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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알고 보면 좋은 드라마 삼체를 관통하는 3개의 과학 이론

by 썬도그 2024.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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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가장 기대되는 넷플릭스 드라마는 <삼체>였습니다. 그러나 반응을 보니 느리고 졸립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네요. 아는 배우도 거의 없고 내용은 느리디 느리고 8부작이지만 3부작 소설 중 1부만 담아서 뭔가 이야기를 끝내지도 못하고 끝나는 많은 단점들이 드러났습니다. 

 

저도 기대만큼은 아니라서 좀 실망했지만 핍진성이 아주 뛰어나고 무엇보다 과학 이론을 바탕으로 한 느리지만 단단하고 묵직한 스토리가 너무 좋네요. 그래서 원작인 소설이 2015년 SF 소설계의 노벨상이라고 하는 휴고상을 받았나 봅니다. 

 

이 글은 삼체를 다 본 분을 상정해서 쓴 글이기에 스포일러가 가득합니다. 따라서 드라마 삼체를 다 보신 분들에게 권합니다. 

삼체를 관통하는 3개의 과학 이론 

삼체는 과학 기반 소설로 상당히 과학적인 지식이 뛰어난 저자가 잘 빚어낸 놀라운 SF 소설입니다. 따라서 과학에 대한 관심이 많은 분들은 이 드라마를 열광하고 있고 저도 재미 측면에서는 아주 뛰어나다고 할 수 없지만 지적 호기심을 계속 유발해서 꽤 흥미롭게 봤네요.

 

페르미의 역설

8부작 드라마 삼체는 1977년 외계에서 온 와우 시그널을 받고 예원제가 응답을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지구를 정복해도 좋으니 오세용~~ 이라는 지구 멸망을 유발하는 못난 행동을 하죠. 물론 예원제의 그런 행동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닙니다. 지구인들에 대한 혐오가 심했고 어차피 멸망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예원제는 자포자기 심정으로 오세요~~ 이라고 우주에 신호를 쏘아 보냅니다. 여기에는 과학자로서의 호기심도 있었죠. 

삼체를 관통하는 3개의 과학 이론

영화 <오펜하이머>에서도 살짝 거론된 이탈리아계 미국 과학자인 '엔리코 페르미'가 과학자들과 식사를 하다가 우주에는 엄청난 숫자의 지구와 비슷한 행성이 있을텐데 '모두 어디에 있는 거지?'라는 질문을 합니다. 이게 '페르미의 역설'이라고 합니다. 

 

이에 여러가지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전 우주에 정말 우리 밖에 없을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영화 <컨택트>에서는 칼 세이건의 말인 "우주에 우리 밖에 없다면 엄청난 공간의 낭비"라고 말하고 있죠. 정말 우리 밖에 없을지 아니면 다른 지적 생명체가 있을지는 아직까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또 하나는 우리 말고 지적 생명체가 어딘가에 있지만 우리보다 미개한 문명 상태라면 우리를 발견할 수 없을 겁니다. 
우리 우주는 138억 년이라는 어마어마한 시간을 보내왔고 우리보다 월등하게 뛰어난 과학 문명을 가진 외계인이 있을 수 있지만 지금도 서로 멀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행성으로 이주할만한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그 이유는 보통 자원 때문에 찾아오겠죠. 우리 우물의 물을 퍼가면 우리는 저항을 할 테고 외계 생명체는 우리를 멸종시키거나 지배할 것입니다. 그래서 수많은 SF 영화들이 외계인을 적대적인 존재로 상정하고 있게 이게 합리적입니다. 다만 예원제처럼 영화 <E.T>처럼 군인이 아닌 과학 탐사선이라면 이야기는 또 달라집니다. 협력 가능한 존재라고 판단하면 우리에게 많은 과학 기술을 넘겨줄 겁니다. 

 

그러나 예원제나 삼체의 외계인들도 느꼈고 우리도 잘 알지만 우리가 사는 지구는 평화주의자들이 더 많은 행성이 아닙니다. 호전적인 인류는 지금도 전세계에서 전쟁이 일어나고 있죠. 역사를 돌아보면 같은 동족끼리 싸우는 전쟁을 수 없이 했습니다. 그나마 최근에 거대한 전쟁이 잠잠해진 상태일 뿐입니다. 신냉전이 짙어지는 걸 보면 지구인과 협력할 외계 생명체는 없어 보입니다. 

