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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펠햄123은 액션영화가 아닌 블랙코메디영화

by 썬도그 2009.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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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에 아주 생생한 영화 같은 꿈을 꾸었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가산디지털단지역에서 출발한 전철이 구로역을 향해 달리는데 갑자기 높은 고지대에서 멈춥니다. (그 구간이 인천행 전철도 지나가서 높은 다리로 올라갔다가 내려갑니다.)

그리고 전철 앞뒤로 다리가 무너져 내리고 인질범들의 인질극이 시작됩니다. 저는 벌벌 떨었고 방송사 차량과 경찰 헬기가 뜨면서 액션영화를 연상케 합니다. 이 꿈의 끝은 인질범들의 승리로 끝납니다. 인질 하나 안 다치고 인질범들은 돈만 챙기고 현장을 떠납니다.

BMW(BUS, METRO, WALK)를 애용하는 저로써는 전철창가에 달라붙어서 이런 공상을 자주 합니다. 이런 대중교통을 소재로 한 액션 영화 하나 나왔으면 했습니다. 우리나라 영화 튜브는 그런 제 기대에 소재로 보답하지만 영화적 재미는 크지 않았습니다. 영화 자체는 괜찮았는데 긴장미가 좀 떨어졌죠. 그래도 한국영화에 유의미한 작품이었습니다.

액션 영화 중에 비교적 작은 예산으로 큰 긴장미를 만들어낼 수 있는 영화들이 바로 밀폐된 공간에서 인질극을 그리는 영화입니다. 다이하드가 대표적이죠. 1편은 빌딩 2편은 비행기, 그 외에 패닉룸, 그리고 에어포스원 등 모두 밀폐된 이동수단과 공간에서 인질극을 벌이는 영화입니다. 거기에 은행을 터는 영화들도 밀폐된 공간에서 두뇌싸움을 하는 영화죠

범인과 경찰의 두뇌싸움이 긴장의 감정선을 끝까지 유지하면서 반전에 반전을 그릴 때 관객들은 극장 의자를 부여잡으면서 손에 땀을 쥐어지죠. 이런 영화들의 장점은 하나의 긴장 축인 범인 VS 경찰의 두뇌싸움입니다.

펠햄123은 지하철 하이재킹이라는 부제를 달고 관객 앞에 섭니다.
덴젤 워싱턴, 존 트라블타라는 걸쭉한 두 명배우와 탑건, 트루 로맨스, 크림슨 타이드 그리고 최근작인 데자뷔를 만든 토니스콧이란는 명감독이 함께 만든 영화입니다.. 상업영화의 거성이죠. 형인 리들리 스콧과 함께 액션 영화의 영상미학을 잘 그리는 영화감독입니다.

이 정도의 조합이면 기대치는 상승하고 시너지 효과까지 노릴 수 있습니다. 거기에 토니 스콧 감독의 공식 페르소나인 덴젤 워싱턴, 영화평을 안 보더라도 평균 이상의 재미를 보장해 줍니다.

펠햄123

그러나 극장을 나서면서 쓴웃음이 나오더군요. 그리고 한마디 내뱉었습니다. 낚였다!!!
이 영화 액션 영화가 아닙니다. 액션 장면은 예고편에서 인질범이 요구한 돈다발을 들고 가다가 트럭에 경찰차가 받치는 장면이 가장 화려한 액션 장면입니다. 그리고 없습니다. 액션 장면이 많지 않아도 그런대로 볼 수 있습니다. 두 배우의 연기력을 믿기에
연기력 대결만 봐도 돈 아깝다는 생각은 안 들겠죠. 그러나 이 영화 아쉬움을 넘어 화가 날정도로 졸작입니다.

펠햄123

두 배우 즉 덴젤 워싱턴과 이제는 악역이 어울리는 존 트라볼타의 연기는 괜찮습니다. 존 트라볼타 연기 정말 악역에 제격이더군요. 문제는 시나리오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가 시나리오였습니다. 70년대에 만든 영화를 리메이크했다는 소리에 원작 소설과 원작 영화가 얼마나 재미있기에 다시 리메이크를 했을까 하고 줄거리를 챙기지도 않고 그냥 봤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 놀라울 정도로 시나리오가 엉망입니다. 영화 속 이야기는 관객이 모두 짐작이 가능할 정도로 허술합니다.
설마 저러지 않겠지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합니다. 관객과의 두뇌싸움? 없습니다. 저는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오기 전까지도
뭔가 있을 거야. 설마 이렇게 끝나겠어? 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끝납니다. 헉!!! 뭐야 라는 생각이 등과 동시에 가장 먼저 극장에서 나왔습니다.

영화 시나리오 젠장입니다. 원작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이 정도의 단순한 시나리오를 왜 토니 스콧 감독이 리메이크를 했나 의구심마저 듭니다. 노망이 들었나? 할 정도입니다. 이 영화 액션 영화로 조준해놓고 본 관객이면 저와 같은 생각을 할 것입니다.

펠햄123


그러나 이 영화 액션 영화가 아닙니다. 제가 이 영화를 액션 영화로 인지하고 봐서 쓴소리를 하지만 이 영화 블랙코미디물로 인지하고 보신다면 저보다는 좋은 느낌의 영화가 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 홍보도 그렇고 토니스콧감독의 전작들을 봐도 그렇고 액션영화를 주로 만든 감독이 갑자기 블랙코미디 영화를 만들어 놓으니 얼떨떨합니다.

