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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별들에게 물어봐가 재미없는 이유 3가지

by 썬도그 2025.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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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쓰려고 최소 2화 정도는 보고 리뷰를 써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CJ ENM이 500억을 태워서 만든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를 보면서 내가 지금 90년대에 살고 있나? 하는 생각이 너무 드네요. 

별들에게 물어봐가 재미없는 이유 3가지 

별들에게 물어봐

저만 그렇게 생각한 게 아니었습니다. 제작비 500억이 들어간 블럭버스터급 드라마인데 시청률이 1~3% 내외입니다. 그나마 2회가 가장 높았네요. 

 

1. 과학빙자 멜로드라마? 괴랄한 맛을 내는 스토리

별들에게 물어봐

드라마 제목만 보고 이경규의 추억의 개그 코너였던 '별들에게 물어봐'가 떠올랐고 예고편을 보니 과학 드라마가 아닌 상당히 말랑말랑해서 이게 뭔가 했습니다. 과학 드라마 즐겨보고 좋아하는 저에게는 이런 과학 드라마를 한국에서 시도하는 것이 흥미롭긴 했습니다. SF 드라마라는 분들도 있지만 현실 기반이기에 공상 과학물은 아닙니다. 

 

보통 이런 과학 기반 드라마는 멜로드라마가 거의 없습니다. 공상 과학 드라마나 영화도 멜로드라마가 거의 없습니다. 이유는 멜로가 없어도 공상 과학 또는 과학 기반 소재만 잘 다루어도 충분히 긴장감과 환희와 다양한 감정을 쉽게 끌어낼 수 있으니까요. 다만 이 과학과 SF 드라마는 한국에서 쉽게 만들지 못합니다. 

 

넷플릭스 삼체라는 인기 SF 드라마도 엄청난 제작비가 들어갔다고 하죠. 그럼에도 한국이 최근 CGI 기술 발전으로 솔찮게 SF 영화와 드라마를 만듭니다. 뭐 가성비가 좋은 CGI 팀이 많다고 소리가 많지만 제가 보기에는 얼핏 보면 할리우드 수준과 비슷해지고는 있지만 딱 봐도 한국 CGI 팀이 만든 장면임을 바로 느낄 수 있는 장면도 많습니다. 

 

그것도 과거 복원 같은 어떤 것을 지우거나 수정하는 건 잘 하지만 세트장 이외의 모든 것을 CGI로 칠해야 하는 이런 과학 기반 또는 SF 드라마 그리고 크리처물은 아직도 많이 부족한 편입니다. 작년 넷플릭스에서 내놓은 <경성크리처>, <스위트 홈>의 폭망을 통해서 CGI를 많이 사용해도 망하는 드라마는 망하는 이유가 확실하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CGI야 잘 표현해면 가산점을 받을 뿐이지 모든 영상물의 기초 뼈대는 스토리입니다. 

 

스토리에 깜짝 놀랐습니다. 2025년에 재벌 2세 여자와 흙수저 의사의 러브스토리를 넘어서 우주에서 또 다른 사람에게서 사랑을 느낀다. 와~ 이건 뭐 배경만 우주일 뿐 90년대 흔하디 흔한 재벌가 러브 스토리를 약간 변형한 것 아닙니까? 국제우주정거장과 도킹한느 장면에서 초파리 교미 때문에 해치 여는 걸 지연시키는 주인공 '이브 킴(공효진 분)'을 보면서 저런 무개념 캐릭터가 주인공이라니 놀라고 어질어질할 정도입니다. 

 

작가는 서숙향입니다. 필모를 살펴보니 2010년 <파스타>만 눈에 띄고 드라마 대부분이 멜로 드라마네요. 멜로드라마 전문 작가가 우주 배경 멜로를 만든다? 뭐 만들 수 있죠. 그러나 한국에서 SF나 과학 드라마가 대부분 망하는 이유는 이 SF와 과학을 전혀 모르는 작가가 작품을 쓰면 그 티가 확 난다는 겁니다. 이 SF나 군사 배경 드라마는 한국에 덕후가 많습니다. 따라서 그 사람들이 인정할 정도로 뛰어난 배경 지식을 가진 사람이 집필하거나 최소한 모르면 배워서 작업을 해야죠. 

 

그런데 <별들에게 물어봐>는 나름 배운 티가 나긴 하지만 결국은 우주에서 사랑을 느낀다는 다소 이질적인 조합으로 인해 무척 부대끼는 내용입니다. 솔직히 좀 역한 느낌도 듭니다. 대놓고 연적을 시기 질투하는 오정세가 연기하는 강강수 같은 캐릭터는 너무 부자연스러워서 짜증 날 지경이네요. 그렇다고 칩시다. 멜로드라마 특화 작가가 우주 배경 멜로드라마를 만들 수는 있죠. 그런데 이걸 통과시킨 무능한 CJ ENM 간부들이 더 큰 문제입니다. 