 

또 하나의 가설은 우주에는 수 많은 지적 생명체들이 문명을 개척하고 있지만 거대한 장애를 넘지 못하고 문명이 붕괴되었다는 가설도 있습니다. 지구도 현재 지구온난화로 인해서 멸종될 수 있다는 소리가 자주 나오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탄소 배출을 안 하는 핵융합 발전이나 신재생 발전과 수소 경제 생태계로 전환되어야 하는데 넘어야 할 기술적 걸림돌이 많습니다. 이렇게 지구처럼 문명을 키우다 한 과학자의 과학적 실수나 여러 가지 이유로 멸망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지구의 존재를 알고 있는 외계인이 있다고 해도 지구에 와서 얻을 것이 전혀 없다면 그들은 우리를 찾아오지 않을 겁니다. 또한 우리와 다른 차원에 살고 있을 수도 있고 유기체가 아닐수도 있습니다. 드라마 삼체는 이 페르미의 역설을 깨고 삼체라는 3개의 행성 사이에서 고통스럽게 살다가 더 좋은 조건의 지구를 향해서 날아오는 외계인을 담고 있습니다. 

 

그게 당장이 아닌 400년 후라는 설정이 무척 흥미롭고 재미있습니다. 외계인들은 지구인들의 기술 발전 속도가 엄청나다면서 400년 후에 자신들이 지구에 도착하면 자신들보다 더 뛰어난 과학 기술로 자신들이 멸종될까 봐 뛰어난 과학자들을 죽여서 발전 속도를 늦추려고 합니다. 

 

암흑의 숲 이론

삼체를 관통하는 3개의 과학 이론

삼체 3부작 소설의 2부의 제목은 암흑의 숲입니다. 어둠의 숲 이론을 제목으로 담았습니다. 어둠의 숲  이론은 어두운 숲에서 사냥꾼과 동물들이 있다고 가정을 해 봅시다. 서로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모든 움직임은 두려움을 유발합니다. 그게 동물이라면 그나마 다행이고 동물이라도 맹수라면 경계를 해야 합니다. 그 움직임이 다른 사냥꾼이고 서로 경쟁을 하는 상황이라면 먼저 보고 먼저 쏘는 선제 공격이 최선의 방어입니다. 

 

다만 다른 사냥꾼이 선의를 가진 죽일 마음이 없고 서로 죽일 마음이 없지만 두려움 때문에 총을 든 것이라면 서로 죽음의 경쟁을 할 필요가 없겠죠. 그러나 그걸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요? 이 어둠의 숲을 깨려면 밝은 숲으로 나오면 됩니다. 나와서 서로 자신의 상태를 보여주고 마음까지 보여주면 서로 죽일 필요가 없습니다. 400년 후에 지구에 도착하는 삼체 외계인들이 악의를 가졌는지 선의를 가졌는지는 모릅니다. 다만 우리 지구인의 역사로 보면 적대적으로 느껴집니다. 또한, 지자를 통해서 "너희는 벌레다"라는 말을 했기에 적대적인 존재라고 강력하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게임 이론

삼체를 관통하는 3개의 과학 이론

 

제가 이 글을 쓰게 한 건 삼체 7부에서 예원제 박사가 2개의 책을 꺼내서 보여줍니다. 대놓고 이 이야기는 2개의 이론에서 출발했다고 보여주고 한 권은 '페르미의 역설'이고 또 하나는 '게임 이론'입니다. 

 

게임 이론은 수 많은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그런데 이 게임 이론을 만든 '존 내쉬'의 에피소드가 가장 유명합니다. 영화 <뷰티플 마인드>에서의 명장면이기도 하죠. 이외에도 '죄수의 딜레마'도 유명합니다. 

 

그러나 여러 에피소드 말고 게임 이론은 아주 간단합니다. 우리 주변에서 수시로 일어나는 일입니다. 
게임 이론은 경쟁 상대의 반응을 고려해 자신의 최적인 행동을 알아보는 과정을 말합니다. 

