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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어린이 회관을 가지고 있던 육영재단에서 어린이 잡지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지금의 육영재단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두 딸의 싸움이 있었던 걸로 기억되는데요. 정수장학회와 함께 육영재단은 참 말이 많은 곳이죠.
역사적인 일은 접어두고 이 육영재단은 70년대를 어린이로 지낸 아이들에게는 친근한 이름이었습니다.
아직도 기억나는게 막내 외삼촌과 갔던 어린이회관에 대한 기억은 너무나 달콤합니다. 과학에 관심이 부쩍 많아진 이유가 바로 어린이 회관 관람 때문이죠. 둥근 돔형 천정에 별자리를 쏘아 올리던 천체관등이 기억이 나네요. 각설하고 이 육영재단은 어린이회관과 함께 어깨동무라는 어린이잡지를 발간했습니다.
어린이잡지 사게 된것도 다 외삼촌 때문입니다. 외삼촌이 옆에서 자꾸 옆구리 찔러서 사보게 된것이 어깨동무고 어깨동무를 사 오던 날에는 나이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 막내 외삼촌이 항상 집으로 찾아왔죠. 그리고 한 이틀 빌렸다가 다시 돌아오곤 했습니다.
어깨동무에는 재미있는 만화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다 기억나지는 않네요. 그러나 하나는 확실히 기억납니다. 바로 주먹대장입니다.
김원빈 만화가가 그린 이 주먹대장이 기억나는 것은 한손이 엄청나게 큰 소년의 이미지가 정말 잊혀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주먹대장을 보고 우연히 한쪽 팔이 큰 농게를 봤을때 어! 주먹대장게도 있네라고 웃었던 기억이 나네요.
한손이 너무커서 따돌림을 당하고 바보취급을 받았던 주먹대장. 큰 주먹만큼 엄청난 괴력을 가진것이 주먹대장입니다. 거대한 한팔로 바위도 쉽게 던지는 괴능력자였죠. 그러나 이 힘을 어디다 써야할지 몰라 우울해 있을때 학선선인이 착하고 가여운 사람들을 위해서 쓴다면 의로운 주먹이 될것이라는 말에 주먹대장은 악당들을 물리치고 다닙니다.
스토리 참 간단합니다. 권선징악형 구조이구요. 그러나 설화를 바탕으로 한 그리고 그림속의 주인공도 조선 어디쯤에 사는 모습에
참 친근한 이미지입니다. 지금 보면 북한의 만화 같다는 느낌마져 듭니다. 북한만화보면 착한 만화체라고 해야하나요?
권선징악적이고 올곧은 그림체입니다. 기교같은것은 많지 않구요.
주먹대장도 비슷한 모습입니다. 이 그림체는 비슷한 시기의 똘이장군과도 얼핏 비슷합니다.
그러나 붓터치가 무척 깔끔합니다. 이런 그림체 70년대에는 만나기 쉬운 정밀체는 아니였는데 그런대로 주먹대장은 묘사력이 좋았습니다.
또한 만화가 어렵지 않고 악당을 큰 주먹으로 물리친다는 내용이었구요.
어른이야 단순한 이야기지만 아이에게는 짜릿한 이야기죠.
73년부터 10년동안 연재되던 어깨동무는 92년 순수만화잡지인 월간점프에 2년동안 연재됩니다.
생각해보면 이 만화 어린아이가 덩치 큰 아저씨들을 물리치는 모습에 박수를 쳤던 기억이 나네요.
나도 빨리 어른이 되어야지 하던 시절. 항상 아저씨들은 꼬마 꼬마라고 하던 모습. 그 모습이 무능력자를 말하는것 같다는 느낌. 그래서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던 그 시절 주먹대장은 주먹으로 어른들을 (악당 어른들) 물리쳤습니다.
그래서 더 친근했을 지도 모르겠네요
인터넷으로 자료를 뒤져보니 김원빈 작가님 2008년에 교통사고 나셨네요. 지금은 다 나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지금의 어린 아이들에게도 썩 괜찮은 만화 주먹대장. 갑자기 주먹대장이 보고 싶어 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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