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걸작과 평범한 영화의 차이가 뭔지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10년 또는 20년 이상 지나서 다시 봐도 좋은 영화면 그 영화는 명작 또는 걸작입니다. 명작 소설도 그렇죠. 명작은 세상의 흐름을 타지 않습니다. 세상 많은 기술들이 변하지만 우리의 삶의 형태는 변하지 않고 그 삶의 정수를 잘 담은 영화들이 오랜 시간 사랑을 받습니다. 마치 클래식 음악처럼요.
1998년 그때도 좋았고 2024년 지금도 좋은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
누구랑 봤는지는 기억나는데 어디서 봤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당시 좋은 영화들이 너무 많이 나와서 이상하게 이 영화는 기억나지 않네요. 너무 좋았죠. 한국 영화도 이렇게 좋은 영화가 나올 수 있구나를 깨닫던 시기였습니다. 한국 영화가 방화라는 폄하의 단어를 사용하던 시기를 지나 대기업 자본이 들어오기 시작하고 문화 매체로 각광을 받고 문민정부를 지나 김대중 정부가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국정 기조의 영향으로 엄청나게 좋은 영화들이 쏟아져 나오던 시기가 1998년 ~ 2004년입니다.
이때 나온 영화들 중에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 100선에 선정된 영화들이 꽤 많습니다. 1998년에는 <8월의 크리스마스>,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같은 좋은 영화들이 나오던 시기였습니다. 이 <미술관 옆 동물원>도 꽤 인기가 높고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대종상 신인감독상에 이정향, 여우주연상에 심은하, 신인남우상에 이성재가 받았고 청룡 영화상에서는 각본상 이정향, 남자신인상 이성재가 받았습니다. 주로 신인감독상과 각본상과 신인남우상을 받은 영화입니다.
지금은 성립 불가능한 독특하면서도 매력적인 시나리오
연출, 영상, OST, 연기 모두 좋습니다. 그런데 가장 빛나는 건 각본입니다. 지금 봐도 각본이나 대사가 너무 뛰어나네요. 다만 이 설정은 지금은 바로 경찰 출동입니다.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춘희(심은하 분)는 전망이 좋다고 남산 및 해방촌에 월세집에 들어옵니다. 그런데 이것도 모르고 여자친구 다혜가 사는 집인 줄 알고 휴가 나온 철수(이성재 분)가 들어옵니다. 다혜와 거의 살았던 철수라서 복사 열쇠를 돌려서 들어갑니다. 마침 다혜는 자고 있는데 주인집 아줌마가 월세 30만 원을 달라고 하죠. 이에 철수는 30만 원을 줍니다.
그러나 그집은 다혜 집이 아니고 2달 전에 이사 온 결혼 비디오 촬영 기사인 춘희가 살고 있습니다. 지금 기준으로는 바로 가택침입을 신고 들어가야 하지만 지금 같이 퍽퍽한 세상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춘희는 철수를 내쫓으려고 하지만 다혜의 전화를 받아야 한다면서 잠시 머뭅니다. 당시 1998년에도 휴대폰이 있었지만 철수가 군인 신분입니다. 삐삐도 휴대폰도 없다 보니 다혜 집에 메시지를 남겨서 전화 오길 기다립니다. 그렇게 다혜의 전화가 오고 다혜는 단칼에 철수와의 관계를 끝냅니다.
그렇게 철수는 자신이 몰고 온 차에서 잡니다. 춘희는 영화 시나리오 공모전에 낼 시나리오를 쓰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털털한 여자로 사랑 한 번 해보지 못하는 숙맥입니다. 국회의원 보좌관인 인공(안성기 분)을 짝사랑하지만 고백을 하지 못합니다. 다음 날 철수가 또 집으로 돌아옵니다. 다혜를 만나야 하고 휴가가 10일인데 월세까지 자신이 냈고 다혜는 두 사람이 같이 나오면 만나주겠다는 이유로 두 사람은 그렇게 한 집에 10일간 동거를 합니다.
이 자체가 이해가 안 갈 수 있지만 영화를 보면 이해가 갑니다. 두 배우가 연기를 잘하는 것도 있지만 두 사람은 서로 반말을 할 정도로 바로 말을 놓고 서로에게 관심도 없습니다. 한철수는 애인과 헤어진 상태고 춘희는 보좌관을 짝사랑하는 중입니다. 여기에 철수가 시나리오 검수 및 타이핑을 하는 조건으로 두 사람은 잠시 동안의 동거를 시작합니다.
