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들이 욕을 먹고 있네요. 어제 총선을 지켜보면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일이 바로 20대의 저조한 투표율보다 더 놀랐던 것은 20대들이 50,60대와 맞먹는 수치의 보수정당(사실은 수구정당임)인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것이었습니다. 지난달 말 등록금 인상반대 시위를 하던 3천 명 정도의 대학생들이 외치던 땡박이 맹박이를 죽일놈이라고 외치던 모습이 무색할 정도였습니다.
지난해 연말의 대선 전에 40여 개의 대학교 총학생회가 이명박지지선언을 한 것을 부끄럽게 여기고 이번 총선에는 좀 달라지겠구나 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별로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20대의 20대 초반의 나이에 있는 젊은이의 80%가 대학생임을 감안하면 대부분이 대학생일 텐데 모여서는 이명박대통령 욕하면서 현실적으로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의사를 표출할 수 있는 선거에서는
거꾸로 지지하는 모습은 뭘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어제 뉴스앵커가 20대의 보수화에 대해서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하는 곤혹스러운 모습까지 살짝 비치던데요. 왜 이럴까요? 젊은이=진보라는 공식은 전 세계의 공통적인 모습입니다. 젊은 사람들은 가진 것이 없기에 기득권층을 향한 비판을 하며 패기와 열정으로 사회를 개혁하고자 하는 모습은 진보의 모습으로 표출되곤 합니다. 왜 그런 걸까요?
뭐 30대나 40대도 수치만 낮지 보수정당인 한나라당을 1등으로 지지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1등이라도 보통은 20대가 수치가 가장 낮았던 것이 그동안의 상식이었는데 30대가 보수정당지지도가 더 낮으니 30대가 젊은 사람이고 20대는 50,60대와 비슷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제 나름대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1. 정치에 관심이 없다.
저의 20대 때도 정치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모여서 하는 이야기 중에 정치이야기는 없었습니다.정치 이야기를 하기에는 할 이야기들이 많았습니다. 또한 정치가 피부에 와닿지 않았습니다. 다만 뉴스에서 연일 쏟아지는 5,18 청문회,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이 수의 입고 법정에 서있던 모습을보았습니다. 그래서 민자당=개새끼라는 것은 알았습니다.
그래서 선거 때는 민자당의 다른 이름인 신한국당을 지지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신한국당이 한나라당으로이름을 바꾸고 첫 번째 이룩한 일이 바로 IMF였습니다. 정치에 관심이 없어도 선거 안 할 수가 없더군요. 정치인을 잘못 뽑으니 이런 결과가 나오는구나 한탄을 하면서요. 일어나자마자 선거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러나 지금의 20대들은 정치가 피부에 와닿는 게 없습니다. 20 대중에 자기가 돈 벌어서 자기가 등록금 내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요? 20대 직장인중에 월급에서 알아서 빠져나가는 각종 세금 말고 국가에 세금 내는 것이 뭐가 있을까요?
저도 20대 때는 정치보단 다른 일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친구들과 모여서 시시덕거리기 바빴고 가끔 정치이야기를 꺼내면 친구들이 손사래를 치면서 피하더군요. 정치이야기=고리타분 공식이 있는 것 같더군요.
그런데 요즘은 친구들 모임에서 정치이야기가 떠나질 않는군요.왜 달라졌을까요? 친구들이 애 낳고 애 길러보면서 세상을 보니 온통 정치인들이 만들어 놓은 세상이었습니다.뭘 해도 세금을 내라고 하고 사회 시스템을 보게 되기 시작합니다. 한가족의 가장이 되면 정치인들이 만들어 놓은 세상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하다못해 기름값 올리고 내리는 모습을 보면서도 정치인들에게
욕을 합니다.
2. 정치에 관심이 있어도 한나라당을 지지한다.
한나라당의 전신은 민자당 민자당의 전신은 민정당입니다. 민정당은 5,18 광주민주항쟁을 일으킨 전두환이란 작자가 수장으로 있던 당입니다. 그런데 20 대중에 그런 것을 인지하는 사람은 몇이나 있을까요. 인지하고 있어도 그게 뭐 어때서~~ 어쩌라고. 그래서 뭐~~라고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20대들은 술자리에서 세상을 원망합니다. 자기들이 백수로 있는 이유는 첫째가 정부 때문이라고 합니다.
