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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책서평

여행을 보는게 아닌 느끼는것이라고 말하는 발칙한 유럽산책

by 썬도그 2009.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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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브라이슨이라는 작가는 예전에 거의 모든 것의 역사에서 처음 만나봤습니다. 엄청나게 두거운 이 책은 지구에 대한 역사를 다루었는데 정말 쉽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다고 책에 유머가 많이 섞여 있거나 그런 것은 아니고 적절한 비유로 인해 쉽게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이 빌 브라이슨의 책이 하나 나왔네요.
빌 브라이슨의 발칙한 유럽산책

빌 브라이슨은 영국 타임스의 기자로 활동하면서 이 세상에서 가장 유머러스한 기자라는 칭송을 같은 타임스에서 받았습니다. 자사 기자에 대한 과찬인 줄 알았으니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이 빌 브라이슨에 중독되어 버렸네요

이 책은 빌 브라이슨이 98년에 유럽여행을 간 경험을 바탕으로 쓴 여행기입니다.
이 책에는 어떠한 유럽지도도, 교통편도 사진도 없습니다. 최근 유럽 여행서들이 많이 나오는데 가끔 어떤 여행서는 자세한 교통편 및 지도와 사진을 첨부해서 관광가이드북과 여행서 중간에 머물러 애매모호한 책들이 있더군요.
그리고 이런 여행서들도 있어요. 유명인이 유럽에 여행 가서 똑딱이 카메라 하나 들고 억지 인연 혹은 길에서 만난 인연을 소중히 여기면서 멀어져 가는 그 인연들을 바라보면서 독자에게 그 인연의 감동을 전하는 여행서들이 많죠.

그러나 이 빌브라이슨의 여행서는 좀 다릅니다.

이 책은 참 유머러스합니다. 유머의 종류는 박학다식한 저자의 머릿속에서 여러 나라의 문화적 차이에 대한 비꼼과 조롱을 비롯한 유머도 있지만 까칠한 시선이 아닌 따뜻한 시선을 통해서 나오는 미소도 가득합니다. 또한 순간순간 그 나라 사람들의 표정을 읽으면서 내뱉는 말들이 참 맛깔스럽고 멋들어지고 웃음이 배어 나옵니다.

유머는 직설적입니다. 독설적이라고 말하긴 좀 뭐 하지만 독설과 직설의 그 어디쯤에 있는 유머입니다. 자신이 싫어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자기 일기장에 쓰는 글처럼 당당히 말합니다. 각 나라에 대한 느낌을 유머의 순풍에 실어서 독자에게 들려주는데 그 맛이 향기롭지는 않지만 달달한 사탕 같다. 빌 브라이슨의 따스한 성품에서 기인한 것이겠죠


책에서 빌 브라이슨은 혼자 여행을 하지만 수십 년 전에 친구 카츠와 함께 유럽여행을 했던 모습도 같이 곁들입니다. 그때의 추억과 현재 혼자 여행하는 사이의 변화도 살짝 보여주더군요. 빌 브라이슨은 맥주와 좋은 잠자리에 대한 집착을 책에서 가득 보여주는데요. 그 맥주와 좋은 잠자리를 가지는 과정에서 만나는 인물이 이 책의 인연의 전부입니다.
다른 여행서와 같이 잠시 동안 같이 여행하거나 다른 집에 초대받거나 하는 좋은 인연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 작가 특유의 유머러스한 글쓰기와 세세한 묘사와 웃음이 나오는 비유는 이 책을 몰입하게 합니다.

유럽 구석구석을 돌아다닌 빌 브라이슨, 이 책은 빌 브라이슨이 썼기에 재미있었고 10년 전의 여행기가 10년 후에 한국 독자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다는 마력은 이 책 안의 글들이 아직도 유효한 유머와 감상으로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미국의 스탠드 코미디에 익숙한 분들에게는 꼭 추천하며 유럽여행을 언젠가는 한번 가볼 분이라면 필독서로 추천합니다. 다만 스탠드 코미디의 말의 유희보다는 실질적인 정보 도움이 되는 유럽여행 정보를 원한다면 권하지 않습니다.

빌 브라인슨의 팬이 되어 버렸네요. 나도 언젠가는 빌 브라이슨 재미있고 적절한 비유를 적재적소에 넣어가면서 글을 쓰고 싶은데 그러기 위해서는 빌 브라이슨의 다른 책들을 더 읽어 봐야겠습니다. 스테디셀러인 나를 부르는 숲도 그렇게 재미있다던데 찾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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