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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이면 민란입니다. 매일 수만명의 국민들이 거리에 쏟아져나오고 있습니다. 저도 27일 화요일밤에
청계광장을 출발하여 소공동 명동을 거쳐 다시 종로 거리로 가는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90년대 시위가 주도자의 지시에 따라 일싸불란하게 이루어지고 전경의 진압이 있을떄 스크럼을 짜고 저항을
했던 모습이라면 2008년 5월의 시민들의 봉기는 주도자라고 말할수 있는 부분이 별로 없더군요.
청계광장을 떠난 시위대는 고시철폐, 협상무효를 외치는 목소리로 진군했습니다. 어느 여성분이
메가폰으로 고시철페, 협상무효를 외쳤지만 그녀가 행진의 진격을 주도하는 모습은 아니였습니다.
시위대는 그떄그때 상황에 따라 진격로를 다듬었습니다. 그래도 27일 화요일의 진격에는 어렴풋이 주도가가
있구나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메가폰 목소리도 종로에 가서는 멈췄습니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구호를 외쳤습니다.
제가 처음 이 광우병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5월 2일 금요일에는 더했습니다.
주최측에서는 많아야 500명을 예상했는데 2만명 정도가 왔습니다. 주최측이라는 분들이 우왕좌왕하다가
끝났습니다. 스피커는 준비못하고 작은 스피커로 시민들을 주도하지 못했습니다. 정말 답답하더군요.
주변에서는 이 주최하는곳이 경험이 없다라는 힐난도 들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모인 시민들이 알아서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가 탄핵을 외치면 탄핵탄핵을 외치고
아리랑을 부르면 아리랑을 따라부르고 동아일보를 보면서 손가락질을 같이 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새벽2시까지 오마이뉴스의 생중계방송을 보면서 더 놀라운것을 봤습니다
이번주 목요일에 본 오마이뉴스의 영상은 메가폰 소리도 없고 시민들끼리 알아서 방향을 정해서 가두시위를 했습니다. 다수결로 혹은 사람들의 목소리에 스스로 움직였습니다. 주도자는 완벽하게 사라졌습니다.
전경들이 인도로 시위대를 밀고 그 인도마져 침범할려고 하면 시위대들은 주위에 요청을 했습니다.
도와주세요.... 전경들의 기괴한 기합소리에 기죽지 않을려고 시민들은 자신들만의 그러나 통일되지
않는 구호를 외치면서 그들의 압박에 맞섰습니다.
오늘 뉴스기사를 보니 경찰들이 곤혹스러워한다는 기사가 있더군요.
뭔놈의 집회가 주동자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동자를 사법처리하기가 참으로 까다로운가 봅니다.
사실 주동자는 없습니다. 하지만 행사 주체자는 있죠. 누가 선동하지도 않습니다.
어제 청와대 앞 광화문공원까지 진출한 시위대는 전경의 버스에 가로막혔습니다. 그런데 시민중 한분이
전경차 위에 올라가서 선동을 하더군요.
80년대였다면 너도나도 그 전경버스위에 올라갔을것입니다. 그런데 잠이 확달아난 장면이 이어지더군요.
그 전경버스에 올라간 사람에게 박수를 치던 시민들이 내려오세요라고 외치는것입니다.
다칩니다. 내려오세요.. 그 말에 그 시민 내려옵니다.
아니 이런 시위를 본적이 있나요? 저도 시위대를 많이 본것은 아니지만 전경버스위에서 물대포랑
싸우던 모습이 정석인줄 알고 있던 나에게 이런 시위도 있구나 하는 충격이 있었습니다
이 모습을 보면서 동학혁명의 모습이 어렴풋이 오버랩되더군요
동학혁명도 민중봉기로 시작했죠. 그리고 주도자를 숨기기 위해 사발통문을 돌렸습니다
국사시간에 졸면서 수업을 듣다가 이 사발통문에 대한내용은 너무나 생생하게 기억나네요
주도자를 숨기기 위해 둥그런 사발을 놓고 그 주변에 참석자들의 이름을 적었습니다.
보통 조직을 적으면 피라미드식으로 맨위에 주동자를 적고 그 밑에 하위 주동자를 적는게 관례인데
이렇게 둥그렇게 적으니 관에서도 누가 주동자인지 알수가 없어 잡아들일수 없엇죠
이 동학혁명은 내부에서 고발자가 나와 일본군에게 전봉준이 검거되면서 끝났습니다.
지금 촛불시위대의 가두시위는 그 동학혁명과 너무나도 닮았습니다.
80년대 시위와 같은 양상이었다면 공안정권은 지도부검거에 나섰겠지만(뭐 지금 정권도 민간단체 지휘부 검거를 하지만) 참으로 난감해 합니다.
몇시간전에쓴 중앙일보 이어영기자의 글처럼 참으로 특이한 그리고 처음접한 시위입니다
2008/05/30 - [세상에 대한 쓴소리] - 거대한 보수언론의 전체주의에서 제목소리를 내는 기자들을 응원한다
내일 10만명이 서울중심에 모인다고 합니다. 저도 그 시위에 참여할 생각입니다.
정부는 지름길을 나두고 애둘러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 애둘러 돌아가는 길을 막아설것입니다.
제2의 동학혁명이 되지 않길 바라며 정부는 역사란 묻어두는게 아닌 역사에서 배우는 정부가 되었으면
합니다. 역사는 과거가 아닙니다. 역사는 우리에게 교훈이라는 큰 선물을 주고 있습니다.
90년대 초 국사선생님이 한말이 기억나네요.
90년대 한국을 모습을 보면서 1890년대를 기억하라고 역사는 흘러갈때도 있지만 대부분 되풀이 된다는것을
역사를 기억하십시요.. 지금 정부의 고위층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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