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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전시회

인간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 퓰리처상 사진전을 보고서

by 썬도그 2010.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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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예술의 전당에서 진행중인 퓰리처상 사진전을 보고 왔습니다.
정말 사람들이 많더군요. 

먼저 갔다온 입장에서 조언을 하자면 주말에 너무 사람이 많으니 평일날 가는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평일날도 학생들 방학해서인지 평일도 많습니다. 주말에 가실려면 오전 일찍이나 오후 4시 이후에 가시길 바랍니다.  엄청난 인파에 저도 너무 놀랐네요

사진에 대한 인기가 이렇게 클줄 몰랐습니다.  여느 사진작가 사진전에는 파리 날리는게 일상인데  이런 대규모 유명사진전에는 사람이 몰려드네요.  무엇보다 이 퓰리처 사진전이 인기있는 이유는 쉽기 때문이 아닐까 하네요

 미국의 저널리스트인 조지프 퓰리처가  1917년 콜롬비아 대학에 2백만달러를 기부했고 이 기부금으로 장학제도를 설립한것이 퓰리처상의 시작이 됩니다. 현재 퓰리처상은  매년 2천명의 후보자중에 뉴스,보도사진.소설,연극. 음악등의 부분에서 수상자를 선정하고 있습니다.

보도사진에 관심이 많은 저로써는 이 전시회를 안볼 수가 없었습니다. 이미 다 본 사진들이고 대부분 눈에 익은 사진들이라서 꼭 봐야 할까
고민도 했지만 그래도 큰 사진으로 보면 다르지 않을까 해서 찾아 갔습니다.



사진전 입장료는 1만원입니다. 요즘은 사진전도 비싸져서 가격이 무척 고가이네요. 
미술전이야 그 작품이 전세계에서 유일하기에  비싸다고 해도 이해가 가지만  사진은 복제가 가능하고  이번에 전시된 퓰리처 수상작들도  처녀프린팅된 작품도 아닐텐고 언제든지 쉽게 복제가 가능한데  그래도 가격이 비싼것을 보면  조금은 아쉽습니다. 사진도 첫 프린팅 된 작품이 더 비쌉니다.



더 아시운것은 퓰리처상 사진전과 함께  패션사진의 거장 세실 버튼의 사진전도 하고 있는데 두 사진전이 연계가 되고 있지 않습니다.
즉  퓰리처상을 관람한 관객에게   세실 버튼의 사진전을 할인해 준다든지 두 사진전을 보면  할인을 해주면 참 좋으련만  그런게 없네요.

오히려 영국근대회화전을 2천원 할인 해 줍니다. 저 영국근대회화전도 참 볼만한데요
하지만 사진에 관심 많은 사람이 사진전에 더 혹하지 그림전시회를 보겠어요

이런  행정이 너무나 아쉽습니다.



또한 안에서 사진 촬영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해는 합니다. 관람하는데  카메라셔터음은 방해가 되니까요.  하지만 정작 자기들 홍보용으로는 사진촬영은 허용합니다. 위 사진 입구 안에 보면 한 카메라 기자와 리포터가 사진전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진저작권 때문에 사진촬영을 불허하고 있다고 하는데 예술사진이면  몰라도 보도사진이 예술성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매그넘과 같은 사진집단은  예술성과 보도성을 가미한 사진들이 많지만  퓰리처상은 그닥 예술성이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고  현장성이 가득한 사진들 입니다.  설사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해서 전시회에서 찍은 사진을  집 거실에 걸어놓을 사람은 없습니다
또한 사진들은 이미 인터넷에 검색만 하면 다 나오는 사진들 입니다.

너무 쓴소리만 했나요?  기대감이 많아서 그런지 아쉬움부터 많이 드네요. 그래도  보도사진을 좋아하는 사진의 현장성과 기록성을 좋아하는 사진매니아라면 꼭 보라고 추천해 드리고 싶은 전시회 입니다.

이 사진 유명하죠.  미군은  2차대전때  아시아와 유럽 양쪽에서 전쟁을 치룬 나라입니다.
유럽대전이 많은 영화로 만들어 졌지만 가장 지옥과 닮았던 전쟁이 바로 태평양전쟁이었습니다. 
일본의 저항이 극심했고  유일하게 일본군보다 미군이 더 많이 사망한 이오지마 전투에서  미군이 미국기를 꼽고 있습니다.

사진전에서는 조 로젠탈이라는 사진기자가 본틍적으로 성조기가 올라가는 모습을 담았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그건 잘못된 정보입니다.
조 로젠탈이 이오지마 섬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성조기를 꽂고  미해병대들이 내려오고 있었고  조 로젠탈은  몇명의 해병과 다시 산에 올라가서 더 큰 미국국기를 꼽아 달라고 연출을 요청합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사진이 이 사진인데  본능적이라는 말은 잘못된 정보입니다.  이 작품은 부분 연출 작품입니다.
실제 있었던 일이지만 그림을 만들기 위해서 다시 연출을 한 사진인데요.   이런 이유로 연출사진 TOP10에 항상 오르는 사진입니다.
이 이오지마 섬에서 6821명의 미군이 사망했고  위 깃발을 꼽던  해병중 3명은 이후 전투에서 전사합니다.




