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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버킨 백으로만 기억되기엔 아쉬운 제인 버킨에 대해 당신이 모르는 5가지 사실

by 썬도그 2023.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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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태어났지만 프랑스 사람처럼 평생을 살고 프랑스에서 세상을 떠난 '제인 버킨'은 제가 아주 좋아하는 배우나 가수는 아닙니다. 그러나 그녀의 딸인 '샤를롯 갱스부르'를 참 좋아했습니다. 영화 <귀여운 반항아>는 평생을 기억하고 간직하는 영화니까요. <귀여운 반항아> 영화 주제가로 나오는 'Sara Perchie Ti Amo'를 참 많이 듣고 오래 들었네요. 

버킨 백으로만 기억되기엔 아쉬운 제인 버킨 

제인 버킨 백

제인 버킨은 모델 출신 배우이자 가수였습니다. 모델 출신이라서 패션 감각이 뛰어나고 패션 리더였습니다. 제인 버킨이 멀미 봉토에 스케치한 디자인이 에르메스의 '버킨 백'의 영감을 주었고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여성 가방이 '버킨 백'입니다.

아! 버킨 백의 그분! 이라고 하실 분들이 많죠. 사실 '제인 버킨'은 한국에서 아주 유명한 배우나 가수는 아닙니다. 오히려 '샤를롯 갱스부르그'의 엄마나 샹송 가수로 좀 알려져 있죠. 

이 노래는  가끔 라디오에서 나오기에 아는 분들이 꽤 많으실 겁니다. Yesterday Yes a Day라는 노래를 부른 가수가 '제인 버킨'입니다. 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와 떨림으로 한국에서도 꽤 인기가 높았던 노래입니다. 이 노래 말고 사실혼 관계였던 '세르쥬 갱스부르'와 함께 부른 다른 노래도 끈적끈적한 노래도 유명하죠. 

'제인 버킨'의 사망 소식에 좀 놀랬습니다. 아주 유명한 셀럽은 아니었지만 한국에도 3번이나 내한 공연을 했던 배우이자 가수였고 한국 영화에도 출연을 해서 한국과의 인연도 깊은 배우여서였을까요. 꽤 안타깝다는 생각이 드네요. 

제인 버킨의 전성기였던 6~70년대의 모습을 보면 그 미모가 엄청났습니다. 이런 배우가 있었나 할 정도로 뛰어난 미모로 많은 프랑스 영화에 출연을 했습니다. 누벨 바그 영화에 많이 출연해서 한국에서 상영된 영화는 거의 없네요. 이 제인 버킨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제인 버킨은 1946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습니다. 엄마는 연극배우였고 아버지는 2차 대전 당시 스파이로 활약했던 네이비씰 중령 출신의 군인이었습니다. 어렸을 때는 중성적 이미지로 학교에서 남자애냐고 놀림을 받고 자랐습니다. 17살 때 딸이 둘이나 있는 '존 베리'라는 음악가와 결혼을 했고 딸까지 낳지만 1968년 이혼을 합니다. 행복한 결혼 생활은 아니었습니다. 

이후 프랑스로 건너가서 '세르주 갱스부르'와 사귀면서 '샤를롯 갱스부르'를 낳습니다. 지금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가수이자 배우로 활약하고 있는 '샤를롯 갱스부르'입니다. 그러나 세르주가 마약과 바람을 너무 펴서 1980년에 이혼을 합니다. 세르주라는 사람은 너무 난잡한 느낌이 많은 사람입니다. 노래만 들어봐도 딸하고 부른 노래가 너무 선정적이라서 지적도 많이 받았고요. 이후 다른 사람과 또 함께 살고 그 사이에 '루 드와이옹'을 낳게 됩니다. 평탄한 결혼 생활은 아니였지만 돌아가시기 전까지 콘서트 준비를 하는 등 마지막까지 열정을 다 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당신이 모르는 제인 버킨에 대한 5가지 사실

영화 욕망

1.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감독의 1966년 작품 욕망에 단역으로 출연

모델로 시작된 연예계 활동 중에 1966년 한국에서는 욕망(Blow up)으로 소개된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감독의 영화에 출연합니다. 어렸을 때 공 없이 테니스를 치는 사람들의 장면을 보고 무척 인상 깊었던 영화인데 수년 전에 다시 보고 이렇게 품격 높은 영화가 있었나 할 정도로 인상 깊게 본 영화입니다. 

영화 욕망

이 영화에 '제인 버킨'은 모델로 잠깐 출연합니다. 영화 주인공이 패션 사진작가인데 스튜디오에서 여러 모델 속에서 함께 모델 역할로 나옵니다. 잠시 나오지만 단박에 버킨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미모를 선보입니다. 사실 이 버킨이 프랑스에 정착하는데 큰 도움을 준 영화이고 이후 많은 프랑스 배우들이 버킨의 영국 특유의 발성법에도 잘 이끌어 주어서  프랑스 영화계에 진출하게 됩니다. 

주로 누벨 바그의 거장들의 영화에 꽤 출연합니다. 다만 이 영화들이 대부분 한국에서 소개되지 않아서 '제인 버킨'의 연기를 볼 기회는 많지 않습니다. '제인 버킨'의 사망 소식에 영화계보다는 보그지 같은 패션 잡지들이 애도의 기사를 쓰는 걸 보면 '제인 버킨'은 배우나 가수보다는 '패션모델'로 큰 인기를 끌었던 분이네요. 

