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구가 서울에 있는지 모르는 서울시민도 많죠. 그러라 그러죠. 알아준다고 해도 모른다고 해도 내 삶에 영향을 주는 건 아니니까요. 저도 금천구에 살지만 내세울만한 곳이 거의 없습니다. 금천구청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금천 8경인지 9경인지 적어놓았지만 공감 하나 안 갑니다.
제가 서울 지박령이라서 서울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서울이 생각보다 관광지가 많고 볼거리가 많은 도시임을 깨닫고 있습니다. 어제도 서대문구 안산 허브원 갔다가 이런 곳이 서울에 다 있구나 할 정도로 엄청난 관광 인프라에 놀랐습니다. 어딜 가도 관광지더라고요. 금천구는 없죠. 감히 말하지만 관광자원이 단 1개도 없습니다.
이게 금천구의 현실입니다. 그렇다고 변명을 하자면 역사적인 공간이 1개도 없습니다. 시흥 행궁이 있었다는데 터도 안 보입니다. 한우물은 삼성산 올라가야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하나 꼽자면 호암산 잣나무 숲장을 지나는 호암늘솔길 무장애길이 그나마 볼만합니다. 마리오 아웃렛으로 대표되는 패션 아울렛 단지가 있다고는 하지만 거기도 인기가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가산 2,3단지는 금천구에 있지만 서울시가 운영하는 공간이라서 금천구라는 생각이 들지도 않습니다. 가산 3단지는 광명시가 주로 혜택을 받고 있죠. 아이러니하게도 금천구 독산동보다 광명시 철산동이 더 가깝습니다. 광명시가 빨대 꽂아서 쪽쪽 단물을 빨아먹고 있습니다.
무능한 국회의원과 구청장이 있는 금천구
강남이 인프라가 좋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정치인들이 많이 살기 때문입니다. 내 집 앞으로 지하철이 지나가고 도로가 놓이고 개발이 이루어지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정치, 행정가들의 입김 때문입니다. 개발 타당성도 정치인의 로비와 권력의 힘으로 이끌어내죠. 그래서 강남이 그렇게 발전한 것도 큽니다.
강남은 지하공간이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지하철이 참 많이 지나다닙니다. 그런데 서울 변두리는 지하철이 뭡니까? 마을버스라도 있으면 감지덕지죠. 금천구의 저 쌍팔년도에 지어진 듯한 금천구청역 개발은 현 유성훈 구청장의 1기와 2기 공약이었는데 말짱 꽝이 되었습니다. 이 정도면 사과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바로 앞 부영 종합병원 및 아파트 단지 부지는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바로 전에 착공식까지 하는 쇼를 했짐난 2025년 4월 현재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영부영의 부영은 부동산 알박기 전문 업체로 이렇게 부동산 사놓고 개발 안 하는 곳이 전국에 엄청나게 많이 있습니다. 부동산 가격은 가만히 있어도 오르는데 뭐 하러 개발하냐는 식이죠. 그냥 묵혔다가 사겠다는 사람에게 넘기면 되니까요.
이에 금천구청장과 국회의원이 여러 압력을 넣고 개발 안 하면 팔라고 하든 뭐라고 하든 행정적인 압력을 넣어야 하는데 그런 것도 없습니다. 그 결과 2007년부터 2025년 현재 약 20년 가까이 공터로 놀리고 있습니다. 이 금천구의 얼굴은 금천구청역과 그 주변이라고 할 정도죠. 금천구청과 국회의원의 무능이 낳은 결과입니다.
정치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지만 개발은 정치인들과 구청장이 가장 힘이 쎄기에 이 두 사람이 뭔가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둘 다 못나서 아무것도 못합니다.
