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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청춘의 뜨거운 심장을 관통한 한국의 청춘영화들

by 썬도그 2009.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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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은 열정입니다.
청춘은 뜨겁습니다. 용광로 같다고 할까요?  생각보다 몸이 앞서는 게 청춘입니다.
청춘은 밝습니다.  낙엽이 굴러가도 웃음이 나는게 청춘입니다.
하지만 가장 고민거리가 많은 나이도 청춘이죠.


요즘 생각해보니  많은 한국영화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청춘의 강을 가로 질러가는 2천년대의 청춘을 닮는 영화들이
많지 않은 듯 합니다. 몇몇 독립영화나 소규모로 극장 개봉하는 영화들이 있긴 하지만 유명 배우들이 나와서  큰 흥행성공을 한 영화들은 없습니다. 이 모습은 한국공중파에 청소년드라마가 없다는 현실과도 닿아 있습니다. 

청춘을 그리지 않는 한국 미디어들.  초등학생이  꽃보다 남자를 보는 현실을 보면   10살  이상은 다 어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뽀뽀뽀라는 이유식을 띄자마자    바로  밤 10시에 공중파 3사에서 동시에 들어주는  소주와 맥주같은 자극적인  드라마를 보는 게 한국의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과거를 돌이켜 보면 그 시대를 반영하는걸출한 청춘영화들이 있었습니다. 그 영화들을 담아 볼까 합니다.


1975년  바보들의 행진

비운의 천재감독 하길종 감독의  바보들의 행진은 70년대의 청춘들이 어떠한 고민과 사랑과 삶을 살아갔는지  그 시대를 그대로 박제한듯한 놀라운 영화입니다. 서슬퍼런 군사독재정권밑에서  이런 수작이 나왓다는 자체가 참 기괴한 모습으로 까지 보입니다.
많은 부분이 삭제된 가운데서도  이 영화의 아름다운은  삭제되지 않았습니다.

병태와 영자라는  캐릭터는  현재의 대학생들과도 크게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병태는 어리숙한 낭만을 찾는 대학생이고
영자는 영악한 여대생이죠. 어리숙한 병태를 영자는 이리저리 이용합니다. 그리고  둘 사이가 가까워지자 영자는 여자는 비쌀때 팔려가야 한다면서 일방적으로 병태에게 절교 선언을 합니다.   대학교 다니는 이유가 결혼 잘 할려고 하는 모습은 요즘은 좀 사라진듯 하지만 여대생들 사이에 있는 모습중에 하나 입니다.  그러나  아버지와의 갈등과 사랑에 실패한 영철은  고래를 잡으러 떠난다면서
높은 절벽에서 뛰어 내립니다.

70년대 암울한 시대와 현실을  잘 담으면서도 청춘의 밝은 모습까지 담은 수작  바보들의 행진.  지금 이 시대에도 어딘가엔 병태 영자가 살아 있겠죠





1987년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


이 영화 대단했죠. 87년 여름에 개봉한 이 영화 볼려고 줄 길게 늘어서기도 했구요.  26만명이 본 히트영화였습니다.
이 영화가 히트한 이유는 원작소설의 힘이 큽니다.  지금은 별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규형 감독은 당시만해도  엄청난 인기 작가이자 감독이었습니다.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라는 소설은  청춘들의 필독서였습니다. 저는 좀 늦게 읽었는데요.  한 이틀만에 밤새면서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큰 웃음이 있는것도 아니고  내용이 심오한것도 아닌 이 소설은  그러나  청춘의 생리를  잘 정밀묘사한 묘사력 면에서는 후한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이 청춘스케치라는 소설은 80년 청춘의  정부공식기록이 아닌 야사라고
해야 할 정도로 아주 80년대 청춘을 잘 그려냅니다

