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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떄 그러니까 90년도 후반 2천년대 초반 친구들과 주말에 용산에 가서 이리저리 컴퓨터 부품 구경도 하고
싸게 나온 중고부품을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복도를 꽉 채우고 지나가면서 부품 가격을 물어보는
재미도 있었구요. 하지만 몇번의 불쾌한 경험을 하고나서는 잘 가지 않습니다.
그중에서도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어요는 심하게 불쾌하지 않지만 곰곰히 뜯어보면 용산전자상가의
고객을 대하는 태도를 알수 있습니다.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어요.
이말 참 많이 듣습니다.
찾으시는 물건 있으세요?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어요?
특히 용산터미널 상가쪽에서는 아주 심합니다.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어요는 예전엔 듣지 못했던 말입니다. 부품가격이 얼마인지 알지 못하고
오는 손님이 대부분이었던 시절인 90년대 말은 듣지 못했죠. 사실 그떄는 PC잡지 뒤쪽에 실리는
부품가격말고는 부품가격을 알기 힘들었습니다. 인터넷이 활성화 되지 않았던 시절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다나와라는 용산부품가격 비교싸이트가 생기고 나서는 용산이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용산이 초행길이거나 컴퓨터에 대해 잘 모르는 초보자들이 그냥마냥 용산이 싸다는 말만듣고 발을 들여
놓으면 눈먼고객이라고 폭리를 취하던 그동안의 용산의 관행이 하나의 싸이트로 인해 무너졌습니다.
그 다나와라는 싸이트는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지게 되고 다나와에서 가격을 알아보고 용산으로
가는 분들이 많이 생기다보니 용산업체 직원들도 태도가 변했습니다.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어요?
이말을 곱씹어 생각해보면 참 기분이 나쁜 말입니다.
예를들어 내가 메모리 가격을 다나와에서 5만원까지 알아보고 왔다고 치면
5만원까지 알아보고 왔는데요. 라고 말을 던지면 용산상가 직원은 그 가격에 못줍니다.
혹은 에이~ 다나와에서나 그렇지 실제로 그렇게 파는곳 없어요. 라거나 5만원에 드리죠 라고 합니다.
내가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지 않는다면 반대로 덤터기를 당하겠구나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실제로 다나와에서 알아본 가격으로 물건사기란 실제로 너무나 힘듭니다. 다나와에 나온 가격으로
그 업체를 찾아가도 그 가격에 못준다고도 하더군요.
왜 얼마까지 알아보고 왔냐고 손님에게 물어봐야 할까요? 알아보고 왔다고 하면
오~~ 이 손님 부품에 대해서 좀 아네. 라고 생각하고 알아본것 없는데요. 하면 덤터기를 씌워도 되나. 하는
손님을 간보는 질문이기도 한것 같습니다. 실제로 내가 메모리가격을 물어보면 5만5천원인데요 라고
용산상가 직원이 대답하고 내가 좀 머뭇거리거나 좀 비싼데요. 라고 말하면 바로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는데요라는 알고리즘이 구현됩니다. 그렇다면 5만5천원 이하로도 줄수 있다는 소리일것 입니다.
그러면서 손님 간을 살짞보는것이죠. 말 몇마디로 몇천원이 싸지는것은 우리나라 상인들의 상술이고
에누리 없는 장사 없다고 하지만 가격흥정을 잘 못하는 저는 괴로운 과정이기도 합니다.
그냥 부품가격을 매장앞에 써 놓고 장사하면 물어볼 필요도 없고 대답할필요도 없을것 같은데요.
그래서 전 에누리가 전혀 없는 대형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는 곳만 갑니다. 그곳에서는 가격이 아주
싸진 않지만 가격흥정필요가 없고 믿을만하니까요.
그떄 그떄 손님 간보고 물건을 파는 이런 형태의 판매방식은 지양되어야 할듯 합니다.
가뜩이나 용산 어렵다 어렵다 하는데 한번 바가지당한 손님은 다시는 용산에 가지 않게 됩니다.
바가지 썼는지 안썼는지는 인터넷 지식쇼핑검색만해도 바로 아는 시대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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