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보아야 아름답다는 말은 중의적인 말입니다. 가만히 서서 오래 들여다보는 것도 자세히 보는 행위이고 확대해서 보는 것도 자세히 보는 겁니다. 다만 뒷말은 인간의 눈은 주밍이 안 되기에 카메라를 든 사람들을 위한 말입니다.
벚꽃 다 졌습니다. 다 졌지만 벚꽃만 졌지 봄꽃이 다 진 것은 아닙니다. 붉은꽃아 아주 달콤한 느낌을 줍니다. 이 붉은 꽃은 명자꽃이라고 하죠. 봄에 피는 붉은 꽃이 많지 않은데 아주 화사함이 너무 좋네요. 녹색 잎과 보색 효과도 살짝 있고요.
안양천 둔치에 핀 벚꽃과 명자꽃이 봄의 꽃 화음을 내고 있네요.
명자꽃? 꽃 이름 독특하죠. 명자야~~~~ 얘 명자야~~~ 명자라는 이름이 떠올라요. 친구중에 명자라는 이름이 있으면 명자꽃 선물해주고 싶네요. 그런데 안양천에 엄청 많아요. 안양천 광명시 쪽에요.
명자꽃 사이에서 뭔가 움직입니다. 바로 줌렌즈를 단 DSLR을 꺼내서 자세히 봤습니다.
조팝나무에도 뭔가 보입니다. 이름도 재미있어요. 낮은 하얀꽃은 조팝나무, 머리 위에 핀 하얀 쌀알 같은 꽃은 이팝나무예요.
찾았습니다. 이 녀석이네요.
귀여운 이 녀석,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세히 새들을 보지 않는 분들은 잘 모릅니다. 참새라고 생각하시죠.
그런데 참새보다 덩치가 더 작은 박새 등의 작은 새들이 꽤 많습니다. 이 새는 박새보다 더 귀여운 새입니다.
바로 붉은머리 오목눈이입니다. 눈이 오목하게 들어가서 오목눈이라고 합니다. 흰머리 오목눈이는 세계에서 가장 귀여운 새라고 알려지기도 했죠. 색만 붉지 동일한 새입니다. 오목눈이는 집 짓기의 달인으로 뻐꾸기가 이 새의 둥지에 탁란을 하고 튑니다. 그럼 오목눈이는 그것도 모르고 자신보다 덩치가 더 큰 어린 뻐꾸기를 키웁니다. 뻐꾸기 새끼는 먼저 깨어난 후 오목눈이 새알을 둥지 밖으로 밀어냅니다. 그게 본능이라고 하더라고요.
이에 오목눈이도 대처를 위해서 알의 색깔을 바꿉니다. 알의 크기는 구분 못하지만 다른 색깔의 알이 들어있으면 그 알을 버리는 본능이 있습니다. 탁란도 어떻게 보면 사회공학적 해킹 술 중 하나네요. 쉽게 말해서 사기술이죠.
명자꽃 사이에서 붉은머리 오목눈이가 폈네요. 이 오목눈이는 뱁새라고 알려진 새이기도 합니다. 뱁새가 황새 쫓아가다 가랑이 찢어진다는 그 뱁새요.
참새보다 크기가 작아서 다리도 짧습니다.
얘가 참새로 덩치가 좀 더 커요. 짙은 눈과 입 때문에 험상궂습니다. 참새 생각보다 얼굴이 험악합니다.
반면 오목눈이는 이리 귀엽죠.
안양천 벚꽃도 이제 다 지나가네요.
안양천에 가니 네스호의 괴물 같은 새가 물속에서 벌떡 올라옵니다.
가마우지예요. 먹보 가마우지. 안양천은 자연의 보고입니다. 아이들에게 자연의 아름다움을 알려주기 좋은 곳입니다. 요즘엔 도마뱀도 나오고 뱀도 나올 정도로 생태 하천이 되었네요.