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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UFO 현상을 비판적인 시선으로 담은 영화 놉

by 썬도그 2022.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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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놉은 여러 가지 의미를 담은 있는 영화입니다. 백인들이 가득한 할리우드에 말 납품을 갔다가 흑인이라고 무시하는 듯한 백인 여자 배우의 모습을 보면 여전히 미국에서 흑인은 백인보다 하위 인종이라는 시선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UFO 현상을 비판적인 시선으로 담은 영화 놉

숫기 없는 오빠 OJ와 달리 끼가 할리우드급인 동생 에메랄드는 그냥 말 많은 흑인 여자라고 생각하죠.
흑인 감독 '조던 필'이 바라보는 미국 사회는 여전히 흑백 인종 갈등이 명확한 사회입니다. '조던 필' 감독은 미국의 주류에서 벗어나 있는 흑인인 OJ와 에메랄드와 히스패닉인 전자양판점 직원 엔젤과 아역배우로 성공했던 동양인 주프를 통해서 미국 사회를 간접적으로 비판합니다. 

UFO 현상을 비판적인 시선으로 담은 영화 놉

외지고 외져서 마트 가려면 차를 몰고 오래  나가야 하는 촌 동네인 로스엔젤레스 북부 카운티 '아구아 둘체'에 사는 미국의 비주류 3대 인종인 흑인, 동양인, 히스패닉은 돈을 벌 기회를 잡았습니다. 

구경거리가 돈 벌이 되는 현세태를 비판하다

UFO 현상을 비판적인 시선으로 담은 영화 놉

사건 사고, 화재, 재난 사진과 동영상은 기본적으로 구경거리입니다. 그 구경거리라는 말 자체가 혐오스러울 수 있지만 그런 사진과 동영상의 기본 속성은 구경거리입니다. 불구경이라는 단어가 괜히 나온 게 아닙니다. 불이 난 곳을 보면서 안타깝다는 생각과 함께 나는 저 재난과 사고를 당하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양가적인 생각이 듭니다. 

언론은 기본적으로 이 구경거리를 세상에 퍼다 날라서 돈을 법니다. 그래서 독점 사진을 그리 좋아하죠. 그래서 사건 사고 사진을 담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면서 세상에~~ 세상에~~ 라는 소리와 함께 기자 너님은 구경만 했냐는 논란이 생깁니다. 이는 인터넷 시대라서 논란은 더 확대되고 재생산됩니다. 

그러나 요즘은 이런 구경거리를 모든 사람이 촬영할 수 있는 보도 사진의 민주주의가 되었습니다. 사건 사고가 발생하면 사진기자가 가장 먼저 출동했는데 요즘은 일반인들이 사건, 사고를 목격한 사진을 트위터에 가장 먼저 올리죠. 그래서 속보 사진상이 의미가 없어졌습니다. 구도도 엉망, 노출도 엉망, 흔들린 사진이라도 사진기자가 출동해서 촬영한 긴급 속버 사진보다 근처에 있던 일반인이 촬영한 사진이 더 가치 있는 시대입니다. 

이런 속보성 사진을 언론사와 방송사는 제보 코너를 마련해서 돈을 주고 구합니다. 그러나 요즘은 다릅니다.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나 유튜브에 올려서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가끔 트위터에 일반인이 올린 속보성 사건 사진을 허락도 없이 사용하는 언론사가 많아서 문제가 되기도 하죠. 

UFO 현상을 비판적인 시선으로 담은 영화 놉

 OJ가 하늘에서 떨어진 물건 때문에 아버지가 죽었습니다. 그리고 6개월 후에 하늘에서 뭔가가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보통 기이한 현상이나 문제가 있는 걸 알면 언론에 제보하죠. 그러나 언론에 제보해봐야 기사화된다는 보장도 없고 된다고 해도 제보에 대한 대가는 아주 적습니다. 이에 OJ와 동생 에메랄드는 오프라 쇼에 소개할만한 장면을 직접 촬영합니다. 이상한 낌새를 느낀 전자 양판점 직원인 엔젤도 합류해서 CCTV를 설치합니다. 

