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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에관한글

사진 잘 찍고 싶으면 전적으로 예술을 좋아하셔야 합니다

by 썬도그 2023.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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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잘 찍는 법이요? 그냥 많이 보세요. 다른 사람이 찍은 사진 보고 느낌을 간단하게라도 떠올려 보세요. 별로면 왜 별로인지. 좋으면 왜 좋은지 스스로 물어보세요. 그리고 그 좋고 나쁨의 패턴이 쌓이다 보면 어떤 사진이 좋은 사진(최소 나에게는) 인지 알게 되죠. 이 사진은 느낌 너무 좋은데 어떻게 찍었는지 궁금하면 촬영자에게 물어보거나 사진 좀 아는 분들에게 물어보세요. 그럼 알려줍니다.

사진 촬영 기술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사진 잘 찍고 싶으면 전적으로 예술을 좋아하셔야 합니다

사진을 찍으려면 카메라가 있어야 합니다. 카메라가 없어도 사진을 촬영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카메라가 있어야 합니다. 카메라가 사진 찍는 기계이다 보니 기계치인 분들은 두렵게 느껴지실 수 있지만 3일만 투자하면 기본적인 사진 촬영 기술은 다 갖출 수 있습니다.

카메라는 세상을 빛을 이용해서 담은 도구로 조리개, 셔터스피드, ISO 이 3개의 변수로 다양한 사진 촬영 스킬을 담을 수 있습니다. 이 3개의 변수의 개념과 연동 개념만 이해하면 바로 사진 촬영할 수 있습니다. 조리개를 조였다 늘렸다 하면 사진이 어떻게 변하는지 보고 셔터스피드를 올렸다 내렸다 하면 바로 느낄 수 있죠. ISO도 마찬가지죠.
필름 카메라 시절은 이걸 바로 볼 수 없어서 말이나 글로 들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어려웠죠. 그러나 디카 시대 아닙니까? 그냥 닥치고 찍어보세요. 그러면 바로 깨닫게 되죠. 그리고 요즘 유튜브 시대 아닙니까. 얼마나 친절하고 자세한 사진 촬영 설명 및 카메라 조작법이 올라왔는데요. 생각해 보세요. 단 3일 만에 피아노 칠 수 있나요? 악기를 연주할 수 있나요? 그림을 잘 그릴 수 있나요? 대부분의 기술이 필요로 하는 것들은 단박에 잘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카메라는 10초 정도 설명 듣고 바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닙니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진 찍어 보신 분들은 바로 셔터만 눌러서 촬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카메라 조작이 어렵다, 사진이 어렵다고 합니다. 하지만 다른 것들에 비해서 쉬운 편입니다.

고가의 카메라로 찍으면 내 사진이 좋아질까?

사진 잘 찍고 싶으면 전적으로 예술을 좋아하셔야 합니다

사진을 찍는 도구인 카메라. 많은 사진작가들이 사진전을 할 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2가지가 있다고 하죠.
이 사진 어디서 찍으셨어요? 어떤 카메라로 촬영했어요? 입니다. 어디서 찍었는지는 궁금할 수 있습니다. 나도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야 들 수 있죠. 문제는 카메라입니다. 나도 작가님이 사용하는 카메라를 사면 이렇게 담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죠. 그런데 정작 사진작가가 사용하는 카메라 산다고 똑같은 사진이 나오지 않습니다.

화가와 똑같은 유화 물감, 캔버스 사용한다고 화가와 같은 그림이 나오지 않듯이 사진작가들이 사용하는 카메라 사용한다고 멋진 사진이 나오지 않습니다. 도구가 예술품을 만들어주고 작품이 나오고 멋진 사진이 무조건 나온다면 뭐 하러 사진을 배우겠습니까? 그냥 돈 주고 비싼 고가의 카메라를 사면 되죠.

카메라는 도구일 뿐입니다. 그럼 비싼 카메라가 저가의 카메라보다 나쁘냐 그건 아닙니다. 비싼 카메라와 비싼 렌즈는 사진 표현력이 좋은 카메라입니다. 저가 카메라가 8가지 색만 들어간 물감세트라면 고가의 카메라는 30개의 물감이 들어간 물감세트입니다. 8개의 물감이라도 물감을 섞어서 다양한 색을 낼 수 있지만 30개가 있다면 더 정교한 색을 낼 수 있습니다.
이 뛰어난 표현력 때문에 사진작가들이 비싼 카메라를 사는 것이지 다른 이유가 있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사람들의 카메라에 대한 관심을 줄이기 위해서 카메라 로고를 가리고 촬영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사진을 잘 찍고 싶으면 예술을 사랑해라

포비든 앨리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유튜브에서 아주 좋은 사진 관련 채널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포비든 앨리'입니다. 이 채널은 MBC에서 방송하는 '포비든 앨리'라는 방송 클립을 올리는 채널입니다. 제가 TV를 거의 안 봐서 이런 방송 프로그램이 있는지 몰랐다가 작년인가 심야에 우연히 보고 참 좋은 방송이다 했습니다. 당시 한 러시아 여성 사진작가가 부산 골목을 촬영하는 모습을 흥미롭게 봤습니다.

