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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운영시간 전에 퇴근한 황당한 도서관 직원

by 썬도그 2010.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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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는 동네엔  3개의 도서관이 있습니다.
2005년경만 해도 꼴랑 1개 밖에 없었죠. 그것도  산 꼭대기에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쉽고 편하게 즐겨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무료로 책을 신청하고 대여해서 볼 수 있어서 1달에 3권씩 꼬박꼬박 빌려다 봤습니다.

그리고 2006년과 2009년 작은 도서관이 생기면서  이제는 3곳이나 됩니다.
거기에 운영시간을 연장해서 오후 10시를 넘어 지금은 오후 11시까지 운영하는 도서관도 생겼습니다
고생하는 도서관 직원분들에게 고마움을 남깁니다.

그러나 오늘 정말 황당한 일을 당했습니다.


한일전 축구를 보고 있었습니다.  안중근의사와 이순신 장군의 그림이 올라가는 모습에  좀 짜증스러웠습니다.
언제까지 내셔럴리즘으로 축구를 봐야하는지 그 짜증스러움에 도서관이나 가자고 준비하고 있었죠
도서관을 가기 위한 준비를 하다가 보니 너무 늦게 되었고  부랴부랴 대충 걸처입고  집에서 출발 했습니다.

장정일의 독서일기가 새로 나왔다고 해서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마을버스가 잘 오지도 않고 신호마다 걸리면서  운영시간인
오후 10시가 거의 다 다가오더군요. 무료한 시간 한일전 축구를 DMB로 다시 보면서 달래고 있는데  시간은 빠르게 흐르고 마을버스는
더디게만 언덕을 올라갑니다. 

핸드폰 시계를 보니 9시 57분 도서관 문을 딱 열고 들어갔는데  엥~~~ 열람실이 어둑어둑 한것 입니다.
아 제길슨~~~,  오늘 쉬는 날인가보네라고 생각했죠.  몇번  휴관일날 갔다가 낭패를 본적이 있었습니다.

들어가자마자 50대로 보이는 분에게 오늘 휴관일이냐고 했더니 아니라고 하던데요.
황망스럽고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그 분을 바라보면서 지금 9시 58분인데요.  어떻게 된거죠? 라고 물었더니
오늘 이상하게 일찍 퇴근했네 라는 말에 화가 팍 나더군요

아후~~~  공무원인지 계약직인지 모르겠지만  서비스업을 하는 사람들이 칼퇴근도 아니고 미리 퇴근하다니 정말 화가 나더군요 도서관 사서가 정직원인지 계약직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운영시간에는 자리에 앉아있어야 정상 아닌가요?

아니  퇴근시간보다  먼저 퇴근하면 그게 뭔가요?
황당한 광경에 말도 잘 안나오더군요. 그 50대의 아저씨는  부랴부랴 컴퓨터를 켜면서  책을 찾으라고 했습니다.
그 분 덕분에  책을 대출 받고 집으로 왔습니다.  재수가 없는 날인지 돌아 오는길에  내가 타고 내렸던 마을버스가 돌아왔고 그 버스를 타서 버스 카드를 대었더니 이미 처리되었습니다라고 맑고 명랑한 목소리로 말하네요.  아니 환승이면 할인해줘야지 방금전에 타고 내렸던 버스라고 다시 600원 다 받다니 아후~~~

짜증의 콤보인지  집에 오는 길에 잠시 들렸던 마트 장바구니에 누가 고추장을 묻혀놓아서 손에 다 묻고 욕이  입에 가득했습니다.

다 떠나서  가장 화가 났던것은  도서관입니다.
왜 정시에 퇴근 하지 않고 미리 퇴근하나요? 뭐 얘길 들어보니 사람이 없어서 일찍 퇴근했다고 하는데 아무리 사람이 없어도 먼저 퇴근 하면 되나요?  공무원이 왜 공무원인가요?  업무가 있어도  칼퇴근 할 수 있으니까  공무원이고 그런 이유로 너도나도 공무원이 될려는 것이죠

물론 야근하는 공무원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회사원들 처럼 야근을 밥먹듯 하지 않죠. 얼마전 마을버스 정류장에 불법주차를 몇번 신고하고 민원을 넣었는데 해결이 안되더군요.  이런 모습을 보면서 왜 우리나라 공무원들은 이렇게 적극적이지 못하고 활력이 없나 생각하게 됩니다.  비단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겠죠.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이키루(살다. 52년작)에서는 한 관료주의에 물든 공무원이 나옵니다. 전형적인 공무원의 모습이죠
칼퇴근에  밀린 민원은 미적미적 짤릴 위험이 없으니 세월아 내월아 일합니다. 그러다 위암선고를 받죠. 위암판정을 숨기가다  한 여직공을 만나게 되고 인형만드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는 말에 충격을 받습니다.   인형이라는 생상적이고 창조적인 일을 해본적이 없는 주인공 공무원은  그동안 민원으로 수차례 들어왔던 어린이 놀이터를 만드는 일에 열중하고    놀이터를 완공한후  쓸쓸하게 주인공인 공무원은 죽습니다. 그리고   그 공은 후임 공무원에게 돌아가죠

공무원분들을 싸잡아 비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정말 열정적인 분들도 많죠.
하지만 일반적으로 제가 경험한 공무원들을 보면 정말 느려터졌습니다.  한번은 인터넷으로 민원을 넣었는데 그걸  한달이 넘도록 처리를 안해줘서 더 높은 상부기관에 민원처리 했더니 그때서야 전화가 오더군요

식물 프랑크톤만 먹는  물고기 수족관에 상어를 안풀어서 인가요? 너무 관료적이고  무기력한 모습들
이젠 좀 지웠으면 합니다. 오늘 뉴스를 보니 빚더미에 앉은 도로공사가  직원들 자녀 장학금을 펑펑썼다는 기사는  왜 오늘 제가 경험한
도서관 사건아닌 사건과 연관이 되어지는 것일까요?

공무원의 관료주의, 이젠 좀 고쳤으면 합니다. 서비스직종이라고 생각하고  시민을 왕은 아니더라도  시민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행정을 했으면 합니다.  정말 상어를 풀어야 바싹 긴장하고 업무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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