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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서울여행

4월은 라일락을 키워낸다.

by 썬도그 2008.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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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T.S 엘리옷의 황무지중에서


4월은 잔인한 달입니다.   정말 잔인할 정도로  왕성한 생명럭을 자랑합니다.
이 4월이 잔인한것은 역설적인것입니다.   자신은 변하지 않는데 나무에서 잎이나고 새순이 돋고 꽃이 피는
풍경을 보고 있으면 겨울인 나에겐 너무나 참기힘든 고통일것입니다.

정말 4월은 잔인할정도로  휘몰아 쳐가듯 지나갑니다.
벚꽃이 피고 지는데도 1주일이 안걸리고 잎사귀가 자라는데도 1주일정도밖에 안걸린다는 사실을 이 나이먹고
처음 알았습니다. 그 많은 벚꽃의 가지마다 피어나는 잎사귀들을  보고 있으면 저런 잎들을 어떻게 저렇게
키워내나 대견스럽기도 하고 공포스럽기도 하더군요.


벚꽃이 지고나니 왠지 허무감도 들립니다.  여기저기 탄식도 들리구요.  그런분들에게 강력한 향을
무기로 삼는 라일락이 찾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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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락향은  듣기좋은 향입니다.   첫사랑을 느낄때가 아마 4월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그때 마침 라일락향이
거리를 점령하고 있었습니다.   남의집 담장위로 쏟아오른 라일락을 보고 그 향기에 멍하니 있을때가 가끔
있었는데  올해도  라일락은 돌아왔습니다. 

마치 벚꽃으로 눈요기한 분들이 허탈함에 젖어 있을떄  아로마테라피 치료제 같다고 할까요.

사진이 냄새를 담지 못하는것이 한스럽기만 하네요.
라일락향 진하게 맡는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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