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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재래시장의 몰락을 보는듯한 시네마정동 영업종료

by 썬도그 2010.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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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군대라는 곳이 너무나 싫습니다.
제가 군대를 싫어하는 이유는  모든것을 공산품처럼 규격화하고 통일시키는 인간이 아닌 하나의 기계의 부속품처럼 다루기 때문이죠
우리가 길거리를 걷다가 나랑 똑같은 옷을 입은 사람을 발견하거나 혹은 똑같은 가방을 메고 가는 사람을 보면 불쾌해 하듯
인간은 본능적으로 남들과 달라지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군대는 다 똑같습니다. 얼마나 똑같은지 방귀냄새까지 똑같은게 군대입니다. 먹는게 똑같으니 똑같은 냄새가 나죠
우리는 이렇게 입는것은 남들과 다를려고 노력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똑같아 질려고 또 노력합니다. 말이 좀 이상하다구요
생각해보세요. 나랑 똑같은 옷을 입은 사람은 싫어하면서 또 연예인들이 입고 다니는 옷을 따라 입잖아요.

뭐 세상은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똑같아 지고 있습니다.  개성은 점점 사라지고 미국의 60.70년대처럼  대량생산.대량소비의 시대가 도래하는듯 합니다. 자본을 압세운 대형기업들이  물건을 싸고 좋게  많이 팔기 시작하기 시작했고 우리는 그런 물건들을 이전 보다 더 많이 가지게 되었죠

재래시장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대형 마트들이  모든것을 팔기 시작하면서 재래시장은  설자리가 없어졌습니다.  규모의 싸움에서 재래시장은 이길수가 없죠
주식으로 보면  대형 작전세력과 같은 대형마트와  개미같은  재래시장의 싸움일 뿐이고  개미들은 필패를 합니다.  개미가 이길수 없는 이유는 자본도 딸리고  일사분란하게 대응할 수 없기 때문이죠.

영화관도 마찬가지죠.  대형 복합상영관이 동네까지 들어오면서 작은영화들은 쉽게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대형복합상영관이 시내 중심가에 생기자  좀 더 다양한 영화를 만나 볼 수 있겠다 했는데  오히려 이전 보다 작은 영화 예술영화들은
더 보기 힘들어졌고 이제는 칸 영화제 그랑프리 수상작도  개봉이 1년있다가 되는 풍경까지 보여지고 있습니다. 그나마 수입되면 다행이죠

제 예상은  다양한 영화를 복합상영관에서 볼수 있겠구나 했는데
오히려 한 영화가 1관부터 9관까지 있는 복합상영관에 5관 이상을 차지하는 모습에 경악했습니다. 아무리 잘나가는 상품이라고 해도  진열장에 반 이상 채워 놓으면 결코 좋은 모습은 아니죠. 뭐 영화를 보는 관점이 문화가 아닌 경제관점에서 보면 이해는 가긴 합니다.

언젠가 부터 영화가 문화가 아닌 하나의 마트 상품같아 지는듯 합니다. 흥행하는 영화 = 좋은영화 ,  흥행 안 된 영화 = 나쁜영화라는 이분법으로 구분하는것은 아닌지 모르겠어요.



시네마정동이 경영합리화라는 이유로 사라진다고 합니다
이미 영화시장은 대형 복합상영관이 모든곳을 점령한 상태입니다.  영화는 잘 만들어지고 못 만들어지고를 떠나서 개봉관수를 몇개 잡느냐가  흥행성적에 더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막말로  아무리 재미없는 영화도  예고편을 그럴싸하게 만들고 (요즘 예고편에 영화 전체의 화려한 액션 다 보여주기도 하죠. 그 이유가 바로 일단 극장에 오게 만들기 위함입니다)   개봉관 많이 잡으면 저질 영화라도 흥행에 성공하기가 쉽습니다.

하나둘씩 추억의 극장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시네마 정동은 몇번 갔던 곳 입니다. 결코 대형 복합관보다 떨어지는 시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외진곳에 있어서 그런지 손님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곳에서 봤던 맘마미아와 크로싱이 생각나네요. 시네마정동이 작은영화나 예술영화를 상영하는것만은 아니였지요.  아마 경향신문의 경영난과 연계된 모습이고  최근들어 영화보다는 뮤지컬 같은 다른 장르의 예술들을 더 많이 소비하기에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난다고 합니다.

스폰지하우스도 분점들 문을 닫고 여러 작은 영화관들이 점점 문을 닫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작은 영화들은 그 많고 많은 상영관을 가진 복합상영관에 걸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풍요속의 빈곤이죠
많은 영화들이 스크린에 한번 걸리지도 못하고  창고로 직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이 왜 일어나는것일까요? 

문화는 돈으로 평가하고 흥행으로 평가가 절대적이면 안됩니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달달한 영화들만 찾게 되죠. 하지만 짜고 매운 인생의 맛을 느끼게 하는 예술영화를 일부러라도 상영하고  그 상영을  국가에서 어느정도 지원해 줘야 합니다.

하지만 영진위원장 조희문씨는  어제 국감장에서  올 6월 보고서 그대로 들고 나왔다가 한나라당 소속 문광위원장 국회의원에게 면박을 받고  바로 들어갔습니다.  참 x팔리는 모습입니다.  어제 그 눈치 살살보는 조희문 영진위원장의 모습을 보니 마치 한국의 영화계를 보는듯 합니다.  영진위가 작은영화, 예술영화에 지원하는 일을 안하니 점점 예술영화는 상영할곳도 없고 점점 만들지도 수입조차도 안되고 있습니다.

자! 이제 영화는 무조건 재미있어야  칭찬받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 재미라는 기준도  몇개 안되죠.  비슷한 잣대로 모든영화를 평가하는
시대. 그 미래는 암울할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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