이런 모습은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봅니다. 지하철 진상 촬영해서 유튜브에 올리죠. 교통사고가 난 것을 유튜브에 올립니다. 대표적인 영상이 자동차에 달린 블랙박스 영상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유튜브 채널입니다. 심지어 지상파 방송도 블랙박스 영상만 트는 곳들이 많습니다. 

블랙박스 영상은 기본적으로 구경거리입니다. 그 구경거리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소모성 영상입니다. 그런 영상을 보면서 감놔라 대추 놓아라라고 갑론을박하면서 시선을 강탈합니다. 

OJ와 에메랄드 엔젤은 UFO 같은 돈 되는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서 관계기관이나 언론에 제보하지 않고 독점 촬영해서 큰돈을 벌 생각을 합니다. 이는 각종 구경거리를 돈벌이로 생각하는 우리들과 참 비슷합니다. 조두순 출소할 때 그 난리를 보세요. 각종 유튜버들이 돈 벌겠다고 카메라 들고 경찰차 막고 서로 싸우면서 조두순 촬영하는 그 모습을요. 전직 대통령 사저 앞에서 방송하는 그 사람들은 신념보다는 돈벌이로 구경거리를 중계합니다. 

세상 모든 구경거리를 유튜브에서 생중계로 소개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구경거리는 더 늘고 우리는 그 구경거리에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영화도 드라마도 다 구경거리죠. 영화 <놉>은 영화라는 구경거리에 대한 시선을 소재로 한 아주 독특한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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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고통을 팔아서 돈을 버는 언론과 유사 언론 매체들

UFO 현상을 비판적인 시선으로 담은 영화 놉
타인의 고통 / 수잔 손택

수잔 손택의 책 <타인의 고통>은 우리가 이미지와 뉴스를 소비하는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합니다. 우리가 보는 뉴스 기사들 중에 좋은 뉴스, 밝은 뉴스가 많을까요? 나쁜  뉴스, 불행한 뉴스가 더 많을까요? 압도적으로 불행한 뉴스가 더 많습니다. 이유는 우리의 감정 중 가장 강렬한 감정은 공포입니다. 내 안전을 항상 체크하면서 살죠. 

언론은 다른 나라에서 일어나는 또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불행한 사건 사고를 보도합니다. 그 불행한 사건 사고 뉴스를 보면서 우리는 측은심을 보이지만 동시에 나와 상관없는 뉴스라는 점에 안도합니다. 타인의 고통이 타인의 고통에서 내 고통으로 이동하는지 아닌지를 체크하고 나와 상관없는 뉴스일 때 안도하죠. 

우리가 보는 사건 사고 뉴스, 블랙박스 뉴스를 보면서 나와 무관한 사고라고 생각하는 안도감에 우리는 자극적이고 불행한 뉴스를 찾습니다. 남이 잘 되는 뉴스, 로또 맞은 뉴스는 축하하면서도 속으로 배아파 하지만 남이 불행한 뉴스는 나의 행복으로 생각하죠. 그 흔한 말로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라는 태도를 가진 사람들이 많고 경중의 차이일 뿐 대부분은 이런 태도가 조금씩은 있을 겁니다. 

요즘 범죄 예능이 늘고 있죠. 왜 늘까요?  과거 잔혹한 범죄까지 들쳐내면서 소개하는 이유는 지금 현재의 자극적인 사건 사고 뉴스로는 이목을 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쎈것, 더 쎈 자극적인 뉴스와 콘텐츠를 만들어야 사람들이 봅니다. 우리의 기본 감정 중 그 어떤 감정보다 강한 것은 공포이기에 공포심을 자극할만한 소재를 찾다 보니 범죄 예능까지 나오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UFO 현상을 비판적인 시선으로 담은 영화 놉

물론 그런 범죄 뉴스를 보면서 내 일상에서 조심하고 대비하는 태도를 이끄는 것은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과거 범죄는 이미 지나갔고 그 범죄로 사회가 변한 후라서 남는 건 자극 밖에 없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는 전쟁 사진과 영상에 우리는 처음에는 안타까움을 표현했지만 요즘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심 있는 사람이 있습니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죽고 있지만 어떤 것을 꾸준히 접할수록 무뎌지게 됩니다. 

