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라는 회사의 주력 사업은 카카오톡입니다. 카카오톡 기반으로 모빌리티, 뮤직, 선물하기,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등 수많은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카톡으로 할 수 있는 건 다 하는 느낌입니다. 그러다 2022년 10월 15일 화재로 크게 휘청입니다. 그러나 화재가 났다고 이 회사가 우리가 잘못된 길을 가고 있구나 사업 구조를 바꿔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하던 대로 계속하겠죠. 문어발 확장은 자제하겠지만 하던 버릇을 쉽게 바꿀 수 없습니다.
온갖 서비스를 카톡에 붙이려고 할 겁니다. 물론 카톡으로 인해 생활의 편리해즌 것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편의 제공 치고 너무 높은 돈을 요구하고 무엇보다 임원진들의 도덕적 해이는 온 세상이 알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카톡만 있는 건 아닙니다. 다음이라는 한국의 2위 포털과 함께 이 공간인 티스토리도 품고 있습니다. 또한, 점점 중노년만 사용하는 카카오스토리라는 마이크로 블로그 서비스도 있습니다. 그리고 미디엄을 베껴 만든 브런치도 있습니다.
카카오 콘텐츠 플랫폼을 뭉쳐 만든 스토리홈 서비스
카카오는 카톡 이외의 서비스는 너무 홀대하는 느낌입니다. 요즘 다음 검색 보셨나요? 네이버가 싫어서 다음 검색만 15년째 사용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구글과 네이버만 사용합니다. 다음 검색 엉망진창이 되었습니다. 정보 하나 얻으려면 검색을 3번 이상 해야 합니다.
쭉정이 같은 글이 가득하고 글의 신뢰도가 낮은 대형 커뮤니티의 글을 너무 노출시키면서 검색을 안 합니다. 블로그 글 정보가 더 신뢰도가 높냐? 네 높습니다. 익명에 가까운 사람이 게시판에 쓴 글과 블로그라는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어서 블로그 신뢰성을 높여서 검색 노출에 유리하게 하려고 하는 블로그 글은 신뢰성이 높습니다. 물론 아주 높다고 할 수 없지만 대형 커뮤니티보다는 높습니다.
정보의 신속성은 대형 커뮤니티가 좋지만 신뢰도가 높지 않고 글도 몇줄 되지 않아서 정보의 양도 적습니다. 문제는 다음은 자시의 블로그 서비스인 티스토리 글보다 네이버 블로그 글을 더 열심히 노출시키는 느낌까지 들어서 저도 다음 검색은 하지도 않고 유입도 되지 않습니다. 반면 브런치 글은 카테고리를 따로 만들어줘서 애지중지해 주죠. 티스토리 글은 통합 검색에 넣어서 다음에서 티스토리 유입량이 5분의 1로 줄었습니다.
이 카카오가 카카오뷰라는 큐레이션 서비스가 폭망하자 급하게 내놓은 듯한 묘한 서비스를 론칭했습니다. 바로 스토리홈입니다. 공교롭게도 카카오스토리와 티스토리는 스토리라는 이름이 들어가 있습니다. 이에 브런치를 브런치 스토리로 계명하고 스토리로 뭉쳐 버립니다. 그리고 스토리홈을 론칭했습니다.
요즘 티스토리 글 하단에 보면 스토리홈으로 연결되는 팝업이 뜹니다. 호기심에 가봤습니다.
보자마자 뒤로 버튼 눌러서 나와버린 스토리홈
딱 10초 걸렸습니다. 스토리홈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나왔습니다. 전 PC에서 주로 작업합니다. 콘텐츠 소비자들이나 모바일로 소비하지 저 같이 사진, 글, 영상 제조하려면 PC에서 해야 합니다. 콘텐츠 생산자들에게는 PC가 최고입니다. 그런데 보세요. 모바일용이에요. 왜 PC에서 모바일 페이지를 봐야 합니까? 반응형 스킨 있잖아요. 반응형 웹 기술 있잖아요. 디바이스에 맞게 변형되어야죠.
모바일 고정값이면 누가 보고 싶습니까? 무하는 서비스인지 다음 날 다시 들어가보고 10분 만에 또 나왔습니다. 브런치, 티스토리, 카스 글을 그냥 3 등분해서 운영자가 고른 글을 계속 띄워주는 아주 1차원적인 서비스네요. 이게 신문과 뭐가 다릅니까? 1인이 운영하는 메타블로그와 뭐가 달라요?
글 검색 기능도 없고 플랫폼 이름만 나오고 블로그 명도 블로그 닉네임도 안 보입니다. 구독 기능도 검색 기능도 없습니다. 기존 메타 블로그 서비스보다 못합니다. 그냥 사용자는 운영자가 골라준 글 읽거나 말거나 식입니다. 사용자가 참여하거나 뭘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그냥 온라인 신문입니다.
스토리만의 큐레이션을 즐겨 보라고요? 스토리 운영자의 큐레이션을 볼거면 그냥 포털 다음에 나오는 걸 보죠. 거기도 운영자가 선택해서 나오는 건데요. 서로 다른 카카오 콘텐츠 플랫폼을 체험해 보라고요.
그냥 1~2명이 골라준 스토리 글을 읽기만 하라는 건 너무 구시대적인 방식이자 웹 1.0 방식이네요. 웹 3.0 고민을 해야 할 시기에 카카오는 피드백이 없고 그냥 보여주기만 하는 웹 1.0 90년대 말 인터넷 방식을 보여주네요. 콘텐츠 생산자들에게 어떻게 수익이 돌아가게 할게 고민을 하고 못하면 다음 검색에서 티스토리 브런치 글들을 예전처럼 블로그 카테로기를 따로 만들어서 노출을 많이 해줘서 성장시켜야지 이게 뭐 하자는 건지 모르겠네요.
한 1년 후에 또 서비스 종료하겠죠. 이전 카카오들의 서비스처럼요. 제발 좀 생각을 깊게 하고 오래하고 사용자들의 의견 좀 청취하고 서비스 만드세요. 그냥 대충 이런 거 어때요라고 소수가 결정해서 내놓고 안 팔리면 접는 식으로 하지 말고요. 그러니 내놓는 서비스마다 다 망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