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여행서와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간접체험과 함께 그 책을 읽는 동안은 각박한 일상을 훌쩍 뛰어넘어 일탈의 간접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뜸했지만 다시 여행서를 들었습니다. 이번에도 여지없이 유럽여행서입니다.
하지만 이전에 읽었던 여행서와는 사뭇 많이 다릅니다. 먼저 지은이를 살펴봤습니다. 김남희씨라고 하는데 아무런 프로필이 없고 도보여행 전문가라는 명패만 있습니다. 또한 책 안에 사진도 한 장 달랑 그것도 자세히 봐야 볼 수 있습니다. 책에 없는 프로필을
인터넷 서점에서 확인했을 정도로 자신을 철저히 숨깁니다. 더 추적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나이는 40에 가까워온다는 도보여행전문가 김남희씨와 함께 3일간 여행을 떠나봤습니다. 책은 내가 생각한 그런 책이 아녔습니다. 내가 생각하고 기존에 있었던 유럽의 명소를 탐방하고 감탄하고 사진 한 장 찍고 멋진 현지인과 뜨거운 우정 혹은 에피소드들을 곁들이는 평이한 여행서는 아닙니다.
이 책은 도보여행전문가 명패처럼 도보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트레킹이라고 하는 도보여행 철저히 도보여행을 위주로 글과 사진을 담고 여행코스를 담습니다. 버스나 히치하이킹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두 다리로만 유럽을 때로는 혼자 때로는 친구와 함께 걷습니다. 산을 오르고 산의 능선을 따라 걸으면서 유럽의 명소보다는 자연과 풍광 그리고 바람소리를 책에 담습니다. 이 책에서도 에피소드들이 많이 소개되는데 자기 잘난 표정의 에피소드들은 없습니다. 순박하고 정감이 있고 친근하고 과장이 없습니다.
멋진 자동차를 몰고 여행하는 자들에게서 흘러나오는 나 잘났다 식의 글은 없습니다. 적당희 지적으로 보이게 하는 글과 적당히 일기와 여행서 혹은 트레킹소개의 경계를 넘나 듭니다.
하지만 책은 좀 지루한 면도 있습니다. 뭔가 튀고 현란스러운 것이 익숙한 사람들에게 특히 걷는걸 죽는 것보다 싫어하는 사람이나 혹은 유럽의 명소와 명물 명품 소개가 있어야 유럽여행서의 진 맛을 느낄 수 있다는 분이라면 이 책 권해 드리지 않습니다.
걷는 걸 좋아하고 자연을 사랑하며 전철이나 버스에서 닌텐도 DS보다 바깥 풍경 보는 걸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괜찮은 책인 듯합니다.강력 추천할 수는 없지만 여유가 되고 여행서를 좋아하신다면 살짝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문화의 향기/책서평
도보여행 전문가가 들려주는 유럽의 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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