영화 <놉>에서 미국의 유명한 파파라치 뉴스 채널인 TMZ 기자가 전기 오토바이를 타고 온 것은 우리의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라는 태도입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사망한 사건의 진실을 알리기보다는 뭔가 숨기고 있는 것을 가장 먼저 찍어서 세상에 배포하고 돈을 벌기 위해서입니다. 이는 OJ와 에메랄드와 엔젤과 같은 태도일 수 있습니다. 

수십 년 간 우리를 사로잡고 있는 구경거리의 스테디셀러 UFO

UFO 현상을 비판적인 시선으로 담은 영화 놉

세상엔 실존하는지 아닌지 증명하기 어려운 존재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귀신, UFO죠. 귀신을 본 적이 있다고 하는 사람은 많지만 그걸 증명하고 재현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있다면 전 세계는 뒤집어졌을 겁니다. 봤다는 사람만 있지 증명하는 사람은 없죠. 그래서 귀신은 환상적인 존재이고 이 귀신은 소설, 드라마, 영화 같은 스토리텔링의 단골 소재입니다. 그냥 막 가져다 써도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존재이니까요. 

귀신과 비슷한 존재가 또 있죠. 바로 UFO입니다. 전 UFO에 푹 빠진 적이 있습니다. 외계에서 날아온 외계인 또는 시간 여행을 하는 후손들이 타고오는 UFO. UFO가 놀라운 것은 지구 중력 따위는 가볍게 무시하는 기이한 움직임과 외형을 지니고 있습니다. 

UFO 현상을 비판적인 시선으로 담은 영화 놉

이 UFO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다 모면 전 세계에서 UFO 목격담이 있고 그걸 하나하나 소개하는데 신기한 것은 모든 UFO 관련 영상과 사진이 위 사진처럼 흑백이거나 흐릿합니다. 뭐 필름 카메라 시절이나 SD 디지털 영상 시절에는 이해합니다. 그러나 4K  화질의 UFO를 본 적이 없습니다. 가끔은 4K 시대가 되니 UFO들이 사라진 것일까? 할 정도입니다. 광학 기술과 디지털 기술이 발달할수록 UFO를 더 많이 발견하고 선명하고 또렷하게 찍어야 하는데 전 세계인들이 스마트폰에 달린 카메라로 촬영할 수 있는데 UFO 영상이나 사진은 크게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UFO 현상을 비판적인 시선으로 담은 영화 놉

아주 신기한 현상입니다. 왜 UFO들은 최근에 안 보이는 것일까요? UFO가 있는지 없는지는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그 알수 없음 때문에 우리는 귀신과 UFO에 빠져듭니다. 

영화 <놉>은 하늘에 떠 있는 미지의 물체에 대해서 처음에는 공포라는 감정으로 담습니다. 우리는 저게 뭔지 모를 때 공포감을 느끼죠. 그리고 그 공포는 그게 뭔지 알고 우리가 제어 가능해지면 공포는 사라집니다. 하지만 우리가 제어할 수 없고 막을 수 없는 존재라면 두려움을 떨게 됩니다. 영화 <놉>은 공포에서 시작해서 두려움으로 전환되는 미지의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명확하게 그게 뭐라고 말할 수 있는 영상보다 귀신이나 UFO는 호기심을 계속 유발하기에 관심에 대한 지속력도 보고 싶다는 욕망도 큰 영상이자 사진입니다. 한마디로 가장 매력적인 구경거리가 UFO입니다. 영화 <놉>은 이 구경거리를 소재로 한 영화입니다.

그리고 돈 내고 전 세계인들이 보는 구경꺼리인 영화에 대한 영화이기도 하죠. 
세상 구경꺼리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담은 영화 <놉>. 영화 제목이 놉인 이유가 당신이 생각하는 그건 아니라서 놉이라고 했다는 소리가 있네요. 볼만한 영화입니다. 다만 호불호가 있어서 취향을 많이 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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