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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미친 애니 좀100 좀비가 되기 전에 하고 싶은 100가지의 미친점 3가지

by 썬도그 2023.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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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제목이 이래 <좀비가 되기 전에 하고 싶은 100가지>. 좀100이라고 하는 이 TV 드라마인지 영화인지 예고편이 떴네요. 넷플릭스에서 조만간 공개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동명의 애니 <좀비가 되기 전에 하고 싶은100가지>가 떠 있길래 봤습니다. 3화까지 올라왔고 매주 1편씩 올라오려나 봅니다. 1편 보고 미쳤네라는 생각이 절로드네요. 

미친 스토리, 미친 작화, 미친 주인공이 있습니다. 

미친 스토리의 <좀비가 되기 전에 하고 싶은100가지>

좀비가 되기 전에 하고 싶은 100가지

줄여서 좀100인 <좀비가 되기 전에 하고 싶은 100가지>은 일본 선데이 GX 코믹스에서 발간한 만화책을 기반으로 한 애니입니다. 스토리는 '아소 하로'가 작화는 '타카타 코타로'입니다. 스토리는 제목에 다 나와 있습니다. 

블랙 기업에 다니던 20대 청년 아키라가 좀비가 된 세상에서 오히려 웃음을 되찾고 이왕 죽을 거 좀비가 되기 전에 100가지 못해본 일인 하자는 버킷리스트 실현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이 한 줄의 시놉시스가 이 애니의 줄거리입니다. 

좀비가 되기 전에 하고 싶은 100가지

일본은 살인적인 야근을 시키는 기업을 블랙 기업이라고 합니다. 한국은 많이 나아지고 있지만 정말 많은 기업들이 블랙 기업이었습니다. 지금도 열정페이 외치고 야근시키면서 야근 수당도 안 주는 블랙 기업들이 꽤 많죠. 보면서 제 20대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교회 집사라는 분이 운영하는 IT 회사였는데 매일 같이 야근이었습니다. 일이 제시간에 끝날 수 없을 정도로 일이 많았습니다. 낮에는 현장 가서 근무하고 그걸 회사에 가지고 들어오는 시간이 오후 6시 저녁 먹고 그 일 정리하다 보면 오후 10시, 집에 오면 11시, 내 개인 일 하면 새벽 1시 이렇게 한 3년 생활하니 사람이 녹습니다. 

가장 먼저 친구 관계가 끊어집니다. 주말에 약속 대신 집에서 푹 쉽니다 그래야 다음 한 주를 견딜 수 있으니까요. 주말에 약속도 모임도 덜 하고 안 하다 보니 친구 관계나 학교 모임에 덜 나가게 되고 안 나가게 됩니다. 회사 집만 왔다 갔다 하다가 정신적인 피폐함 때문에 결국 3년 채우고 그만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왜 더 일찍 그만두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그때도 지금도 일자리가 없었습니다. 여기 나가면 어디서 오라고 하지도 않고요. 그리고 가봐야 똑같은 저임금 고강도 노동이 기다리고 있는데요. 그래서 주인공 아키라에 감정 이입이 되면서 동시에 멍청하게 그걸 왜 꾸역꾸역 다녀~~라는 말이 절로 나오네요. 

좀비가 되기 전에 하고 싶은 100가지

여기에 대한 당위가 없습니다. 그냥 쓰레기가 가득한 방에 살면서 회사를 지옥같이 느낍니다. 아키라가 돈을 안 벌면 안 되고 갈 곳도 없고 등등의 블랙회사를 다니는 이유를 넣어줘야 하는데 없습니다. 3화에서 그러게 진작 그만둘걸 그랬네라는 식으로 말하는 대사에서 뭐야~~ 이렇게 허술한 스토리라는 생각이 드네요. 

시놉시스는 기발한데 스토리의 세밀함은 꽤 떨어집니다. 여기에 좀비 세상에 대한 원인을 밝히지 않는 것이야 수많은 좀비물이 그랬기에 이해하더라도 좀비들이 소리에 민감하다는 것을 살아 있는 사람들이 모른다는 것도 웃깁니다. 보통 좀비의 특징을 알고 그걸 대비해서 생존하잖아요. 그런데 인간들의 보루인 곳의 리더는 이런 사실도 모릅니다. 오히려 좀비에 물려서 죽어도 좋아! 죽기 전에 내가 하고 싶은 거 할 거야!라고 말하는 아키라가 그 좀비 특징을 더 많이 압니다. 

좀비가 되기 전에 하고 싶은 100가지

제가 스토리가 미쳤다는 이유는 기발한 시놉시스지만 조악한 스토리 전개가 미쳤다는 소리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럴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스토리가 꽤 성인물입니다. 사장이 내연녀가 있다는 설정도 그렇고 다소 자극적인 소재가 꽤 보입니다. 

이 아키라가 좀비에게 물려 죽기 전에 100가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가운데 시즈카라는 외국계 금융회사에서 근무하다가 좀비 사태에 생존법을 체득하는 여주인공이 있습니다. 꽤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캐릭터로 감정적이고 즉흥적인 아키라와 정 반대의 성격을 가졌습니다. 3화까지는 이렇다 할 두 사람의 시너지가 없어서 모르겠지만 3화까지 내용만 보면 좀 어설픈 구석이 있네요. 

여기에 아키라의 대학 럭비부 친구인 켄쵸가 함께 합니다. 좀비 사태를 통해서 혼내(속내)를 마음껏 발산하는 모습이 이 좀100의 주요 재미가 아닐까 합니다. 세상이 멸망했는데 웃고 있다? 즐긴다? 이런 이율배반적인 설정이 좀100의 재미를 이끕니다. 

