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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는 평면 서사에 추억만 입체화한 평이한 영화

by 썬도그 2023.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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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약자가 세상의 편견과 평가를 이겨내고 승리하는 언더독 스토리를 참 좋아합니다. 그래서 평론가들이 낮은 평점울 줬지만 관객은 환호하는 영화를 보면서 평론가 무용론을 내세우죠. 그런데 평론가들은 영화 평가하는 게 직업인 분들입니다. 영화의 재미도 보긴 하지만 영화를 분석하고 만듦새까지 꼼꼼하게 봅니다. 또한 너무 압축해서 오해받기 쉽고 욕먹기 쉬운 100자 평, 40자 평을 올렸다가 조리돌림 당하기도 하죠. 

평론가들이 혹평했지만 대중들은 환호한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4월 26일 개봉한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는 미국에서 먼저 개봉해서 평론가와 관객 평가가 갈린 영화로 유명합니다. 평론가들은 59%라는 썩은 토마토를 던졌고 관객은 96%로 팝콘 지수가 거의 다 채웠습니다. 이렇게 평가가 갈리는 영화들의 특징은 영화의 만듦새는 떨어지지만 대중적인 재미는 좋은 대중성만 높은 영화입니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는 개봉 첫 주 애니 영화 흥행 기록을 새로 쓴 애니로 <겨울왕국 2>를 뛰어넘는 엄청난 흥행 기록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은 평론가 무용론이나 평론가가 평점을 낮게 평가했지만 재미만 좋다면서 평론가들을 비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어제 본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는 평론가의 평가처럼 그렇게 잘 만든 영화는 아닙니다. 한 마디로 

"2D 게임을 3D로 만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그냥저냥 한 추억물" 수준입니다. 따라서 엄청난 기대를 하고 보시면 크게 실망할 수 있습니다. 영화가 전체적으로 서사가 너무 허술하고 짜임새가 아주 좋은 애니는 아니네요. 다만 '슈퍼 마리오' 게임을 즐겨하고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모니터와 TV를 넘어서 대형 스크린에서 80년대 인기 팝송을 배경음악으로 깔고 마리오 카트를 모는 모습에 감탄을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이상은 없습니다. 

슈퍼마리오의 시작 1981년 동키콩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아시는 분은 잘 아시겠지만 닌텐도가 낳은 인기 캐릭터 '슈퍼 마리오'는 1981년 아케이드 게임용으로 나온 동키콩입니다. 세계적인 게임 개발가인 '미야모토 시게루'가 만든 이 게임은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친구와 등굣길이나 하굣길에 친구가 하는 걸 지켜보던 기억이 나네요. 한국에서는 82년도에 나온 것으로 기억되는데 나오자마자 제비우스, 갤러그가 휩쓸던 오락실에서 '동키콩'은 두 게임보다 더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슈퍼마리오가 계단을 타고 올라서 공주를 구하는 게임으로 동키콩이 드럼통을 굴려서 못 올라오게 방해를 합니다. 아직도 기억나는 게 친구가 핵인지 버그인지 모르겠지만 4차원 한다면서 아까운 마리오를 경사로 끝에서 밑으로 떨어지는 짓을 많이 했네요. 

이후 슈퍼마리오는 1985년 동키콩에서 벗어나서 버섯 먹고 커지거나 너구리가 되어서 하늘을 날아 다니는 초대박 인기 게임으로 탄생합니다. 지금도 아이들에게 인기 높은 게임이 슈퍼 마리오입니다. 슈퍼마리오의 대박에는 아케이드 게임도 게임이지만 집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가정용 닌텐도 게임기 때문일 겁니다. 10대부터 50대까지 한 세대를 넘어서는 인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게임 캐릭터가 슈퍼마리오입니다. 

