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는 크기가 작은 대학교입니다. 근처의 서강대학교도 작지만 홍익대학교가 더 작은 것 같더군요. 홍대부고와 함께 쓰는 작은 운동장이 있고 고층건물들이 많은 학교입니다. 홍대는 미대가 가장 유명하기도 하고요. 그 홍대 안으로 15년 만에 다시 찾아봤습니다. 홍대 앞은 가끔 갔어도 정작 홍대는 안 갔어요. 홍대입구는 이런 커다란 건물이 문지기를 합니다.
요즘 대학동아리는 울상입니다. 인맥구축보다는 자신에게 도움 되는 일만 하려는 대학생들의 약간은 이기적인 모습도 한몫하지만 예전같이 대학 졸업만 하면 취직하던 시대가 지났습니다. 동아리에서 즐기고 대학에서 낭만 따위 찾는 시대는 이미 갔습니다.
대학생활이 팍팍해졌다는 말이 있죠. 하지만 제가 생각해보면 예전 그러니까 90년대초는 대학 가기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전문대까지 합쳐도 한 반에 반 정도밖에 대학을 가지 못했습니다. 반 정도는 고졸로 머물러야 했고요. 대신 대학 졸업하면 취직은 그런대로 잘됐죠. 지금은 돈만 있으면 지방대는 가잖아요. 대부분 대학에 입학하니 예전보다 대학 입학을 쉬워졌습니다. 대신에 잉여 대학 인력이 사회로 쏟아지게 되었고 대학생들끼리 경쟁하다 보니 취직이 더 힘들어졌습니다.
이건 대학생 과잉생산의 구조로 몰고간 한국사회의 근시안적 교육행정이 문제이지요. 대학생 그렇게 많이 생산하면 뭐하나요? 그걸 소화할 경제구조가 아닌데요. 썰이 길었네요. 뭐 하여튼 그래서 동아리는 이제 찬밥신세입니다. 동아리라도 영어회화 같은 실용적인 취업에 도움 되는 동아리만 인기 있습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받아준다는 말, 예전엔 정말 깐깐한 동아리 많았습니다. 정회원, 준회원으로 나뉘기도 했구요.
홍대는 곳곳에 이런 조각품들이 있습니다. 미대생들이 만들어 놓은 듯합니다. 서울대에도 미대 근처에는 조각품들이 참 많더군요.
독특한 탑이네요. 돌은 아니고 청동상 같아 보입니다. 홍익대학교 출신 열사를 기념하고 있습니다.
홍익대학교도 등록금 분규가 있네요. 대학생답데 발랄한 패러디가 보입니다. 원한소리!! 우리나라 대학들 등록금은 참 비싸죠.
정부의 보조금이 적고 대부분의 대학들이 학생들 등록금으로만 운영되다 보니 우리네 부모님들 허리가 휩니다.
큰 기업이나 동문들이 기부를 많이 하는 서울대학이야 등록금 자체가 싸지만 장학금제도도 좋습니다. 등록금 장사하는 대학행정 이제 좀 자제했으면 합니다. 학교가 기업과 같아지려고 하면 안 되겠죠. 하지만 한국 대학들 중에는 기업처럼 이익을 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대학도 더러 있고 돈만 생기면 건물을 지어 대는 모습도 보입니다. 학생들 등록금으로 교직원들 연금을 내는 모습 제발 좀 사라졌으면 합니다.
곳곳에 있는 조각품들은 흡사 보물찾기 하는 재미도 줍니다.
개나리가 만개했네요
홍대를 나와 홍대 정문을 내려와서 정문에서 90도로 왼쪽으로 가면 그라피티 거리가 나옵니다.
피카소 거리라고도 하던 것 같더군요.
신이 강림하셨네요. 자기에게 욕한 언론인들을 당시에는 국민적 분노에 벌벌 떨다가 촛불이 잠잠해지니 하나둘씩 잡아들이는 모습은 흡사 제3 공화국 , 5 공화국이 생각납니다.
그라피티 거리에는 이런 벽화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수많은 분들이 카메라로 이 모습을 담습니다.
이건 벽화 같지 않고 그라피티 같아 보이네요. 저 고양이 어디서 많이 봤는데 일본 네티즌들이 많이 그리던 고양이 같네요.
칼라 TV가 유머스럽습니다.
곳곳에서는 홍대 서양학과 학생들이 그린 벽화들이 많습니다. 매년 거리미술전을 하나 보더군요. 올해는 또 어느 지역에 벽화가 생길까요?
이 벽화는 재미있었습니다. 윤석호 PD의 계절 연작시리즈인 겨울연가, 봄의 왈츠, 여름향기, 가을동화가 그려져 있습니다.
겨울연가가 가장 큰 히트를 쳤는지 가장 먼저 그려져 있네요.
드라마를 한 이미지에 느낄 수 있는 벽화였습니다. 노란 유채꽃이 봄의 왈츠의 생동감을 느끼게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4개의 계절 연작 시리즈 제대로 다 본 것이 한편도 없네요. 그나마 많이 본것이 겨울연가였는데요.
너무 달콤하게만 그려진 그리고 알고 보니 남매였다 식의 구태스러운 이야기를 무척 싫어해서 일부러 안 본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영상미학만큼은 최고였습니다. 기회가 되면 언제 연작시리즈 다 보고 싶네요. 이야기는 맘에 안 들지만 그 영상은 가히 최고였으니까요.
출판사 담벼락도 이렇게 동화 속 한 장면으로 그려지네요.
일본 만화의 주인공 같아요. 어디서 많이 본 그림 같기도 하고요.
길냥이가 흠칫 돌아봅니다.
홍대 옆 어린이 놀이터 겸 공원입니다. 벽화가 민화를 연상케 합니다. 요즘 서울시 안의 작은 공원들 어린이 상상공원인가 뭔가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다 뜯어버리고 어린이들 놀기 편하고 마실 나가는 장소로 만든다고 하더군요. 결과물이 어떨지 궁금합니다.
다만 걱정인 것은 서울시가 디자인 몰빵 정책으로 인해 실용성은 거의 생각하지 않고 예쁘고 근사하게만 만들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이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과연 실용적일까 생각도 해봅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지만 보기만 좋고 맛은 별로인 떡은 욕먹기 딱 좋습니다.
홍대로 통하는 무지개 계단입니다. 홍대 후문 쪽으로 연결이 되더군요.
서강초등학교입니다. 이곳에도 벽화가 있네요. 그러나 빛바랜 모습입니다. 그래도 회색 시멘트 벽보다는 이게 낫죠
봄입니다. 나무와 꽃들도 잎을 키우고 꽃을 피우지만 사람들의 입과 눈에서도 웃음꽃이 피어나는 계절입니다.
주말에 어디든 나가보세요. 그리고 봄이 오는 소리를 들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