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리뷰/영화창고

넷플 태국 영화 헝거. 음식과 욕망을 바싹 태운 어설픈 음식 소재 영화

by 썬도그 2023. 4. 13.
반응형

한국이 영상 제작을 참 잘합니다. 특히 드라마는 아주 잘 만들죠. 그러나 한국의 드라마가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끄는데 기폭제가 된 것이 넷플릭스였습니다. 재벌 2세 로맨스라는 지긋지긋한 로코물로도 해외에서 인기를 끌긴 했지만 광고 없고 소재의 자유도가 높아지자 한국은 물 만난 물고기처럼 전 세계에서 큰 화재를 일으키는 드라마를 족족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근 미래에는 동남아 영화와 드라마들 중 인기 높은 드라마들이 많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그 동남 아시아 영화 중 최근에 큰 인기를 끈 영화가 <배드 지니어스>입니다. 

넷플 태국 영화 헝거

STIC라는 국제 공인 시험을 독특한 방식으로 컨닝하는 컨닝 스릴러 영화입니다. 보면서 저도 얼마나 쫄 리면서 봤는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물론 도둑질은 나쁜 행동이지만 그 과정이 주는 쪼는 맛은 아주 좋죠. 결과는 저도 기억나지 않지만 이렇게 재미있는 영화를 태국이 만들었다고? 할 정도로 놀라웠습니다. 

제가 태국 영화를 눈여겨 보는 이유는 태국 광고 때문입니다. 태국은 광고 규제가 아주 약해서 다양한 소재와 표현으로 놀랍고 신박한 광고를 잘 만듭니다. 이런 태국이라면 영화도 잘 만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배드 지니어스> 이후 한국에 소개되는 영화는 없습니다. 그러나 넷플릭스 쪽을 통해서 태국 영화나 드라마들이 꽤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 기대를 가지고 <배드 지니어스>에서 주연을 한 '추티몬 충차로엔수킹' 주연의 요리 소재 영화 <헝거>가 넷플릭스를 통해서 오픈했습니다. 

요리와 출세욕을 동시에 볶은 영화 <헝거>

넷플 태국 영화 헝거

오이(추티몬 충차로엔수킹 분)은 태국 길거리 음식을 만드는 요리사입니다. 요리사라고 하기엔 무슨 분식집 요리사이고 생계를 위해서 하는 것이라서 매일매일이 고단합니다.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하기에 오늘도 웍질을 합니다. 그런 오이를 헝거라는 유명 셰프 폴이 운영하는 팀의 한 팀원이 오이에게 명함을 주고 갑니다. 그리고 내일 데리러 오겠다고 합니다. 

오이는 그게 뭔지 모르겠지만 일단 명함을 받았다가 친구들에게 보여주죠. 친구는 헝거라는 유명 요리 그룹이고 폴 쉐프가 아주 유명하다고 하죠. 이에 오이는 출세욕이 발동합니다. 이 지긋지긋한 골목길에서 벗어나서 전국적인 스타가 되고 싶습니다. 

넷플 태국 영화 헝거

폴 쉐프는 파스타의 이선균처럼 폭군입니다. 왜 셰프들은 하나같이 이런 폭군 스타일이 많은지요. 실제로도 그런 것인지 아니면 드라마적 장치인지 모르겠지만 또다시 독재자 같은 폴 셰프의 등장부터 식상합니다. 이미 이런 류의 영화나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봐서요. 

예상대로 폴은 오이를 학대하듯 혹독하게 훈련시킵니다. 처음에는 <위플래시>인줄 알았습니다. 혹독한 가르침이 빠르게 성장하게 시키는 훈윤인 줄 알았는데 폴 셰프는 딱히 매혹적인 셰프는 아닙니다. 부자에게 서러움 받아서 부자들이 자신을 찾게 만드는 특별함만 강조하죠. 오이의 출세욕을 간파한 폴은 오이에게 다그치고 윽박질러서 강제 성장하게 합니다. 

여기에 그러지 말았으면 하지만 오이를 이 주방으로 데리고 온 팀원과 사랑을 나눕니다. 불필요한 설정이고 관계입니다. 
최고의 음식 재료를 사용해서 최고의 맛을 최고의 가격에 판매하는 전략. 그래서 부자들이 폴 쉐프를 찾게 만듭니다. 

넷플 태국 영화 헝거

태국 영화 <헝거>를 음식에 대한 식욕과 출세욕을 잘 비비는 듯 했습니다만 중간부터 이 영화가 뭘 말하고 싶은 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투박한 연출과 연기에 좀 어이가 없어지는 부분이 많네요. 

넷플 태국 영화 헝거

오이의 성장기라면 성장기인데 오이를 연기하는 배우의 연기가 너무 별로입니다. 너무 전형적이에요. 나 연기합니다! 식으로 연기를 하다 보니 집중이 잘 안 되네요. 또한 윅질을 잘하는 오이라고 하지만 너무 불쇼를 보여줍니다. 연출도 좀 투박한 면이 있고요. 물론 후반 요리 대결은 꽤 비주얼이 좋긴 한데 왜 폴과 대결을 해야 하고 왜 부자들에게 선택을 하게 해서 둘 다 비참하게 만드는지 모르겠습니다. 결국 승리자는 부자들이고 부자들의 놀이개로 요리사 스스로의 격을 낮추는 꼴 같더군요. 

넷플 태국 영화 헝거

전체적으로 너무 전형적인 느낌입니다. 이런 류의 드라마와 영화는 할리우드가 잘하고 있고 이미 많은 영화들이 식욕과 욕망을 결부한 영화나 드라마가 꽤 있습니다. 다만 <헝거>는 좀 더 어둡게 그렸다 뿐이죠. 

유일하게 흥미로운 시선은 아버지의 말에서 나옵니다. 
"특별해서 비싼 거냐? 아니면 비싸서 특별한 거냐?"
상류층들이 소비하는 그것들이 실제로 비쌀 이유가 없는데도 비싼 것들도 꽤 많습니다. 그래서 배블런 효과라고 같은 제품도 가격을 올리면 오히려 더 잘 팔리는 기이한 현상도 일어나죠. 요즘 같이 부익부 빈익빈처럼 빈부 격차가 심해진 상태에서는 명품이라고 위장한 사치재들의 인기가 더 높아집니다. 그럴 때마다 비싼 가치가 있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비싸니까 특별해 보이는 세상을 조롱하고 비꼬면 좋으련만 이런 사회 비판적인 시선은 담지 않습니다. 대신 비슷한 모습을 담습니다. 유명인은 철저히 기획하에 만들어진다는 마케팅지상주의를 후반에 담고 있습니다. 다 비슷비슷한 실력과 능력이라면 어떤 마케팅이 들어가느냐에 따라서 가치가 달라진다는 겁니다. 

넷플 태국 영화 헝거

영화 <헝거>는 갈팡질팡하다가 뭔 말을 하고 싶은건지 모르면서 끝납니다. 표면적으로는 부자들의 허세를 조롱하는 듯 하지만 이게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네요. 후반 결말 처리는 너무 저렴하네요. 

그런 말이 있습니다. 내가 먹고 있는 것이 나를 대변한다고요. 맞는 말이죠. 그러나 이게 딱 드러나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기생충에서 그 대저택에 살아도 짜파구리 먹기도 하니까요. 전체적으로 연출도 연기도 스토리도 아쉽기만 하네요. 다만 짠맛은 좋네요. 어둡고 습한 요리 영화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추천합니다. 

별점 : ★★
40자 평 : 식욕과 출세욕을 볶았는데 좀 많이 탔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