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리뷰/영화창고

넷플 드라마 삼체는 인터스텔라와 컨택트를 섞어 놓은 좋은 과학 드라마

by 썬도그 2024. 3. 22.
반응형

올해 제가 가장 기대하는 넷플 드라마는 <오징어 게임2>가 아닌 <삼체>였습니다. 2015년 아시아 최초로 휴고상을 수상한 류츠신 작가가 쓴 소설 <삼체>를 읽고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극찬을 했습니다. 내용 자체가 아주 신선하고 놀랍다는 소리가 많기에 저도 큰 기대를 했습니다. 이 류츠신은 다소 황당한 이야기인 <유랑지구>라는 영화의 원작자이기도 합니다. 

 

삼체는 느리지만 힘이 좋은 과학 기반 좋은 드라마 

넷플 드라마 삼체

서두에 말하지만 어제 3월 21일 오픈한 넷플 8부작 드라마 <삼체>는 어떠한 리뷰를 읽지 않고 보는 것이 좋습니다. 조금이라도 내용을 알고 보면 재미가 뚝 떨어질 수 있기에 어떠한 줄거리도 안 읽고 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에게 추천하는 드라마는 아닙니다. 

 

과학을 사랑하고 좋아하고 즐겨 읽고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내용 자체가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니라서 과학에 까막눈이라고 해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알고 보면 좋죠. 예를 들어서 '페르미의 역설'이나 '어두운 숲 이론'을 알고 있는 분들에게는 강력 추천합니다. 

 

그러나 거대한 전쟁이나 CG를 이용해서 현란한 액션과 폭발이나 건물 해체쇼 같은 거대한 액션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비추천합니다. 8부작인데 상당히 느리게 진행되고 액션도 많지 않습니다. 또한 중반에는 주인공이 여러 명이고 불필요한 캐릭터들이 왜 이리 많은가 하는 생각이 들다가 후반에 모든 캐릭터들을 다 사용하고 끝을 내네요. 그렇다고 정교한 기계식 시계처럼 흘러가는 건 아닙니다. 어설퍼 보이는 구석이 살짝 있지만 그럼에도 거대하고 막강한 존재가 주는 경외심이 8부작 드라마 전체를 장악하고 멱살 잡고 끌고 갑니다. 

 

과학적 상상을 스토리로 잘 구현한 <삼체> 

넷플 드라마 삼체

여기서부터는 간단한 줄거리를 소개하겠습니다. 줄거리 자체도 안 읽고 보는 것이 좋지만 대충 알고 봐도 큰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예고편만 봐도 대충 전체적인 스토리가 나오기도 하니까요. 다만 후반 이야기 말고 3화까지만 대충 소개하겠습니다. 

 

이야기는 2개의 서사가 동시 출발합니다. 하나는 과거 중공입니다. 문화혁명 시절 중공(현재는 중국)은 종교, 철학을 넘어서 과학까지 탄압을 했습니다. 그 유명한 홍위병이 들끊던 시절이었죠. 공산주의는 영혼, 귀신, 종교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 증명할 수 없는 것을 싫어하는 유물론을 기반으로 합니다. 한과학자가 그렇게 인민재판으로 죽게 되고 과학자인 딸인 예원제도 감옥에 잡혀 들어갑니다. 

 

예원제는 감옥에서 죽기 직전 자신이 쓴 논문을 알아본 윗 사람이 거대한 전파 안테나 기지로 데리고 옵니다. 
이 기지는 소련,미국처럼 우주로 전파를 쏴서 우리의 존재를 우주에 알리는 안테나 기지에서 근무를 합니다. 수시로 우주로 우리의 존재를 알리는 전파를 쏘고 반대로 우주에서 오는 전파를 분석합니다. 지금도 전 지구에 전파 안테나가 외계로부터 오는 전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넷플 드라마 삼체

그러다 1977년 와우 시그널이 도착합니다. 이 시그널 사건은 실재 존재하는 사건으로 소설가가 여기서 영감을 얻어서 소설을 쓴 것으로 보이네요. 지금도 이 와우 시그널이 누가 보냈는지 정체가 뭔지 무슨 의미인지 모릅니다. 영화 컨텍트와 이 소설 <삼체>에 영향을 줍니다. 이 와우 시그널을 받은 사람은 예원제입니다. 예원제는 이 와우 시그널을 분석합니다. 그리고 그 내용에 깜짝 놀랍니다. 

 

또 하나의 서사는 현재 영국입니다. 소설 원작에서는 중국 배경이고 중국 과학자들이 주인공이지만 넷플릭스가 전파되지 않는 중국 배경이 아닌 영국 배경으로 변경합니다. 영국에서 여러 과학자들이 연쇄적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나노 섬유를 발명한 오거스티나는 어느 날 갑자기 남들에게는 안 보이는 숫자가 눈 앞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 숫자 때문에 노이로제가 걸릴 지경인데 한 여자가 다가오더니 내일 밤 12시에 하늘을 보라고 합니다. 

넷플 드라마 삼체

은하수가 가득한 밤 하늘이 갑자기 형광등이 깜박이는 것처럼 깜박거립니다. 전 세계 사람들은 크게 놀랍니다. 그리고 오거스티나는 자신에게 말을 건 여자가 한 말이 떠오릅니다. 지금 하는 연구를 중단하라는 것이죠. 그럼 숫자 카운팅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하고 실제로 연구를 중단하니 눈앞에 보이는 숫자가 사라집니다.

