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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노래와 배우의 향기만 남은 영화 국화꽃 향기

by 썬도그 2023.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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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영화들이 볼만한 것이 없으면 좋은 명작 영화를 다시 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리고 안 본 영화를 보는 것도 좋죠. 그런데 과거 영화를 어떻게 된 게 비디오 대여 시절보다 더 보기 어려워졌는지 모르겠네요. 10년 전 영화까지는 볼 수 있는데 20년 된 영화들은 쉽게 볼 수가 없습니다. 영화 마니아인 저에게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그런데 네이버 시리즈온이 넷플릭스처럼 월정액 서비스로 변신했네요. 첫달 무료라서 가입하고 이리저리 둘러보는데 장진영 배우가 출연하고 박해일 배우가 신인 남자 배우상을 받은 <국화꽃 향기>가 있길래 봤습니다. 이 영화 안 봤어요. 보고 싶은 생각도 당시는 크게 들지는 않았어요. 원작 소설이 한국에서 130만 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이고 2000년대 초 1차 한류 열풍이 중국에서 불 때 한국을 대표하는 통속 소설로 유명했습니다.

맞아요. 통속 소설이라서 안 읽고 안 봤던 게 기억나네요. 소설 국화꽃 향기의 내용은 지금 들으면 너무나도 신파라서 외면당하기 딱 좋은 스토리입니다. 전 여자 주인공이 죽는다는 내용만 보고 봤는데 영화는 생각보다 더 신파네요. 너무 심하다 할 정도입니다.  

방송 작가와 언론사 기자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소설가 김하인의 소설 국화꽃 향기는 신파 그 잡채라고 할 정도로 내용이 너무 통속적입니다. 이 90년대 당시에는 통속적인 소설과 에세이와 시가 꽤 유행했습니다. 동그라미 시인이라고 하는 원태연이 큰 인기를 끌었는데 원태연 시를 소설로 옮기면 김하인 소설가의 소설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순수하고 지고지순한 사랑을 담았다고 하지만 너무 흔한 최루성 소재라서 소설 국화꽃 향기를 안 읽었던 것 같네요.

지고지순한 순백의 사랑을 담은 영화 <국화꽃 당신>

영화 국화꽃 향기

2003년 2월 개봉한 <국화꽃 당신>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민희재(장진영 분)은 대학교 동아리 회장입니다. 이 동아리에 서인하(박해일 분)이라는 후배가 가입합니다. 희재는 인하를 처음 보지만 인하는 희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전철 안에서 한 노숙자가 자리 행패를 부리는 걸 임산부를 위해서 희재가 막아 줍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던 인하는 한눈에 국화꽃 향기가 나는 희재 선배를 사랑합니다. 

영화 국화꽃 향기

동아리 봉사 활동장에서 꾸준히 희재를 지켜보다가 사랑 고백을 하지만 희재는 인하를 불편하다면서 밀어냅니다. 희재는 결혼을 약속한 같은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그렇게 인하는 외사랑을 힘겹게 하면서 군대에 입대합니다. 그렇게 결혼을 앞두고 있던 희재는 남자 친구가 운전을 하고 부모님과 함께 차를 타고 가다가 교통 사고가 나고 남자 친구와 부모님 모두 사망하게 됩니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좀 오글거리는 설정이죠. 그러나 당시인 90년대까지만 해도 스토리 진행을 쉽게 하려는지 툭하면 교통사고로 많은 캐릭터를 날립니다. 그렇게 홀로 남은 희재는 세상과 담을 쌓고 삽니다. 바나나와 요플레만 먹으면서 자학하는 삶을 사는 희재. 그런 희재를 잘 알고 있지만 다가갈 수 없는 인하는 자신의 마음을 라디오 PD라는 힘을 이용해서 라디오에 실어 날립니다. 

영화 국화꽃 향기

이것도 그래요. 소설가가 방송 작가 출신이라서 그런지 라디오 PD가 자신의 사랑 이야기를 익명으로 적어서 자신의 방송에 내 보냅니다. 이건 공과 사를 구분 못하는 행동이죠. 지금 같으면 욕 먹을 행동입니다. 여기서부터 이 영화에 대한 기대치를 다 내려놓았습니다. 동시에 2001년 개봉한 <봄날은 간다>가 왜 아직까지도 회자되고 얼마나 잘 만들어진 영화인지 알 수 있습니다. 좋은 점은 Jon Mark - Signal Hill의 노래 같은 좋은 노래를 알게 된 것은 좋은 점입니다.