미술관을 좋아하는 춘희 동물원을 좋아하는 철수의 <미술관 옆 동물원>
전형적인 스크루볼 코미디입니다. 여자인 춘희는 미술관처럼 정적이고 사랑은 첫눈에 반해서 하는 것이고 짝사랑을 할 정도로 소심합니다. 모든 것이 감성적으로 해석하고 둔합니다. 반면 철수는 동물원을 좋아하는 동물적인 사람으로 저돌적이고 섹스 빠진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다 분석하는 전형적인 T입니다. 아는 것도 많고 신경질 적입니다.
둘은 서울대공원에 가는데 춘희는 미술관으로 철수는 동물원으로 갑니다. 이정향 감독은 이 공간이 독특한 공간이라고 생각하고 여기서 시나리오가 출발되었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어울리지 않죠. 미술관 옆에 동물원이 있는 나라가 몇이나 있을까요? 대부분의 선진 국가들은 기차역 근처에 미술관이 있습니다. 그 나라의 문화예술을 단박에 빠르게 섭취할 수 있는 공간이 국립 미술관으로 주로 도심 한가운데 또는 기차역 근처에 있습니다. 동물원은 차 몰고 가도 좋을 외곽에 많고요. 그런데 전두환 정권이 이 2개를 과천으로 보냅니다. 그리고 이름은 또 서울을 붙입니다.
군사정권 시절이기에 가능했던 풍경이고 깊은 생각을 못하고 보낸 결과죠. 실제로 가보면 이질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공간 자체가 엄청나게 크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정도는 아닙니다.
그렇게 철수와 춘희는 10일 동안 동거를 하면서 점점 친해지게 됩니다. 영화는 액자 구성이라서 시나리오 속의 주인공인 다혜와 인공이 나옵니다. 시나리오 속 다혜는 미술관 큐레이터이고 인공은 수의사입니다. 두 사람은 춘희와 철수를 닮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공동 집필이라고 할 정도입니다. 물론 시나리오는 춘희가 쓰는 것이고 시나리오 속 인공은 서서히 철수의 이미지가 녹여 들어갑니다. 실제로 춘희는 철수가 해준 말을 시나리오에 녹입니다.
철수도 마찬가지입니다. 짝사랑만 하는 춘희가 보좌관이 모시는 국회의원이 주례를 한다면서 보좌관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어떤 옷이 어울리냐고 묻자 어차피 짝사랑하는데 무슨 옷을 입던 뭔 상관이냐고 신경질을 내지만 휴가가 끝나갈 무렵 철수는 너는 빨간색도 잘 어울린다고 말합니다. 이렇게 두 사람은 서로의 사랑을 바라보면서 서서히 물들어갑니다.
송선미 안성기는 미스캐스팅 그리고 이정향 감독
당시에도 느꼈지만 두 주인공의 뛰어난 연기에 비해서 조연으로 나오는 두 배우가 좀 어울리지 않습니다. 먼저 안성기입니다 안성기는 당시도 주인공을 해도 될 정도의 한국의 톱클래스 배우였습니다. 물론 전성기를 지나서 서서히 뒤로 물러나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탑 배우였습니다. 보통 주인공만 하던 배우가 조연을 잘하려고 하지 않죠. 그러나 안성기는 다릅니다. 1999년에 나온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도 악당으로 나오고 이 영화에서는 조연으로 나옵니다. 성품이 아주 좋은 배우입니다.
다만 이 인공이라는 캐릭터가 좀 더 젊어 보여야 하는데 40대 아저씨 느낌입니다. 나이가 꽤 들어 보인다는 점이 아쉽더라고요. 연기아 뭐 안성기잖아요. 시종일관 과묵한 모습은 시나리오상 어쩔 수 없지만 안성기 배우가 과묵하면 꽤 정이 안 가는 얼굴이라서 그런지 춘희의 짝사랑 대상이라는 점이 좀 설득이 안 갑니다.
그러나 이건 약과이고 다혜 연기를 한 송선미가 문제입니다. 지금이야 송선미보고 연기 못한다고 하지 않죠. 그러나 심은하도 그랬고 데뷔 초기라서 발연기를 합니다. 그게 영화에 그대로 담깁니다. 이 영화가 데뷔작이니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송선미에게는 흑역사입니다. 이외에도 한 장면이 유독 튀는데 인공과 다혜가 별 이야기를 하다가 그린 스크린 같은 창 밖 풍경이 보이는데 이게 옥에 티인지 실제 그린색 집이 창 밖에 있는 건지 참 궁금하더라고요. 아마도 그린 스크린에 별이 가득한 모습을 담으려다가 안 넣은 것 같기도 하고요. 너무 튀는 장면이라서 참 궁금한데 코멘터리를 볼 수 없어서 아쉽네요.