 

프로 축구에서 승부차기를 할 때 우리가 무심하게 차나요? 프로야구 투수가 공을 아무 생각 없이 던지나요? 상대방이 동물이 아닌 지적 생명체이자 나와 동등한 존재이기에 상대 선수의 장점과 약점을 다 분석해서 던지죠. 즉 상대방이 뭘 잘하고 못하고를 파악함을 넘어서 뭘 알고 모르는지까지 살펴보고 그에 맞는 행동을 한다는 이론입니다. 

 

이걸 삼체에 대응해 보죠. 

삼체를 관통하는 3개의 과학 이론

삼체 외계인은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서 VR 게임기를 통해서 자신들의 상황을 이해시킵니다. 3개의 구 사이를 이동하는 행성은 고전 역학을 알아야 풀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샤머니즘이 아닌 과학자가 풀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이 VR  기기 속에서 등장하는 외계인이 보낸 양성자가 지자입니다. 즉 알고 있는 자라는 뜻으로 외계인이 보낸 양성자 크기의 슈퍼컴퓨타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 지자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이해를 못 할 수 있습니다. 먼저 외계인은 양자 역학을 가지고 노는 뛰어난 문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자신들의 함대로는 광속의 1% 밖에 속도를 내지 못하지만 양성자 같은 작은 크기와 무게의 물질을 지구로 빠르게 보낼 수 있습니다. 

삼체를 관통하는 3개의 과학 이론

외계인이 지구로 보낸 양성자 지자는 양자 얽힘을 이용해서 지구에서 일어나는 모든 역사와 현상을 보고 들을 수 있습니다. 이걸 실시간으로 삼체 외계인 함대로 전송합니다. 우주에는 아직도 이해 못하는 일들이 많은데 그중 하나가 양자 얽힘입니다. 양자는 그 거리가 엄청나게 떨어져 있어도 한 쌍의 양자는 서로 얽혀서 정보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거리와 상관없이 2개의 양자가 페어링이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지구에 파견된 지자는 지구의 모든 것을 실시간으로 알고 감시할 수 있습니다. 외계인들의 CCTV 역할을 합니다. 이게 게임 상대인 삼체 외계인들의 강력한 장점입니다. 반면 지구인들은 뭘 하든 삼체 외계인들이 알고 있기에 대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지구에는 삼체 외계인 추종자들도 있죠. 이에 지구인들은 우리도 정찰병을 보내겠다고 시도를 하죠. 

 

이런 비대칭 정보로는 이기기 쉽지 않습니다. 화투나 카드 놀이를 하는데 상대방이 내 카드를 다 알고 한다면 상대방의 실수가 아니면 이길 수 없습니다. 그러나 지구인들은 외계인의 약점을 발견합니다. 바로 거짓말을 못한다는 겁니다. 반대로 지구인들의 장점은 거짓말을 할 수 있습니다. 

삼체를 관통하는 3개의 과학 이론

인류가 다른 생명체와 다른 점 중 하나가 거짓말을 하는 능력이라고 하잖아요. 이 외계인의 약점이자 지구인의 장점인 사기술 그러니까 거짓말하는 능력을 위해서 국제 연합은 면벽자를 내세웁니다. 

 

외계인들은 지자를 통해서 실시간으로 지구를 감시하지만 머리 속에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이에 명상력을 높여서 말을 하지 않고 지구를 이끌 리더들인 면벽자를 지정하고 대응을 합니다. 그렇게 지구인과 외계인 사이의 400년 간의 긴 생존 게임이 시작되었습니다. 

 

서로의 약점과 장점과 뭘 알고 모르는지를 파악해서 게임을 해야 하는 과정이 소설 2,3부에 펼쳐지고 이걸 드라마 시즌2,3,4로 소개할 것으로 보입니다. 모든 내용이 실제 물리학에서 파생된 이야기는 아닙니다. 지자라는 존재는 설왕설래가 많고 상상적인 존재입니다. 사실로만 담으면 공상 소설이라고 하기 어렵겠죠. 그럼에도 공상 과학 소설 치고는 실제 과학을 기반으로 한 내용이 꽤 많아서 흥미로웠던 드라마 삼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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