최기상이라는 강남에 살던 판사 출신의 국회의원은 금천구와 아무런 연관이 없는데 낙하산으로 내려와서는 2선이 되었습니다. 저분 금천구에 온 이후 해놓은 게 단 한 개도 안 보입니다. 공약도 기존 공약 빨아서 널어도 또 당선됩니다. 그래서 제가 정치색은 진보이지만 더민주당을 아주 싫어합니다. 그런데 국민의 힘은 이건 거의 정당이라고 하기에도 무리가 있는 쓰레기 집단체라서 매번 차악을 선택하고 있네요.
솔직히 저도 최선을 찍고 싶습니다만 차악과 최악 중에 골라야 하는 이 상황이 너무 괴롭네요. 그래서 선거를 점점 하기 싫어집니다. 서서울미술관 이야기는 안 하고 왜 정치나 개발 이야기를 하냐 할 수 있는데 이걸 안 하고 서서울미술관을 이야기할 수가 없습니다.
박원순 시장이 내려준 서서울미술관
금천구에서 가장 멋진 건물은 금천구청입니다. 정말 잘 지었습니다. 그런데 공사비도 엄청 들어갔죠. 그래서 욕도 참 많이 먹었습니다. 호화청사라고요. 실제로 호화롭긴 합니다만 로이 유리라는 빛과 열을 모두 차단하는 걸 쓰지 않아서인지 여름에 가보면 더워서 미칩니다. 고생들 하더라고요.
금천구에 찾아오게 할 이유는 단 1개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곧 생깁니다. 위 사진에서 붉은색 거대한 풍선 같은 공간에 서서울미술관이 세워지고 있습니다. 이 서서울미술관은 박원순 시장이 금천구에 선물로 내려 보낸 공간입니다. 서울시는 참 다양한 관공서들을 보유하고 있죠. 그런데 왜 서울시라는 이름으로 시작하는 관공서들은 죄다 종로구, 중구, 강남에 있죠? 금천구에 있어도 되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안 합니다. 한국 전체가 서울공화국이라고 하듯 서울시도 종로구 중구 강남공화국입니다. 주요 서울 및 국립이 들어간 건물은 이 3곳에 가득합니다.
이런 모습을 잘 알고 있던 박원순 시장은 서울을 박물관과 미술관의 도시로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올 5월에 오픈하는 서울사진미술관이 도봉구에 세워집니다. 그리고 반대쪽으로 끝인 금천구에 서서울미술관을 만듭니다. 서울시립미술관의 분관이죠.
금천구에 대한 애정이 있던 시장이 박원순 시장이었습니다. 마침 롯데캐슬 1~4단지 개발하면서 생긴 공개공지가 있어서 여기에 짓습니다. 어떤 분은 야구장 짓기로 한 곳 아니었나고 항의하던데 야구장보다는 미술관이 100배 1000배 낫죠. 미술관에서 미술전시회도 보고 각종 프로그램 및 작은 휴게공간 및 아이들을 위한 공간도 같이 만들어집니다. 북서울미술관에 가보면 동네 아이들이 참 많이 찾고 엄마들이 좋아하더라고요.
2024년에서 2025년 6월에서 다시 11월로 개관이 연기되다
그 높은 아파트도 2년이면 뚝딱 만드는 나라가 3층짜리 건물 만드는데 2년 이상이 걸립니다. 2022년 8월에 착공해서 2025년 4월 현재도 마무리 공사 중입니다. 무려 3년 가까이 걸리네요. 중간에 원자재 폭등 뭐다 뭐다 이유가 있는 건 알지만 너무 느려요.
2022년 공사를 시작할 때만 해도 2024년 10월 개관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11월이라고 했다가 12월로 넘어가더니 2024년 6월 개관으로 몇 달 전에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에 보니 또 연기되어서 무려 2025년 11월로 5개월이 더 연기되었습니다. 연기에 연기에 연기에 연기에 지긋지긋하네요. 관공서 짓는 것이 다 그렇긴 해도 이건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게 서서울미술관 당선작의 조감도입니다. 옥상에 미로 공간 같은 공간이 있고 아이들 놀기 좋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왜 조감도와 실제가 너무 다릅니다. 마치 라면 봉지의 조리예와 실제 라면 모양이 다르듯 조감도와 영 딴판으로 지어 버리더라고요.