슈퍼배드와 미니언즈 제작사 일루미네이션이 만든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많은 게임들이 영화로 만들어졌지만 큰 인기를 얻은 게임 원작 영화는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슈퍼마리오 브라더스>는 4월 27일 현재 전 세계에서 무려 1조 2천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엄청나고 엄청납니다. 한국에서도 개봉 첫날 아이유 박서준 주연에 천만감독 이병헌이 연출한 영화 <드림>을 제치고 1위를 차지를 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한국에도 슈퍼마리오 팬들이 많다는 방증이겠죠.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이런 애니들은 더빙을 누가 했느냐가 중요하죠. 마리오를 가오갤의 '크리스 프랫'이 했다는 소리에 미스 캐스팅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마리오는 누가 봐도 작고 약산 통통해서 아저씨 목소리가 나와야 하는데요. 그런데 이런 걱정은 단 10초 만에 깨졌습니다. 목소리 연기는 지적할 게 없고 잘합니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쿠파는 잭 블랙이 맡았는데 잭 블랙은 목소리 연기도 엄청 잘하네요. 전문 성우 뺨칠 정도로 잘합니다. 여기에 요즘 뜨고 있는 배우인 '안야 테일러 조이'가 피치 공주 역할을 했습니다. 

이 슈퍼마리오는 이미 한번 영화로 만들어졌었죠. 1993년에 만들어진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는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귀여운 마리오 세계를 파괴한 괴랄한 작품으로 다가와서 충격을 줬습니다. 그리고 6년 전 닌텐도는 유니버설과 미니언즈로 유명한 일루미네이션과 손을 잡고 슈퍼마리오 애니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이 이제 나와서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습니다. 

<슈퍼마리오 브라더스>는 2D 게임을 3D로 만든 추억물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시대 배경은 1980년대 뉴욕 브루클린으로 상가에서 아케이드 게임기로 동키콩을 하고 있습니다. 마리오는 동생 루이지와 함께 배관 수리업을 시작했고 TV광고까지 합니다. 사업을 막 시작하는데 TV광고는 무슨 돈으로 하는지 모르겠지만 집에서는 이 형제를 무시합니다. 마리오는 TV를 보다가 뉴욕에 물난리가 났다는 뉴스에 한달음에 현장에 도착해서 배관 수리를 하다가 이상한 세계로 빨려 들어갑니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그렇게 이상한 세계에 도착하던 과정에서 동생은 쿠파에게 잡히고 형인 마리오는 피치 공주가 있는 버섯 왕국에 도착합니다. 쿠파는 슈퍼스타를 손에 얻고 전 세계를 집어삼키려고 합니다. 이에 인간인 듯한 피치 공주는 같은 인간인 마리오를 훈련시켜서 함께 쿠파를 물리치러 떠납니다. 이 훈련 과정에서 슈퍼마리오의 ? 상자와 벽돌 깨기와 각종 장애물을 건너는 장면은 슈퍼마리오 게임을 3D로 재현했습니다. 

영화 <슈퍼마리오 브라더스>는 게임에서 만나본 수많은 캐릭터와 장치들을 잔뜩 넣어서 슈퍼마리오 팬들의 탄성을 자아냅니다. 또한 그래픽이 게임 그대로 옮겨와서 몰입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그러나 서사가 너무 약해요. 너무 단순해서 초등학생 저학년도 이해할 수준으로 너무 단순하고 뻔합니다. 이러다 보니 눈만 호강하고 마음속은 휑합니다. 그래도 그렇지 좀 더 이야기를 다듬을 수 있는데 이게 없네요. 예를 들어서 슈퍼마리오 게임의 핵심 재미 중 하나는 숨어 있는 퀘스천 상자입니다. 그래서 그건 아는 사람만 알죠. 숨어 있는 퀘스천 상자를 우연히 발견한 친구가 여기 가서 저리 뛰면 나와~~라는 팁을 공유해지면 삽시간에 퍼집니다. 이런 재미가 없어요. 그냥 너무 직진만 합니다. 