이 영화의 두 주인공은 미미와 철수입니다.  미미역은 강수연이 열연을 했는데요.  강수연 정말 대단한 배우였죠. 씨받이로 외국영화제상을 받기 이전에 개봉된 영화라서  강수연에 대한 평가가 높지 않앗지만  강수연의 연기는 놀라울정도로 다양했습니다.
청순한 모습, 발랄한 모습, 팜므파탈의 모습까지  다양한 역을 이 영화에서  소화해 냅니다.  그런데 이 미미와 철수라는 캐릭터는
바보들의 행진의 병태와 영자와 너무 닮아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규형 감독이  바보들의 행진을 윤색해서  만든 캐릭터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영화또한  바보들의 행진과 비슷한 흐름으로 진행됩니다.    처음에는  청춘의 깔깔거림을 담고 있다가
친구인 보물섬이 뇌종양으로 죽고 그 죽음에   너무나 현실적인 생각만하는 미미는 큰 느낌을 받는다는 내용이죠.
하지만 이 청춘스케치는  당시의 시대적현실과 대학생들이 가진 고민들을 그리지 않습니다.  촤양락이 최 아랑드롱으로 나올정도로
철저히 코믹위주로 갑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대학생보다는 고등학생들이 무척 좋아했던 영화입니다.
깊이 없는 내용과  지금 돌아보면 유치한 개그가 전부인 이 영화 하지만 한국영화의 암흑의 시대였던 80년대에 이런 영화가 나왔다는 그 자체로써 이 영화는  인정을 해줘야 할듯 합니다.    이규형 감독은 이 영화 이후에는  만드는 영화마다 망하더군요.  자기개혁에 미흡했던것은 아닐까 합니다. 





1989년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지금은 너무나 유명해진 강우석감독. 지금 충무로 맨파워 1위로 알고 있는데 그도 조감독을 거치고 신인감독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가 감독데뷰후 두번째 영화로 고등학생들의 삶을 담은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라는 영화를 들고 나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엄청난 대입경쟁에 따른 스트레스가 많았습니다.   지금이야 돈만 있으면 지방대라도 갈수 있지만
당시 80년대 후반에는  70~75년 생들이 베이비붐 새대라서  경쟁률이 엄청났습니다.  그래서 학업비관 자살이 참 많았구 그런 뉴스가
나올때마다  아침 등교길이 두려웠습니다.

그런 당시의 모습을 담은 영화가 바로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였습니다.  당시의 최고의 스타였던 이미연이 주연하고 지금은 이름을 바꾼 김보성(당시에는 허석)이 남자주인공을 맡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이미연은  정말 미인이였어요. 극장가서 이 영화 팜플렛을 돈주고 살 정도였으니까요.  이 영화도 비슷한 흐름을 가집니다.  여러가지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있구   여자주인공이 자살한다는 내용인데요.  김창완의 노래인가요?  그 노래가 흐르면서  주인공의 죽음을 담는 장면에서는 온 극장이 울음바다가 되었습니다.
주 관람층이 같은 고등학생이다 보니   모두가 울었는데요.   내가 지금까지 극장에서 우는 소리 들어본 영화중에 가장 울음소리가 큰 영화였습니다.  



김민종도 이 영화에 출연했죠.  엄청 까칠한 놈으로 나오죠.  당시 엄청 재수없게 생각했는데 요즘 일지매에서 나오는 모습은 귀엽더군요.  그나저나   대학때문에 자살하는 살풍경은 한세대가 지나가도 바뀌지도 않네요. 당시 고등학생들은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세상을 저주했는데   이제는 자신의 그런 세상을 만들어가는 기성세대가 되어 똑같이 어린 학생들에게 손가락질 받고 있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네요.   세상은  타성으로  그냥 흘러 가나 봅니다. 

90년대에는 2천년대는 뛰어난 청춘영화를 보지 못했습니다. 청춘을 에피타이저 삼아서 만든 영화는 많지만
그 시대를 반영하는  청춘영화는 보지 못했습니다. 영화 비트가 생각나긴 하지만 제대로 보지 못했구, 영화 친구는 청춘영화라기 보다는 조폭영화구요.  그리고 2천년대 들어서는 청춘은 어느덧 영화의 주요소재에서 멀어져 갔습니다.  하이틴 영화가 가끔 만들어 지지만 그 저급한 완성도에서 기억남는 영화도 없네요.  그나마 최근에 본것중 기억에 남는것은 열세살 수아뿐이구요


바보들의 행진같은 주옥같은 청춘영화를 다시는 만나볼수 없을까요?
어느덧 세상의 주인공은 10대 20대가 아닌 30,40대가 된것이 아니까 합니다.  무릎팍이나 라디오스타나  다른 쇼프로그램을 보면 
10년전 20대들이 즐겨보던 스타들이  지금 다시 되새김질 하듯 또 나와서 활약하더군요.  나야  즐겁고 재미있지만 지금 10대 20대들은 반만 이해하고 모습에  세상의 주연(미디어 쪽에서만)은 30,40대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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