물론 정부도 잘한 것은 없지만 지금같이 공급과잉되는 대학생들은 구조적으로 백수를 생산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비정규직으로 내몰리는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그 비정규직법을 만든 민주당을 손가락질하고 돌팔매질 합니다. 그리고 한나라당을 대안으로 삼습니다. 그러나 그 비정규직법을 통과시킨 것은 민주당 혼자 한 게 아닙니다. 한나라당의 적극적 도움이 아니었다면 통과하기 힘들겠죠. 여기서 알 수 있듯이 대학생들이 깊이 있는 사유와 사고를 하지 않습니다.
그냥 정권만 바꾸면 자기들 취직문제가 해결될 줄 아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정치에 관심 없다 보니 정치 돌아가는 것에 어설프게 알고 있는 것도 있을 것입니다. 모르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게 어설프게 알고 있는 것이라고 하던데 그런 모습이 있지 않을까 합니다. 지난 대선 전에 40개의 대학교 총학들이 지지선언을 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먹었습니다. 지지 못할 것은 없지만 부자정당 기득권정당 1% 정당 그리고 도덕적으로 흠이 그렇게 많은 대통령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놀랬습니다.
20대도 세상의 우선가치가 먹고사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20대를 너무 비판하는 것 같기도 하네요. 하지만 아실 거예요. 20 대중에 나 이러이러해서 한나라당 지지한다라고 자신 있게 외치는 사람은 없습니다. 혹시 이 글을 읽는 20 대중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이유를 적어주시고 제 견해가 잘못되었다고 지적해주셨으면 합니다.
3. 세상 돌아가는 것보단 자신에게 당장 당근을 준다는 곳으로 달려간다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20대는 모릅니다. 손에는 영어 관련 책이 들려있고 학원으로 도서실로 공부만 하는 게 20대입니다. 예전처럼 사회참여를 적극적으로 하여 사회를 개혁하는 모습은 극소수입니다. 자기계발에 투자하는 게 현명하다고 판단하여 동아리도 가입하지 않습니다. 개인주의가 점점 더 팽배해지고 어울림을 잘 모릅니다. 자격증 하나 더 따고 토익점수 올리기 바쁘고 그래야 회사에 취직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사회비판세력이 되기보단 사회가 만들어놓은 세상에 잘 적응하기 위해 순응주의형 인간들이 대부분입니다. 앞에서는 정부를 질타하면서 정작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고 그냥 술자리에서 한숨소리에 섞여 욕만 하는 게 최고의 비판입니다. 그리고 등록금 반값으로 내려주겠다. 일자리 많이 만들어주겠다고 하는 한나라당으로 달려갑니다. 그러나 등록금 반값 공약한 한나라당 대통령은 지금 등록금에 관심 없습니다. 뒤통수를 맞은 거죠. 그런데 또 총선에서도 한나라당을 지지합니다. 민주당에서 해답을 내놓지 않으니 대안으로 한나라등을 지지하는 모습이 다분히 많은 듯합니다.
요즘 20대들을 보면 건강해 보이기는 하는데 영혼은 허약해 보입니다. 그들이 누굴 지지하는지는 그들의 선택이니 크게 뭐라고 하지는 않겠습니다.(위에 심하게 지적했다면 이해해 주십시오) 하지만 20대들과 대화를 해보면 얘들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정말 많습니다. 부모님에게는 50살 먹은 자식도 아이로 보인다고 하는데 저도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인문학에 대한 교양은 거의 없고 전공지식만 달달외운모습만 보이고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것에만 온신경을 씁니다. 세상을 보는 시선의 폭이 예전 대학생들보다 너무 좁아 보입니다. 경마장의 말처럼 앞가리개를 한 말들 같습니다. 목표를 향해 질주하는 말들이요 그 목표는 취직입니다. 왜 달려야 하는지 왜 이런 경주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를 향한 비판은 거의 없습니다.
언제부터 저항보단 순응하기 바쁜 모습들입니다. 저항의 20대는 다 사라지고 순응의 20대가 된듯합니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20대들이 더 많아지고 세상을 보는 시선이 넓어졌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