그리고 스틸 사진에 있는 안성기가 심은하 이마에 뽀뽀하려는 저 사진은 영화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편집과정에서 삭제되었나 봅니다. 영화에서는 4명의 배우가 한 공간에 나오는 장면이 있는데 이게 너무 아름답고 재미있더라고요. 연출도 참 잘합니다. 신인감독 이정향은 이 영화로 주목을 받고 2002년 <집으로>로 초대박을 냅니다.
말 못 하는 할머니 집에서 어리 손주가 며칠 맡겨지는 내용인데 전 국민을 울렸을 정도로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영화입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 감독이 되었을 뻔 한데 2011년 송혜교 주연의 <오늘> 이후로 작품이 없네요. 어떤 감독은 매번 말아먹는데도 꾸준히 연출 기회가 제공되고 어떤 감독님은 이어지지 못하네요. 요즘은 뭐 하시는지 모르겠지만 넷플릭스 드라마나 영화라도 만나 봤으면 합니다. 올해로 환갑이시네요.
2020년 한국 영화 100년 기념 단편 영화인 100 x 100을 담으셨는데 여전하시네요. 여전하세요. 이 2분짜리 영화로 쿵하게 만듭니다.
미술관 옆 동물원 촬영장소
남산 타워가 보이는 경사진 길이 참 많은 산기슭 동네인 해방촌은 장점과 단점이 명확합니다. 가파른 경사로로 인해 배달 오토바이도 차량도 힘겹게 오고 내립니다. 지금은 열선이 깔린 도로가 많지만 20년 전에는 눈 오면 그냥 차 두고 다녀야 했습니다. 대신 전망이 좋죠. 춘희가 말합니다. 전망 좋은 집 구하느라고 라디오도 사지 못했다고요.
영화 <버닝>의 해미의 집도 해방촌입니다. 해방촌은 전망이 정말 좋아요. 위와 같은 풍경이 가득합니다. 뭐 전망이라고 해봐야 도심 네모 풍경이 전부지만 해 질 녘 야경은 서울에서도 알아주는 풍경입니다. 그리고 바로 위가 남산이고 남산둘레길이 그렇게 아름답습니다. 제가 이사 간 다면 해방촌도 하나의 선택지입니다. 차 없으면 딱 좋은 곳이에요.
그리고 해방촌 위 소월로에 있는 이 버스 정류장이 바로 철수가 춘희가 보좌관 만난다고 설레어하는데 거기에 초를 칩니다. 짝사랑에 대한 조롱에 춘희가 철수가 태워준다는 차도 마다하고 버스를 타러 갑니다. 그때 철수가 자신의 차로 버스 앞을 막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버스 정류장입니다. 보성여중고등학교라고 적힌 정류장입니다.
촬영 당시가 은행 단풍이 막 들던 10월 초중순으로 보이던데 영화 촬영 내내 단풍이 살짝 든 모습을 보면 빠르게 찍었던지 아니면 단풍 드는 시기를 잘 맞춰서 촬영한 듯하네요. 여기 말고 서울대공원 곳곳에서 촬영했고 지금도 <미술관 옆 동물원> 촬영장소라고 유명하지만 그 서울대공원 보다 전 이 해방촌 인근 촬영지가 참 좋네요.
특히나 나선형 도로는 어딘지 참 궁금합니다. 반사경이 있는 여기를 아무리 찾아봐도 어딘지 모르겠더라고요. 여기가 의미가 있는 것이 춘희와 철수가 같이 장을 보고 돌아오던 길이고 철수가 노란 우산을 말린다면서 햇빛이 쨍쨍한데도 우산을 펴서 말리라고 합니다. 이에 춘희는 낯 부끄럽다고 하죠.
20,30대에 남의 이목 때문에 못했던 남에게 불편을 주는 행동도 아닌데 눈에 띄지 않으려고 했던 내 모습이 떠오르는데 나이 들어보니 다 부질없는 행동이더라고요. 어차피 남들은 나에게 관심 일도 없습니다. 그냥 실용이 더 중요하죠. 그러나 꽃 같던 나이에는 모든 걸 신경 씁니다. 그래서 나이 들면 남들 이목 신경 안 쓰고 무례한 행동을 자주 많이 하나 봅니다.
이 촬영장소는 영화에서 중요하게 사용됩니다. 서로 티격태격하던 철수와 춘희가 장 보러 내려오면서 티격태격하지만 철수의 응원을 받은 춘희가 비 오는 날 우산을 쓰고 나가는 길에 반사경에 얼굴을 비추어 봅니다. 거울도 안 보고 살던 춘희가 철수에게 영향을 받는 장면이죠. 이 장면을 따서 영화 포스터에 사용하기도 했었죠. 이 공간이 어딘지 참 궁금한데 알 수가 없네요. 그냥 평범한 공간일 수 있지만 영화에서 의미를 꽤 부여한 공간이라서 참 궁금해요. 그러나 영화에 대한 정보가 한국은 너무 적어요. 이정향 감독님이나 스텝들은 알겠죠.