 

귀여운 반항아 포스터

2. 샤를롯 갱스부르의 엄마다

제가 '제인 버킨'을 알게 된 계기가 된 영화가 1987년 KBS에서 방영한 <귀여운 반항아>입니다. 이 영화는 국내에서 정식 수입 상영이 아닌 바로 TV로 방영해서 큰 인기를 끌었고 여주인공인 1970년생인 '샤를롯 갱스부르'에 한 동안 푹 빠졌습니다. 그리고 알게 되었죠. 샤를롯의 엄마가 영국 출신 패션모델인 '제인 버킨'이고 아빠가 음유시인 같은 '세르주 갱스부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인 버킨 가족

두 부부는 결혼을 하지 않고 동거로 지내다가 1980년에 헤어집니다. 3명의 자녀를 낳은 '제인 버킨'은 3명 모두 꽤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중에서 가장 유명한 가족이 '샤를롯 갱스부르'로 요즘도 할리우드 영화의 조연으로 출연을 합니다. 최근에 본 '크리스천 베일'이 주연을 한 '페일 블루 아이'에서 조연으로 나옵니다. 

제인 버킨 내한공연

3. 한국에서도 내한 공연을 3번이나 했다.

2004년 '제인 버킨'은 남편이었던 '세르즈 갱스부르'의 노래와 함께 LG아트센터에서 첫 내한 공연을 합니다. 영국에서 태어났지만 평생 프랑스인으로 살아온 제인 버킨은 샹송가수로 다양한 샹송을 불렀습니다. 허스키하면서도 떨리는 음색이 매혹적인 '제인 버킨'의 공연 이후 2012년 내한 공연을 합니다. 그리고 이 내한 공연의 성공으로 2013년에도 내한 공연을 해 총 3번 한국을 찾았습니다.

제인 버킨이 출연한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4. 한국 영화에도 잠시 출연을 한다

영화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설마 '제인 버킨' 설마 했어요. 그러나 주연인 정은채가 딸 이야기를 하는 등등 정황상으로 보면 '제인 버킨'이 맞아요. 2013년 홍상수 감독의 영화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에서 '제인 버킨'이 북촌 인근에서 웨스트 빌리지(서촌) 가는 길을 찾고 있는 '제인 버킨'을 보고 길을 안내해 주는데 실제 '제인 버킨'으로 등장합니다.

해원은 웨스트 빌리지라는 말에 모른다고 하지만 생각해보니 그게 서촌이라는 걸 깨닫고 따라가서 '제인 버킨'에게 서촌 가는 길을 안내해 주고 사인을 받습니다. 영화에서는 유명한 사람이라고 말하지만 아는 사람은 다 알죠. 저분이 '제인 버킨'이라는 것을요. 젊었을 때 보다 눈이 작아져서 못 알아볼 수도 있지만 특유의 큰 입과 함박웃음은 잊히지 않네요. 지금 이 글을 쓰기 위해서 영화를 다시 보는데(등장 장면은 영화 초반에 나옵니다) 마음이 아프네요. 

제인 버킨

평판 관리를 무척 잘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은 '제인 버킨'입니다. 해원에게 '제인 버킨'은 자신의 집으로 놀러 오라고 합니다. 이에 해원은 딸을 사랑한다고 하자 "걔가 좀 대단하죠"라고 말합니다. 사실 면전에 대고 '제인 버킨' 이야기는 안 하고 딸 이야기만 하면 무례할 수 있지만 버킨은 해원(정은채 분)에게 샤를롯과 닮았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닮긴 닮았네요. 이 영화 출연은 '제인 버킨'이 내한 공연을 할 때 잠시 출연한 것 같네요. 지금도 프랑스에서는 홍상수 감독의 인기가 높고 인지도도 높습니다.

세르즈 갱스부르와 제인 버킨

5. 버킨 백은 아이용품이 많이 들어가는 여행용 가방이다

1984년 파리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버킨의 옆자리에 에르메스 CEO인 '장 루이 뒤마'가 탑니다. 이에 버킨은 아이 용품이 들어가는 여행용 가방이 없다고 불만을 토로하자 기존 가방을 리디자인해서 만든 백이 '버킨 백'입니다. 사실 이 버킨 백은 '그레이스 캘리'가 들고 다녔던 에르메스 가방인 '캘리 백'과 디자인이 유사합니다. 

어떻게 보면 캘리 백과 버킨 백에서 알 수 있듯이 당시 유명했던 셀럽들의 이름을 붙여서 판 마케팅의 일종이 아닐까 합니다. 얼마나 마케팅을 잘했는지 '제인 버킨'이 가수이자 배우였지만 모델 버킨, 패션의 아이콘 버킨만 떠올리게 만든 것이 '버킨 백'입니다. 

제인 버킨 내한공연

최근에 본 넷플릭스 다큐 <영원한 건 없다>는 세계 다이아몬드 시장을 장악한 드비어스가 흔한 광물이자 인공 제조가 가능한 다이아몬드를 어떻게 스토리텔링 해서 고부가가치의 보석의 왕으로 만들었는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에르메스가 명품 중의 명품인 이유가 소량 생산 및 고품질 때문이라고 하지만 마케팅도 엄청 잘하는 영향이 크지 않을까 하네요. 

'제인 버킨'은 떠났지만 그녀가 남긴 노래와 영화는 영원도록 기억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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