'페르미의 역설'과 '어두운 숲 이론' (약한 스포)

넷플 드라마 삼체

예고편에서 그들이라고 하는 존재는 외계인입니다. 외계인들이 지구에서 온 신호를 받고 응답을 합니다. 
엔리코 페르미가 과학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외계인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단순한 계산을 해도 우주에는 100만 개 이상의 문명을 가진 존재들이 있을텐데 그들은 어디에 있지라는 질문을 하게 됩니다. 

 

이게 바로 '페르미 역설'입니다. 이에 대한 여러가지 설이 있습니다. 지구인이 가장 뛰어난 문명을 가졌거나 아니면 정말 우리 밖에 없을 수도 있고요. 지구인보다 뛰어난 문명이 있다고 해도 빛의 속도로 이동한다고 해도 오는데 수백 광년이 걸리기에 외계 문명과 만날 수 없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지구의 1형 문명이 아닌 초월적인 과학 지식을 가진 3형 문명이라면 지구의 존재를 알고 있을 수도 있죠. 그러나 알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오지는 않을 겁니다. 

 

그럼에도 온다면 지구의 자원을 가지러 오겠죠. 마치 우리가 숲의 나무를 베는 것처럼 개발 및 종족 유지를 위해서 무심하게 왔다가 지구인이 엄청 많이 살고 있는 것을 알아도 나무에 붙은 벌레처럼 툭툭 털어내고 지구 자원을 사용할 것입니다. 또한 우리 지구의 역사를 보면 약육강식의 역사라서 지구를 정복하고 자원 활용처로 활용할 것입니다. 아주 무시무시한 생각이지만 우리를 반추해서 보면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외계인들에게 우리 여기 있어요라는 전파를 쏘지 말라는 사람들도 많죠. 

 

또 하나는 어두운 숲 이론입니다. 
어두운 숲에 총을 든 사냥꾼이 있다고 칩시다. 아무것도 안 보이기에 숲에 동물이 얼마나 있는지 다른 사냥꾼이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부스럭 거리를 내면 그쪽으로 무심하고 빠르게 총을 쏴서 두려움의 대상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죠. 어떤 전쟁이나 싸움이나 선빵이 최고입니다. 선빵은 높은 확률의 승리를 제공합니다. 아니면  존버가 최고입니다. 배틀그라운드 게임에서 초보자인 배린이는 총소리를 내면서 여기저기  다니면 바로 먹잇감이 되죠. 이럴 때는 그냥 한 곳에서 움직이지 않고 존버하는 것이 가장 오래 살 수 있습니다. 

 

드라마 <삼체>는 이 2개의 역설을 잘 담고 있습니다. 더 이야기하고 싶지만 그 마저도 재미이기에 자세히 담지는 안겠습니다. 다만 삼체의 뜻은 3개의 태양이라는 뜻입니다. 

 

현실 과학 기반의 뛰어난 과학 드라마 <삼체> 꽤 진중한 드라마

넷플 드라마 삼체

드라마 <삼체>에서는 유튜브 채널 '안될 과학'에서 다룰만한 내용을 소설로 드라마로 만들었습니다. 수 많은 할리우드 영화에서처럼 갑자기 외계인이 침공해서 지구에서 전투를 하는 그런 식의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 않습니다. 실제 우리가 겪을 수도 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우리가 또는 외계인이 지구인과 접촉을 하려면 또는 우리가 외계인을 만나려면 2가지 조건이 필요로 합니다. 하나는 통신 또 하나는 이동 속도입니다. 인터스텔라처럼 성간 여행이 가능해져야 전 우주를 탐험할 수 있죠. 또 하나는 통신입니다. 한번 말하고 응답을 받는데 8년 이상 걸리면 몇 마디 못하겠죠. <삼체>에서는 양성자를 이용해서 지구인들에게 자신들의 존재를 알립니다.

 

근 미래에는 양성자의 특징인 아무리 멀리 떨어져도 바로 반응하는 양자역학의 놀라운 특징인 얽힘과 중첩 현상을 이용한 다양한 기술이 나올 겁니다. 외계인은 이 양자역학을 이용해서 지구인들과 실시간 통신을 한다는 설정 등은 흥미롭고 놀랍습니다. 이외에도 드라마 후반에 나오는 이론들도 기존의 외계인 소재의 드라마와 궤를 달리 합니다. 

 

아쉬운 점도 있는데 중간에 이야기를 방해하는 감정에 너무 휘둘리는 여성 캐릭터들의 모습은 좀 질척거리게 느껴지게 되네요. 수 많은 SF 영화들이 인간의 감정이 인간의 강점이라는 주장을 너무 많이 들어서 이제는 잔소리처럼 들리지만 이 드라마 <삼체>는 그런 뻔한 소리가 없어서 좋네요. 오히려 인간의 강점이자 장점은 거짓말이라는 시선이 너무 좋네요. 제가 봐도 다른 동물에는 없는 인간의 장점은 남을 속이는 사기술입니다. 

 

인터스텔라와 컨택트를 섞은 듯한 독특하고 꽤 진중한 과학 기반 드라마입니다. 유명 배우 거의 없지만 과학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계속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이끌어가네요. 꽤 볼만한 드라마입니다. 다만 기대했던 것보다는 좀 아쉬운 점이 있는데 그 이유는 이 드라마를 다 보고 나서 알았는데 삼체 3권 중 1권만 드라마로 만들었네요. 시즌 2~4까지 나와야 3권까지 다 담는다고 하네요. 어쩐지 8화인데도 어떻게 이야기를 마무리 지으려고 이렇게 벌려 놓기만 하나 했네요. 

 

별점 : ★ ★ ★
40자 평 : 한 사람이 우주에 방사한 악플 한줄이 지구를 멸망의 위기로 만들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