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기/서울여행

눈이 쌓인 종묘와 창경궁을 가다

by 썬도그 2009. 1. 17.
반응형

일기예보는 어김없이 또 빗나갔습니다. 그러나 이번 오보는 기분이 좋네요.
자가용 운전자들이야 짜증나는 하루였지만  저에게는 아주 좋은 하루 였습니다.

종로에서 약속이 있었는데  겸사겸사 종묘와 창경궁을 같이 걸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눈이 좋은것은 모든것을 똑같은 색으로 만드기 때문입니다.


만세를 부르는 분들의 갓위에 눈이 쌓였습니다. 좀 웃음이 나오더군요. 
눈님이 오셨어요 그것도 5cm나 강림하셨습니다!!! 만세 만세


도시는 눈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걸 눈도 잘 압니다. 그래서 내려도 금방 녹습니다. 하지만 눈은 눈치가 빠릅니다. 눈을 원하는 공간에서는 오래오래 쌓여있습니다.  고궁은 분명 눈을 원하고 있습니다.





눈은 잔기술이 많습니다. 개미 한마리도  서 있지 못할것 같은 돌담위에  눈은 수많은  시도를 통해 자신들을 쌓아 올립니다.


수묵담채화를 보는듯한  종묘의 정전입니다.


종로거리도 눈으로 하얗게 물들었습니다.  인도의 눈이 아름답게 보이네요.



까치 발자국 같네요.  



눈은 사심이 없기에 공평한 두께의 눈을 쌓습니다.  하지만 인간세상은 사심으로 가득하여 항상 불평불만과 불공평이 만연한듯 하네요. 가끔은 눈처럼 사심없이 살았으면 합니다. 



고궁에서 눈사람 만들기도 하네요. 1,2월달에 하는데  5cm 적설량이상일때만 한다네요. 



외국인 부자가 눈사람 만들기에 열중이더군요.



점점 개어가는 날씨밑에서  눈사람은 사람이 되기 위해 이리저리 구릅니다.



창경궁 춘당지입니다.  다 얼어 버렸네요. 몇일간 강추위로  이 넓은 연못이 다 얼었습니다.   예전엔 이곳이 스케이트장 이었더군요. 
50년대 사진을 보니  스케이트와 함께  케이블카도 보이더군요

사진작가 임인식씨의 사진입니다

지금은 없어진  건물이 연못끝쪽에 보이네요. 저 건물은 어디로 갔을까요?



그러나 연못은 다 얼지 않았습니다.  이곳만 신기하게 얼지 않더군요.  자세히 들여다 보니  그 이유가 있더군요.
바로  분수같이  물을 계속 강제로  뿌려주니 이 주변만 얼지 않더군요.   청둥오리같은 철새들이 쉴수 있는 공간을 창경궁에서  마련해 준듯 합니다.  그 배려심에 얼음이 얼지 않은 범위가 더 커진것 같습니다.


정말 카메라 쟁쟁합니다.   제 카메라는 명합도 못 내밀겠네요.  ^^ 줄서서 사진을 찍어야 할 정도 입니다. 한 1분 기다리니 자리가 나오네요.


치장을 하는  수컷 원앙입니다. 어떻게 새가 저렇게 색이 저렇게 각양 각색인지  신기하기만 하네요.  



창경궁을 나가면서 우리를 쳐다보는  비둘기를 봤습니다.   잘가라고 말하는듯 하네요




눈이 내린 창경궁, 그곳에서 많은 생각과  이야기가 오고 갔습니다.  하얀 눈과 다르게 사는것이 참 답답하구나 하는 생각만
가득했습니다.  사는게 왜 이리 푸석푸석한지 그래도 눈이 오니 좀 맑아지긴 하네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