영화 국화꽃 향기

또한 몇 몇 장면은 필름 카메라 갬성이 아주 좋았는데 여객선을 타고 둘이서 나오는 장면에 흐르는 석양은 아주 아름답습니다. 순간 90년대 대학교 시절이 떠오릅니다. 그러나 서사가 너무 신파입니다. 인하는 주변에서 계속 맴돌다 드디어 희재 앞에 나섭니다. 방송국 PD의 힘을 이용해서 매일 같이 사랑의 세레나데를 희재에게 보냈죠. 희재는 친구가 인하가 방송국 PD가 되었다면서 그 라디오 프로그램을 소개합니다.

그리고 희재는 알죠. 저 익명의 사연자가 인하라는 것을요. 그리고 답장을 보내고 두 사람은 사랑을 이루게 됩니다.

영화 국화꽃 향기

그러나 행복했던 결혼과 함께 아기가 생겼지만 희재는 위암 선고를 받습니다. 이 사실을 끝까지 숨기고 싶었던 희재는 친구에게 거짓말을 해달라고 부탁하고 인하는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됩니다. 뭐 이렇습니다. 2~30년 전 흔한 멜로드라마 스토리입니다.  스토리는 뻔하지만 영상미가 뛰어나거나 뭔가 강하게 남는 대사나 소재나 장면이 있냐? 거의 없습니다. 인상 깊은 장면은 좀 있지만 전체적으로 그냥 드라마로 나와도 될 정도로 그냥 밍밍하네요. 영화 후반부에 이선균이 의사로 나오는 점이 좀 신기할 정도입니다. 그럼 <국화꽃 향기>가 추천하기 어렵냐? 하신다면 네 추천할 수 없습니다. 그냥 전체적으로 너무 뻔합니다. 다만 스토리와 연출을 제외하고 두 배우 특히 장진영 배우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싶은 분들에게는 추천합니다. 

영화 국화꽃 향기

신인 배우인 박해일의 연기도 좋지만 누가 뭐라고 해도 장진영 배우의 아름다운 모습을 실컷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이제 막 한국 영화계를 이끄는 대표적인 여배우가 된 장진영인데 안타깝게도 영화에서처럼 암으로 2009년 세상을 떠납니다. 많은 배우들이 세상을 갑자기 뜨지만 장진영 배우의 사망 소식에 느꼈던 허탈함과 허망함은 잊히지 않습니다. 

지금 살아 있으면 50대 배우가 되어서 더 큰 활약을 하고 있을텐데 아쉽기만 하네요.  장진영 배우의 필모를 살펴보면 가장 추천하는 영화가 2002년에 개봉한 이정재와 함께 출연한 <오버 더 레인보우>입니다. 이 <국화꽃 향기>와 달리 스토리와 연기 모두 꽤 재미있습니다. 

영화 <국화꽃 향기>에서 향기가 오래가는 건 노래와 배우 뿐

영화 국화꽃 향기

왜 소설과 달리 주인공 이름이 희재인가 했는데 크레디트를 보니 각본가가 김희재네요. 그래서 희재로 바뀐 것 같습니다. 노래가 엄청 좋죠. 성시경 노래 중에 가장 인기 높은 노래이자 팬들이 그렇게 불러달라고 요청하는 노래가 '희재'이기도 합니다. 희재라는 노래 생각보다 고음이 많아서 완창 하기 쉽지 않습니다. 

희재라는 노래는 성시경이 불러야 제맛이지만 많은 가수들이 커버를 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매력적인 곡입니다. 작곡가는 가수 이수영의 1집부터 5집의 타이틀 곡을 작곡한 MGR입니다. 작사가는 개그맨에서 현재 배우로 변신한 김진수의 아내 양재선입니다. 양재선의 가사를 곱씹으면서 들어봤는데 가사가 영화보다 더 아름답고 흥미로운 시선입니다. 

먼저 떠난 희재에게 자신을 기억해 달라는 인하의 눈물 어린 내용이네요. 하루하루 당신에게 다가간다는 내용의 가사에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이렇게 영화보다 노래가 더 히트한 영화들이 많은데 이 <국화꽃 향기>도 그런 영화 중 하나입니다. 영화는 그냥 그렇지만 노래와 배우들의 아름다운 모습이 가득하네요.

별점 : ★★
40자 평 : 영화보다 배우와 노래만 기억 남는 뮤직 비디오 같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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