 

아니! 이게 먹힐 것이라고 생각한 건가요? 유명 배우와 색다른 소재의 멜로 드라마면 성공하겠다는 믿음이 있었나요? 참 보는 눈이 없습니다. 최근 한국 드라마가 전 세계에서 인정받고 인기 있는 이유는 탄탄한 스토리 때문입니다. 그 스토리 대부분이 약육강식의 정글 같은 웹툰 시장에서 승리한 소수의 웹툰 바탕 드라마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작가가 직접 쓴 드라마는 검증 과정이 없습니다. 물론 김은숙이나 김은희나 몇몇 썼다 하면 대박을 내는 작가들이 있지만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김은숙 작가도 <더킹>, 김은희 작가는 <지리산> 등의 망한 작품도 있습니다. 따라서 작가의 명성에 기대서 만드는 건 앞으로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하네요. 특히 이 서숙향 작가는 대박을 낸 작품도 <파스타> 밖에 없습니다. 

 

2. 너무  티가 나는 무중력 표현과 사선으로 날아오르는 우주선

별들에게 물어봐

나름 우주선 세트는 잘 만들었습니다. 한국의 미술팀은 정말 할리우드 버금갈 정도로 잘합니다. 문제는 특수 효과나 CGI가 아무리 좋아졌다고 해도 티가 난다는 것이죠. 이게 언캐니 밸리처럼 정말 똑같으면 덜하는데 약간만 어색해도 조악함이 확 밀려옵니다. 우주선 세트는 잘 표현했는데 우주선 발사 장면에서 실소를 했습니다. 

 

아니 어느 우주선 로켓이 사선으로 하늘로 올라가요. 거의 수직으로 올라가다가 살짝 휘죠. 수많은 사람들이 우주선 발사 장면을 실시간으로 보는 시대인데 이걸 사선으로 표현한 CGI 팀이 우주선 발사 장면을 보고 만든 것인가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뭐 이건 넘어갈 수 있습니다. 문제는 계속 거슬리게 하는 무중력 표현입니다. 허리에 장비를 끼고 무중력 연기를 하는 것이 너무 티가 납니다. 이러다 보니 무중력도 아니고 중력도 아니고 반건조 오징어도 아니고 반중력 느낌만 드네요. 

 

특정 영화 홍보 유튜버들이 홍보하는 영화나 드라마는 믿고 거르는데 역시나 이 드라마는 홍보 전문 영화 드라마 채널 여러 곳에서 홍보를 하고 있네요. 

 

3. 늙은 공효진과 연기 안느는 이민호

별들에게 물어봐

이게 가장 큽니다. 전 공효진이 40대에 멜로 드라마를 하는 게 맞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연예인들은 일반인보다 관리를 잘 받기에 멜로드라마를 찍을 수는 있지만 그건 관리도에 따라 다르겠죠. 전 공효진이 또래보다는 젊게 보인다고 해도 신체적 노화를 막는다고 막아지는 것이 아님을 이번 드라마를 통해서 확실하게 봤습니다. 

 

너무 늙어 보입니다. 딱 봐도 40대 느낌이 드네요. 그런데 이민호와 로맨스를요? 이게 어울립니까? 드라마 <파스타>의 인연으로 작가가 꽂아준 것이 아닐까 할 정도입니다. 캐스팅을 누가 한 겁니까? 다른 수많은 배우들이 있는데 하필 공효진입니까? 공효진의 연기야 지적할 건 없지만 멜로를 찍으려면 나이대가 비슷한 두 배우를 배치해야 하는데 남자 배우와 차이가 너무 나네요. 

 

이민호는 여전히 잘 생긴 배우지만 보면서 늘지 않은 연기력에 신이 모든 걸 다 주진 않았구나라고 느껴집니다. 이민호 배우도 참 연기 안 늡니다. <강남 1970>으로 연기 변신을 했고 앞으로 기대가 컸는데 10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와 다르지 않음을 넘어서 더 못한 느낌도 듭니다. 오정세도 그래요. 코믹 캐릭터에 최적화된 배우인데 자꾸 이런 진지한 캐릭터로 많이 활용하는 게 어울리지 않네요. 

 

2화까지 보기도 힘든 정말 오글거리는 드라마입니다. 이제는 유명 배우의 기대는 드라마가 먹히는 시대가 아닙니다. 스토리가 가장 중요하고 그 스토리를 잘 살리는 특수 효과와 미술과 연출이 더 중요한 시대죠. 물론 좋은 배우가 나오면 더 좋겠죠. 화제성은 좋겠지만 덜 유명한 배우가 주연을 해도 탄탄한 드라마면 알아서 입소문이 납니다. 

 

홍보 영화 유튜버 힘을 빌리지 않아도 됩니다. CJ ENM이 영화나 드라마 모두 죽을 쑤고 있는데 삼성전자 못지않게 내부 개혁이 절실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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