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리뷰/영화창고

비싼 관람료가 일으킨 영화관 젠트리 현상의 직격탄을 맞은 한국영화들

by 썬도그 2023. 4. 18.
반응형

영화 <압꾸정>을 보면서 이런 영화를 돈 내고 보라고 하다니 어이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정말 영화가 형편이 없습니다. 넷플릭스에서 봐서 다행이지 이런 영화가 어떻게 투자를 받을 수 있었지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습니다. 뭐 '마동석'이 제작하고 연기까지 해서 손익 분기점 못 넘긴 건 자업자득이죠. 

문제는 이런 한국 영화들이 너무 많아졌다는 겁니다. 망할만 하니 망했다고 할 수 있지만 더 큰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영화 잘 만든 한국 영화도 관객이 안 들고 있습니다. 

그런대로 꽤 볼만한 한국 영화 리바운드도 손익 분기점 반도 채우기 어려운 현실

젠트리 현상의 직격탄을 맞은 한국영화들

좀 충격적이네요. 순제작비 70억, 마케팅비 포함 총 제작비 100억 원인 장항준 감독이 연출하고 아내인 김은희 작가가 시나리오를 쓴 영화 <리바운드>는 꽤 괜찮은 영화입니다. 웃음과 약간의 감동 그리고 뛰어난 농구 재현으로 대박은 어렵고 중박정도 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개봉 2주 차인 4월 17일까지 관람객이 50만 정도만 들었습니다. 이대로 가면 손익 분기점인 180만 명 관객 동원에 실패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더 놀라운 건 지난 주 금요일인 4월 14일에 개봉한 <킬링 로맨스>는 더 처참한 결과를 내고 있습니다. 

젠트리 현상의 직격탄을 맞은 한국영화들

한국 최고의 코미디 영화 중 하나인 <남자 사용 설명서>의 이원석 감독이 연출하고 이하늬와 이선균 주연의 영화 <킬링 로맨스>는 <존윅 4>를 피해서 금요일에 개봉했는데 지난 주말 관객 수가 7만 5천 명입니다. <킬링 로맨스>는 순 제작비 76억이라서 손익 분기점이 160만 명인데 50만 명도 넘기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어떻게 제작비가 더 많은 <킬링 로맨스>가 손익 분기점이 더 낮냐고요?
3월 15일 한국영화관산업협회에 따르면 멀티플랙스 3 사인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는 관람객 1인당 개봉지원금을 지급한다고 했습니다. 웃기는 건 제작비 75억 이하는 1천 원 75억 이상은 2천 원을 지원합니다. 이러다 보니 70억의 <리바운드> 손익분기점은 180만 명이고 2천 원을 받는 제작비 76억의 <킬링 로맨스>는 손익분기점이 160만 명입니다. 

웃기는 설정이죠. 영화 개봉 지원금을 관객에게 주는 것이 아닌 영화제작사에게 줍니다. 따라서 영화 관람료는 1만 5천원으로 고정이고 대신 영화 제작사에게만 더 많은 수익을 주겠다는 겁니다. 

못난 건물주를 닮은 CGV, 롯시, 메가박스 젠트리 현상을 일으키다. 

젠트리 현상의 직격탄을 맞은 한국영화들

코로나 시국에 많은 상가들이 폐업을 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전에도 많은 상가들이 문을 닫는 곳이 있었습니다. 경리단길, 가로수길, 삼청동은 코로나 이전에도 문 닫은 상가들이 가득했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인들이 상점을 닫고 철수했기 때문입니다. 이걸 바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라고 하죠. 

젠트리 현상이 일어나는 가장 큰 원인은 높은 임대료입니다. 높은 임대료를 견딜 수 있는 업체는 대형 프랜차이즈 밖에 없습니다. 대형 프랜차이즈는 유명한 상권에서 적자를 보더라도 견딜 수 있습니다. 다른 매장에서 번 돈을 계속 투입하면 되니까요. 그러나 익숙한 대형 프랜차이즈 상점만 있는 곳을 누가 일부러 찾아가려고 할까요? 집 근처 프랜차이즈 가죠. 그렇게 삼청동, 경리단길, 가로수길 상권은 박살 났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영화관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금 한국 영화가 안 팔리고 있는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높은 영화 관람료 때문입니다. 

영화 프랜차이즈 3사들아! 관객이 안 드는 건 높은 영화 관람료 때문이야!

요즘 평일 낮 영화관람료가 얼마인줄 아세요? 무려 1만 5천 원입니다. 2018년에는 1만 원 하던 것이 이제는 1만 5천 원이니다. 전 1천 원이라도 싸게 보려고 조조를 보는데 코로나 전에는 7천 원에 봤는데 지금은 조조가 1만 원입니다. 

