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광장이 어디가 있을까요?
90년대 이전이라면 한국의 대표적인 광장은 516 광장이었습니다. 516 쿠데타와 무슨 연관이 있는 것 같은 이 516 광장은
여의도에 있었습니다.
어렸을때 여의도까지 걸어가서 자전거를 빌려 타고 그 넓은 광장을 뛰어다니던 모습이 아직도 생각나네요. 엄청나게 큰 516 광장 혹은 여의도 광장은 딱히 놀거리가 없던 80년대 청소년들의 데이트 장소였습니다. 여의도에 공항이 있을 정도로 큰 광장은 소통의 장소가 되기도 했습니다. 대선 때만 되면 여의도광장에 꽉 매운 사람들의 숫자로 세력 과시를 하기도 했었고 반공의 깃발을 들고 타도! 김일성을 외쳤으며 국군의 날 때는 국군의 퍼레이드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조순시장이 이 광장을 없애고 여의도 공원으로 만듭니다. 여의도공원을 찾는 사람은 많기는 하지만 예전 여의도광장 시절만은 못합니다. 여의도공원 같은 공원이 집 근처에 있기에 굳이 여의도까지 가지 않습니다.
여의도광장이 그렇게 여의도공원으로 리모델링된후 한국을 대표하는 광장은 사라집니다. 끽해야 서울역 광장이었죠.
아니면 종묘 앞이었고요. 그러나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경험하면서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광장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고 이명박 대통령은 언제 누구라도 찾아와서 쉴 수 있는 서울광장을 만듭니다. 서울광장은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받고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는데 큰 조력자가 되기도 합니다. 이명박을 당선시킨 것은 보좌진이나 측근들이 아닌 서울광장과 청계천이었죠.
그러나 서울광장에 시위대들이 자주들이닥칩니다. 좌 혹은 우익들의 시위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폭력적인 시위로 변질되지는 않았기에 그 모습까지도 좋았습니다. 세상 언론들이 담지 않은 억울함을 직접 광장에서 토로하는 모습은 민주주의가 살아있음을 알려주는 리트머스였습니다.
그러나 지금 서울광장은 모든 시위를 원천적으로 금지시켰습니다. 조례를 만들어 문화, 여가로만 사용해야 한다고 규정지어버렸습니다
광화문 광장을 만들었다가 아침부터 떠들더군요. 아나운서가 직접 오세훈 시장과 인터뷰를 하고 오세훈 시장은 인터뷰 내내 허허허 웃기만 합니다. 거기에 마치 짠 듯이 오세훈 시장이 퀴즈를 내고 아나운서는 모르는 척을 합니다. 그리고 광화문광장을 소개합니다. 마치 자기 사비로 만든듯한 표정을 짓고 있죠.
광화문광장은 총 사업비 445억 원이 들어갔습니다. 큰돈이라면 큰돈인 이 돈을 돈 아깝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광화문광장에 대한 이름은 지적 좀 하고 싶습니다.
광장이란 사람이 그 광장의 그릇을 채우는 것이지 꽃과 분수와 동상이 채우는 것은 아닙니다.
꽃과 분수가 있는 곳은 서울 여기저기에 많습니다. 광화문광장과 비슷한 화려한 분수와 꽃이 있는 곳도 있습니다. 근처 대형 백화점 앞에 가보십시오. 굳디 광화문광장에 가지 않아도 똑같이 느낄 수 있습니다. 광화문광장이 다른 것은 한국의 중심인 서울 그중에서도 가장 중심지인 광화문이라는 지역적 위치밖에 없습니다.
광화문광장이 아닙니다. 광화문 공원이 맞는 말입니다.
광장이라면 사람이 모이는 곳이지 공원 산책하듯 분수나 꽃을 보러 오는 곳이 아닙니다. 굳이 유모차 끌고서 광화문 공원에 가느니 근처 보라매공원에 가는 게 낫겠죠. 오세훈 시장은 광장과 공원의 차이점을 분명 모르는 듯합니다.
또한 돈을 들여서 동상을 세우는 모습은 예산낭비적인 모습입니다. 18세기 제국주의 시대나 동상을 만들었지 아무리 존경해야 할 왕이라고 하지만 세종대왕 동상을 돈 들여서 만드는 것은 시대착오적이기까지 합니다.
그런 동상 만들어야 세종대왕의 위상이 커지나요? 훌륭한 사람은 책과 역사에서 왕이지 그렇게 크게 만들어서 우러러보게 만든다고 존경심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서울시가 이 광장을 어떻게 운영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같이 분수나 틀어대고 꽃이나 심어서 활용한다면 광화문광장이 아닌 광화문 공원으로 이름을 바꾸길 바랍니다. 공원이 하나 더 생기는 것 반대 안 합니다. 다만 광장이라는 이상한 이름 갖다 붙이지 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