<슈퍼마리오 브라더스의 핵심 재미는 마리오 카트와 80년대 히트송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살짝 지루해질 때쯤 피치 공주와 마리오가 도움을 청하러 간 원숭이들이 있는 왕국에서 등장하는 동키 콩입니다. 마리오와 앙숙 관계인 동키 콩이 드럼통을 던지고 H빔 같은 곳에서 대결하는 장면은 꽤 짜릿합니다. 이런 장면 하나하나가 핵심 재미입니다. 서사은 아쉽지만 이런 유명 캐릭터가 말도 하고 3D로 움직인다는 자체가 굉장한 쾌감을 줍니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특히 상자를 먹으면 다양하게 변신을 하고 마리오의 모습과 능력 변화는 꽤 짜릿합니다. 다만 기존 게임 세계관을 제대로 다 잘 활용한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아하의 Take on me나 80년대 히트 곡들이 꽤 나와서 흥겨움을 더해줍니다. 원곡은 아닌 듯하고 커버복 같더라고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가장 재미있던 장면은 전 해본 적이 한 번도 없는 마리오카트의 무지개 로드를 재현한 액션 장면입니다. 피치 공주는 오토바이를 타고 마리오는 카트를 타고 쿠파 부하들과 대결하는 카 체이싱 장면은 꽤 짜릿하고 여기가 하이라이트입니다. 액션 시퀀스를 아주 잘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추억이 다 차오르고 난 후에는 좀 지루해지네요. 

캐릭터들이 너무 평면적이라서 매력도 뚝 떨어지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캐릭터들이 중요하죠. 슈퍼마리오에서 나온 수많은 캐릭터를 만나는 반가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캐릭터들이 너무 단순하고 평면적입니다. 캐릭터들이 변화가 있거나 시련이 있고 그걸 극복하면서 변하는 과정이 주는 재미와 반전 같은 게 없는 건 아닙니다. 있는데 너무 재미가 없게 만들어 놓았네요. 너무 뻔하고 지루한 캐릭터들만 잔뜩 나옵니다. 유기적인 캐릭터는 없고 다 기능적으로 작동하는 느낌이 들어서 생동감은 많이 떨어집니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제가 영화를 많이 보고 나이도 많다 보니 단순한 캐릭터들보다 이 귀여운 목소리로 시니컬한 대사를 뱉어내는 이 이름 모를 캐릭터에 홀딱 반했습니다. 너무 매력적이라서 외전이 따로 나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고 보니 미니언즈도 <슈퍼배드>의 한 캐릭터인데 따로 영화가 나왔잖아요. 이런 서브 캐릭터 만드는 데는 '일루미네이션'이 잘하네요. 

이야기에 대한 기대를 접고 본다면 온 가족이 볼만한 영화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이야기가 단순한 건 알고 봤습니다만 생각보다 더 단순하네요. 긴장감이 크게 드는 것도 아니고요. 그리고 슈퍼마리오 게임에서 긴장 유발하게 하는 수많은 장치들과 재미를 100% 다 살려낸 것 같지도 않습니다. 하다 못해 거북이 타고 날아다니거나 하는 다양한 게임 요소를 다 활용하지는 않네요. 아마도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2에서 소개할 생각인지 모든 것을 다 쏟아 넣지는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피치 공주가 게임에서는 하나의 목적으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닌 무술도 잘하고 날렵한 여전사로 등장하는 것은 흥미롭네요. 초반에 펭귄 왕국 장면에서 웃음을 유발해서 엄청 웃겠구나 했는데 웃음이 나오는 장면은 많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액션이 엄청나게 창의적인 것도 아니고요. 오히려 후반에는 좀 억지 설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럼에도 추억의 게임이자 현재도 인기 게임인 슈퍼마리오를 영화로 본다는 자체만으로도 별 5개 만점 중에 1~2개를 깔고 보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 점으로도 인기를 끌 수밖에 없긴 하지만 게임의 인기에 너무 의탁한 느낌도 드네요. 온 가족이 볼만한 애니입니다. 다만 큰 기대는 하지 마세요. 

쿠키 영상은 총 2개인데 한 개는 마블처럼 주요 캐릭터 소개 후 바로 나오고 또 하나는 크레디트 스크롤 다 오르고 나오는데 마지막 쿠키 영상은 너무 짧고 간단하고 2편을 예고한다는 소리도 있는데 안 봐도 설명만 들어도 되니 안 보셔도 됩니다. 

별점 : ★★★
40자 평 :  2D 게임을 3D 애니로 보는 것 이상의 재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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