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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커피숍은 어디일까요? 정확한 기록은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커피숍이라긴 뭐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커피를 먹던 곳이 있었습니다. 바로 덕수궁 정관헌입니다
이 덕수궁 정관헌은 덕수궁에서 들어와서 오른쪽 맨 꼭대기에 있는 건물인데 우리나라 고궁에서 보기 드문 서양식 건물입니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로마네스크풍의 건물이라고 하는데요. 기둥과 기둥사이가 아치형을 그린것을 보고 로마네스크풍이라고 한듯 하네요. 로마시대에는 아치형 다리와 수로가 많았거든요.
그런데 고궁에 가면 가끔 서양식 건물인데 그 서양식 건물들 대부분이 러시아에서 만든것들이 많더군요.
작년 봄에 갔었던 강릉 선교장에서도 러시아 공사가 선물해준 열화당이 있었습니다
1815년 러시아 공사관에서 준 선물인데 어딘지 모르게 덕수궁 정관헌과 비슷해 보입니다. 지붕모양때문에 그런듯 하네요.
이 정관헌은 그 문양이 화려합니다. 색과 그 촘촘하고 세심한 문향은 화려하기만 합니다.
이 정관헌은 어떤 곳일까요?
좀 설명좀 해볼께요.
일본놈들이 명성황후를 고궁에서 살해한후 고종은 자신의 안위가 걱정되었습니다. 한나라의 왕비를 자기들 맘대로 살해하던 시절
이게 조선말기의 모습이었습니다. 서구열강과 일본이 지리적 요건때문에 호시탐탐 노리던 조선, 조선은 그런 열강들의 틈바구니에서 이리저리 눈치만 보고 있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일본놈들이 왕비를 살해하는 것을 본 고종은 궁을 버리고 러시아 공사관으로 1년간 피신합니다. 이게 바로 아관파천입니다. 덕수궁옆 정동에 옛날 러시아공사관이 있죠.
이 러시아공사관에서 보내던중 커피라는 것을 맛보게 됩니다. 그 맛에 흠뻑 빠진 고종은 1년후에 경복궁을 버리고 경운궁(현 덕수궁)
으로 돌아옵니다. 경운궁은 엄청나게 큰 궁이였지만 지금은 거의 다 사라지고 덕수궁이 경운궁의 일부의 모습만 간직하고 있습니다.
경운궁에서 황제로써의 업무를 보던중 러시아 건축가인 사바찐에게 의뢰하여 커피숍을 하나 만듭니다. 고종황제 전용 커피숍이죠.
사바찐은 우리나라에서 여러가지 서양건축물을 만들지만 1904년 러일전쟁에서 러시아가 지면서 우리나라를 떠나게 됩니다.
이 정관헌은 차와 커피를 마시면서 음악을 듣던 황제의 휴게실과 같은 곳입니다. 위치도 구석진곳에 있고 높은것이 풍류를 즐기기에
아주 좋았을 것입니다.
이렇게 여러 사람들과 커피를 마시면서 나라걱정과 미래를 구상했겠죠.
천정도 아주 세련되어 보이네요. 색이 참 맘에 드네요. 이곳에서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면서 다가올 미래의 암울함에 홀로 고민했을
고종의 모습이 살짝 보이는듯 합니다.
지금은 골목마다 커피숍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커피를 마신 고종과 고종이 커피를 즐겨마시던 이곳 정관헌이 대한민국 커피숍 1호가 아니였을까요?
정광헌은 매주 토요일만 내부 개방을 합니다. 그러고보니 수없이 덕수궁에 왔었지만 정관헌이 개방된것은 처음이네요.
지금 이곳에서 커피를 판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독특하고 세련된 건물입니다.
아관파천으로 친러세력이 득세하는것을 경계햇던 고종은 친러세력인 김홍륙을 내칩니다. 그러나 김홍륙은 앙심을 품고 고종과 순종의 시중을 들던 두 하인을 매수하여 커피에 아편을 몰래 탑니다. 고종은 그 맛이 이상하다 느껴서 조금 마시다 말았는데
순종은 그걸 다 마시고 쓰려지게 됩니다.
고종이 좋아했던 커피로 인해 큰 화를 당할뻔 했죠. 그리고 1919년 고종은 뇌출혈로 쓰러집니다. 하지만 국민들은 그걸 믿지 않고
독살로 믿습니다. 고종이 눈엣가시였던 일본에 의한 독살이 일어났다고 믿습니다. 일본은 고분고분하지 않고 헤이그 특사를 파견하는등 일본을 당혹케 하는 고종이 미웠겠죠. 그래서 덕수궁에 불을 내고 시치미를 떼기도 하구요.
덕수궁의 이 나무처럼 고종이 커피를 마시고 즐기던 그 20년은 다른 커피보다 쓴 커피였을것 같네요.
달콤쌉싸름한 커피, 그 커피숍 1호점은 덕수궁안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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