국내외의 골목길을 사진으로 담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진행자가 사진작가들 그것도 제가 즐겨 찍는 골목 사진 촬영가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이 시즌제로 꽤 오래 진행되었네요. 이중에서 루브르 박물관 전속 사진가인 레오가 말해주는 사진 이야기가 아주 큰 인상을 주었습니다. 내용을 소개하면

레오는 사진의 어원은 빛으로 글을 쓴다는 의미라면서 촬영기업이나 셔터스피드, 3등분 법칙, 피사계 심도는 사진의 한 부분이라고 말합니다. 맞는 말이죠. 사진은 결과물이지 그것을 담은 기술이 전부가 될 수 없습니다. 촬영 기법은 한두 시간이면 배울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마음속에 있는 것과 문화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는 철학자 헤겔이 말한 문장 하나를 꺼내듭니다.


"아름다움은 타인에게 살아 있다고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주관적 사실이다"라면서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고 합니다.
명문입니다. 정말 이 문장 하나가 저를 뚫고 지나가네요. 너무나도 크게 공감이 됩니다. 저도 그렇지만 우리가 아름다움을 느낄 때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을 그 어떤 순간보다 크게 인지합니다. 죽고 싶을 때도 많은 세상 살이지만 아름다움을 느낄 그 당시는 내가 살아 있어서 이런 것도 보는구나 느끼죠. 특히 강렬한 아름다움은 그 생각이 깊이 각인됩니다.
그리고 이 아름다움은 객관이 아닙니다. 주관입니다. 누군가에게 그 순간, 그풍광, 그 사람이 아름답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지만 나에게는 확실히 아름답다고 느끼면 그게 맞습니다. 아름다움은 정답이 있는 것도 객관도 아닙니다. 느낌은 사람마다 다르기에 수학과 달리 정답이 없습니다.

레오는 말합니다.
"좋은 사진은 감정을 만들어내고 타인이 살아있다고 느낄 수 있게 해줍니다"
맞아요. 좋은 사진은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아름다움도 있고 그 감정을 느끼게 합니다. 이 감정을 많은 사람들이 느끼면 그 사진은 세계적인 사진이 됩니다.

윌리 로니스 사진
윌리 로니스 사진

레오는 말합니다. 좋은 사진을 담으려면 사진 촬영 기법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하면서 좋은 사진을 담으려면 문화와 감각이 있어야 하고 그림에 대한 지식도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사진이라는 것이 시각 예술이다 보니 그림을 잘 알고 많이 아는 분들이 사진도 잘 찍습니다. 사진과 그림이 다른 점은 그림은 그려 넣는 것이고 사진은 있는 걸 덜어내는 작업입니다. 그래서 그림은 더하기이고 사진은 빼기라고 합니다. 많이 뺄수록 사진의 주제는 좀 더 명확해집니다.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중 한 장면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중 한 장면

미술과 사진은 경쟁 관계이면서도 서로 비슷한 점이 많죠. 미술이 독점하던 시각 재현 세계를 사진이 뺏어가자 미술은 추상의 세계로 분화됩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미술로 세상을 주관적인 해석으로 재현하는 화가들이 많습니다. 반대로 사진을 추상화처럼 보이기 위해서 일부러 초점 나가고 흐리게 촬영하는 분들도 있고요. 서로 공진화하는 미술과 사진, 사진 잘 찍고 싶으면 미술 전시회도 많이 보고 미술에 대한 관심도 늘면 좋습니다.

레오는 말합니다. 그림도 봐야 하지만 음악도 듣고 모든 유형의 예술을 좋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예술가들끼리 서로 교류하면서 서로의 영감을 주고받습니다. 책에서 영감을 받은 화가가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에 영감을 받아서 조각가가 조각을 하고 조각을 보고 영감을 얻은 사진작가가 사진 작품을 남깁니다. 그리고 그걸 소설로 쓰는 소설가가 있고요. 이렇게 예술가들은 서로 교류를 하면서 공진화하고 영감을 주고 받습니다. 파리가 예술의 도시가 된 이유가 카페 문화 때문이라고 하죠.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중 한 장면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중 한 장면

1920년대 프랑스에서 전위 예술가들이 많이 나온 이유는 카페 같은 곳에서 소설가, 사진가, 화가, 시인, 철학가들이 모여서 한 주제에 대해서 수 없이 토론과 대화를 나눴다고 하죠. 지금 그걸 주제로 '알쓸신잡' 같은 예능이 나오고 그 방송을 보면서 세상은 분야가 다르지만 다 비슷하구나 느끼게 됩니다.

모든 분야의 예술을 접하고 취해보세요. 사진은 쉽게 나올 겁니다. 찍을 게 없다고 투정도 없어질 테고요. 찍을 게 없다는 건 내가 세상을 보는 눈이 좁다는 소리이자 세상을 잘 모른다는 소리이기도 합니다. 미술가 출신 사진작가도 많고 조각하던 분이 사진작가가 되기도 합니다. 문인이 사진작가가 되기도 하고요. 이게 가능한 이유는 사진은 하나의 표현 방법일 뿐입니다. 그래서 예술적인 영감이 풍부하고 아이디어가 좋은 분들이나 예술가들이 사진작가로 성공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사진 입문 문턱이 낮다는 소리고 사진은 카메라가 아닌 예술적 영감과 아디이어가 더 중요하다고 느껴지네요.
레오는 마지막으로 "호기심을 가져야 좋은 사진이 나올 수 있다"면서 마무리를 합니다.

호기심. 이게 핵심 키워드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호기심은 사진을 취미로 하면 저절로 생깁니다. 평상시에는 발 밑에 핀 꽃에도 관심을 보이지 않다가 카메라를 들고나가면 저절로 꽃에 카메라를 향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포비든 앨리라는 유튜브 채널에는 다양한 사진작가의 사진 팁들이 나옵니다. 이 팁들은 사진 촬영에 큰 도움이 되는 팁들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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