이건 TMI지만 철수가 미술관에 가서 본 청보리 그림은 안병석 작가의 바람결이라는 작품으로 제가 이 시기에 과천현대미술관에서 본 작품입니다. 아직도 그때 그 작품 보고 이렇게 보리밭이 아름답다고 해서 놀란 기억이 나네요. 이왕 하는 김에 하나 더 하자면 철수 역을 하는 이성재가 1970년 생으로 키보드를 전혀 칠 줄 몰랐습니다. 왜 년도를 표시하냐! 70년대 생도 키보드에 익숙한 나이대가 있습니다. 1971년 이후부터 PC라는 걸 많이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한국 사회의 큰 변화의 구분점이 1971년 이후가 있는데 이는 사회 경제 문화에서 변곡점이 생깁니다. 물론 1970년 생도 키보드 칠 줄 아는 분들 있죠. 그러나 그 이후가 PC 통신과 PC 문화에 좀 더 능통합니다.
게다가 이성재는 배우라서 더더욱 접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어색하지 않죠? 이유는 대충 친 겁니다. 남들이 치는 걸 지켜보고 엔터키를 많이 치고 백스페이스바를 많이 친다는 걸 알기에 잘 섞었다고 하네요.
"사랑은 풍덩 빠지는 것으로만 알았지, 서서히 물들어 버리는 것인지는 몰랐어"
유명한 대사가 있죠. "사랑은 풍덩 빠지는 것으로만 알았지, 서서히 물들어 버리는 것인지는 몰랐어" 춘희는 사랑은 정해진 것 그러니까 한눈에 반하는 것이지 알던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마! 정과 사랑을 강력하게 구분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철수는 다릅니다. 일단 경험해 보고 부딪혀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말만 그렇지 철수도 감성이 넘치는지 앞에서는 내색하지 않지만 슬픈 시에 눈물을 훔치고 춘희의 행동을 따라 합니다. 직설적인 철수가 서서히 츤데래가 되어갑니다. 춘희는 철수를 만나서 서서히 물드는 사랑도 있다는 것을 경험하고 깨닫게 됩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이 과정이 너무나도 아름답고 싱그럽게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영화는 마지막 장면이 가장 클라이맥스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안 봤지만 누구나 들어본 음악이 있습니다.
러브하우스에 사용하면서 국민 배경음이 되었는데 이 음악이 <미술관 옆 동물원>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시놉시스라는 음악입니다. 이 오리지널 스코어 말고도 '사랑하는 날에'와 로라 피기의 Let There Be Love라든지 많은 팝송을 사용했습니다. 이때가 참 그리운 게 음악을 참 많이 사용했고 좋은 음악이 참 많았어요. 요즘 영화는 음악 자체를 잘 사용하지도 않지만 사용해도 기억에 남는 것이 없어요. 아니 제작비는 크게 늘었는데 음악에 투자를 안 하네요. 물론 배경 음악은 만들지만 가수가 나오는 노래가 없어요. 아쉽죠.
그 시절이니까 가능했던 시나리오와 음악과 뛰어난 시나리오와 연출 그리고 다시는 스크린에서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심은하의 대표 영화 중 하나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8월의 크리스마스>를 심은하의 인생 영화라고 하지만 전 이 영화라고 생각해요. <8월의 크리스마스>는 한석규의 영화로 느껴지거든요. 그리고 이성재. 이 배우는 이 영화와 다음 해에 개봉한 <주유소 습격사건>의 노마크로 국민적인 인지도를 쌓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잘 보지 못하네요. 꾸준히 예능에도 나오고 하는데 TV 끊은 지 10년이 넘어서 활동하는지도 모르겠네요.
영화 <벤허>나 <아라비아의 로렌스>가 좋은 영화로 좀 더 과평가 되는 이유는 다시는 그런 스펙터클을 담기 어렵기 때문이죠. 마찬가지로 이 90년대 후반의 날 서지 않은 사회 분위기와 남에게 피해를 크게 주는 해서는 안 되는 일 아니면 모든 것이 허용되었던 관용이 넘쳤던 그 공기들이 참 그립습니다. 그때 나온 영화들이 참 상상력이나 소재나 참 다양하고 좋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것이 까칠한 세상이 된 느낌이네요. 게다가 개연성은 왜 자꾸 흘리고 다니는지 모르겠어요.
개연성이 어떤 것인지 잘 보여주는 영화가 <미술관 옆 동물원>입니다. 지금 넷플릭스에 있으니 챙겨보세요.
별점 : ★ ★ ★ ★
40자 평 : 미술관 옆에 동물원이 왜 있지?라는 물음표에서 있을 수 있어라는 느낌표로 이어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