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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에관한글

암실을 모티브로 한 서울 시립 사진미술관의 어두침침함과 문제점

by 썬도그 2025.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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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립 사진미술관을 짓는다고 할 때 진짜? 그게 가능한가 했습니다. 그때가 2015년으로 서울시는 매년 서울사진축제를 개최해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 2010~2017년 정도가 사진의 전성기였습니다. 매년 서울시립미술관은 서울사진축제를 개최했고 국민 취미가 사진이었습니다. 

 

2025년 지금 사진 취미가들이 있나요? 멸종하다고 할 정도로 사진 취미가들은 눈에 띄지 않습니다. 물론 스마트폰으로도 사진 취미 활동을 하는 시대라서 취미 사진가들이 덜 보일 뿐이라고 할 수 있지만 사진 취미가가 준 것은 확실합니다. 저조차도 출사라는 개념이 희미해졌네요. 

2015년 박원순 시장 때 계획된 서울 시립 사진미술관 

서울시립사진미술관

1호선 또는 4호선 창동역에서 내리면 바로 보입니다. 출구로 나오자마자 왼쪽에 바로 보입니다. 지상철 구간이라서 전철이 지상으로 달리네요. 

서울시립사진미술관

전철에서 나오지 저 멀리 산이 보이는데 도봉산 같네요. 도봉구 창동은 제가 사는 금천구에서 반대쪽입니다. 서울에서 서울 끝이라고 할 수 있고 실제로 거리도 멉니다. 1호선이 닿아서 갈아타지 않고 가도 1시간 정도 걸릴 정도입니다. 

서울시립사진미술관

이 건물입니다.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입니다. 이 건물은 2015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결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현 오세훈 시장은 한강에만 신경 썼지만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서울 전역에 관심이 많았고 특히 서울 변두리라고 하는 곳에 공공 미술관을 여러 개 세웠습니다. 

 

그래서 생긴 것이 도봉구 창동의 서울시립 사진미술관과 제가 사는 금천구의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입니다. 서서울미술관은 2024년 10월 개관 예정이었다가 무려 3차례 연기 끝에 2025년 11월에 개관을 하네요. 현 오세훈 시장이었다면 결코 생기지 않았을 미술관이 서서울미술관 그리고 이 사진미술관입니다. 

 

오세훈 현 시장은 서울 변두리에 큰 관심이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전 박원순 시장에게 감사합니다. 솔직히 사진미술관 생긴다고 했을 때 사진 좋아하는 저도 왜? 왜 이런 은총을 주시지? 사진이 아무리 인기 매체라고 해도 미술의 한 부류이고 실제로 갤러리나 미술관에서 그림과 동일 취급 당하는데 왜 따로 만들어주시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서울시 입장에서는 다이내믹한 서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영상 및 사진으로 담을 공간이 필요로 했습니다. 또한 사진작가들의 사진들은 당시보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빛이 나기도 하고요. 그리고 이 사진미술관 건립계획 당시만 해도 사진이 엄청나게 큰 인기를 끌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사진 인기가 꺼진 후에 완공이 되었네요. 

 

저도 몰랐습니다. 사진 인기가 최소 50년은 갈 줄 알았는데 영상 시대로 이렇게 빠르게 바뀔지 누가 알았겠어요. 세상 모든 콘텐츠는 유튜브로 몰리고 그로 인해 방송국들이 무너지고 있는 시대인데요. 따라서 이 사진미술관도 이런 흐름을 알았다면 사진영상미술관으로 변신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카메라 조리개를 형상화했다는데 내가 보기엔 그냥 암실인데?

서울시립사진미술관

2015년 서울 시립 사진미술관 건립을 계획한 후 2019년 설계 공모에서 오스트리아 건축가 '믈라덴 야드리치'와 '일구구공공도시건축 건축사무소의 설계가 당선이 됩니다. 디자인 콘셉은 카메라 조리개를 형상화했다고 해요. 카메라 렌즈 조리개를 비틀면 조리개가 열리고 닫히는데 조리개를 비트는 느낌으로 담았습니다. 

