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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성석제 작가의 농담하는 카메라라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책이 참 소박하고 단아하네요
자극적인 글도 없고 신나게 깔깔거리는 내용도 없고 가벼운 농담만 툭툭 던지는데 감칠맛이 납니다.
이 책중에 성석제작가가 태어나서 처음 먹었던 생맥주 얘기를 하더군요.
생맥주를 먹는데 안주는 안시키고 기본안주로 나온 안주를 먹었는데 그 안주가 팝콘보다 더 많다는
메뚜기튀김이었습니다.
메뚜기 튀김이라 지금 생각하면 못먹을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 늙어버린 기억중 하나가 바로 메뚜기튀김
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30대의 아버지는 저를 보물로 여긴게 분명합니다. 저를 데리고 산들산들 완행열차를 타고 아버지 고향마을에
저를 앞상세우고 들어갔었습니다. 그리고 TV에서나 보던 허름한 초가집 같은 곳에 들어가서
깊은 회포를 푸셨습니다. 누굴 만나셨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아마 친척분이신듯 합니다. 아버지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셨지만 어린 저는 말상대도 없고 우두커니 있었습니다.
그런 내가 안쓰러웠는지 친척할머니는 부엌에서 주섬주섬 뭘 챙겨 오셨습니다.
작은 반상에 메뚜기튀김을 내놓으셨습니다. 처음엔 메뚜기를 어떻게 먹나 했습니다. 무척 주저했던걸로
기억나네요. 그런데 먹는법을 알려주시고 시범으로 직접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주셨고 어린 나는
검증받은 음식임을 인정하고 멋었습니다.
바삭바삭하더군요. 새우튀김같은 느낌이랄까(그 전에 새우튀김을 먹은적은 없었지만) 그리고 내어오신
메뛰기 튀김은 다 먹었습니다. 메뚜기 튀김은 더듬이와 날개가 튀기는 과정애서 다 사라져서 몸통과 굵은뒷다리와 머리만 남습니다.
머리는 바싹소리는 내며 청각과 미각을 즐겁게 합니다.
지금 먹으라고 하면 먹지는 못할것 같습니다. 또한 일부러 먹지 않는이상 먹을게 넘치는 요즘엔 먹을필요도
없구요. 하지만 70년의 끝자락에는 팝콘보다 흔한게 메뚜기였습니다.
파파박 하면서 튀겨지는 팝콘처럼 파바박하면서 하늘을 날던 메뚜기들 그 메뚜기를 못본지가 몇년이 되어가네요. 아이들의 장난감이자 수집의 대상이었던 메뚜기 장난감에서 간식거리가 되었던 메뚜기
그 시절에는 뭐가 그리 배고팠는지 모르겠습니다. 무조건 한입만이 인사보다 먼저 나오기도 했으니까요
먹는게 모두 몸으로 환원되던 성장기의 아이에겐 뭐든지 배가 고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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