이 영화 블랙코미디 영화입니다 영화 예고편에도 나온 내용이니 줄거리를 좀 말해보죠
세상에 불만이 많은 월스트리트에서 좀 날린 범인이 지하철을 하이재킹 합니다. 그리고 배차원인 가버를 협상대상자로 지목합니다. 전문 네고시에이터를 물리치고 가버하고만 통화를 합니다. 그리고 가버의 치부를 드러냅니다. 가버는 얼마 전까지 지하철 고위직 공무원이었지만 뇌물수수 협의로 내사를 받고 있는 상태고 조사가 끝날 때까지 배차원으로 배치됩니다.
그런데 범인은 이런 가버에게 윽박지릅니다.

펠햄123

너 뇌물 먹었지?
가버는 황당하죠. 그런 말을 할 입장도 아니고 그런 것을 물어보는 것이 범인이랑 뭔 상관인가 했는데
범인은 다짜고짜 물어봅니다. 그리고 인질을 놓고 협박을 합니다. 어서 뇌물 먹은 것을 말하라고요.
그리고 배차원인 가버는 진실을 말합니다. 세상에 주머니 털어서 먼지 안나는 사람 있냐?라는 식으로 범인은 위로하지만
모든 경찰과 동료들이 그 사실을 듣죠.

이런 식으로 범인은 가버에게 동질감을 느낍니다. 너도 구린 놈이고 나도 구린놈이고 다 똑같아. 거기에 지하철로 출근할 정도로 청렴한 뉴욕시장까지 나옵니다. 연봉 1달러. 나 정말 청렴한 사람이다라고 세상에 알리고 싶은 뉴욕시장의 치부인 바람피운 것을 범인은 건드립니다. 뉴욕시장의 치부를 보면서 너도 구린 놈이야. 깨끗한 척하지 마!!라고 외칩니다


그런 모습에서 왠지 씁쓸해지더군요. 씁쓸한 인생도 아니고 잠시 청렴을 국민들에게 강요하는 현 대통령이 정작 그 자신의 과거는 구린내 투성 이임을 아는 사람들의 심정이라고 할까요.

펠햄123

가버는 인질극이 해결되고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가면서 씁쓸한 표정을 세상에 보입니다.
이 표정 하나가 이영화를 대변하고 가장 좋은 장면이었습니다.

이 영화 인질극 영화 액션 영화로 보면 안 됩니다. 절대 말리고 싶습니다. 단지 두 유명 배우의 얼굴 대면을 보고 싶은 분들과 세상의 부조리를 담는 모습을 원하는 분들에게는 어느 정도 재미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저렴한 시나리오와 시나리오와 맞지 않게 핸드헬드로 긴장감을 유발하려는 노 감독의 눈물겨운 사투가 안쓰럽게 여겨집니다. 

왜 뉴욕 상공을 나는 경찰헬기를 핸드헬드로 찍는지요. 차라리 마이클 베이처럼 CF처럼 담지요.
핀트 나간 사진처럼 이 영화 정체성도 없어 보이는 영화입니다. 별로 권해드리고 싶지 않은 영화입니다.
토니 스콧 감독에게 크게 실망합니다. 그나마 덴젤 워싱턴때문에 더 심하게 말하려다가 참습니다. ㅠ.ㅠ

 
펠햄123
올여름 모든 액션의 통제가 시작된다! DEPARTURE PM1:23 뉴욕 지하철이 멈춰 섰다! 뉴욕 도심 한복판, 펠햄역에서 오후 1시23분에 출발하는 열차 ‘펠햄123호’가 납치당한다. 지하철 배차원 가버는 선로에 갑자기 멈춰선 펠햄123호와의 접촉을 시도하지만, 테러조직의 우두머리 라이더와 교신이 된다. HIJACKING PM2:13 제한시간 한 시간, 요구사항 천만 달러! 라이더는 가버를 협상자로 선택하고, 뉴욕 시민의 목숨을 담보로 정확히 한 시간 안에 현금 천만달러를 요구한다. 그는 1분 늦을 때마다 인질을 한 명씩 죽이겠다고 협박하며 카운트다운에 들어간다. CHASE PM3:13 사상 최악의 협상, 천만달러는 미끼에 불과 했다! 뉴욕의 교통이 마비된 가운데, 제한 시간 몇 분을 남겨두고 현금 수송 차량이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하고.. 이제 뉴욕 시민의 목숨을 구하려면 가버가 직접 지하철로 뛰어들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테러범들의 정체가 서서히 드러나면서 천만달러는 미끼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는데… 6월 11일, 사상 최악의 지하철 테러가 터진다!
평점
6.3 (2009.06.11 개봉)
감독
토니 스콧
출연
덴젤 워싱턴, 존 트라볼타, 루이스 구즈만, 빅터 고즈카즈, 존 터투로, 마이클 리스폴리, 레이몬 로드리게즈, 제임스 갠돌피니, 존 벤자민 히키, 알렉스 카루즈스키, 젠가 아킨나베, 캐서린 시지스문드, 제이크 리차드 시실리아노, 제이슨 버틀러 하너, 게리 바사라바, 토니예 패타노, 언자누 엘리스, 안소니 아나루마, 글렌 토르토렐라, 바비 보조클룬드, 살다 에리카 에쿠로나, 자스민 M. 타바레즈, 앨리스 크레멜버그, 션 미한, 토드 서스만, 로버트 바타, J. 버나드 칼로웨이, 칩 브룩케스, 자크 풀, 리우벤 잭슨, 션 넬슨, 딕 이브제닉오스, 타이 존스, 리 셰퍼드, 마이크 휴스턴, 리네 다비드 이프라, 프랭크 우드, 브라이언 할리, 마리아 바티로모, 존 라벨, 챈스 켈리, 피터 부코시, 스티브 루트만, 로리 콜, 닉 로렌, 다니엘 스튜어트 셔만, 아드리안 마르티네즈, 제이슨 세본, 마이클 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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