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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세종대왕님이 받고싶은것은 동상이 아니라 노벨문학상이 아닐까?

by 썬도그 2009.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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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고 닳도록 한글에 대한 칭찬을 해도 넘치지 않을 것 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익히고 배우기 쉽다는 한글.  그러나 어순이 다른 영어권 사람들에게는  한글이 배우기 쉬운 언어는 아닙니다.
다만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배운다면 한글만큼 빠르게 배울수 있는 언어가 없다고 하죠

오늘  광화문광장에서는  금빛 찬란한 세종대왕 동상 제막식을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 모습이 별로 좋아 보이지가 않네요.

한글에 관한  이야기는 온통 뉴스를 뒤덮고 있습니다.  뭥니~  같은  외계어나 말줄임을 쓰지 말자는  연례행사성 기사는 이제 짜증까지 나네요.  



그러나 오늘  우리가 더 중요시할 기사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2009년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른 고은시인이 또 탈락했다는 것입니다. 언론들은 탈락을 이미 알고 있었는지  보도조차 안하네요.

하지만 2005년은  정말 뜨거었죠. 고은시인이  노벨문학상을 받는다고 기대감이 많았던 해였지만 
그해 다른 나라에게 노벨문학상이 넘어갔습니다.

노벨문학상은  한 개인의 영광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세계최고의 권위있는 상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글은  한번도  노벨문학상을  받지 못했습니다.  받지 못했을 뿐 아니라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른 분도 
재미한인작가 김은국과  고은시인 둘 밖에 없습니다.

한국어인 한글은 이렇게 우수한데 왜 우리는 이 우수한 언어를 세계에 알릴수 있는 문학상은 못받았을까요?
아주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그 이유를  20년전에 고등학교 국어선생님에게 들었습니다.

국어선생님은  수업을 하다가 노벨문학상 이야기를 꺼내더군요.
한국이 왜 노벨문학상 못받냐면  가장 큰 이유는  실력있는 번역가들이 없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한국의 소설이나 수필 시가 있어도 이걸 영어로 소개할  실력있는 번역가들이 없다는 것 입니다.
한국의 삼라만상같은 형용사와 어감을  영어로 표현할 줄 아는 번역가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번역가가 없기에  한국문학이 번역되서 외국에 소개될때는 맹탕같아 진다고 하더군요.

일본은  두명의 노벨문학상 수상작가를 배출했습니다.  
그렇다고 일본이 영어를 잘하는 나라는 아니죠. 하지만  일본이  우리보다 강한점은  전문번역가들이 많다는 것 입니다.
일본이  메이지유신 이후에  급속하게  성장한 이유는  서양의 선진문물을  빠르게 받아들인것인데  서양의 선진문물을  받아들이기 쉽게
번역에 대한 투자를 많이 했습니다.  일본의 경제모델인 독일과 교육모델인 영국의 언어를  빠르게 일본어로 번역해서 일본인들이 기술습득하는데  속도를 낼수 있었습니다.

우리 보십시요. 외국논문이나 책같은거 나오면  개개인이 알아서 번역하잖아요.
하지만 일본은  번역문화가 좋아서 왠만한  해외논문이나 책은 일본어로  서점이나  도서관에 깔린다고 하더군요.

우리는  영어몰입교육을 통해 각자가 영어를 배우라고 소리칩니다.  그게 효율적일까요?
아님  국가에서 번역에 대해서 투자하는  것이  현명할까요?    각나라의 언어별로 전문번역가들이  별로 없으니  한국의 우수한 문학작품들이 해외에 나갈수도 나가더라도 누더기가 된채  나가니  한국문학이 노벨문학상 후보에  겨우 한두명만 오르는 초라한 모습이 된것 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80년대에 들었는데  20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한 이야기로 보이네요.


선생님은  한숨을 쉬면서  한림원은 대부분 장편소설을 노벨문학상으로 준다고 합니다.
그러나 장편이 아닌 단편까지 두루 살핀다면  노벨문학상을 받았을 한국작가가 있다면서  황순원의 소나기를 말씀 하셨습니다.
순간 고개가 끄덕여졌죠.  한국의 소설작품중 가장   아름다운 작품이 전 소나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한국 사람들 가슴엔 누구나 소나기를 가슴속에 품고 있죠.
사춘기 소년과 소녀의 설레임과 떨림을  한줄기 소나기에 잘 그려낸 작품입니다.  누군가가 한국소설 소개해 달라고 하면
전 머뭇거림없이 소나기를 소개해 줄것 입니다.

노벨문학상을 꼭 따야할 올림픽금메달로 보고 싶지는 않습니다.
꼭 따야 할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한글에 대한 우수성을  우물안 개구리처럼  외치고 있었지 이걸 해외로 내보낼려는 노력들을 안했습니다.
해외의 유명소설이나 번역해서 국내출간만 잘할줄 알았지.  한국의 작품들을 해외에 소개할려는 노력을  많이 했을까요?

광화문광장에 세운 세종대왕동상 건립비를  한국문학을 해외에 소개시킬수 있는  전문번역가 양성에 썼으면 합니다.
그게 저 하늘에 계신 세종대왕님이 바라던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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