젠트리 현상의 직격탄을 맞은 한국영화들

전 처음에는 생존하기 위해서 1만 5천원으로 올리는 것인 줄 알았습니다. 코로나 끝나고 어느 정도 다시 내려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안 내립니다. 안 내려요. 1만 원으로 내리는 건 저도 원하지 않지만 1만 2천 원 정도는 해줘야죠. 

극장 시설이 좋아진 것도 아니고 오히려 안내하는 직원도 사라져서 서비스 품질을 더 떨어졌는데 영화관람료만 올랐습니다. 그럼에도 코로나 때문이라고 생각해서 기다렸는데 전혀 관람료를 내리지 않네요. 

이거 어디서 많이 봤던 풍경입니다. 

젠트리 현상의 직격탄을 맞은 한국영화들

바로 젠트리 현상을 일으키는 건물주의 높은 임대료입니다. 보통 상인들이 그 상권에서 철수하면 원인을 찾죠. 그리고 높은 임대료가 문제라고 하면 임대료를 낮추면 됩니다. 그런데 안 낮춥니다. 왜 안 낮출까? 그 원인은 임대차 보호법 때문입니다. 임대료를 내리면 2년 후 재계약할 때 법 때문에 5% 이상 임대료를 올릴 수 없습니다. 총 10년 동안 5%씩 5번만 올릴 수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임대료를 50% 이상 내렸다가 원상 복구하려면 20년이 걸립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렌트 프리입니다. 임대료는 그대로지만 대신 6개월 길게는 1년 동안 임대료를 안 받는 렌트 프리를 하니다. 그러면 상인들에게는 임대료가 50%가 할인되는 것과 똑같습니다. 건물주는 임대료를 낮추지 않아서 건물을 팔 때 높은 가격으로 팔 수 있습니다. 

젠트리 현상의 직격탄을 맞은 한국영화들

영화관들이 요즘 하는 짓들이 건물주와 똑같습니다. 영화 관람료를 내리지 않고 쿠폰을 뿌리고 있습니다. 메가박스는 4천 원 쿠폰을 뿌리고 있고 CGV, 롯데시네마도 선착순 할인쿠폰을 뿌리고 있습니다. 

젠트리 현상의 직격탄을 맞은 한국영화들

이 할인 쿠폰은 조조나 문화가 있는 날 같이 평소보다 저렴하게 볼 수 있는 창구는 다 닫아 버렸습니다. 최저 구입가는 낮추지 않고 최고 구입가를 낮춰서 관객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쿠폰이 있는지 모르는 분들도 많고 높아진 영화 관람료로 영화 관람을 줄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주에 2019년 이전이라면  <존윅 4>와 <킬링 로맨스> 둘 다 봤을 겁니다. 그런데 전 재미가 보장된 <존윅 4>만 보고 <킬링 로맨스>를 패스했습니다. 월급은 고정되어 있고 수입은 늘지 않은 상태에서 영화관람료에 지불하는 돈을 늘릴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전보다 영화 선택을 신중하게 하고 해외에서 호평과 높은 관객 동원을 한 검증받은 대작 영화들 위주로 보고 있습니다. 

4월 말에 <슈퍼마리오> 개봉하면 한국 영화는 더 폭망할 것이 확실합니다. 2022년 11월 개봉한 영화 <올빼미> 이후 개봉한 한국 영화 중 손익분기점을 넘긴 한국 영화가 없다고 하죠. 이는 앞으로도 꾸준히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리바운드> 이전에는 코로나 때문에 개봉을 연기한 묵혀둔 영화들이라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리바운드>처럼 잘 만든 영화도 이제는 관객들이 덜 찾고 안 찾게 되네요. 이렇게 한국 영화들이 대부분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다 보니 2023년 가을에 개봉할 한국 영화들이 없고 내년도 개봉할 한국 영화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투자자들이 개봉하는 족족 망하는데 누가 투자를 할까요? 

영화 관람료 내려야 합니다. 영화 할인 쿠폰 뿌리지 말고 관람료 내려야 합니다. 건물주들은 임대차 보호법 때문에 렌트프리라는 꼼수를 사용하는데 영화관들은 그럴 필요 없잖아요. 관람료 내리고 올리는데 법으로 규제받는 게 없습니다. 

롯시클럽

왜 안 내리는 겁니까? 왜 영화 관람료를 안 내리냐고요. 이러다간 5년 안에 사라지는 영화관들이 전국에서 넘쳐날 듯하네요. 배우나 감독들은 넷플릭스 같은 OTT 서비스로 이동하면 되지만 영화관은 다른 용도로 활용하기도 어렵고 대관 서비스나 하면서 근근이 버텨야 할 텐데 영화 관람료 올려서 자기 목을 죄는 행동을 하고 있네요.  롯시클럽 같은 마케팅 하지 마시고 영화 관람료를 내리세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