드디어 오픈된 서서울미술관을 돌아보다
그리고 2024년 4월 드디어 서서울미술관이 공사 칸막이를 풀어놓았습니다.
서서울미술관이 생기면 바로 앞 롯데캐슬 2차 상가들이 꽤 채워질 듯합니다. 솔직히 롯데 캐슬 골드파크 1~4단지가 상가가 너무 많았어요. 유동인구는 적은데 상가가 넘치니 완공된 지 5년이 지난 지금도 100% 다 채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수시로 상가들이 바뀌고 있고요. 그러나 서서울미술관의 전시회 보러 오는 분들이 꽤 들리지 않을까 합니다.
이 근처 롯데마트가 이 서서울미술관 장소인 금나래 공원에서 행사를 하면 꽤 사람이 바글바글합니다. 물론 엄청난 기대는 금물이죠.
이게 최신 조감도입니다. 선정작 조감도에서 옥상이 많이 바뀌었죠. 옥상 활용도가 높아야 하는데 저렇게 또 태양광 패널을 올려 버리면 반쪽짜리 옥상 정원이 되겠네요. 이 당선작의 매력은 옥상인데 옥상을 이렇게 반만 활용하고 그 마저도 별 특색이 없다면 이 당선작의 매력은 확 떨어집니다. 현대미술관 서울관처럼 지하로 내리는 방식인데 옥상 활용도가 너무 안 좋네요. 그런데 보시면 오른쪽 상단 조감도가 사라졌습니다.
저기에 금나래공원에서 금천구청역까지 이어지는 구름다리가 있었고 이게 금천구민 네이버 카페에서 설왕설래를 하자 뜯어 버린 듯 합니다. 조감도에 왜 있지도 않은 구름다리를 그려서는 이 분란을 일으키는지 모르겠어요.
최근에 가림막을 걷어냈습니다. 그래서 쭉 살펴봤습니다. 먼저 서서울미술관은 외관 50%를 차지하는 저 울퉁불퉁한 반사판 같은 것이 상징물입니다. 빛을 난반사하면서 동시에 외부 풍경을 담는 역할을 합니다. 벚꽃 피면 하얀색이 녹색 잎이 드리우면 푸르게 변하겠죠. 그런데 거울이 아니라서 그런 효과는 일부고 그냥 꿀렁거리면서 빛을 은은하게 나게 합니다. 저런 외장재를 거의 보지 못해서 좀 신기하네요.
스트리트형 미술관이라서 이렇게 길게 늘어져 있습니다.
조경 공사를 최근에 하던데 식물은 많이 심어 놓았네요.
뒤쪽 공간입니다. 바로 옆에 금나래초등학교가 있습니다.
이 공간에 야외 조각품을 설치한다는 소리가 있더라고요. 참고로 서서울미술관은 미디어아트 전문 미술관이 될 거라고 해요. 영상을 이용하는 예술들인데 영상 예술 작품들이 새로운 장르이긴 한데 그렇게 인기는 없어요. 미술관에 영상물이 엄청 많은데 그거 제대로 보는 관객은 10분의 1도 안 됩니다. 좀 보다 나가죠.
최첨단 기술이 융합된 미디어아트라고 하는데 인터렉티브 한 작품도 많을 듯합니다. 금천예술공장과 함께 연계하는 전시회도 많을 듯해요. 금천예술공장은 갈수록 인기가 떨어지고 있어서 이제는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정도가 되었네요.
이렇게 길게 쭉 이어집니다. 더 끝이 금천구청역입니다.
전시 공간은 지하에 있습니다. 1층은 사무 공간으로 주로 활용할 듯하네요. 지하 2,3층까지 내려가고 가운데 성큰 공간이 있습니다. 그런데 조감도에서 볼 때보다는 색깔이 시멘시멘하네요.