사진전은 연도별로 약 2000여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정확하게 작품 갯수를 세지 못했지만 상당히 적어 보였습니다.  제가 이미 본 작품들이 많아서 적어 보일 수도 있네요
사진전 대부분은 전쟁에 대한 기록들이 많았습니다.  40년대 2차대전 50년대 한국전쟁. 60.70년대 베트남전
90년대 코소보전. 2천년대 이라크전쟁까지  사진의 반 이상이 전쟁에 대한 기록을 담고 있습니다.

위 사진은 2005년 퓰리처상 특집사진보도상을 받은 작품인데  이라크 전쟁중에 부상을 당해 미국으로 온 9살난 이라크 소년입니다.
생명의 경외감까지 느껴지는 이 작품에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뜨지 못했습니다.

인간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이고  전쟁 참 많이하는 미국이라서 그런지 이런 전쟁이미지가 참 많네요.


이 작품도 재미있었습니다. 영화  에너미 앳더 게이트에서 본 장면과 비슷한 장면입니다. 창가에서 철모로  허수아비를 만들어서 적의 저격수를 유인해서 총을 쏘게 만들고  관측병들이 저격병을 찾는것인데  이 사진은 씨리즈믈로 이 낚시질로 이라크 소년을 잡았습니다. 고등학생이나 됨직한 소년이 끌여오는 모습이 옆에 붙어 있는데  참 묘한 감정을 느끼게 합니다.

왜 어린아이들이 총을 들까?  그들의 정의란 무엇이며 미국의 정의는 무엇이며 그 정의를 최일선에서 실현하는 저 미군은 어떤 감정으로 작전을 수행할까?



1961년 사회당 당수인 이네지로 아사누마가 연단에서 연설을 하고 있을때 극우청년이 칼을들고 단상에 올라와 칼로 찌르는 장면입니다.
결국 저 당수는 사망했는데  타협과 우회길를 모르는 극단주의자의 폭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국전쟁을 담은 퓰리처상은 단 한작품이 있습니다.
51년 퓰리처상을 받은  대동강철교 사진은  많은 사람들에게 전쟁의 황폐함을 잘 전달해주고 있습니다.
어렸을때 한국전쟁에 대한 이미지가 없던 저에게  이 사진 하나가 한국전쟁 당시의 처참함을 느끼게 해준 작품입니다.

폭격으로 무너진 철교를  개미떼처럼  철근을 타고 가는 모습은  눈물겹기 까지 합니다.

이 수단 소녀의 사진도 이번 전시회에서 만나 볼수 있습니다.  94년 퓰리처상 수상작인 이 굶주린 수단소녀는  많은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 사진을 찍은 케빈 카터는  구호소로 가는  수단 소녀를 발견하고 카메라로 담을려고 할때 뒤에 큰 독수리가 내려 앉습니다.
독수리가 큰 날개짓을 하면 더 좋은 모습이 될것 이라고 생각하고 20분간 기다렸지만 독수리는 날개짓을 하지 않았고  케빈 카터는 독수리를 내쫒아 버립니다.

이 사진에 대한  이야기가 참 많이 있습니다.  어떤 글에서는 케빈 카터가 소녀를 구호소까지 안내했다는 글이 있는데 사진전 설명에서는
이런 기아난민 지역에서는  그 지역 주민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금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전염병 때문인듯 한데요
그런 이유로 케빈 카터는 구호소로 가는 소녀를 지켜보면서 케빈 카터는 나무밑에서 하염없이 웁니다.

그리고 케빈 카터는 자살을 합니다.  전시회장에서는 그냥 죽었다는 단순한 글로 마무리 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 사진을 보고  독수리를 쫒지 않고 사진만 찍었냐는 도덕적인 항의에 죄책감에 자살한것으로 아는데 그런것도 있지만  동료 사진기자의 죽음이 더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  자살하는데 한가지 이유로 죽지는 않겠죠.  이 사진에 대한 세상사람들의 질책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진을 찍어야 하는 사진기자의  소명감. 그걸 알아주지 않는 세상과 동료사진기자의 죽음.

사진기자의 딜레마가 아닐까 합니다. 세상에 알리는게 우선이냐 아님 인간적인 도의가 먼저냐. 


한 축제에서 폭축놀이가 시작되자 경찰들이 보도 위에 올라가라고 제촉하는데  한 꼬마 아이가  왜? 라고 묻고 있습니다.
경찰관이 그런 꼬마아이와 눈을 마주치네요.   이런 희망의 이미지들이  전쟁과 폭력 파괴의 이미지가 가득한 가운데  한줄기 희망의 빛이 되어주네요

보도사진이 감동을 주는 이유는  사실성과 현장성이기 때문입니다. 영상은  상상력을 생산하지 못하지만 사진은  한장의 사진을 보면서 앞뒤에 많은 상상력이 더해지면서  작품을 바라보는 관객들  모두가 같은 사진이라도  다른 느낌을 받을 수도 있고 감동의 강도가 다 다를 것 입니다.   세상엔 이런 일도 있었단다~~ 라고 말하는 할아버지의 경험담을 듣는 기분을 퓰리쳐상 사진전에서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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