미친 작화의 좀100

좀비가 되기 전에 하고 싶은 100가지

요즘 일본 애니 중에는 3D 애니메이션이 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애니가 공각기동대 시리즈입니다. 기술이 많이 발전했고 중장갑차와 같은 직선이 가득한 건물과 자동차, 이동체 액션은 3D가 좋지만 인물은 유기체이고 곡선이 대부분인데 이걸 3D로 재현하다 보니 부자연스럽습니다. 마치 도자기 인형 같아서 정이 안 갑니다. 특히 표정 재현력이 너무 떨어집니다. 

그래서 사물은 3D로 인물만 2D로 그려서 합치는 방식을 많이 사용하는데 이게 제작비가 많이 드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화려하고 역동적이고 놀랍고 스타일이 가득한 애니 작화를 원합니다. <좀비가 되기 전에 하고 싶은 100가지>은 근래 본 일본 애니 중에 가장 뛰어난 작화력을 보여줍니다. 역동적이고 화려하고 스타일이 모두 살아 있습니다. 

좀비가 되기 전에 하고 싶은 100가지

여기에 컬러풀합니다. 좀비라는 다소 혐오스러운 피조물들이 거리를 활보하는 것이 보기 쉽지는 않죠. 그런데 좀비들이 페인트를 뒤집어썼는데 피 대신 형형색색이 터집니다. 이걸 왜 이렇게 표현했는지 모르겠지만 생각해 보면 붉은색만 보면 짜증 날 수 있기에 색의 조미료를 넣었네요. 그래서 그런지 좀비들이 달리고 뛰고 하는 것이 역하거나 혐오스럽지 않고 경쾌합니다. 근래 본 일본 애니 중에 액션이나 작화가 가장 좋네요. <귀멸의 칼날>이 있긴 하지만 스타일면에서는 좀100이 더 좋네요. 

좀100의 미친 주인공

좀비가 되기 전에 하고 싶은 100가지

블랙기업을 1년도 아닌 3년을 다니고서도 퇴사할 생각조차 안 하는 주인공 아키라를 보고 있으면 답답스럽기만 합니다. 그럼에도 경리부 여직원을 짝사랑하는데 이 여직원이 사장의 내연녀입니다. 그걸 알면서도 짝사랑을 합니다. 참 아둔합니다만 마음의 내구성이 아주 강한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몸도 튼튼합니다. 럭비부 출신이라서 체력도 좋고 힘도 좋습니다. 이런 내구도 높은 몸과 마음을 가진 아키라가 정신승리를 합니다. 좀비? 좀비가 세상을 지배한다고? 놀랍고 슬프고 두렵다기보다는 그냥 내일 회사 안 가도 된다고 소리를 지릅니다. 이해는 합니다. 얼마나 회사가 지옥 같았으면 좀비 세상을 좋아할까 하지만 이성적으로 판단해서 나는 그렇다고 치고 부모님이나 친구들도 다 죽어가는 세상이 뭐가 그렇게 좋을까 합니다. 

그리고 좀100은 여러 설정이 꽤 어설픕니다. 좀비가 세상을 지배하면 전기도 끊기고 인터넷도 안되고 TV도 끊어져야 하는데 사회 기반 시설은 그대로 돌아갑니다. 오히려 많이 죽어서 접속자가 줄어서 인터넷이 연결되고 메신저가 된다는 설정은 실소가 나옵니다. 스토리 정말 비현실적입니다. 아니 설명을 해줘야 납득이 가죠. 누가 보면 좀비 랜드에 입장한 관광객 같아요. 

좀비가 되기 전에 하고 싶은 100가지

그래서 마음의 상처를 잘 회복해서인지 좀비 랜드에서 즐깁니다. 부모님에게 연락도 안 하기에 부모님이 안 계시나 했는데 버킷리스트에 부모님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뭐 철없어서 그럴 수도 있고 시간 관계상 안 넣을 수도 있기에 이건 넘어갈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초반 행동들이 납득이 안 가는 게 많네요. 뭐 3화 이후 스토리가 좋아지고 주인공이 달뜬 모습이 지워지면 좀 더 캐릭터의 장점과 단점이 명확해지겠지만 3화까지만 보면 미친 주인공 같이 느껴집니다. 

그렇다고 정말 미쳤다는 소리는 아니고 주인공 차체는 착하고 바르고 건강한 20대 청년입니다. 다만 블랙 기업의 고통 헤서 벗어나서인지 좀비 사태를 즐기고 있습니다. 공포 대신 활기와 웃음을 찾은 주인공의 모습이 미쳤다는 말입니다. 폼 미쳤다도 그 미쳤다도 맞고요. 그럼에도 이해 안 가는 행동도 있어서 종합적으로 미친 주인공으로 느껴지네요. 

재미있습니다. 3화까지 후루룩 말아서 봤네요. 작화가 워낙 뛰어나서 계속 보게 하고 좀비라는 자극적인 요소이자 뻔하지만 뻔하지 않은 주인공의 미친 폼이 질주합니다. 실사화 드라마인지 영화 예고편도 봤는데 이런 건 그냥 애니로 끝냈으면 하네요. 실사화는 별 기대가 안 되네요. 저 컬러풀한 이미지 어떻게 구현해요. 

별점 : ★★★
40자 평 : 좀비랜드에서 폼 미친 주인공의 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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