 

그런데 이걸 보고 누가 조리개 느낌이라고 느낄까요? 그 조리개라는 것도 필름 렌즈 시절이나 렌즈에 조리개 다이얼이 달려서 비트는 거지 디카 렌즈들은 휠 다이얼로 돌립니다. 제가 보기엔 암실이 아닐까 했습니다. 마치 암실에 들어가려면 검고 아주 무거운 암막 커튼을 열어야 암실의 놀라운 세계를 만나잖아요. 그런데 설계 당선작 글에도 암실을 형상화했다는 말이 없네요. 꿈보다 해몽인가요? 

 

건물 자체는 그렇게 예쁘지도 나쁘지도 않습니다. 다만 너무 시커멓네요. 카메라들이 다 시커멓기도 해서 그걸 형상화한 것 같네요. 실제로 믈라덴 건축가는 사진은 빛의 예술이라면서 흑과 백의 조합을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초기 설계는 이거였습니다. 이건 조리개 같아 보이긴 하네요. 엄청 비틀었습니다. 이런 형태의 건축이 쉽지 않죠. 핵심 코어 기둥이 아주 튼실해야 합니다. 모서리에 있어야 할 기둥이 없잖아요. 이건 아이디어는 좋은데 구현하기 어려워서 문제가 클 것으로 보였는데 이걸 당선시켜 놓고 

서울시립사진미술관

이렇게 절충을 해버렸네요. 조감도에서는 사람들이 입구 위에 공간에서 앉아서 쉬는 걸 보여주는데 저기 못 들어갑니다. 들어가도 아이들 저 위에서 뛰어내릴 수도 있고 문제가 커요. 어떻게 이런 설계가 당선 되었을까 궁금할 정도입니다. 

 

뭐 관공서에서 하는 일이 다 그렇긴 하죠. 위 이미지는 서서울미술관 설계 당선작입니다. 지하에 갤러리 공간을 넣은 지상 1층 미술관으로 옥상 공간이 가장 중요한 공간입니다. 

완공을 앞두고 있는데 음식 조리예처럼 설계도와 실제는 확 다르네요. 

특히 옥상 공간은 별 특색 없는 공간으로 만들어서 너무나도 볼품이 없었습니다. 

서울시립사진미술관

바로 옆에는 로봇박물관도 있고 이 건물도 꽤 독특한 외형인데 들어가 보니 오히려 저 외형 때문에 공간 활용을 제대로 못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서울시립사진미술관

공공건물은 효율을 극대화하는 건물이 대부분이지만 이 미술관은 그럼에도 공사비 더 들어도 공간 활용력 떨어져도 독특한 외형을 지향합니다. 그런데 설계도와 다르게 완성된 걸 보면 조리예의 50%만 담은 느낌이 드네요. 

 

서울시립사진미술관 1층 

서울시립사진미술관

사진미술관은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오전 10 ~ 오후 8시,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은 오전 10시 ~ 오후 7시(3~10월), 오전 10시 ~ 오후 6시 (11월 ~ 2월)까지 운영합니다. 

서울시립사진미술관

1층부터 3층까지 시커멓습니다. 정말 암실에 들어온 느낌입니다. 암실의 이미지를 노렸다면 성공했지만 문제는 방문객 중에 암실을 경험한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암실은 디카 시대인 2000년대 초 중반이 되면서 사라졌습니다. 또한 저같이 사진 동아리나 사진학과 출신이 아니면 암실을 이용할 수 없죠. 

 

따라서 이 암실처럼 꾸민 것은 좋아 보이지 않네요. 그리고 암실 시대가 아닌 라이트룸 시대잖아요. pc에서 스마트폰에서 쓱쓱 만들어가는 시대에 암실? 그렇다고 사진 체험을 위한 암실 공간이 크냐? 4층에 조막만 하게 있더라고요.  

서울시립사진미술관

1층에는 카페가 있는데 크지 않았습니다. 1층에 들어서자마자 거대한 사진 갤러리를 예상했는데 1층엔 없습니다. 휴게 공간만 가득하네요. 차라리 다 돌아보고 4층에 있었으면 하는데 1층에 있다 보니 분위기가 좋지 못하네요. 그렇다고 1층 카페에 사진 잡지 등을 배치해서 사진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냐? 사진 책이 몇 개 있는데 많지 않습니다. 

