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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책서평

5월,아카시아,꿈,첫사랑,이정하

by 썬도그 2008.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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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꿈의 기운이 잠을 꺤후에도 머리속에 맴돌아 그 여운을 느낄때가 있습니다.
그런 날은 출근을 준비할때도 회사에서도 오전내내 손에 일이 잡히지 않습니다.  특히 첫사랑에 대한
꿈을 꾸었을때는 그 꿈속의 여운이 하루를 갈떄도 있습니다.

여자들은 모르겠지만 남자들은 첫사랑을 잊지못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저 또한 그런 사람이지요.
그렇다고 첫사랑을 지금 다시 연락해서 만난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닙니다. 세월이 지난 첫사랑이 아닌
20대의 풋사과같은 그떄 느낌은 그 첫사랑과 다시 사랑을 하게 된다고 해도 그 강렬한 느낌을 대신할수가
없습니다.  나에게 첫사랑이란 단어는  영원히 그리워야만 하는 단어인듯 합니다.
굴러 떨어지면 다시 올려야 하는 시지프스의 굴레처럼요.

첫사랑

몇일전에도 그런 꿈을 꾸었네요. 기억이란것이 하드디스크처럼  Overwrite되면  사라지는줄 알았습니다.
또다른 사랑이 첫사랑을 덮어쓸만한 시간이 지났는데도 사라지지 않는걸 보면  기억은 하드디스크가 아닌듯
합니다. 다 지웠다고 생각하고 있을때 그 격정적인 감정을 다 지웠다고 이젠 다 지워졌구나!!! 하는 안도와
아쉬움이 교차할때   느닷없이 꿈속에서 그 세월이란 기억의 얼음을 꺠고 포효하는 것이 첫사랑에 대한
기억이더군요. 첫사랑의 느낌을 자양분 삼아 만들어진 첫사랑이란 꿈속의 인물은 싱그러운 이슬을 맞은듯한
모습으로 다시 다가옵니다.  저는 그 꿈속에서 만난 사람을 하나도 의심하지 않고  암구호도 외치지 않고
그냥 인정합니다. 그 느낌이 같기 떄문이죠


다시 만나라구요?  위에도 말했지만 다시 만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다시 사귄다고해도 해결될
문제가 아니죠.  그건 20대의 나와 20대의 첫사랑이 90년도에 다시 만나야 해결될 문제입니다. 그것도 수백만분의1이죠.  더군다나 다른 사랑이 있는 상태에서는 그냥 그리워야만 하는 업보입니다.


아카시아


5월이네요.  요즘 아파트 1층에서 튕겨져 나와서 하늘 한번 보는 버릇이 있는데
달콤한 향이 불어오더군요.  그 향기의 방향을 따라 시선을 주었더니 아카시아가 펴있더군요.
그 아카시아를 보면서  팝콘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렸을떈 돈이 없어서 사먹기 힘들었구  지금은 돈이
있지만  먹고 싶지 않은 팝콘  아카시아 어렸을떄 많이 따먹었는데  요즘은 따먹는 모습을 들키면
미틴놈 소리 듣기 딱 좋을듯 하네요.  아카시아향도 무척 좋아서 5월초가 되면 아카시아 향이 가득한 산이
좋았습니다.  산이 아카시아향으로 가득했다면  5월의 대학 캠퍼스도 참 달콤한 냄새가 납니다.
3월에 시작된 사랑들이 결실을 맺는 달이기도 하구요.  빠른 커플들은 4월에도 깨지기도 하지만 대부분
서로의 탐색전이 끝나고 사랑고백을 많이 하는 달이 5월입니다.

5월

제가 다니던 사진동아리도 그랬습니다.  여기저기서 커플신고식을 하기 바뻤죠. 대부분 첫사랑들이라
그 사랑들이 참 순수하고 떄묻지 않은 모습들이었습니다. 한번은 이런일이 있었죠.
학교에 복학하고나서  후배들을 보니 동기들끼리도  남자는 남자들끼리 여자는 여자들끼리 앉더군요.
그떄가 2학기가 시작되는 9월이었는데 그런 모습을 아직도 보이고 있어서  니들 아직도  소개팅하는 분위기다.
초등학교도 아니고 왜 이리 떨어져 있냐 했을정도였죠.   그런데  몇개월이 지나고 새학기가 시작되던
3월이 되니 모두 팔짱을 끼고 다니더군요. 그 겨울방학에 뭔일들이 있었나 봅니다.

5월의 대학캠퍼스가 싱그러운 이유는 아름다운 계절이 내리는 것도 있지만  그안에 사는 대학생들의
사랑들이 피어나기 시작하는 달이기도 할것입니다.


이정하


대학때  토목쪽을 배우던 동기녀석이 있었습니다.  낭만하고는 담쌓고 다니던 놈이였죠.
놀기 좋아하고 놀자리는 빠지지 않고 참석하고  사진동아리이지만 필름 낄줄도 모르고 카메라없이 껄렁하게
동아리를 다니던 놈이였죠.  동아리 자체가 엄하고 규율이 강한  고등학교식 동아리가 아니라서
참석율만 좋으면  사진을 제대로 배우지 않아도 다 넘어가던 동아리였습니다.  그러나  술자리에는 꼬박 참석하면서  사진출사떄는 가끔 오는 그런 동기녀석을  저는 좋게 볼수가 없었습니다. 앞에서는 웃어주지만
정작 동아리측면에서는 별로 좋은 모습은 아니죠. 동아리가 친목의 목적도 있다지만 너무 친목쪽에 쏠려 있으면
안좋죠.  그런데 이놈이 보통은 복도에서 담배피고 있어야 할놈이 동아리방에서  책을 읽고 있더군요.

