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서울에서 가장 핫한 곳이라고 하면 성수동과 신당동 이 2곳입니다. 성수동이 핫플레이스가 된 것은 생각보다 오래되었습니다. 그때가 2010년 경으로 플레이 그라운드 성수가 들어서는 것이 시발점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당시에도 삼청동과 가로수길을 대신할 대체 핫플레이스에 대한 욕구가 있었는데 그게 성수동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2023년 최고의 핫플레이스 성수동
성수동 핫플레이스 위치는 수인분당선의 서울숲역, 2호선 뚝섬역, 성수역 사이에 있는 공간으로 여러 상업 지역이 얼키고 설켜 있어서 가로수길이나 경리단길처럼 한 도로 양쪽에 핫한 상점, 카페, 팝업스토어가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다 보려면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합니다.
그나마 구분을 하면 서울숲이 붙어 있는 서울숲역 근처의 아틀리에 거리가 있고 길을 건너서 뚝섬역과 성수역 사이에 있는 준공업 지역을 말합니다. 이 성수동이 요즘 핫해진 이유는 뭐니뭐니해도 팝업 스토어 덕분입니다. 사실 이 기업들의 신제품 홍보 체험 마케팅을 하는 팝업 스토어를 그곳에 오픈을 한다는 건 그곳이 핫플레이스라는 방증입니다.
지금 가로수길 가보면 팝업 스토어가 싹 사라졌다는 건 가로수길이 더 이상 핫플레이스가 아니라는 소리와 동일합니다. 성수동은 팝업스토어 성지이기 이전부터 핫플레이스였는데 요즘에는 하루에도 10개 이상의 다양한 팝업스토어가 오픈하고 있다 보니 팝업스토어만 전문적으로 도는 관광객이 늘어날 정도로 이제는 성수동을 더 핫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검색창에 성수동 팝업스토어가 인기 키워드로 자리잡고 있고 저도 성수동에 갈 때는 이왕 가는 김에 관심 있는 팝업스토어를 쭉 돌아보기도 합니다. 팝업스토어는 제품 체험 및 이벤트 상품 및 사은품을 많이 주기에 그냥 몸만 가도 뭔가 잔뜩 들고 나올 수 있어서 20,30대들이 참 좋아합니다. 물론 저 같은 중년들을 위한 브랜드나 팝업스토어는 없습니다.
그럼 이 성수동이 핫플레이스가 된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성수동이 핫플레이스로 뜨는 이유 3가지
1. 오래된 준공업지역의 낮은 임대료와 언덕 하나 없는 거대한 평지
성수동은 서울숲 인근의 거대한 고층 빌딩이 참 많습니다. 유럽으로 치면 신도심이고 성수역 인근은 구도심으로 아주 오래된 건물이 많습니다.
이 구도심은 성수동 제화거리와 자동차 정비소와 철공서 같은 경공업 공장들이 가득한 공간이었습니다. 서울을 대표하는 공업지역인 영등포, 구로동, 가산동과 함께 성수동도 아주 유명한 경공업지역입니다. 지금도 많은 공장들이 남아 있습니다. 이 공장들이 떠나면서 버려진 공장들을 대형 카페들이 인수하고 리모델링한 후 대형 카페를 만듭니다.
대표적인 곳이 대림창고와 어니언입니다. 이 2개의 대형 카페가 성수동을 일구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초기 성수동 인기를 바싹 끌어올립니다.