 

계단을 이용해서 올라가는 것이 더 편한 이상한 구조

서울시립사진미술관

갤러리는 2층부터 있었는데 메인 전시실은 3층에 있습니다. 2층은 너무 작더라고요. 그런데 1층에 엘리베이터가 무려 3개 정도가 있어서 왜 이걸 타고 올라가야 했는데 놀랍게도 엘리베이터가 6명 타면 꽉 찰 정도로 너무 작습니다. 그리고 엄청 느립니다. 그래서 계단으로 올랐습니다. 내부 공간도 탄광처럼 어둡고 어둡네요. 그냥 내외부가 다 어둡습니다. 눈이 침침할 정도입니다.  

서울시립사진미술관

블랙 블랙. 온통 시커멓습니다. 이게 컨셉 같더라고요. 흑과 백의 대비를 말한다고 했는데 흑이 90%네요. 

서울시립사진미술관

2층 영상홀입니다. 여기가 영상 매체를 위한 공간으로 사진과 영상이라는 뗄 수 없는 관계를 잘 구현했고 이 영상홀 전시회가 가장 좋았습니다. 

서울시립사진미술관

2층 전시가 다했다고 할 정도로 2층 전시가 아주 매혹적이었습니다. 전시회 이야기는 따로 포스팅하겠습니다. 

서울시립사진미술관

그런데 다른 전시공간은 너무 작더라고요. 원성원 작가의 사진과 조경가가 꾸민 공간이 있는데 공간 자체가 너무 작았습니다. 

 

사진 갤러리가 총 4개가 있는데 모두 작아서 좀 아쉽더라고요. 

 

서울시립사진미술관

2층에 오르고 알았습니다. 이 사진미술관 규모가 서울시립미술관보다 훨씬 작다는 것을요. 아무래도 전문 미술관이다 보니 작을 수밖에 없긴 하죠. 거리가 멀어서 더 크게 기대를 했나 봅니다. 지상 4층 지하 2층이라고 해서 큰 기대를 했는데 지하층은 사진 수장고라서 일반에게 공개가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2,3층이 전시관입니다. 

서울시립사진미술관

3층은 도봉구를 기록한 사진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사진의 기본 속성은 기록이죠. 기록 기반 위에 예술을 담기도 하고 예술만 담뿍 담는 사진들이 예술 사진으로 인기가 높지만 요즘 예술 사진도 많이 사라졌습니다. 솔직히 요즘 뜨는 신진 사진작가들 있나요? 여기 전시되는 한국 사진작가들도 대부분 40대 이상인 분들입니다. 신인 작가들이 거의 없어요. 

서울시립사진미술관

새로운 사진작가를 발굴하는 장소로 활용했으면 해요. 가뜩이나 고인물 시장인 사진계도 뭔가 새로운 물이 들어와야 흐르죠. 따라서 신진작가 발굴의 역할을 이 사진미술관이 기필코 해야 합니다. 그 많던 사진상들도 많이 사라지고 있는데요.  3층은 야외 채광이 들어오는 창문이 있는 공간이 있더라고요. 여기만 하얀색 공간이네요. 

 

어두움 암실에 있다가 작은 공간이지만 시원한 느낌이 드는 공간이 있네요. 

 

3층 갤러리 

서울시립사진미술관

3층 3전시실이 가장 큰 전시 공간이었습니다. 사진미술관 개관 기념사진의 역사를 담은 사진전인 '광채 - 시작의 순간들'을 전시하네요. 

전시는 한국 사진의 시작을 알리는 작가들의 사진이 가득했습니다. 저야 다 아는 사진가들이지만 1910년대의 초창기 사진들은 크기도 작고 역사적 가치도 높지 않고 조형미도 크게 좋지 못해서 오래 보지는 못하겠더라고요. 오히려 당시 일본인들이 전국의 사찰과 문화재를 촬영한 중형 카메라로 촬영한 기록 사진이 더 완성도가 높습니다. 다만 일본인들이 촬영한 사진이라서 전시는 못합니다. 

 

그럼에도 그런 사진도 슬라이드쇼로 볼 수 있게 하면 어떨까 하네요.