제 눈을 의심하고 있었습니다. 시험기간도 아닌데 전공서적인가 했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제 기억으론 자주빛표지가 선명한 책이였습니다.

우리 사는 동안에 1 상세보기
이정하 지음 | 고려문화사 펴냄
<경남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등단한 저자의 산문집. 삶이 힘겨울 때, 이 세상에 혼자라고 느낄 때 위로가 되어주는 <내가 만일 한 가슴을 달랠 수 있다면>을 비롯해 총 39편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수록했다.

지금 보니 제 기억이 맞네요.  글쎄 이 녀석이 우리 사는 동안에를 읽고 있는게 아닙니까.
연신 신기해 하면서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책을 놓고 점심을 먹으러 내려갔더군요.

무슨책일까 궁금하기도 해서  한 30분동안 읽었습니다.
책은 수필집인듯 한데 그렇다고 자신의 경험을 세세하게 쓰고 있지는 않고  아포리즘과 같은 격언들이
나열된 책이더군요.

 "삶의 의미"

남들은 다 달려가는데 나 혼자만 제자리에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간혹 있습니다.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로는
현실에 도전해 나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자기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것
땀 흘린다는 것
이것만으로도 우리 삶의 의미는 충분합니다.

이런 문장들이 나열된 책입니다. 그 짧은 시간에 읽은 책에는 유난히 사랑에 대한 이야기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가 많더군요. 저는 그 책을 읽다가 점심시간을 놓쳐 그냥 수업을 들어가 버렸습니다.
나중에 그 녀석을 만나 그 책 어디서 났냐? 라고 물었습니다.  녀석은 씩~~ 웃으면서 책 좋지??
응!.  나도 하나 사서 읽어봐야겠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연신 물었죠. 산거야? 선물이야? 어디서 난거야?
그 물음에 녀석은 미소만 짖고 손흔들고 가더군요.

나중에 알았는데  그 녀석 여자후배와 사귄지 얼마 안되었다고 하더군요. 책은 그 여자후배가 선물해준듯
합니다.  그리고 그 녀석에게 변화가 옵니다.  제가 동아리 간부로써 강력하게  사진출사및 세미나 참석률이
현저하게 떨어지면  동아리 정회원선발에서 탈락시키겠다고  회의시간에 말했습니다.

사귀는 여자후배가 정회원에서 탈락하지 않게 사진출사, 세미나, 한번도 빠지지 않더군요.
동기들끼리도 놀랬습니다.뭐냐,,, 쟤 저렇게 변했어~~  우리끼리 웃으면서 사랑이 사람을 변화시키는구나
깔깔되고 웃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미소가 가시기 전에 저도 이정하의 우리사는 동안에를 사서 등교길 하교길에 읽었습니다.
저도 그 5월에 사랑을 하고 있엇죠. 웹1.0 사랑인 한방향 사랑 짝사랑을요.  에효...
제 사랑이 웹2.0으로 업그레이드된것은  그해 9월이었습니다. 9월 9일 잊혀지지도 않네요.

사랑에 빠지면 나오는 증상이 있습니다. 바로 유행가요가 바로 리트머스용지가 되어줍니다.
유행가요 가사가 자기이야기를 노래부르는듯하고 느껴지면 당신은 사랑에 빠진것입니다.
또 하나의 테스트법이 있다면  이정하씨의 책을 읽어보십시요. 그 책의 내용이 머리에 쏙쏙들어온다면
당신은 사랑에 빠진것입니다.

이정하씨의 책은  소녀취향의 책이긴합니다. 싸이월드에 밤하늘의 별처럼 수놓은 짧은 사랑과 삶에 대한
정의들 그런 글들을 생산해내는 분이 이정하씨고 그의 글은 다분히 소녀취향입니다.
하지만 사랑을 하면 누구나 다 소녀가 됩니다.  감수성이 예민해지고  작은 떨림에도 흥분이 되죠


그가 새로운 책을 하나 냈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직 피어 있습니까 그 기억 상세보기
이정하 지음 | 아리샘 펴냄
당신을 사랑했던 그 기억만이 지금 내 가슴을 적십니다. <그대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사랑하지 않아야 할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면>의 저자, 이정하가 전하는 사랑에 대한 메세지. 사랑이라는 것을 했던 사람이나, 지금 사랑하고 있는 사람, 또 상처라는 이름으로 사랑을 대신하거나, 스스로 마음의 양식으로 사랑을 삼은 사람… 그렇게 사랑은 한 이름으로 여러 가지 정서를 대변한다. 그리고 이정하는 이

여전히 이정하씨에게는 사랑이 삶의 화두인듯 합니다.
저도 사랑이 삶의 화두이지만  점점 그 색이 바래졌네요. 요즘 사랑을 논한다면 그것보다 가치있는게
더 있을텐데 하는 생각을 할떄도 있구요. 뭐 20대의 이성간의 사랑을 넘어 세상을 사랑하고 있다고 스스로에게
말하고 만족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 같은 닳고 닳은 30대보단  20대의 풋사랑 , 첫사랑을 하는 분들에게 이정하씨의 사랑시가 담겨있는
책 아직피어있습니다 그기억을 권하고 싶네요. 물론 사랑이 닳지 않는 30대분들에게도 좋죠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수동 화백의 삽화도 책의 분위기를 시각적으로 잘 표현해 주고 있습니다.
아직 피어있습니까? 그 기억.  네 저는 아직 피어있네요. 말라 죽은줄 알면 다시 피어나는게 사랑에 대한
기억인듯 합니다. 물을 주지 않아도 멸종되지 않는 기억이죠. 뇌가 가동을 멈추고  전원이 나갈때까지
그 기억은 사라지지 않을듯 합니다.  우리를 우리이게 하고 우리를 굴러가게 하는것이 사랑이란 감정인지도
모르고 사는것인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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