대림창고는 대형 창고 외형을 건드리지 않고 그대로 카페로 만든 대형 갤러리 카페입니다. 공장 부자재를 보관하는 공간이었는데 이걸 그대로 문화와 커피 향이 나는 공간으로 만들었네요. 이렇게 공장 창고나 공장의 큰 건물의 외형을 그대로 두거나 간단하게 리모델링을 한 후에 대형 카페와 팝업스토어 등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공장 건물을 인수해서 카페나 팝업스토어로 운영하다 보니 임대료나 리모델링 비용이 무척 저렴합니다. 임대료 이게 아주 아주 중요합니다. 핫플레이스의 가장 큰 조건은 낮은 임대료입니다. 힙지로라고 하는 을지로는 사실 불쾌한 냄새가 나고 낡고 녹물이 가득 고인 듯한 공간들이 참 많습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이 몰릴까요? 거기 이색 상점과 카페나 음식점 모두 음식, 음료 가격이 저렴합니다. 그렇게 가성비 높은 공간을 운영할 수 있는 첫 째 조건이 임대료입니다. 건물이 낡다 보니 임대료가 낮습니다. 임대료가 낮으면 상인들은 임대료에 투입할 돈을 인테리어나 음식, 음료에 더 투입을 합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성수동이 뜬 첫 번째 이유는 낮은 임대료입니다. 준공업 지역이라는 공장 스멜이 가득한 공간이다 보니 상업 지역이 많지 않고 주택가도 많지 않다 보니 전체적으로 임대료가 낮았는데 이 낮은 임대료를 타고 다양한 이색 스토어들이 가득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성수동의 행정구인 성동구의 임대료 억제 정책이 약간의 효과가 있어서 다른 곳에 비해서 젠트리 현상이 아직까지는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이유는 성수동은 서울에서 보기 드문 평지입니다. 서울은 언덕이 참 많습니다. 평지가 거의 없고요. 종로구 일대나 뽕밭이었던 강남구 일부 지역이 평지일 뿐 어딜가도 언덕이 참 많습니다. 걷기도 자전거 타기도 아주 안 좋은 도시죠. 모르긴 몰라도 지하 자전거도로 하나 만들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겁니다. 그런데 성수역과 뚝섬역 일대는 평지입니다. 걸으면서 이렇게 언덕이 안 보이는 동네도 드문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평지가 가득합니다. 공장들은 평지에 지어야 하는데 그래서 성수동이 평지가 발달했나 봅니다. 보시면 고층 빌딩도 아파트도 거의 안 보여서 그 어떤 동네보다 하늘을 더 많이 볼 수 있는 동네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빛 맑고 볕 따술때 가면 아주 좋은 동네가 성수동입니다.
2. 뛰어난 교통편과 다양한 주변 놀거리
2호선 성수역은 서울의 2개의 축인 종로와 강남 양쪽 중간에 있습니다. 따라서 강남이나 종로에서 오전을 보내고 오후에 성수동과 신당동을 가면 아주 좋습니다. 성수동은 성수동 팝업스트어 순례를 마치고 좀 걸어가면 뚝섬 유원지가 나옵니다. 다리 아프면 전철 1 정거장만 가면 됩니다.
성수동만의 매력은 주변에 다양한 놀거리와 갈곳이 있다는 겁니다. 가장 먼저 서울숲입니다. 서울에서 가장 큰 근린공원이라고 할 정도로 규모가 어마어마하게 큽니다. 특히 가을에는 은행나무숲이 아주 일품입니다.
좀 멀지만 서울숲 근처에는 응봉산이 있어서 서울 야경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옆에 뚝섬유원지가 있어서 한강변에서 맥주 한 잔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강 건너가 바로 압구정이라는 점도 장점입니다.
3. 이색적인 공간이 가득하다
우리가 가고 싶지 않은 곳들의 특징은 반복이 가득한 공간입니다. 생산성을 위해서 크기와 모양이 똑같은 두부를 잘라 놓은 공간들이죠. 대표적인 곳이 최근에 지어지는 대형 상업 공간들이 다 그렇습니다. 각종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가득하지만 구경하는 재미가 전혀 없습니다. 반면 성수동은 다릅니다. 골목을 돌 때마다 뭐가 나올지 모를 정도로 이색적인 공간들이 불쑥불쑥 나옵니다.
성수동은 골목이 많고 넓습니다. 익선동이 골목이 너무 작아서 차가 안 다녀서 좋지만 대신 걷기에도 불편할 정도로 좁습니다. 그러나 성수동은 차가 다니지만 이면 도로들이라서 차량 통행이 많지 않고 도로가 넓습니다. 또한 공간 자체가 아주 넓어서 이색적이고 성수동에서만 볼 수 있는 공간들이 참 많은 것이 매력입니다.
물론 이런 공간이 망원동에도 연남동에도 있지만 대부분이 길을 따라서 생기는 공간들이 많다면 여기는 직사각형 공간 안에 많은 곳들이 있어서 이리저리 꺾어가면서 발견하는 이색 공간들을 찾는 재미가 있습니다.
처음 가면 어디로 가야 할지 어디를 가야 할지 헛갈릴 정도입니다. 따라서 지도앱을 수시로 봐야 하지만 그렇게 길을 찾다가 만나는 흥미로운 공간들이 주는 재미가 높습니다.
다만 이 성수동만의 매력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이 3가지 이유중 핵심은 낮은 임대료가 붕괴되면 경리단길, 가로수길처럼 젠트리 현상으로 인해 성수동의 핫함이 임대료의 핫함으로 변질되어서 임대 딱지 나부끼는 곳이 될지도 모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