서울시립사진미술관

 

최초의 여성 사진가 등등 최초의 타이틀이 붙은 사진가들의 사진들이 가득 전시되어 있습니다. 

서울시립사진미술관

초기 사진들이라는 이유로 전시되는 사진들이지 엄청나게 뛰어나고 아름답고 유명한 사진들은 아닙니다. 그리고 사진들이 너무 작더라고요. 좀 더 크게 전시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당시 필름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을 수도 있더라고요. 다만 최초에만 집중하다 보니 뛰어난 사진을 담지는 못했습니다. 

 

다시 공간 이야기를 하자면 내부가 너무 어두워서 원래 이랬나 했는데 초기 내부 조감도를 보면 천장에 확산광이 쏟아지는 화이트룸 콘셉이었네요. 내부에 계단 공간도 있고요. 시공 과정에서 엄청 바뀌었나 보네요. 그리고 백남준은 사진작가가 아닌데 저기에 왜 넣었는지 여러모로 참 문제가 많네요. 

서울시립사진미술관

흥미로운 공간도 있는데 가벽 한쪽을 뚫어 놓아서 뷰파인더로 세상을 보는 느낌을 주는 공간은 좋네요. 

서울시립사진미술관

4층은 좀 화가 나는 공간이 있었습니다. 사진 라이브러리 공간으로 사진 관련 도서를 볼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여기가 가장 기대가 컸는데 규모가 북서울미술관의 사진책 공간보다 작아 보이고 무엇보다 일요일은 문을 열지 않습니다. 

 

응? 주말에 사람이 가장 많이 오는데 일요일에는 운영을 안 한다고요? 와 좀 화가 나네요. 평일날 쉬잖아요. 인건비 때문이면 평일 이틀 쉬게 하고 일요일은 열어놓아야죠. 운영도 별로네요. 실망만 하고 나왔습니다. 4층에는 1,2 교육실이 있어서 강좌, 워크숍, 실습, 세미나를 한다고 하네요. 

 

서울시립사진미술관의 문제점

1. 내외부 모두 너무 거무튀튀하다

 

암실을 콘셉으로 잡은 것도 아니고 너무 검기만 해서 사진 보는 재미가 반감되다. 차라리 라이트룸, 블랙룸으로 번갈아 놓게 하던지요. 요즘은 자연 채광 갤러리도 늘고 있고 실제로 자연 채광 갤러리에서 본 사진들은 더 멋지게 보이더라고요. 물론 오래된 사진들은 빛을 머금으면 색이 바랠 수 있기에 낮은 조도를 위한 것임은 이해하지만 최신 사진작가의 사진도 전시한다면 좀 밝은 공간이 많았으면 하네요. 

 

2. 사진라이브러리 일요일 운영 중단

 

아니 주말에 사진전 보러 오는 시민이 대부분인데 일요일에 운영을 안 해요. 황당할 정도로 운영을 못하네요. 미술관 관장님이 너무 안이하게 운영하는 것 아닌가요? 왜 일요일에 문을 안 열어요. 차라리 평일에 한 번 더 쉬세요. 공간도 북서울미술관 도서관이 더 좋을 정도로 작아요. 

 

3. 전시 공간 전체가 너무 작은 느낌 

 

 

사진미술관 건물 자체가 너무 장소가 작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유가 있네요. 1층 보세요. 곡선을 넣어서 공간 활용도가 아주 아주 떨어지고 2층도 정사각형이 아니다 보니 빈 공간이 많습니다. 회색 부분이 로비인데 천고를 높여서 공간을 넓게 하려는 목적이었나 본데 들어가자마자 전 답답하다는 느낌만 가득하네요. 이유는 검은색 때문입니다. 내외부가 너무 어두워요. 

 

카메라 렌즈 조리개 모양을 형상화했다는데 시공하다가 그 느낌은 다 휘발되고 공간은 어둡기만 하고 운영도 전시 자체도 별 재미도 없고 크게 실망했네요. 전시회야 계속 바뀌기에 개선 여지가 있지만 공간 자체는 정말 별로네요. 그래서 집 앞에 생기는  서서울미술관 큰 기대가 안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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