계단을 이용해서 내려갑니다.
바로 뒤에는 잔디광장이 만들어질 듯 하네요.
비나 눈을 피하는 회랑이 있네요.
이 울룩불룩한 철판이 참 매력적입니다.
계단을 타고 2층이자 옥상으로 올라가 봤습니다.
휑하네요. 의자는 놓아질 것 같은데 너무 휑해서 이게 뭔가 하는 생각만 듭니다.
그냥 시멘트 덩어리네요. 그래도 완공직전이고 뭔가 더 채워 넣을 듯 하기에 좀 더 지켜봐야겠네요.
반대편은 8 자 모양의 원형 공간이 있고 끝에는 에어컨 환풍기가 가득하네요.
아이비가 꽤 생존력이 강한 식물인데 다 말라죽었네요. 심고 관리를 해야 하는데 죽은 듯하네요. 또 심겠죠. 또 죽고요 한 3번 심어야 제대로 키워질 듯합니다.
여기는 중간에 좁은 폭이 있어서 행사하기도 어렵고 뭘 어쩌라고 만든 공간인지 모르겠네요. 옥상 정원 느낌도 안 들고요.
뒷마당에는 경사로가 있는데 금나래 초등학교와 금천경찰서와 구청으로 이어집니다. 여기는 그런대로 잘 꾸며 놓았네요.
문제는 옥상입니다. 아! 대실망이네요. 뭐 메인은 지하공간이라서 실망을 크게 할 필요는 없지만 공간 디자인이 아주 아주 별로네요.
그렇다고 이렇게 내려다 보기 편하게 만들지도 않았어요. 여기는 보도블록이 몇 개 올려져 있어서 딱 한 사람만 접근 가능합니다. 수도꽂지에 호스 연결하는 용도의 보도블록이에요. 이렇게 경치를 내려다보는 용도로도 활용 못해요.
금나래 공원도 재단장합니다. 나무 다시 심는데요. 원래 저 길 양쪽에 벚나무가 2열 종대로 심어져 있는데 놀랍게도 90%가 죽었어요. 거대한 나무 여러 그루도 몽땅 죽었고요. 그런데 또 벚나무 심으려고 하나 보네요. 또 죽을 거예요. 터가 안 좋은지 나무 심고 죽고 심고 죽고 몇 번을 그러다 거대한 나무는 결국 죽더라고요.
여기도 6월 말에 완공한다고 하는데 서서울미술관이 11월 개관이니 여기도 천천히 완공되겠네요.
유일하게 마음에 든 건 저 울퉁불퉁한 외장재로 여기서 보니 색이 바뀌네요. 은빛 나는 것 같더니 각도에 따라서 검은색으로도 보이네요.
주차장도 지하로 넣었어요. 수장고도 지하, 지하 주차장, 지하 전시공간. 개관하면 달라지겠지만 옥상 뷰는 망했네요. 사람이 2층에서 내려다보고 서 있으면 놀랄 수 있기에 옥상 끝으로 나가지 못하게 일부러 식물을 심어서 막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만 옥상 공간에 대한 고민을 심각하게 해봤으면 합니다.
완공되고 오픈하면 가장 기대되는 공간은 전시실보다 자료실입니다. 북서울미술관도 서울시립미술관도 미술, 예술 관련 서적이 많은 도서관 공간이 가장 좋았거든요. 예술, 미술 관련 자료 찾을 때 애용할 예정입니다. 바로 옆에 금나래 미술관도 있지만 미술 관련 서적이 너무 적어요. 제가 꾸준히 사진 관련 서적 희망도서로 신청해서 꽤 채워 놓았는데 요즘은 희망도서 신청도 거의 안 해서 안 늘더라고요.
서서울미술관은 금천구청역에서 1분컷으로 바로 앞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