 모습같아 보여서 잘잘못을 따지는 현재의 제가 되었네요. 지금은 친구들이 내가 말을 시작하면 말리기 바쁩니다.
뭘 그렇게 따지냐고. 그냥 좀 넘어가라 할 정도죠.
뭐 그렇다고 시비가 습관인것은 아닙니다. 내가 불편부당을 당하면 갈때 까지 가보자는 스타일로 바뀌는 것 이구요
지난달에 모 통신회사와 갈때까지 가보자로 싸움을 했고 결국은 높은 분이 친히 저에게 전화까지 주시고 시스템의 변화가 약간이라도 생겼습니다.
저는 기성세대인 동철이 20대인 세진과 자신의 어린 부하를 챙기는 모습에서 가슴이 뭉클하더군요.
20대들을 어른들이 좀 감싸주고 챙겨줘야 하는데 솔직히 그런 모습이 많이 없는게 현 세태입니다. 20대들의 맥아리 없음도 문제지만
그렇게 키워오고 그런 시스템을 만든게 저 같은 기성세대들이죠. 또한 기득권층들이 배풀지 않고 편한 쇼파에 누워서 배만 두들기고
있으니 개성은 없고 충성심만 가득한 양산형 모범생들만 만들어 내는것 아닐까요?
영화는 어색한 해피엔딩으로 끝이 납니다. 하지만 현실은 태반이 루저이고 소수의 위너들로 꽉 채워져 있네요
오늘도 루저인생을 살면서 자학만 하는 20대들, 그들을 위한 위로주 같은 영화였습니다.
울고 있는 20대들에게 누가 과연 술을 따라주면서 달랠까요? 깡패인 동철은 루저인 세진에게 술을 따라 주었습니다.
비주류만이 루저들의 고통을 알까요? 세상은 위너와 루저만 있는 듯 합니다.
영화결말에는 세진이 취직을 하게 되는데 상업영화의 한계가 보이기도 하네요. 그냥 일상의 모습대로 남았다면 세진은 여전히 취직준비생으로 남아야겠죠. 하지만 영화가 다큐가 아니기에 좋은 모습으로 끝이 나네요
그나저나 19금 마크 심야에 영화 하면서 욕설은 다 삐~~ 처리하는 몰상식은 또 뭡니까. 19금 딱지를 떼어 버리던지 영화보는데 대사 다 짤라 먹어서 감흥 참 떨어지게 하네요. KBS방송이라서 그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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